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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한국-인도 정상회담, 문 대통령의 인도 국빈 방문은 과연 어떤 실제적 결과를 도출해냈나?
정말.. 좀... 답답하다. 나는 참고로 문 대통령님에 대한 전혀 어떤 호감이나 반감도 없다. 그냥 인도를 다녀가신 일에 대한 생각이 들어서 몇 자 글을 남기게 되었다.
문 대통령께서 인도를 방문하시고 가긴 가신건데 한국-인도간에 어떤 진전이 있었는지를 잘 모르겠고 그냥 인도에서 문 대통령이 삼성 이재용 부회장을 만났으며, 한국 기업으로써의 정체성을 내세우지 않기로 공식 발표한 삼성이라는 기업을 두고 굳이 인도 총리앞에서 삼성 기업의 대규모 모바일 신공장 준공식을 과시했다는 것. 게다가 문 대통령님은 그 자리에서 이재용 부회장에게는 한국에서의 더 많은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주문하고, 인도를 향해서는 지금이 한국 투자 적기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그리고 다음날 한-인도CEO 라운드 테이블에선 5개 조항에 합의하는 성과를 합의를 이루어내긴 하였지만 그마저도 인도 내에서의 한국 기업의 위치와 위상보다도 한국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될 것임을 어필하며 인도 기업의 한국 유치에 대한 이야기에 더 초점이 맞춰진 듯 하다.
그간 한국-인도 간 관계에 무엇이 문제였는지, 정말로 머리를 맞대고 그 진단부터 내려져야 다음 단계의 협력과 발전도 있는 것인데 전혀 인도와 한국과의 어떤 관계 개선을 위한 정치적 협상이나 한인들의 인도 거주의 까다로운 법을 완화시킬만한 교민들 보호 방안이라던지(그 관계라는 것 때문에, 예를 들면 당장 교민들 입장에서는 인도 정부의 한인들에 대한 까다로운 비자 정책으로 늘 쩔쩔매고 있음. 유학도, 사업, 심지어 고용되는 것도 다 힘든 상황. 인도에서 체류한다는것은 상당히 경제적 부담이 큰 일이다), 인도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한국-인도 간 경제교류 활성화 방안이라던지.. 그런 것들이 안 보이고 그저 삼성을 앞장 세워 한국 드러내기, 우리가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어줄테니까 한국에 투자하세요. 이것이 전부였던것 같은 인도 방문이었던 것 같다.
삼성의 신공장 준공식이 Make In India(메이크 인 인디아)의 경제 정책을 강화, 확장시키는 중요한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말하는 인도 총리를 보니, 인도 총리도 그냥 문 대통령의 인도방문을 그냥 경제,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꼴밖에 되지 않았고... 한국-인도 관계를 4강 수준으로 격상시키겠다는 대통령의 말씀은... 그냥 한국 언론에서 대통령에 대한 호감을 표현하는 '문장'으로 그치게 만든 것은 아닌지.. 어쩌면 인도 국빈 방문은 그냥 명분이고, 삼성 이재용 부회장 만나러 인도에 오신건가 생각도 들고.. 이재용 회장은 인도에 불려와서 뭐한건가 싶고..ㅠ.ㅠ 어부지리로 인도만 삼성의 크나큰 혜택을 받으며 경제 성장 가도를 달리게 될터이니... 정말 좀 많이 씁쓸한 마음이 든다. 물론 양 정상이 만났다는 것 자체에 의의가 있는 일이고, 기업인 행사 정례화 등 CEO 라운드 테이블에서 중요한 합의들이 이루어졌으니 양국간의 관계와 협력은 앞으로 지켜봐야 할 일이긴 하겠지만 말이다.
한국의 주요 언론들은 문 대통령을 열렬히 지지하며 한-인도 관계에 핑크빛 전망들을 내놓았고 인도 현지 미디어 반응도 열렬하다고 보도했지만, 인도에서 지켜보기론 모디 총리가 트위터 통해서 문 대통령과의 만남을 홍보한 것이외에는, 한국의 문 대통령 방문이 인도에 어떤 중요한 의미가 되는 것인지 어떠한 특보로도 보도되지 않았고 심지어 어제 CEO 라운드 테이블에 대한 소식은 너무 잠잠하고 고요하기만 했다. (이는 인도 내 일본 소식과는 확실히 대조되는 부분)
근본을 살피는 일과 문제에 대한 진단 없이 무작정 좋은게 좋은거지 하고 무리없이 마친 일정만 자화자찬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 국빈 방문의 진정한 의미와 성과가 과연 도대체 무엇이었는지.. 어쩌면 내가 생각이 좀 짧은지도 모르겠고, 한편으로는 결과가 도출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일들도 있을 수 있겠으나, 현 시점에서 한번쯤 질문을 던져보지 않을 수 없다. 동포 만찬 간담회에서도 시간이 지체되어 서면으로 질문 제출만 받고 내가아는 교수님 딱 한 분만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뭐.. 이것까지 잘못되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상황이라는 것이 좀 그렇다. 경제인 포함 그 외 다양한 직업과 연령, 비전을 가진 교민들이 다 모인 자리였을텐데 말이다). 참된 '외교'라는 것이 무엇인지, '관계'라는 것이 무엇인지 많은 생각 해보게 된다.
12 Jul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