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Ella(엘라)에서의 첫 아침이다.

아침 6시에 눈이 떠졌다.

침대가 넓어서 편하게 깊게 푹 잔 것 같다.

 

아직 자고 있는 친구들을 뒤로 한채 슬금슬금 밖에 나와 아침의 공기를 마셨다.

엘라의 아침 공기는 참으로 fresh 했다.

공기를 한껏 들이마시면서 건강이 좋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방에서 바라다 본 숙소 앞 전경.

 

 

나무의 실루엣과 푸른 하늘, 빛이 만들어내는 풍경에 넋을 잃었다.

 

 
 

이국에서 맞이하는 이른 아침.

아침의 공기와 햇살이 참 감사하다.

 

 

 

 

 

날이 점점 밝아온다.

식물들이 점점 더 밝은 색을 띠기 시작한다.

 

 

앗! 저 멀리 보이는 숙소 앞 바나나 나무~

 

 

오호~ 바나나가 이렇게 많이 열려있네!

당장이라도 따서 맛보고 싶다.

 

 

 

아침 일찍 출근하는 사람들로 가득 찬 버스.

공기가 참 맑은 곳이지만,

버스가 한번 지나가니 역시.. 매연이 공기 중에 흩뿌려지는 것이 보인다.

사람의 편리함을 위하여 만들어진 버스이지만...

아름다운 자연 앞에 내뿜어지는 저 배기가스는 아무래도 눈살이 좀 찌푸려진다.

 

 

 

아침 공기를 만끽하고 싶어 혼자 산책을 나갔다.

느릿느릿 걸으면서 이곳저곳 가게를 구경하고,

어디에 무엇이 위치 했는지 대충 엘라의 지리를 파악했다.

그리고 기차역에 가서 다음 여정지의 기차 시간도 확인했다.

 

나의 아침 산책길 내내 동행했던 이슬 머금은 식물들이 뿜어내는 싱그러운 향기.

산과 계곡이 있는 이 작고 아름다운 마을..

이곳이 참 마음에 들었다.

 

흐뭇한 마음으로 산책을 하고 돌아오다가

빵집이 보여서 친구들과 함께 먹을 아침식사 빵과 주스를 사고,

과일 가게도 보여서 파파야도 샀다.

빵은 하나에 한화 약 200~300원이고, 파파야 역시 500원이 채 안 되는 가격이었다.

한국에서 파파야 먹으려면 참 비싼데,

인도나 스리랑카는 파파야가 사시사철 있고 가격도 싸고 맛있어서 참 좋다^^

 

아무튼 먹음직스러워 보여 산 코코넛 브레드~

요거 정말 맛있었다.

빵이 약간 질긴감이 있었지만 겉의 바삭한 껍질이 참 맛있었다.

딱딱한 듯 하면서 먹으면 달콤하면서 고소한 이 빵이 기억에 남는다.

친구들 역시 이 빵을 좋아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T와 사진 정리를 하다가

뮤지컬 Notredame de Paris(노트르담 드 파리)를 봤다.

항상 노래만 아이팟(iPod)으로 들으면서 다니다가

뮤지컬을 이렇게 몰입해서 본 것은 처음이었다.

이걸 보려고 여러 번 시도를 했었는데.. 뭔가 지루해 보여서 볼 때마다 딴짓하기 바빴었는데

친구들과 함께 보니 생각보다 재밌어서 꽤 몰입해서 봤다.

 

근데 어제 저녁부터 감기 기운이 있다면서 앓아 누운 Q...

온 몸을 사시나무 떨 듯 떨었다.

열이 날 땐 오히려 이불을 걷고 열을 떨어뜨려 주어야했지만..

너무 추워하길래 우리가 가진 담요를 여러 겹 덮어 주었다.

휴.. 여행길에 아프면 참 고생인데..

Q가 얼른 나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Q는 아픈데.. 방은 하나이므로..

우리끼리 옆에서 뮤지컬을 보고 있자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었다.

 

Q도 아프고 해서..

이 날은 그냥 쉬었다.

점심은 어제 점심 때 갔던 스리랑카 가정식 레스토랑에 또 갔다.

오늘은 다른 메뉴를 시도해 봤는데 버미셀리 채소 볶음이 맛있었다.

이걸 주문했더니 아저씨가 mango chutney(망고 쳐트니)도 함께 주셨는데

버미셀리 요리에 조금 가미해서 먹으니 어찌나 달콤하고 맛있던지~ 완전 반하긴 했었는데..

아무래도 Q가 아파 빠진 자리 때문인지.. 음식을 먹을 때

한 두입만 외부의 새로운 자극에 대한 혀의 반응으로 맛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나머지 남은 음식들은 먹긴 먹는데 뭘 먹는지 모르겠더라.

그냥 허기를 때우기 위해, 몸의 엔진을 가동시키기 위한 연료 정도로 먹었달까..

아무튼 한 사람이 빠져서 그런지 밥맛이 참 없었다.

스리랑카 와서 제일 맛없는 밥을 먹었던 날.

 

밥 먹고 돌아와서는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 보면서 쉬다가..

커리 라면과 단호박쌀죽으로 '맛없는' 저녁을 먹으며 '스리랑칸 미스터빈'을 TV로 좀 보다가..

식후에는 세 여자가 카드게임을 하다가..

이것 역시 별로 재미가 없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어제가 친구들과의 마지막 밤이 될줄 알았는데

Q가 아파 헤어짐의 시간이 delay 되었다.

친구들과 함께 밤을 보내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곧 혼자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좀 허전해지는 밤이었다.

 

아이팟을 귀에 꽂고 간신히 잠이 들었다.

 

11 Jul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