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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프랑스 전통 요리 채소 테린

Olivia올리비아 2021. 10. 7. 18:47

채소 테린(Vegetable Terrine) 토마토, 호박, 파프리카, 바질

얼마 전 제가 좋아하는 요리사가 테린 요리를 하는 것을 보고 저도 한 번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만들어 봤어요^^ 고기요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채소만 사용해 봤어요.

프랑스 전통 요리 채소 테린

 

테린(Terrine)이란?

 

테린(Terrine)은 테린 몰드 안에 여러 가지 채소들과 생선이나 고기를 층층히 쌓아 굽거나 젤라틴으로 굳힌 형태의 요리예요. 고기나 생선의 맛이 달아나지 않도록 밀가루를 입혀 구운 것을 '파테'라고 하는데요. 파테를 테린이라고 하기도 하고, 테린을 파테라고 하기도 한대요. 어쨌든 재료 고유의 맛을 가두기 위해 이런 요리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전통적으로 프랑스 요리에서 빠지지 않는 요리 중 하나인 테린. 요즘에도 프랑스 식당에 가면 메뉴 중 한 두가지는 테린이라고 하네요. (테린이 어느 나라에서 유래 되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여러 글들과 자료들을 종합해 보면 프랑스 같아요. 아시는 분은 댓글 부탁드려요..^^)

 

테린 몰드는 자기(Porcelain) 재질의 직사각형 모양의 틀인데요~ 양쪽에 손잡이가 달려 있는 것도 있고 뚜껑이 있는 것도 있어요-

테린 몰드가 생각보다 비싸고 흔하지 않은 것 같아서 저는 그냥 작은 파운드 틀을 이용해서 구웠어요. 테린은 아무래도 층층이 쌓아 올려 만드는 음식인만큼 두께가 좀 있는 틀로 만드는 것이 좋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작은 직사각형 오븐용기나 락앤락 직사각형 글라스로 구우셔도 될 것 같아요:)

 

 

채소 테린 레시피

-재 료-

버터나 식물성 오일(테린 몰드에 바를 것) 약간

올리브 오일 1T

중간 크기의 양파 1개, 다진 것

통마늘 6쪽, 다진 것

홀토마토 통조림 캔 1개, 

주키니 호박 1/2개, 3mm로 얇게 썬 것

주황색 파프리카 1개

바질 한 줌

리코타 치즈 또는 파마산 치즈 2T

말린 토마토 1T

달걀 3개

소금, 후추 약간

 

1. 겉면에 올리브유를 살짝 바른 파프리카를 220~240도로 예열한 오븐에 넣고 겉을 태웁니다. 이렇게 하면 파프리카의 단 맛과 향이 더 잘 우러나요~ 태운 파프리카 껍질을 벗겨 길게 썰어 둡니다.

 

2. 끓는 물에 얇게 썰어 놓은 호박을 부드러워지도록 데칩니다. 체에 받쳐 바로 얼음물에 넣어서 여열로 익지 않게 하고 물기를 꽉 짜서 준비합니다.

 

3. 달군 팬에 올리브오일을 넣고 양파를 볶다가 뚜껑을 닫고 5분 정도 더 익힙니다.

 

4. 마늘을 넣고 3~5분 정도 볶습니다.

 

5. 홀토마토 다진 것과 캔에 같이 들어 있는 주스를 같이 넣습니다. 뚜껑을 열고 국물이 졸아들 때까지 15분 정도 끓입니다. 밑바닥이 눌지 않도록 가끔씩 주걱으로 저어줍니다.

 

6. 오븐을 180도로 예열합니다. 따뜻한 물을 넣은 오븐 트레이를 오븐 안에 넣습니다.

 

7. 걸쭉해진 토마토 소스에 리코타 치즈나 파마산 치즈(전 집에서 직접 만든 리코타 치즈를 넣었어요~)말린 토마토 다진 것(이것 역시 직접 만든 것!)달걀을 넣고 잘 섞습니다. 소금, 후추로 간을 합니다. 달걀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소금 간을 넉넉히 넣어주시는 것이 좋아요~

 

8. 테린 몰드 안쪽에 유산지나 호일을 깔고 기름칠을 합니다.

 

 

 

9. 틀 안에 채소와 토마토 믹스를 교대로 넣으며 층을 만듭니다. 토마토 믹스-호박-토마토 믹스-바질, 파프리카-토마토 믹스

 

10. 따뜻한 물을 넣어 오븐 안에 넣어 뒀던 오븐 트레이 안에 테린 몰드를 넣고 160도에서 중탕으로 1시간 10분 구운 뒤 중탕 없이 테린 몰드만 5~10분 굽습니다. (테린 크기에 따라 굽는 시간은 달라질 수 있어요. 나무꼬치를 중간에 찔러 봐서 묻어 나오지 않으면 다 익은 거예요.)

 

11. 차게 식힌 다음 틀에서 뺍니다.

 

 

채소 테린 완성

저는 다 굽고 어느 정도 식고 나서 하룻밤 냉장고에 두었다 꺼냈어요~

 

 

 

 

 

 

처음 만들어 처음 맛 본 테린~ 채소 테린 향을 맡는 순간 왠지 향수 어린 정겨운 냄새가~ 이 냄새가 뭘까 했는데, 어릴 적 신세계 백화점 **키친에서 사 먹던 라자냐 향이었어요~ 라자냐는 아니지만 비슷한 향에 반가웠어요:) 채소로 만들었지만 겹겹이 쌓아 오랜 시간 동안 중탕을 해서 그런지 단단하게 굳은 테린에선 고기 씹는 질감과 향이 났어요. 고기를 좋아하는 분들이 다이어트 식단으로 이걸 먹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채소 테린은 차게 식혀서 먹어도 되고, 뜨겁게 먹어도 되지만 전 차게 식혀 먹는 쪽이 훨씬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빵, 과일과 곁들여 브런치로 먹어도 좋고, 간식으로 먹어도 좋고, 코스요리의 에피타이저나, 가벼운 메인 요리로도 안성맞춤이예요.

 

글을 쓰는 내내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G Major를 들었어요. 1, 3악장은 약간 익살스러운듯 하면서 2악장이 참 아름답네요. 2악장을 들으니 왠지 모르게 시골 외갓댁에서의 추억들이 몽글몽글 피어 오르네요~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보고 싶어 당장 전화기를 들고 싶어지는 밤이예요. 역시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사람의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 것 같아요. 어쩔 땐 음악 때문에 마음이 요동치기도 하지만요~^^

 

30 Jun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