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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시니 오페라 윌리엄 텔(Guillaume Tell 기욤 텔) - 예술의 전당 한국 초연 관람
Olivia올리비아 2023. 4. 20. 19:20오페라 빌헬름 텔(Guillaume Tell, 기욤 텔) 한국 초연 공연
5월 10일, 오페라 윌리엄 텔(Guillaume Tell)의 역사적인 한국 초연을 보고왔다.
일단 감상 기록에 앞서 용어 정리 먼저 하기로 한다. Guillaume Tell은 독일어로 Wilhelm Tell(빌헬름 텔), 영어로 William Tell(윌리엄 텔), 프랑스어로 Guillaume Tell(기욤 텔), 이탈리아어로 Guglielmo Tell(굴리엘모 텔)이라고 한다. 그러나 조아키노 로시니(Gioacchino Antonio Rossini)의 오페라 Guillaume Tell이 프랑스 초연이었으므로 Guillaume Tell(기욤 텔)이라고 표기하기로 한다.
오페라를 관람하기 전까지의 상황들도 하나의 추억이니 기록을 해본다. 코리안 심포니 첼로 연주자님께서 윌리엄 텔 연습 장면 사진을 보여주셨기에, 또 예매해 준 사람이 예술의 전당에서 카톡 문자 왔다면서 알려줘서 다행이었지 그게 아니었다면 또 까마득하게 잊고 있을 뻔 했다. 예매를 해놓았기에 공연을 잊을리가 없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한참 전에 예매를 해놓아서 그런지, 또 한국에 와서도 인도 일+한국 일로 바쁘다보니 용량 초과. 워낙 일이 많기에 항상 모든 일을 캘린더에 기록해서 push alarm을 받고 있는데, 한국에서의 공연 예매건들은 그냥 지인을 믿고 맡겨놓고 있었던 것 같다. 사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5월 10일날 한국에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기에 공연을 볼 수 있다면 lucky한 것이고 그렇지 못한다면 그냥 티켓들을 양도해야지 생각하고 있었기에 더 그랬던 것 같다. 지난번에 공연 예매할 때 오페라 <윌리엄 텔>도 같이 예매를 했었던 것이라, 잘하면 한국에서 오페라를 두 개나 보고 가게 되겠다! 싶어서 신났었다. 그런데 는 콘서트 오페라 형식이라 '진짜' 오페라를 못 본 아쉬움이 남긴 남았었다.
5월 10일날 한국에 있게 되었고, 그래서 이번에는 <윌리엄 텔> 공연이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에서 열리는 것임을 더블 체크~ㅎㅎ 우와~ 오늘은 진짜 오페라를 보게 되는구나! 사실 이번 오페라 역시 공연 정보 하나도 안 보고 그냥 내 나름대로의 블라인드 공연으로 즐기려고 했었다. 출연 가수나 프로덕션을 알게되면 일종의 편견 아닌 편견이 생겨서 작품을 객관적으로 감상하기 어렵다는 생각에 정보를 전혀 안 보고 장소만 체크하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스크롤을 내리게 되었고 출연 배우를 확인하게 되었...는데, 아는 사람이 주요 배역으로 출연..! 으.. 이런.. 망했다...😅 그것도 안정적으로 잘하는 사람이 출연.. 이를테면, 'OO가 왜 거기서 나와' 느낌. 이래서 공연 정보는 함부로 보는게 아니야😂
아무튼 딱 거기까지만 체크하고, 신나서 예술의 전당에 여유있게 도착하려고 했는데, 예매한 공연날은 금요일.. 그것도 오후 7시. 오페라가 길어서 공연 시작 시간을 7시로 잡은 모양인데, 서울에서 불금의 7시는 정말 빡빡했다. 그래도 공연 10분 전에 공연장 안으로 세이프~ 공연은 딱 정시에 시작되었다.
사진은 오페라 시작 전 멋졌던 하늘! 에어쇼를 한건지 꼭 오페라 시작 전 축하 행사를 한 것만 같은 하늘 같다🎊🎉
3.1 운동과 대한미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공연 오페라 윌리엄 텔.
Gioacchino Rossini(조아키노 로시니)의 마지막 오페라, 1829년 프랑스 파리 초연 이후 190년만에 한국에 소개되는, 그 한국 초연의 역사적 자리에 함께하여 이 공연이 더욱 뜻깊었다.
220분, 약 4시간에 달하는 대작인만큼 공연은 정확하게 7시 정시에 공연이 시작되었다. 금요일 밤 무려 4시간 동안의 오페라라니..!! 주말의 아주 멋진 서막이다.
