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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여행 4-4 | 호치민 | 렉스 호텔 - Rex Hotel | 베트남 과일 스무디 - 신또(Sinh tố) | 반 미 가(Banh Mi Ga) - 치킨 바게트 샌드위치
Olivia올리비아 2022. 2. 1. 15:21호치민 여행 | 렉스 호텔 - Rex Hotel | 베트남 과일 스무디 - 신또(Sinh tố) | 반 미 가(Banh Mi Ga) - 치킨 바게트 샌드위치
호치민 시립 미술관(Ho Chi Minh Museum of Fine Arts)을 나와서 길을 걸었다.
미술관을 다녀오니 베트남에 대한 새로운 시선이 생겨남을 느낀다. 베트남 중에서도 과거 사이공(Saigon)이라 불렸던 이 도시 속에서 어떤 경제와 문화, 사회가 형성되어 있는가 찬찬히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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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동 코이(Dong Khoi area) 쪽으로 걷다가 렉스 호텔(Rex Hotel)에 들어가봤다. 이 호텔 바로 앞에서는 현재 일본 JICA(자이카)의 ODA로 도시철도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어서 호텔의 외관은 잘 볼수가 없다.
이 호텔의 ground floor는 각종 luxury brand들이 입점해있다.
호텔 로비.
호치민 렉스 호텔(Rex Hotel)은 1927년 프랑스 식민통치 시절 때 지어졌으며, 베트남-미국의 전쟁 당시 미국 장교들이 드나들어 유명해졌다. 1961년 사이공에 도착한 최초의 미군 중대병력이 이곳에서 묶었고, 전쟁 기간 동안 미군 지휘부가 이곳에서 일일 브리핑을 가져 더욱 유명해졌다. 전날의 전쟁 상황을 알려주는 이 브리핑을 냉소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던 언론은 '5시의 바보들(The Five O'Clock Follies)'라 조롱하기도 했다. 지금도 유명한 roof top bar는 전쟁 중 미군 장교들과 군속들에게 애용되었다. 1975년 전쟁이 끝난 후 Saigon Tourism이 호텔을 소유하여 요새화된 항구(Fortified Port)라는 의미의 '벤 탄(Ben Thanh)'이라 이름지었다. 호텔은 1976년 통일을 알리는 기자 회견장으로도 사용되었으며, 1986년 호텔은 이전 이름의 '렉스 호텔'로 다시 이름 붙여지게 되었다.
베트남의 최초의 근대 호텔인 이 호텔은 원래 4성급 호텔이었으나 현재는 건물을 증축하여 5성급 호텔로 거듭났다. 월남전의 역사를 간직하였다는 것 외에는 호텔 시설이 특별히 뛰어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베트남의 역사를 느끼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 호텔은 하룻밤 쯤 묵어볼만한 장소가 되고 있다.
호텔 옥상에서 바라본 호텔 내부.
ground floor의 야외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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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로 들어가는 길에 한국 식당을 만났다. 한국 음식이 장사가 잘 되나 싶었는데 식당 안에는 손님들이 꽤 있었다. 인간이 가장 끌리는 맛이 숯불에 구운 고기 맛이라고 했는데, 이곳에는 한국처럼 테이블마다 불판을 설치해놓고 있었다. 한국에서는 식탁에서 고기를 직접 구워먹는 문화가 너무나도 당연하고 익숙하지만, 외국인들에게는 이것이 참으로 이국적이고도 색다른 체험이 될 수 있기에 이런 장치들이 더욱 주목을 받는 것 같다. 하지만 한국 문화는 아직 외국인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 일본의 Sushi가 고급 문화화 되어 많은 세계인들에게 각광받고 있듯 한국의 문화도 그렇게 위상이 높아졌으면 좋겠다. 요즘 한국에서 '한식의 세계화'를 주제로 많은 행사와 경연대회 등이 열리고 있던데 그 노력만큼 한식이 세계인들에게 주목받는 문화가 되길 바란다.
숙소로 들어가는 길에 어제 바닥에 엎지른 jack fruit smoothie(잭 프룻 스무디)를 만회하기 위해 어제의 그 길거리 노점에 또 들렀다. 베트남에서는 과일 스무디를 Sinh tố(신 또)라고 부른다. 오늘도 잭프룻을 먹을까 하다가 나는 soursop smoothie(사워솝 스무디)를 먹어보기로 했다.
