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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le('골', '게일' 또는 '갈', '갈레'로 발음.... 하지만 '갈레'로 많이 불리는 듯 하다.)에 가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났다. 숙박비는 어제 미리 지불했기 때문에 일어나 씻고 짐 챙기고 바로 나왔다. 어제 아저씨와 이야기했던 슈퍼마켓 앞으로 가자 아저씨가 반갑게 인사하며 엘라 폭포 가는 길 쪽으로 군인 초소 조금 지나면 그곳이 버스 정류장이라고 이야기 해주었다.

 

버스 표지판도 없는 버스 정류장. 현지인들이 서로 정해 놓은 버스 정류장. 그곳에서 기다리다 보니 아침 일찍 학교 가는 학생들도 보이고 출근하는 듯한 여러 사람들이 보였다.

 

옷차림은 허름하고 찢어진 시장 바구니를 들고 있던 영어에 능숙한 한 아저씨가 낯선 여행자가 큰 짐을 메고 그 곳에 혼자 서 있어서 외로워 보였는지 내게 말을 걸었다. 아저씨와 말문이 튼 김에 이 곳이 Galle에 가는 버스 타는 장소가 맞냐고 물으니 그렇단다. 참 친절한 아저씨^^ 아저씨는 어디 가는 길이냐고 물으니 일터에 나간단다.

 

 

곧이어 빨간색 버스가 왔다. 아침부터 버스 안은 사람들로 북적북적. 큰 짐을 메고 낑낑거리며 버스에 오르니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나를 보자 버스 운전기사 아저씨와 그 곁에 서 있던 사람들이 내 배낭을 버스기사 옆에 내려놓는 것을 도왔다. Galle에 가는 길은 꼬불꼬불 산길을 돌아서 내려가야 한다. 버스가 커브를 돌 때마다 내 가방이 휘청휘청 하였는데 버스 앞 문쪽에 서 있던 아저씨가 내 가방이 떨어지지 않게 내 가방을 잘 챙겨 주셨다. 내가 고맙다고 하자 가방을 챙겨준 아저씨들이 내게 환한 미소를 지었고, 버스 기사 아저씨도 내가 어디까지 가냐며 미소를 지어 주었다:) 어린 학생 혼자 낯선 곳에서 여행을 하니 두려울법하다고 느낀 것일까.. 아무튼 그들의 짧지만 정 있는 대화와 관심으로 난 혼자 여행중이라는 긴장과 약간의 걱정을 털어 놓을 수 있었다. 게다가 이 아저씨들, 처음에는 자리가 없어서 내가 서서 가고 있었는데 앞자리에서 누군가가 일어나 빈 자리가 생기자 얼른 그곳에 앉으라며 6시간여 버스를 타고 멀리 가야 하는 내게 자리를 마련해 주시는 친절함도 베풀어 주셨다. 참 고마운 아저씨들^^ 지금 생각해도 참 마음이 훈훈해진다:) 난 낯선 사람들의 친절과 도움으로 살며 여행하고 있다.

 

스리랑카에서 장거리 버스를 타고 가면 중간에 한번쯤 휴게소 같은 곳에 쉰다. 사실 휴게소라기보다 동네 구멍가게 같은 곳 앞에서 서는데 사람들은 이 기회를 이용해서 화장실에 다녀오기도 하고 가게나 식당에서 잠시 요기를 하기도 한다. 버스에서 내리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튀김, 튀밥 등이 든 바구니를 가지고 직접 버스에 올라 주전부리를 파는 사람들도 있다.

 

Galle에 다가갈수록 바다 내음이 풍기더니 어느새 버스는 해안가를 달리고 있었다. Kandy의 information center에서 얻은 커다란 지도를 보면서 난 내가 지금 어디쯤을 달리고 있는지 열심히 체크를 했다. 아무래도 혼자 여행을 하다 보니 나 자신이 스스로를 챙겨야 하기도 했지만 지도를 보면서 달리니 무작정 목적지에 아무 생각 없이 달리는 것보다 스리랑카 지리에 대한 이해가 훨씬 더 잘 되어서 좋았다.

