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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여행 6 | 호치민 시립 박물관 - Museum of Ho Chi Minh City - 베트남 근현대사를 느끼고 공부할 수 있는 박물관
Olivia올리비아 2022. 2. 1. 15:46호치민 시립 박물관 - Museum of Ho Chi Minh City
베트남 근현대사를 느끼고 공부할 수 있는 박물관
조식.
아침 호텔 앞 풍경.
이곳에는 그냥 앉아만 있어도 재미있다. 마치 텔레비젼을 보듯, 베트남의 이국적인 풍경들이 내 눈 앞을 지나간다. 실제로 많은 여행자들이 이 호텔 이 공간에서 담배를 피우며 멍 때리고 앉아있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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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gon Square(사이공 스퀘어).
한국에서 유행 중이라는 셀카 봉도 판매하고 있다.
쓰던 이어폰 양 쪽이 다 나가서 새 빨간색 이어폰을 구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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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후에 매우 피곤하였다. Rex Hotel 로비 카페에서 빵과 커피로 점심을 먹고, 평소 듣던 강의를 들었다. 그리고 얼마간 졸듯이 잠을 잤다.
시간이 얼마 지나고 내가 좀 정신을 차릴 무렵, 내 옆엔 어린 딸과 함께 온 한국인 부부가 앉았다. 딸은 호텔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자신의 관심사를 어머니에게 존댓말로 막 읊어댔는데, 어린 아이가 존댓말을 하니 더 사랑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존댓말 쓰는 자식들 흔치 않은데, 어머니.아버지가 교육을 잘 시켰나보네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였는데, 어머니 되는 사람은 시종일관 남편에게 투정을 부렸다. 한마디로 자신의 감상적인 부분이 충족이 잘 안 되니까 남편에게 어리광을 부리는 것이었다.
한국 사람들은 베트남에 여러 이유로 와 있을텐데.. 내가 여행을 하는 곳에서는 한국인들을 잘 만나지 못했었는데, 이런 luxury hotel이나 saigon square, 벤탄마켓 야시장 등 쇼핑장소에나 가야 한국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쇼핑을 하는 것이 잘못은 아니지만.. 사색하고 생각할 수 있는 장소에서도 한국인들을 만났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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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 시 박물관(Museum of Ho Chi Minh City) 방문.
박물관에서 바라본 시내 전경.
호치민 시 박물관은 베트남-미국 간 전쟁의 기록, 유물들과 함께 베트남의 근현대사ㅡ특히 산업을 통한 경제 성장 부분에 초점ㅡ 모습을 전시하고 있다.
전쟁 당시 쓰던 의료용품.
전쟁 당시에도 음악이 작곡되고, 시가 낭송되었다.
군인들의 숲 속 해먹 침대.
Independence or Death 라는 문구가 인상적이다.
베트남 사람들은 어떻게 이렇게 투항 정신을 가질 수 있었을까? 1,000여 년 넘게 중국의 통치 하에 있고, 프랑스의 식민 통치, 일본의 점령, 미군과의 전쟁 등 이들의 침략 당한 역사 속에서 그들의 정신과 역사를 잃지 않으려는 베트남 사람들의 기질이 참으로 놀랍다.
나는 캄보디아에서 베트남 사람과 함께 일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확실히 캄보디아인과 베트남인들의 일하는 스타일이 무척 다른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느릿느릿 주어진 일들만 하며 가능한 자신의 이익을 취하고, 심지어 그 이익을 위하여 다른 사람들과 힘을 합하여 누군가를 속인 뒤 그 이익을 나누기도 한다. 베트남 사람들은 주어진 목표가 있으면 그것에 집중하고, 또 끝까지 해내는 기질을 가진 것 같다. 물론 한 사람만을 놓고 그것이 베트남 전체의 기질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캄보디아 사람들도 베트남인들의 일하는 스타일이 자신들과 다름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나는 밤마다 벤탄시장에서 열리는 야시장에서 몇 번 황당한 경험을 하였던 것이, 내가 물건을 이리저리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물건이 없어 나오려고 하면 갑자기 가격을 반으로 확 내리면서 상인들이 내게 매달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뿌리치고 가게 밖을 나오려고 하면 특히 여성 상인들은 내 엉덩이를 치거나, 자신이 들고 있던 계산기로 내 가방을 치기까지 하였다. 이들의 이런 태도는 아무리 참고 이해하고 넘어가려 해도 참으로 무례한 것이어서, 나도 사람인지라 기분이 나빠져서 한마디씩 꼭 하고 나오곤 했다. 벤탄 낮 시장에서도 여성 상인들은 무척이나 적극적이어서 지나가는 내 팔을 붙잡고 자신들의 물건을 홍보한다. 길을 가다가 만난 모토 아저씨들도 나의 손목을 잡고 자신들의 택시를 이용하라고 호소하는 경험을 몇 번 했다. 확실히 캄보디아인들과는 달리 적극적인 모습이랄까...? 아무튼 이들의 역사적 배경 속에서 이런 기질과 의식이 각인된 베트남 사람들이다보니 그 강대국 미국과의 전쟁도 끝까지 치를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미국은 베트남에서 더 이상 전쟁할 명분이 없었기에 빠져나온 것이기도 하지만.
호치민 시립 박물관 안에는 배, 소 달구지 등 베트남의 오래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기도 했다. 흥미로웠던 점은 ground floor에 Cham, Chinese, Khmer 의 결혼 의상과 이들의 풍습이 전시되어 있었던 것. 이 민족들의 삶, 종교, 문화는 베트남의 문화와 만나 또 다른 양상의 문화를 만들어내며 베트남 역사에서 배제할 수 없는 또 한 페이지의 역사를 만들어내고 있다.
30 Nov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