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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여행 7 | 호치민 | 대한민국 총영사관 | 비텍스코 파이낸셜 타워 - 커피빈 | 과일 스무디 신또(Sinh To) | 미군이 베트남에 뿌린 고엽제 폐해
Olivia올리비아 2022. 2. 1. 16:44호치민 여행 | 대한민국 총영사관 | 비텍스코 파이낸셜 타워 - 커피빈 | 과일 스무디 신또(Sinh To) | 미군이 베트남에 뿌린 고엽제 폐해
12월이 시작되었다. 베트남도 상대적으로 선선해지긴 했지만 눈이 오지 않는 더운 나라에 있다보니 20년 넘게 12월이면 추운 환경을 경험했었던 나는 이곳에서 12월이라는 사실이 잘 실감이 안 난다.
오늘도 아침 먹고 산책 겸 골목 탐방.
여행자거리 쪽은 대로변은 대부분이 다 여행사, 호텔이고, 그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서민들이 사는 주택이 미로처럼 얽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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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지나가다가 Pullman hotel(풀만 호텔) 근처에서 대한민국 총영사관을 발견했다. 태극기를 보니 반갑네.
이곳은 베트남 한인회가 있는 곳이기도 하고, 한국어학당이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베트남 학생들이 아침 일찍부터 이곳을 찾고 있었다.
세계 속의 대한민국. 더더욱 위풍당당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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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사러 갔다가 만난 고양이. 갑자기 캄보디아 NGO 센터에서 기르던 냥냥이가 생각나네. 귀여워라.
바구니 두 개를 어깨에 메고 다니는 상인이 파는 물건.
바구니 한 쪽에만 이런저런 음식들이 실하게 들어있네. 나는 삶은 오리알과 고구마를 샀다. 바깥 음식에 물리니 이런 자연 음식들이 먹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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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texco Financial Tower(비텍스코 파이낸셜 타워)의 Coffee Bean & Tea Leaf(커피빈 앤 티 리프)에 와봤다. 커피 가격은 저렴하지만 커피 맛은 그다지 없고.. 금연 구역이 따로 지정되어있지 않은, 유쾌하지 않은 냄새가 계속 나는 HIGHLANDS COFFEE(하이랜드 커피)만 고집할 이유가 없었다. 아무리 돈을 아껴 여행한다고는 하지만 가끔은 이런 좋은 곳에 와서 좋은 분위기 속에서 강의도 듣고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ground floor와 first floor의 2개의 층으로 되어있는 이 카페에는 drink lift가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이곳에서 African sunrise(아프리칸 선라이즈) 라는 차를 마시면서 강의도 듣고 글도 정리했다. 그리고 시간이 딱 맞아서 나의 지인과도 꽤 오랜 시간 동안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엄청난 힘과 위로를 얻는 시간이었다.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어디선가 피아노 조율소리가 들려온다..? 의심할 수 없는 피아노 소리. 밖에 나가보니 로비 그랜드 피아노가 와있고 피아노 조율사가 조율을 하고 있었다. 와..! 나도 연주해보고 싶어!
얼마간의 조율이 끝나자 곧바로 이어지던 재즈풍의 피아노 선율. 그 음악이 카페의 음악과 믹스되어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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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자 허기가 밀려왔다. 밥과 반찬이 있는 Com Tam(껌 땀) 집 - 베트남 백반을 파는 집에 왔다.
그런데 저것은..? 이동식 수레에 붙어있는 저 글자는 캄보디아어였다.
나는 크메르어 글자를 배우고 눈이 좀 열려서 몇몇 메뉴들은 알아볼 수 있었다. 쌀죽도 팔고.. 흠... 그런데 혹시나 이 카트가 캄보디아에서 온 것인가, 왜 이런 크메르어 메뉴판이 붙어있나 싶었는데 가격은 베트남 화폐인 동으로 표시되어 있는 것을 보아 베트남에서 살고 있는 캄보디아인이 만든 메뉴판이 확실했다. 지난번 이곳에서 밥을 먹을 때에도 크메르어를 쓰는 아주머니가 있더니.. 이들이 그 유명한 Kampuchea Krom(캄푸치아 크롬 - 지금의 호치민 시를 포함한 베트남 남부 메콩 델타 지역)에 산다는 크메르 민족인가..!!
크메르어를 여기서 만나다니. 신기하기도 재밌네.
그나저나 베트남 사람들은 담배를 참 많이 피는 듯. 남자 뿐 아니라 여자들도 담배를 많이 핀다. 담배 가격은 보통 20,000d(약 US$1 미만) 내외인 것 같다.
그리고 또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이 백반집 아주머니는 화덕에 불을 피울 때 숯과 함께 연탄을 사용한다는 것이었다. 아주머니는 새빨갛게 달궈진 숯불 위에 연탄 하나를 얹고 그 위에 솥을 올려두었다. 그리고는 연탄에 불이 붙으라고 부채질을 했다.
캄보디아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연탄을 이곳에서 만나보다니.. 캄보디아에도 연탄이 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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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두과의 콩 소가 들어간 달달한 빵은 맞는데, 인공적인 두리안 향이 들어가서 이건 정말 향이 너무 역했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발냄새가 난다고도 표현하는 두리안(Durian)의 첫 경험을 캄보디아에서 아주 잘 해서 그런지 나에게 있어서 두리안은 달콤하고도 아주 맛있는 과일이다. 사람들이 두리안을 못 먹겠다고 할 때면 나는 그 말이 도통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니, 이렇게 맛있고도 향긋한 과일을 왜..? '발 냄새'라는 편견이 사람들로 하여금 두리안을 경험하기도 이전에 얼굴을 찌푸리게 만드는 요소일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두리안의 인공 향이 들어간 음식을 먹으려니 정말로 역해서, 사람들이 왜 두리안을 좋아하는 호불호가 갈리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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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 거리에는 과일 스무디(Sinh To, 신또)와 커피를 파는 집이 참 많다.