 

 

 

엘라에서 꼬불꼬불 달려 내려오던 버스는 어느덧 평지를 달렸다. 계속 산 풍경만 보다가 넓게 탁 트인 평지를 보니 기분이 좋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는 날씨.. 스리랑카에 와서 제일 처음 도착한 해안마을 Negombo(네곰보) 이외에, Kandy, Nuwara Eliya, Haputale, Ella 모두 Hill country였어서 긴 팔에 어떤 때는 점퍼까지 입고 다녀야 할 정도로 쌀쌀하거나 활동하기 좋은 온도로 지냈었다. 그런데 차가 산을 내려가면 갈수록 점점 더운 기가 느껴지더니.. 급기야는 강한 햇살에 땀이 엄청나게 흘렀다. 난 웬만해선 땀이 잘 안 나는 체질인데 내 몸에서 이렇게까지 땀이 날 수 있구나.. 하는 경험을 했다. 

 

그렇게 난 오전 7시 15분에 버스에 타서 1시쯤 Galle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리자 어디가 어딘지 분간이 잘 되지 않았었는데 근처 크리켓 경기장 앞에 있던 경찰 아저씨에게 Fort가 어디냐고 물으니 근방이라고 가르쳐 주셔서 그 쪽으로 금방 갈 수 있었다.

 

포트 안에 들어가니 예쁜 주택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고 마을이 참 아기자기했다. 와.. 어떻게 이렇게 요새 안에 마을을 건설할 생각을 했을까.. FORT 안에 아직도 사람들이 살고 있다니... 뭔가 신기하고 낭만적이었다. 앨리스의 이상한 나라에 온 것 같은 기분마저 들었다. 내가 그 곳에 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았다.

 

난 그렇게 놀라움과 경이로움에 가득 찬 눈빛으로 일단은 짐을 내려놓을 숙소를 찾았다. 원래는 가정집 분위기의 깔끔하고 좋다는 숙소를 찾아가고 싶어서 그곳을 사람들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얼마 가지 않아 한쪽 구석에서 포트를 지키는 듯한 경비원 아저씨를 만나 그 분께 게스트 하우스를 여쭤봤는데 영어를 잘 하지 못하셔서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았다. 영어를 잘 못하시니 내가 무언가를 물어보면 고개를 무조건 끄덕이시던데.. 아저씨 잘못은 아니지만 시간이 그렇게 지체될수록 강한 햇살에 내 얼굴은 익어가고.. 가방은 무겁고.. 엄청나게 더운 날씨에 좀 짜증이 났다.

 

그러던 차에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던 한 청년을 아저씨가 불렀다. 그 청년이 영어를 좀 하나보다. 내가 지도를 가리키며 이 숙소를 아냐고 물어봤더니 자신을 따라오란다. 더 좋은 숙소를 알려 주겠단다. 그런데 뭔가 좀 느낌이 이상해서 혹시 호텔 매니저냐고 물어봤더니 그렇단다. 음.. 난 이렇게 중간 연결자를 거쳐서 숙소 잡는 것보다 내가 내 발로 직접 찾아가서 내가 결정하는 것이 더 좋지만.. 너무 덥고 지쳐 있었으므로 일단은 그 청년을 따라서 가 보기로 했다.

 

숙소 이름은 New Old Dutch House. 그 청년은 자신의 호텔이 Lonely planet에도 언급되어 있다면서 이방인의 경계를 풀어주었다. 내가 값이 저렴한 방을 찾는다고 하자 처음엔 어둡고 침침한 방을 보여주었다. 음.. 근데 뭔가 습하고.. 밤이 되면 무서울 것 같았다. 혹시 다른 방이 있냐고 묻자 이 방을 마음에 들어할 것 같다면서 호텔에 들어서면 딱 보이는 나선형의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있는 2층방을 보여주었다.