그 유명한 William Tell의 Overture(윌리엄 텔 서곡)가 시작되었다. 극의 줄거리를 설명하는 4부 구조의 서곡. 그런데 첫 첼로의 선율이 생각보다 약해서 조금 놀랐다. 생각보다 너무 부드러운 윌리엄 텔의 첫 인상. 한국식으로 특별히 해석을 한 것일까..? 굉장히 부드러우면서도 구슬픈 선율이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깊고 힘찬 사운드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금관 역시 뭔가 불안했고 플룻도 조금 더 안정감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원하는 음악이 아닌, 지휘자 Sebastian Lang-Lessing의 해석을 그냥 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서곡의 Finale인 March of the Swiss Soldiers가 흐르자 막이 오르며 오스트리아 압제자들의 자동차와 함께 군인들이 등장했다. 그런데 등장까지는 좋은데, 자동차가 무대 위를 한 바퀴 라운딩을 했어야 했나본데 거리 조절 미스한 듯😅 뭔가가 잘 되지 않았는지 조금 뒤로 후진한 뒤 다시 한 바퀴를 도는 의아(?)한 모습에 객석에서 살짝 웃음 소리가 났다😂 곡의 내용은 스위스 병사들의 행진인데, 오스트리아 압제자들이 등장하는 연출은 Bertolt Brecht의 소외 기법을 대입한 것이라고 했다. 흐음... 그런데 그런 소외보다도 오히려 자동차가 잘 굴러가지 않는 데서 온 몰입의 방해가 있지 않았나 생각도 들었다😆 이제 극의 시작인데 저 자동차 안 움직이면 어떻게 하지, 내가 다 안절부절. 그리고 스위스 군인들이 너무 방방 뛰어서.. 뭐지 이 생소한 연출은..? 내가 지금 대학로에 연극을 보러왔나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그만큼 이 극의 첫 인상과 연출이 약간은 생소하긴 했다. 그런데 8일날 press 공연 이후 대중 공개 첫 공연이고 하니.. 연출 흐름의 매끄럽지 못함이나 약간의 실수들은 그냥 이해하기로 하고 곡 전체의 연출 철학, 음악과의 조화, 또한 Giacomo Rossini의 음악, 가수들의 노래에 조금 더 집중해보기로 했다.
서곡이 끝나고 스위스 민중들이 배를 타고 대거 등장을 하는데, 꽃을 단 배들도 그렇고 스위스 민중들의 의상도 너무나도 아름답고 정말 환상적이었다. 그런 가운데 흐르는 "E il ciel seren, sereno il giorno"는 정말 가사도 그렇고 너무너무 아름답고 합창이 정말 멋있었다. 가사 중에 labor라는 단어와 함께 연출을 보면서 농사를 짓고있는 장면을 보고 있지 않은데도 14세기 초 스위스는 농경 기반 사회였음이 확 와닿았다. 역시 오페라는 가사를 봐야 한다.
합창이 끝나고 첫 번째 아리아인 Il piccol legno ascendi가 무척 아름다웠고, Arnold의 아리아 Il mio giuro egli disse 듣는데, 강요셉 님의 그 안정적인 호흡과 목소리 톤에 왜 이렇게 웃음이 나던지😊 서 있는 모습만 봐도 넓은 무대 속 바로 찾을 수 있을것만 같은 존재감 넘치는 멋진 테너! 확연하게 Arnold는 다른 가수들에 비해 성량이 좋고 가사 전달력이 정말 좋았다. Tell과 함께 노래하는 Arresta! Qual dolor도 정말 좋았다.
Intermission 1 : 20분
Act 2는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Mathilde의 Aria로 시작되었다. 우와.. 그런데 Serena Farnocchia의 목소리 톤이 정말.. 얇지도 굵지도 않고 딱 적당히 너무나도 아름답고 노래부르는 분위기에서 세련미가 넘쳤다.
곧이어 등장하는 Mathilde와 Arnold의 사랑의 이중창 역시 멋졌고, 장면 장면들을 많은 무대 장치 없이도 가수들의 의상이나 조명 등을 활용하여 상징적으로 잘 표현한 연출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Mathilde와 Arnold의 사랑은 오래가지 못한다. Arnold의 아버지인 Melchtal이 오스트리아 군에 의해 죽음을 당하고 이에 분노한 Arnold는 오스트리아 공주인 Mathilde와의 사랑을 포기하고 조국인 스위스를 위해 싸우기로 결심한다.
Intermission 2 : 20분
3막 시작은 Arnold가 Mathilde에게 사랑도 포기하고 오스트리아에게 복수하러 갈 것을 선전포고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런데 여기서 내게 감동 포인트는, Mathilde가 얼마나 강인하고 성숙한 여인인지, Arnold가 사랑을 버리고 복수하러 떠난다고 하는데도, but still I will remember you forever as my saviour.라며 사랑을 보내주는 장면이었다. 물론 극이니까 빠른 전개 상 Mathilde가 아름다웠던 사랑을 고이 간직하며 보내주는 부분도 없지 않았겠지만, 한편 오스트리아 공주 Mathilde는 왕족의 권한으로 Tell의 아들 Jemmy를 구해 어머니 품으로 돌려보내주며 스위스 편에 스스로 포로가 되어 스위스를 돕는 사려 깊은 여인상이기도 하다. Mathilde는 극 속 인물이긴 하나, 어떻게 그런 마음과 지혜가 나오는지, 좀 생각해보고 싶다.