과일을 잘라서 과일 스무디로 팔기도 하고, 이렇게 조각조각을 포장해서 생과일로 팔기도 한다. 과일 스무디 가격은 보통 20,000d(약 US$1)이고, 과일 한 팩당 가격도 그 정도이다. 단, 두리안(Durian) 같이 비싼 과일은 5,000d(약 US$0.24) 정도가 가격에 더 추가된다.
나는 반 미 가(Banh Mi Ga: 닭고기가 들어간 바게트 샌드위치)를 먹어보기로 했다. 내가 맛있다고 자부하던 BMV(Banh Mi Viet - 반 미 비엣) 브랜드의 샌드위치 가격보다 5,000d이 더 저렴하기도 했고, 길거리 레스토랑이라 더 맛있어 보이기도 했다.
요리사는 닭고기를 즉석에서 양파 등의 채소와 맛있는 향이 나는 소스로 볶아서 즉석 바게트 샌드위치를 만들어 주었다.
나는 숙소 근처 공원에 앉아서 과일 스무디와 바게트 샌드위치로 저녁을 먹었다. 바게트 샌드위치는 크기가 남다르고, 그 안에 들어있는 닭고기의 양도 엄청났다. 가격에 비해 엄청난 양에 놀라기도 했지만, 나는 왜 자꾸 그렇게 배가 고프던지.. 그렇게도 양이 작던 내가 2/3나 먹었다는 사실이 스스로 믿겨지지 않았다. 여행하면서 몸이 낫고 있는 것인가. ㅎㅎ
하지만 아무래도 평소 먹던 양보다 많이 먹으니 소화가 더디기는 한 것 같다. 먹을 때는 잘 먹는데, 먹고 나서는 그 배부른 느낌이 아무래도 익숙치가 않았다. 그래서 공원에 있는 운동기구도 이용하고 스트레칭도 하면서 운동을 좀 했다.
호치민 시민들 속에서 이렇게 운동을 하다보니 내가 만약 호치민 시민이 되어 살아가면 어떤 느낌일까 상상해보게 되었다. 달리기를 하면서 땀을 빼는 외국인들도 종종 보였는데 그들은 이곳에 무슨 일로 왔을까 싶기도 하고. 베트남에서 산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날마다 사람들이 공원에서 베트남식 제기 놀이를 한다. 주로 발로 차서 상대방에게 보내는데 손, 머리 등 다른 신체 부위를 이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배드민턴도 성행 중인 듯.
또한, 캄보디아에서도 볼 수 있었던 공원 단체 체조. 음악을 틀어놓고 운동 선생님이 구호에 맞춰 리드하면 사람들이 따라서 운동을 한다. 음악과 함께하는 운동이므로 사람들이 반 무아지경에 빠져 열심히 몸을 흔든다. 댄스보다는 에어로빅 정도의 운동이고, 에어로빅보다는 강도가 약한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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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와서 씻고는 가이드북을 열심히 본다. 베트남은 어떤 나라인가. 베트남은 잠시 거쳐가게 되는 나라일 줄 알았는데 이곳에서 지내는 몇일 동안 베트남에 대한 호기심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아무래도 무비자가 15일밖에 안된다는 것이 아쉬워져서 나는 비자 연장을 해야 하나 생각해보게 되었다.
아세안 10개국을 다 돌아보는 것이 첫 계획이었지만, 아무래도 그 계획은 수정되어야 하지 않나 싶다. 왜냐하면 유명 지역들을 찍고 찍고 다니는 것은 그 지역은 그냥 방문한 것밖에는 별다른 의미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지역의 경제, 문화, 사회, 정치를 그래도 체험할 수 있는 가능한 깊이 체험하는 것이 아세안 전체를 바라보는 통찰력을 얻는 지름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최대 3개월로 계획하고 시작한 여행인데, 이제 정말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몇 개의 국가를 보게 될지, 그 지역에서는 어떤 부분에 더 초점을 맞추어 보고 배우고 공부하게 될지 아무것도 모른다. 그저, 오늘 하루에 최선을 다하는 것. 오늘 속에서 보고, 듣고, 배우는 모든 것들, 특히나 그 속에서의 만남을 통하여 오늘의 것이 내일의 것으로 연결되어져 하나하나 앞에 놓여져있는 징검다리를 당연하게 건너가듯 그렇게 여행이 진행되길 바란다.
28 Nov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