 

보는 순간 아! 이 방이다! 싶었다. 바닥도 깔끔, 침대 시트도 그런대로 깔끔. 방금 전 보여준 방과는 완전 딴 판이다. 그런데 문제는 가격을 높게 부르는 것이었다. 계속 가격 협상을 하다가 그 가격이면 좀 지치고 힘들더라도 차라리 원래 가려던 곳이나 다른 곳을 알아봐야겠다고, 알았다고 하고 나오려는데 주인이 날 잡았다. 내가 원하는 가격에 해준단다. 야호~!! 주인은 비수기라서 이 가격에 해 주는 것이라면서 성수기 때는 어림도 없단다.

 

그렇게 난 방에 짐을 풀 수 있었다.

 

 

 

 

바로 이 방이다. 2층에, 빛이 환하게 들어오는 깔끔했던 방. 난 보자마자 이 방에 머물겠노라고 했다. 호텔 매니저는 이 방을 소개하며 일본인들, 여성들에게 정말 인기 있는 방이라고 말했다. 이 방이 하루에 Rs.650. 한화 약 6,500원 정도다. 처음에는 double을 불렀었는데.. 결국 이 가격으로 합의를 봤다. ㅎㅎ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이만한 호텔에 이런 말도 안 되는 가격으로 묵었는지... 아마 비수기라서 가능했던 것 같다. 성수기 때에는 더블이 아니라 3배까지도 가격이 치솟는 듯 했는데, 가격이 3배라고 해도 정말 싸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저렴하고도 좋은 호텔이다. 그래서 난 스리랑카 여행 후, 누군가가 스리랑카에 가고 싶다고 하면 주저 없이 이 호텔을 적극 추천한다. 

 

 

 

 

 

 

방 안에는 이렇게 간단한 가구와 화장대가 있었다.

 


 

화장대 위의 저 전등갓은 밤의 운치를 더하여 주었었다. 저 아래서 글을 쓰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피곤이 쌓였던 나는 밤이 되면 그냥 이것저것 영상을 틀어놓고 보다가 잠에 빠져들기 일쑤였다. 지금 생각해 보니 참 아쉽네.. 글 쓰는분위기도 한 몫 하는데 한껏 즐기고 올 것을!

 

 

 

 

 

호텔을 둘러보니 처음에 보여 준 방이 정말 형편 없어서 그랬지, 호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신혼 부부들이 와서 묵어도 좋겠다 싶을만큼 참 세련면서도 깔끔하였다.

 

호텔 한 쪽에는 gem shop(스리랑카에는 gem 가게가 참 많았다. 스리랑카 stone이 유명한가..)도 운영하고 있는걸 보니 꽤 고급 호텔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호텔에 놓인 Lonely planet(론리 플래닛)을 읽어보니, 이 호텔이 중상급 호텔로 소개되어 있고, 이곳 식당에서는 바다소리를 들으면서 아침 식사를 할 수 있다고 씌여 있었다.

 

이곳에서 머무는 동안은 방 값이 저렴한 대신 욕실이 붙어있진 않아 공동 욕실을 사용했다. 처음에 소개 받은 욕실은 어둡고 매우 침침하였다. 원래 이곳이 그런가보다.. 하고 난 그 침침한 욕실을 계속 이용 했었는데.. 다음날 새벽에 화장실을 가려 하니 그 욕실 쪽으로 통하는 문이 잠겨 있길래 다른 욕실을 찾았었다. 그랬더니 내 방에서 멀지 않은 곳에 엄청 괜찮은 common bathroom이 있는 것이 아닌가! 그 좋은 화장실이 방 가까이에 있는데 그 호텔 매니저라는 청년은 왜 나에게 그렇게 돌아가야 하는 어둡고 습한 화장실을 알려준 것일까.. 약간 의아하기도 하고 슬쩍 부아도 치밀어 올랐으나.. 어쨌든 내가 그 욕실을 안 이후부터 좋은 화장실을 쓰게 되었으니깐~ 뭐.. 상관은 없다. ㅎㅎ 내가 내 돈 주고 묵는 곳인데, 좋은 시설을 이용할 권리가 있는 것이다!