Arnold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눈이 뒤집혀서 완전 조국만을 생각할 것이라고 굳게 결심하고, 스위스 민중들은 오스트리아 압제자 Gesler에 의해 계속 고통받는 가운데, 그 장면들이 역시 상징적으로 연출이 되었는데 연출이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여성 폭행이나 강간 연출은 장면이 좀 심하긴 하다고 느꼈다. 8세 이상 관람가 맞나 싶을 정도로 어린이들과 보기에는 연출 장면이 선정적이며 수위가 낮지 않았다. 아무리 연기라지만 특히 폭력 장면은 저 여배우 괜찮을까 싶을 정도로 연기가 리얼해서 놀라는 관객들이 있었고(나 역시도) 과연 연출자 Vera Nemirova가 어떤 생각 속 저런 연출을 했을지 궁금했는데 나중에 인터뷰 들어보니, 실제로 역사 속에서는 더한 장면들이 있었을 것이라며 이를 감하지 않고 과감하게 연출했다고 밝혔다. 연출자는 이 오페라의 한국 초연을 위해 3.1운동과 일제강점기의 한국 역사를 열심히 공부했다고 한다.
Tell이 오스트리아 군인에게 잡히고 드디어 William Tell의 그 유명한 사과 장면. Tell의 아들 Jemmy 역의 Laura Tatulescu의 음성은 얼마나 아름답던지. 명사수 Tell의 사과 연출을 어떻게 했을까 했는데, Tell이 Jemmy의 머리 위 사과를 맞출 때 하늘에서 사과가 우수수 떨어지는 연출도 만족스러웠다!
4막의 시작은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는 Arnold의 아리아로 시작하는데, 강요셉 님의 아리아는 정말 아름다웠다. 비록 음 이탈이 있긴 했지만, 여전히 중저음과 고음을 넘나드는 밸런스와 가사 전달력이 정말 좋았다.
장대한 Finale, 그리고 스위스 군중들 가운데 혼자 청중을 향해 뒤돌아선 Tell에게 비추인 스포트라이트... 그 여운을 조금 더 느끼고 싶었는데, 밤 11시 늦은 시간에 끝나서 그랬는지 여운을 느낄 여유도 없이 곧바로 커튼콜이 이어졌다.
사실 연출을 보는 내내 이 오페라는 이탈리아 사람인 Giacomo Rossini가 써서 프랑스인들 앞에서 초연을 하였지만, 이날만큼은 이 오페라가 한국 관객을 향해 말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국 사람이 연기를 해서 한국 감성이 드는건가 싶기도 했지만, 나중에 연출자의 인터뷰를 살펴보니 이는 연출자가 이번 한국 초연에 결심하고 연출해 낸 부분이었다. 의상의 색상이나 무용수들의 춤, 배우들의 제스처 등을 통하여 이것이 한국적인 느낌이 나도록 열심히 역사 공부까지 해가면서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연출자는 "모든 민족에는 그 민족의 윌리엄 텔이 있다." 라고 했다. 그렇다면 이 공연이 3.1 운동 및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 공연이니, 오페라 윌리엄 텔의 한국 초연은 더욱 뜻깊은 성공이다. 극의 초반에는 연출이 다소 생소했으나, 극이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배우들의 크고작은 실수들이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연출의 의도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었는데, 연출자의 인터뷰를 미리 살피지 않고서도 극을 통해 연출자가 인터뷰한 내용을 똑같이 그대로 느낄 수 있었던 공연이니, 정말 훌륭한 공연이었다.
공연이 끝나고 약 250명의 출연 배우들, 연출자, 지휘자, 오케스트라가 쭈욱 소개되는데 4시간이 훌쩍 지나갔음을 체감하지 못할 정도로 좋았어서 그 자리를 뜨기가 너무 아쉬웠다. 막이 내릴 때까지 그 자리를 지키며 이 하나의 공연을 위해 최선을 다한 모든 이들에게 진심으로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왔다.