나는 오늘 아보카도 스무디로 영양 보충을 하기로 했다.
아주머니가 아보카도를 갈고 있는 동안 앞집 미용실을 구경한다. 베트남의 미용실.
베트남에서도 여성들이 미용에 많은 관심이 있는지 머리, 화장, 네일, 페디큐어 하는 샵이 참으로 많다. 예뻐지고 사랑받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은 세계 어디를 가나 똑같을 것이다.
주문한 아보카도 스무디. 스무디 위에 이렇게 아보카도 약간을 올려주는데 무엇을 주문해도 마찬가지다. 잭프룻을 주문하면 잭프룻을 올려주고.
과일과 채소가 다양하고 값싼 동남아 나라에서 지내는 동안은 그 혜택을 톡톡히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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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보카도 스무디를 들고 숙소에 들어와서는 나는 베트남을 더욱 더 잘 알기 위하여 인터넷 상의 여러 자료들을 검색해보았다. 그러다가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이 뿌린 고엽제를 맞은 사람들을 통해 나온 자녀들이 그 고엽제의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는 영상을 접하게 되었다.
미군이 뿌린 고엽제는 살림을 훼손시키기 위한 단순한 살충제 정도가 아니었다. 하나의 사건으로 말미암아 그 재앙이 그대로 후대에게 전달될 수밖에 없는 것을 보며,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미래인 후대들을 위해 고른 길을 닦아야 할 의무가 있음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두산백과
고엽제 [defoliant, 枯葉劑 ]
초목을 고사시키는 제초제.
농약의 용도상 분류에서 낙엽제(落葉劑)에 해당하는 것을 고엽제라고 속칭하지만, 흔히 미국군이 베트남전쟁 당시 밀림에 다량 살포한 2·4·5-T계와 2·4-D계를 혼합한 제초제를 가리킨다. 미국은 고엽제를 무기로 보지 않고 밀림을 없애 게릴라전을 막고 군량의 보급을 차단할 목적으로 사용하였다고 주장하였다.
미국군은 이 작전을 '오렌지작전'이라 불렀는데 이는 살포약제의 대부분(67%)이 에이젼트 오렌지(AGENT ORANGE)였기 때문이다. 이 명칭은 다른 것과 구별하기 위해 용기의 드럼통에 오렌지색의 페인트를 칠한 것에서 유래하였으며, 실제 약제의 색은 오렌지 색이 아니다. 당시 한국의 매스컴에서는 이를 '고엽작전'이라 보도하고 여기에 쓰인 약제를 고엽제라 하였다. 1969년 미국은 동물실험에 의하여, 2·4·5-T계와 2,4-D계 제초제를 합성할 때 함유하는 초미량의 불순물인 다이옥신이 인체에 들어간 뒤 5∼10년이 지나면 각종 암과 신경계 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고 밝히고 이 약제의 사용을 중지하였다.
1994년 6월 베트남 정부는, 베트남 군인 및 민간인 약 2백만 명이 고엽제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국의 베트남 참전용사들 중에서도 고엽제로 인하여 상당수가 두통·현기증·가슴앓이·피부에 혹이 생기는 등 고엽제 질환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뿐만아니라 베트남전에 참전한 미국군 중 다수의 사람들이 고엽제로 인한 피해를 제기하였다. 하지만 고엽제 제조사인 몬산토는 고엽제로 인한 피해가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제연합(UN)은 고엽제를 '제네바일반의정서'에서 사용금지한 화학무기로 보고 베트남전쟁 이후 고엽제의 사용을 감시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농업국에서는 여전히 고엽제가 작물파괴용으로 사용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고엽제 [defoliant, 枯葉劑] (두산백과)
베트남-미국 간 전쟁 당시 월남 파병 한국 군인들에 대해 베트남 사람들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을지 궁금했었다.
한 영상을 통해 지나간 과거의 아픔을 다독이고 이제는 동반자적 관계로 함께 가는 한국-베트남의 모습이 참 괜찮다는 생각을 하며, 아직까지 일본을 원수와 같은 나라로 생각하며 일본 식민통치의 상처를 가슴에 꽉 안고 살아가는 한국인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어느 다큐를 통해서는 베트남 사람들은 과거에 연연해하기보다 오늘과 미래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베트남 사람들이 이런 인식을 갖게 된 데에는 베트남의 역사적 지도자인 호치민(Ho Chi Minh)의 지도력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 덕분인 것 같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보아 한 사람의 지도력과 그의 영향력은 전 국민의 인식을 바꿀만큼 아주 중요한 것이다. 한국 지도자들의 현 주소는 어떠한지 돌아보지 않을 수가 없다.
어쩌면 그렇다. 한국의 지도자 운운하기 이전에, 나는 과연 미래 세대를 위한 좋은 발판이 될 그릇, 지도자적 요건을 갖추고 있는지 그것을 먼저 점검해야할 것이다. 그렇기에 이번 여행이 더욱 나에게 소중하다.
1 Dec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