 

아무튼 내가 이 호텔에 묵기로 결정을 한 순간부터 직원들의 대우는 매우 달라졌었다. 언제 어떤 식사를 원하냐고 묻고, 티를 원하냐고 묻고.. 물론 service charge를 받을 것이긴 하지만 이것저것 세세하게 배려해 주는 마음이 기분 좋게 다가왔다. 하하.. 자기네 고객이 된 순간, 이렇게 대우를 달리 해주다니!돈에 따라 이렇게 사람 대우가 달라지다니.. 경제.. 이해타산에 따라 움직이는 인간의 속성이라니.. 좀 씁쓸해졌었다.

 

아무튼 호텔 분위기도 너무 좋고, 인터넷 등 여러 시설도 이용할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해서 나중에 그와 이곳을 다시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Galle까지 오면서 땀을 많이 흘린 나는 짐을 풀자마자 샤워를 하고,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밖으로 나오려는데 장대비가 쏟아졌다. 바닷가 동네에서 비가 내리니.. 비가 오면 축축해져서 싫은 날도 있지만 오늘은 왠지 낭만적이다. 그렇게 비를 바라보고 있는데 호텔 주인이 다가와 나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건넨다. 인도에서 자원봉사를 하다가 지금은 여행 중이라고 하니 좋은 일을 한다면서 스리랑카에도 자원봉사 기구가 많다면서(Koica(코이카)를 아시냐 물으니 안다고 하셨었다.) 이곳저곳 알아보란다. 호텔 주인은 특히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이 중요하다면서 교육과 자원활동의 중요성에 대해서 열정적으로 주장했다. NGO에서 힘 있게 활동하고 싶었지만 그럴만한 여건이 안 되서 정말로 지친 마음으로 스리랑카에 왔는데.. 또 다시 이런 이야기들을 들으니 갑자기 의욕이 불타 올랐다. 스리랑카의 자원활동 단체도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장 쪽으로 나와서 점심을 먹었다. 사진은 veg.curry&rice(채소 커리 앤 라이스)이다. 접시 윗줄의 맨 왼쪽부터 순서대로 콩고기, Dal(달), Coconut sambal(코코넛 삼발은 역시 Ella에서 먹었던 것이 최고! ㅠ.ㅠ 그리워~), 초록색은 무슨 채소 요리다. 밥 왼편의 튀김은 파파담 같은.. 짭짤한 fried Puri(뿌리) 같은 것인데 밥이랑 함께 먹으면 감칠맛이 돌면서 맛있는 것이었고, 오른편은 인도보다 알이 작은 스리랑카의 쌀이다. 이 날은 Dal과 콩고기가 참 맛있었다.

 

이곳은 꽤 큰 체인 레스토랑이었는데 여러가지 메뉴가 많아서 메뉴를 고르는 데 한참이 걸렸다. 인도나 스리랑카는 어쩜 이렇게 vegetarian(베지테리언) 메뉴가 잘 발달되어 있는지.. 그리고 레스토랑 메뉴에 vegetarian/non veg.(채식/비채식) 음식이 철저하게 나뉘어져 있어 메뉴 고르기가 쉬웠다.