이 후기를 쓰기까지, 별 대단치 않은 후기이긴 하지만, 적잖이 많은 시간을 들여가면서 공연을 다시 떠올리며 다른 공연들의 연출과 비교도 해보고 윌리엄 텔의 원작가인 Friedrich Shiller(프리드리히 실러)부터 오페라를 쓴 Gioachino Antonio Rossini(조아키노 로시니), 또 연출자와 출연 가수들 등 많은 부분들을 두루두루 살펴보며 공부를 많이 했다. 그런데 스케일이 워낙 큰 대작이라서 그런지 아직도 이 오페라의 절반도 이해하지 못한 느낌이 많이 든다. (그래서 사실 12일 마지막 공연 한 번 더 볼까 싶기도 했지만, 그냥 첫 공연의 느낌을 간직하자 싶어서 가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오페라 Guillaume Tell(윌리엄 텔)을 한국 초연으로, Live로 들을 수 있었던 4시간이 지루할 틈 없이 정말 행복했고, 워낙 대작이라 이제 또 언제 볼 수 있을까 싶긴 하지만 이 공연에서 느낀 모든 가슴 뛰었던 순간들을 마음 깊이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다. 한국에 와서 큰 선물 받은 느낌이다.
12 May 2019
오페라 Guillaume Tell(윌리엄 텔)을 보고 온 다음날 아침, 일어나자마자 오페라 Finale의 Tell의 뒤돌아선 모습의 감동이 떠올랐다. 마음이 짠해져서, 안되겠다, 3시간이 그냥 훌쩍 넘지만 들어보자 ㅠ.ㅜ 싶어서 이 음반을 듣게 되었다.
Rossini: Guglielmo Tell
Riccardo Chailly & Sherrill Milnes & Mirella Freni & Luciano Pavarotti & Nicolai Ghiaurov & Ambrosian Opera Chorus & The National Philharmonic Orchestra
Release Date:December 8,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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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986 음반.
Riccardo Chailly의 Giglielmo Tell은 정말 gold 그 자체였다. 어제 공연에서 충족받지 못했던 첫 서주의 첼로 연주도 힘차고, 금관들이 어찌나 반짝반짝 빛이 나던지 속이 다 시원했다. 코리안 심포니의 연주도 존중하지만, 한편 Chailly가 National Philharmonic Orchestra와 함께 녹음한 음반은 정말 최고! 명반이다.
Arnold 역 역시 Lucciano Pavarotti에 Mathilde 역은 Mirella Freni. 푸치니의 <La Boheme>에서도 호흡이 좋았던, 내가 정말정말 좋아하는 가수들의 조합이다.
이 극에서는 Tell이 주인공인 듯 하나, 한편 모든 사람들이 두루두루 각자의 입장을 노래해주고 있기 때문에 Tell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않는다. Giacomo Rossini는 오히려, Arnold 역에 많은 high c/c sharp을 배치하면서 이 인물의 표현에도 총력을 기울였고 Arnold 역시 많은 주목을 받는 역할이다. 테너로써 high c를 서른 번 정도나 내야하는 Arnold 역이기에 세계적인 테너인 Luciano Pavarotti 역시 목이 망가질 것을 우려하여 이 오페라의 출연을 거부하고 단지 이 음반의 녹음을 남겼다.
그런데 강요셉 님은 이미 일곱 차례나 유럽 무대에서 Arnold를 연기한 바 있고 이를 통해 극찬을 받은 바 있는데, 한국에서 이렇게 라이브로 듣게 되다니~ 너무나도 좋은 타이밍과 기회에 행복했다. 원래 잘하시는줄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직접 들으니 더욱 감동이었고, 비록 4막 초반부터 높은 음역에서 몇 번 음 이탈이 있긴 하여서 기자들이 지난 겨울 성대결절 수술 후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모습이라고 하긴 하였으나, 그럼에도 안정적인 호흡과 중저음과 고음을 넘나드는 밸런스, 가사 전달력은 이 공연에서 그 어떤 배역보다도 최고였다는 생각이 든다.
기억에 남는 몇몇 곡들을 올려본다. Overture의 서주 부분, 합창 부분, 마지막 Finale 부분이다.
이 음반을 다시 들어보니, Act 1의 합창 중 E il ciel seren, sereno il giorno가 매우 절제되어 표현되어 있다. 오스트리아의 압제 속, 전쟁의 공포 속 두려움이 서려있지만 그래도 오늘의 삶을 살아나가고자 하는 스위스 민중의 마음이 담긴 느낌이랄까. 그에 비해 10일 공연의 합창은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금은 밝고 힘찬 느낌이었구나 싶기도 하다.
Finale는 다 올리지 못해 아쉬운데, 일부러 안올리기도 했다. 점차 고조되어가는 음악의 효과가 정말정말 엄청난 이 Finale 음악은 그냥 들으면 안된다. 물론 그냥 감상도 여전히 멋지긴 하지만, 이 오페라를 4시간 정도 쭈욱 듣고 본 뒤 마지막 끝에 들어오는 그 카타르시스의 절정을 느끼는 것은, 그냥 음악을 감상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경험이다.
13 May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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