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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picia(루피시아)의 Ume no ka(우메노카, 梅の香, 매화향)

루피시아의 우메노카 - 매화 향 녹차

오후 3시. Franz von Suppé(프란츠 폰 주페)의 Poet and Peasant Overture(시인과 농부 서곡) 들으면서 Lupicia(루피시아)의 Ume no ka(우메 노 카)를 우려보았다.

 

 

 

 


Lupicia의 이 차 역시 하카타 지역의 한정품. 매화꽃의 향기를 지닌 녹차와 자스민 차의 블렌딩이다.

루피시아의 가향 홍차들은 솔직히 향만 화려하지 홍차 잎 퀄리티는 별로여서(상대적으로 내가 선호하는 잎차들보다..) 루피시아 차를 사실 선호하진 않는데, 이 차는 잎사귀들이 제법 굵직굵직한 꽤 괜찮은 찻잎.

항상 차를 우리기 전에 유리 다구를 뜨거운 물로 한 번 세척한 뒤 수증기로 말려주는 편인데, 유리 바닥에 남아있던 수증기에 찻잎들이 닿자 금새 루피시아 가향 특유의 달콤한 향이 올라왔다. 루피시아는 이렇게 정체성이 참 확실한게 장점이라면 장점이란 말이지🤔

 

 


찻잎들이 점핑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 동영상으로도 담아보았는데 마침 Franz von Suppé의 Poet and Peasant Overture의 음악과 찻잎의 점핑 모습이 참 조화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찻잎들이 3박자의 왈츠에 맞추어 춤추는 듯한 느낌? ㅎㅎ 물을 만난 찻잎들에서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자잘자잘한 찻잎 분자들? 맛 분자들이라고 해야하나. 그것 보는 재미도 있다.

 

 

 


찻잎 모앙에서도 짐작 가능하듯이 맛 역시 녹차 특유의 아주 깊고 깊은 맛을 자랑한다. 첫 느낌은 내가 아주아주 좋아하는 TWG의 Silver Moon(실버 문)이라는 차와 느낌이 아주 비슷하다. 그러나 이내 녹차의 깊고 깊은 맛이 진하게 입 안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풍겨내는 것은 silver moon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매화의 향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뭔가의 달콤한 향이 가향되어있는데 그것보다도 녹차의 맛이 더욱 풍부해서 이 차 참 마음에 든다.

요 근래 맛 본 루피시아의 차들 중에서 제일 괜찮은 차.

30 June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