 

한국에서는 겉으로는 채식으로 보여도 알고 보면 '쇠고기 다시다'를 가미하여 만든 음식 등 100% pure veg. 음식 찾아보기가 참 힘든데, 이 나라들에서는 식당에 가면 이것저것 재고 고민할 필요 없이 veg. 쪽에 있는 메뉴판만 보면 되기에 음식 고르기가 참 편했고, 함께 간 동료들과도 음식 때문에 마음이 불편해질 필요가 없었다. 한국에서는 한 메뉴를 같이 나눠 먹고, 함께 즐기는 문화가 발달되어 있고, 약속 장소를 정할 때 vegetarian 메뉴와 non veg. 메뉴 중 고를 수 있는 레스토랑이기보다.. 대부분의 약속이나.. 특히 회식 장소를 고깃집으로 정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고기가 안 들어간 메뉴를 고를 수 있는 곳도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고기를 좋아하므로.. 그래서 인도에 있을때 인도 친구들에게 한국에서는 베지테리언이 되기가 참 힘들다고 투정을 부렸던 기억이 난다..ㅎㅎ 실제로 내가 있었던 센터에서도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치킨, 돼지 등의 고기를 먹었기 때문에 그런 '대세'에 밀려 난 고기를 안 먹는 이상한 사람 취급을 당했었다. 이런 나를 불쌍히 여긴 인도인 친구 Sunitha(수니따)는 나를 위해 소량의 veg. curry를 만들어 주기도 했다. 수니따도 달걀, 우유를 안 먹는 베지테리언이어서 그녀는 누구보다도 날 잘 이해해 줬었다^^ 고마운 수니따~ 이야기 하다 보니 갑자기 보고 싶다!)

 

아무튼 그렇게 고깃집.. 등으로 약속 장소가 non veg. 장소로 정해지면 채식을 하는 나로썬 먹을 것이 없어 그 자리가 불편해지곤 했었는데.. (물론 나를 잘 이해해주고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은 나를 위해 veg. restaurant에 가거나 일부러 veg. 메뉴를 고른다.) 그래서 누군가와 밖에서 음식을 함께 먹는다는 것이 좀 신경 쓰이고 약간 스트레스였는데.. 인도나 스리랑카에서는 어떤 레스토랑에 들어가더라도 채식인을 위한 메뉴가 따로 있고 또 음식을 먹는 것이 한 접시에 1인분이 나오는 1인식 문화라서 다른 사람들 눈치를 볼 필요 없이 그냥 내가 먹고 싶은 접시만 시켜서 먹으면 됐기에 참 편했다. 

 

어쨌든 기회가 된다면 이곳의 채식 음식들을 배워보고 싶다. (물론 인도에서 수니따에게 많이 배우긴 했지만 말이다. 인도 채식 음식 하니 생각나는데.. 기름기 많은 인도 음식을 한국인들에게 소개하려면.. 기름기를 확 줄이고 강한 향신료 풍미를 줄인 한국화 된 메뉴가 필요할 것 같다. 인도인들은 채식을 하면서도 배가 나오고 몸집이 큰 이유가 단 음식을 많이 먹고 특히 기름을 듬뿍 넣어 튀기거나 끓인 요리를 많이 먹기 때문이다.)

 

 

 

 

레스토랑 창 밖으로 바라 본 풍경. 어느 곳을 가더라도 버스 정류장 옆엔 저렇게 노점상들이 있구나. 가게를 나가면 과일 좀 사먹어야지:)

 

 

 

 

밥을 먹고 나왔는데 또 소화가 잘 안 됐다. 숙소에 그냥 들어가긴 뭐해서 타운을 산책하기로 했다. 서점도 가보고, 우리나라의 이마트와 비슷한 food city도 가서 이것저것 식재료도 구경하고.. (난 다른 나라 가서 제일 재밌는게 슈퍼마켓 식재료 코너 구경하는 것이더라~ ㅎㅎ 내가 음식과 요리를 사랑하긴 하나봐~) 또 슬슬 걷다 보니 운하 옆에 Galle station이 보였다.

 

 

 

 

쭉 뻗은 철길이 참 인상적이었다. 비가 온지 얼마 안 되서 그런지 물기를 머금어 더더욱 푸르러진 식물들과 촉촉하게 젖어 나무냄새가 풍기는 기찻길이 나로 하여금 미소를 머금게 했다 :-)

 

 

 

 

가다 보니 이렇게 station으로 통하는 다리가 있어서 건너 보았다.

