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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여행과 봉사활동 63 | 티베트인의 쿠킹 클래스 - 티베트 만두 모모(Momo) | 인도인의 라떼 아트
Olivia올리비아 2021. 12. 20. 16:32인도 맥레오드 간즈(McLeod Ganj)에서 봉사활동 + 틈틈히 여행 중.
EBS 세계 테마 기행 - 베트남 편을 보는데.. 여행은 다른 사람을 통해서.. 그 거울을 통해서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이란다.
문득 깨닫는다.. 사람들이 인도를 성자의 나라 운운하는 것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바라보고 싶은 것만 바라보기 원하기 때문에.. 서양 사람들이나.. 다른 사람들이.. 그 나라에 없는 것들을.. 바라보고 싶기 때문에 인도를 성자의 나라라고 이름 붙이고.. 내면의 것들... 영적인 것들을 찾기 위해 인도.. 종교의 나라로 규정하고 인도를 찾는 것은 아닐까? 이미 ‘이미지’화 된 그 이미지를 가지고 여행을 하기 때문에 인도 여행이 어쩌면 더 특별할지도.. 그냥 사람 사는 이곳이 누군가에게는 깨달음의 나라.. 누군가는 그저 삶의 터전 그 이상, 이하로도 안 느껴질 수도 있고.. 각자가 처한 마음과 상황에 따라 여행을 하는 이유와 목적,, 느낌, 이미지 등이 많이 달라질 터이다.
21 Nov 2010
오전 11시. Loling guest house 부엌.
오늘도 이 게스트 하우스의 매니저이자 훌륭한 cook인 Palden의 cooking class time~!!
오늘의 주제는? "Palden, 오늘은 뭐 만들어요?"
반죽과 고기 소가 있는 것으로 보아하여.. 혹시 Momo(모모, 티베트 만두)? 딩동~!!
아.. 그런데 저 뒤에 있는 조그마한 전기밥솥 발견! 인도에도 전기밥솥이 있다니~ 완전 신기! 전기밥솥 맞냐고 빨덴에게 물어보니, 티베트에도 저런 밥솥이 있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런데 빨덴은 저 밥솥으로 직접 밥을 짓진 않고, 해놓은 밥을 따뜻하게 보관하는 용도로만 사용한단다.
와.. 정말 신기하다. 다른 듯 비슷한 세계 각국의 문화! 신기신기~~
티베트 만두, 모모를 찔 찜기를 준비한다.
싱싱한 파를 쫑쫑 썬다.
쫑쫑쫑쫑쫑-
빨덴의 왼손 등에 있는 도장은, 어제 저녁이었던가.. 옆 동네 Bhagsu(바그수, 박수)에서 있었던 Tibetan festival의 흔적이다. 이 게스트 하우스의 매니저이자 Lama(라마)들은 이 축제를 즐기며 춤을 추고 왔단다. 평소 얌전하게 보이던, Tenzin은 그 페스티벌이 즐거웠는지 상기된 표정으로 살짝 춤사위를 보여주었다. 제일 착한 사람 Ngodup(누둡) 역시 더엉실~ 얼쑤! 춤사위를 보여준다. 와~ 라마들. 춤을 제법 추는걸? ㅎㅎㅎ 라마들도 이렇게 축제를 즐기면서 사는구나~ 수도승들은 왠지 엄격하게 살 것만 같았는데.. 신분만 라마이고.. 이 게스트 하우스에서 일을 하는 것도 남인도에 있는 Loseling monastery라던가.. 그곳에서 파견되어 일하는 것이고.. 게스트 하우스 정책상 붉은색 수도복을 안 입고 이렇게 일반인 옷을 입고 있다던데.. 실제로 이 게스트 하우스의 4명의 매니저인 Tenzin, Ngodup, Palden, Gonbo가 사는 삶은 일반인들과 별다를 것이 없어 보였다.
쫑쫑쫑- 썬 파를 고기소에 넣는다.
붉은 양파도 깐다. 인도에서는 우리나라처럼 황금색 양파보다 이렇게 붉은, 자줏빛 양파가 일반적이다.
중국식 칼로 톡톡톡- 서걱서걱서걱- 시원하게 썬다.
양파 역시 고기소에 더하고...
여러 재료들을 조물조물- 섞고 치댄다.
요리를 하는 빨덴의 손이 참 야무지다.
이번에는 반죽 성형하기~
이렇게 반죽을 길게 밀어...
적당한 크기로 일정량씩 떼어낸다.
삭삭삭- 떼어낸 반죽을 둥글게, 둥글리기 한다.
둥글리기 한 반죽에 밀가루..?를 앞뒤로 묻힌다.
밀가루 묻힌 밀가루를 납작하게 누른 뒤, 하나씩 밀대로 밀어 편다.
밀어 편 반죽, 만두피에 만두소를 적당량씩 넣는다.
오므려서 접는다.
손끝으로 만두 끝 모양을 낸다.
ready to cook!
빨덴은 여러 가지 모양으로 모모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빨덴이, "먹어볼래요?"라고 했지만.. 고기 들어간 거라 정중하게 거절...
빨덴, 오늘도 쿠킹클래스 고마워요! 훌륭한 요리 수업 잘 들었어요:)
난 밥 먹으러 밖으로 고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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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오 무렵, Coffee Talk.
이 사람은 한국인 부인을 둔, 화가이자 이 카페의 라떼 아티스트인 아띠이다. 그는 의외로 나보다 어린 22살의 티베트 청년이다. 그의 부인은 31살인데, 인도 비자가 만료되어 한국 친정집인 여수에 가 있다고 했다. 아띠는 조만간 한국 비자를 받아 한국에서 결혼식도 하고 커피샵도 낼 것이라고 했다. 아띠와 그의 부인은 인도에서 결혼을 했지만, 아띠는 아직 장인. 장모님 얼굴을 직접 못 봤고 통화만 했다고 했다. 처가댁에서 자신을 마음에 들어 한단다.