 

 

 

다리 위에서 바라다 본 풍경.

 

 

 

 

차고에는 금방이라도 출발할 것 같은 기차들이 대기중이다.

 

 

 

 

Galle station 사무실인가? 아무튼 벽면에 이렇게 연필로 그린듯한 기차 그림이 그려져 있어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기차역에 오니 그 근처 길들이 마치 시골길 같았다. 비가 와 축축해진 흙길을 걸었다. 비를 머금은 식물들이 뿜어내는 향기와 흙 냄새가 날 기분 좋게 했다:)

 

 

 

 

철길을 따라 도착한 Galle station.

 

 

 

 

Galle 다음 목적지는 마지막 목적지인 Colombo(콜롬보)였다. 콜롬보 가는 열차 시간이 어떻게 되나 열심히 들여다 보고 있는데 한 남자 스리랑칸이 다가와서 콜롬보 열차 시간을 가르쳐 줬다. 고맙다고 하고 역을 떠나려는데 이 남자가 나한테 계속 말을 시켰고, 자신에게 한국인 친구가 있다면서 한국인인 날 참 반가워 했다. 그래서 나도 한국인을 좋아해주는 이 스리랑칸이 고마워 반가운 마음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Galle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이 도시에서 할만한 일을 추천해 달라 했더니.. 이 아저씨, 물 만난 고기처럼 나에게 이런저런 관광지를 추천하더니 자신의 택시를 타면 여기까진 얼마라는 둥... 장사속을 내비쳤다. 뭐.. 여행하다 보면 이런 사람도 있지.. 싶었다. 사람들은 '먹고 살아야' 하니까.. 자신들의 생계를 이어나가야 하니까.. 때로는 여행자들이 좀 기분 나빠 하더라도 이런 적극적인 액션을 취하며 적극적인 자기 홍보를 해야 조금이라도 더 돈을 벌 수 있으니까.. 이 세상에 나쁜 사람은 없는데.. 자꾸 돈이라는 것이, 경제라는 것이 사람들을 그렇게 만드는 것이니까.. 아저씨한테는 화를 내지 않고 그냥 그러려니.. 이해하면서 기분 좋게 거절 했는데.. 이 아저씨가 계속 끈질기게 다가와서 나중에는 좀 짜증이 났다. 결국엔 도망치듯 Galle 역을 빠져나왔다. 아저씨에게 화를 낼 일은 분명 아닌데.. 기분이 몹시 언짢아졌었다. 그런 방식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이 사회와 환경, 돈이라는 것에 염증이 치밀었다. 

 

 

 

Galle을 좀 산책하다 보니 아~ 이게 정말 현지인들의 삶의 터전이구나.. 싶은 재래시장이 있어서 그곳을 기분 좋게 구경했다. 각종 과일과 채소, 바닷가 마을이라서 그런지 갓 잡은듯한 싱싱한 생선들, 절인 생선들.. 생선 비린내는 싫어하지만 바닷가 특유의 향은 반갑다. 어릴 시절 바다와 관련한 추억이 있어서인지 바다나 바다와 관련된 것들을 만나면 향수를 느낀다.

 

 

 

 

어느덧 해가 지고 있었다. 하나 둘 불이 켜지는 가로등들..

 

 

 

 

해안선을 따라 이렇게 산책로가 나 있었다.

 

 

 

 

아침에 조깅 장소로도 딱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걷는데 갑자기 연인들의 모습이 내 눈에 들어온다. 아.. 이곳을 그와 함께 걸었더라면 참 좋았을텐데..^^

 

 

 

 

 

저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수평선을 바라다보며 무념무상에 잠겼다.

 

 

 

 

 

날이 꽤 어두워져서 다시 숙소로 돌아가는 길. Fort의 입구이다. 불 켜진 포트.. 요새.. 낭만의 도시로 들어가 난 내일을 위해 잠을 청했다.

 

17 Jul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