한국 비자는 인도에서 무슨 정책이 바뀌어서 나오는 데 1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했다.. 부인을 만나려면 1년이라는 긴 시간을 독수공방해야 하는 아띠. 그래도 그는 부인을 만날 날을 기다리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부인과 통화도 꽤 자주 하는 듯했다. 그는 한국도 좋지만, 평화롭고 살기 좋은 이곳 인도의 맥레오드 간즈를 참 마음에 들어 했고, 앞으로도 쭉 이곳에서 살고 싶다고 했다.
라떼 아트를 독학한 그는 정말 라떼 아트에 탁월한 재능을 보이고 있는데.. 그는 자신이 지금까지 해왔던 라떼 아트들 사진을 DSLR 좋은 카메라로 착착 잘 찍어두었다. 언젠가 한번 이 사진들로 전시를 했었고.. 앞으로도 전시회를 할 것이라고 했는데.. 한국에서도 NO.1 라떼 아티스트가 될 것이라고 스스로 자부하고 있다.
카메라를 들이대자 커피를 뽑으며 포즈를 취하는 아띠. 그는 참 재미난 사람이다^^ 부인에게서 한국말을 배워서 한국말을 꽤 잘하는데, 자신은 스스로 더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영어를 더 잘한다.
내가 주문한 카페 라떼 만드는 중. 추출한 커피에 우유를 쪼르륵- 붓는다.
우유 거품도 얹는다.
이쑤시개로 커피 위에 그림을 그린다. 연신 오른손 엄지와 검지로 이쑤시개에 묻은 우유 거품을 닦아내며 이쑤시개로 그림을 그린다. 약간은 좀 비위생적으로 보이지만, 아무렴 어때. 훌륭한 아티스트의 커피를 마신다는데 그 정도쯤이야~ㅎㅎ
그러고 보니 아띠. 손톱에 매니큐어도 칠했잖아! 손등은 왜 이리 또 요란한지~ㅎㅎㅎ
그렇게 완성된 라떼 아트. 원래 평소에는 이보다 훨씬 더 훌륭한 그림들을 곧잘 그려내는 아띠인데(탕카에 나올법한 세밀한 그림들도 라떼 아트로 막 그림), 오늘은 카메라가 있다고 긴장했나 보다.ㅋ 그래도 멋져 멋져! 고마워요, 아띠:)
아띠가 만들어준 카페 라떼와 이 카페 사모님이 손수 직접 만드신다는 홈메이드 브라우니. 브라우니는 따뜻하게 데운 뒤 위에 초콜릿 시럽을 뿌려서 나온다.
비린 맛 때문에 달걀과 우유, 버터를 안 좋아해서 평소 이런 음식을 만들기만 했지, 먹는 것은 즐기지 않았었는데.. 추운 고산 지역인 맥레오드 간즈에 있다 보니..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나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동물성 식품들을 요즘 많이 섭취하게 된다. 몸이 '생존'하고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에너지원을 필요로 하는 듯.. 정말 요즘은 먹지 않으면 난방이 안되는 추운 숙소에서 잘 수가 없다. 그래서 챙겨 먹게 되고, 고칼로리 음식을 자꾸 먹게 되고 찾게 된다. 몸이 살려는 생존본능은 사람의 식성을 이렇게도 바꾸나.. 안 먹던 것을 먹는 내가 참 신기하다. 한국에 가면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하나 둘 먹게 된 거 뭐.. 내 몸의 생존과 보호를 위해, 그리고 베이커리 제품을 탐구. 연구하는 셈 치고 즐거운 마음으로 먹자!
Coffee Talk의 브라우니는 자극적이고 퍽퍽한 이곳의 여느 다른 베이커리의 브라우니와 차별화된 질감과 맛을 지니고 있다. 인도의 중력분이라 할 수 있는 Maida(마이다)를 사용했다기보다.. 무슨 고급 밀가루를 쓴 느낌의 맛과 풍미를 자아낸다. 우리나라에서 우리 밀을 가지고 베이킹을 했을 때 나는 듯한 그 특유의 풍미와 향이 나서, 왠지 모르게 이곳의 브라우니는 믿음이 가서 달달한 것이 당기는 날에 이것을 찾게 된다.
포슬포슬- 무겁지도,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은 질감. 안에 다진 호두를 넣어 씹는 맛과 고소함을 더했다.
브라우니 자체의 맛은 그리 달지 않다. 위에 얹은 초콜릿 소스로 인해 달아지는 브라우니.
카페에서 멍 때리고 있는 시간.
요즘 재밌게 보고 있는 인도 소설 White Tiger(화이트 타이거)도 보고.. 인도 신문도 읽고.. 신문에 있는 Sudoku도 풀며 카페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인터넷을 하지 않으니 삶이 참 풍요롭고 나 자신이 충전되는 느낌이다.
오늘도 카페 앞에 자리 잡은 인도 간식 Puri(뿌리) 노점상.
매일매일 소소하지만 정직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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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경. Coffee Talk.
veg. toast & hot chocolate.
싱싱한 오이와 토마토를 먹으니 내 몸이 살 것만 같다. 소금, 후추 살짝 뿌려 먹으면 더더욱 맛있다!
Coffee Talk의 훌륭한 라떼 아티스트인 아띠가 자리를 비운 사이, 다른 직원이 라떼 아트를 만든 모양이다. 완벽하진 않지만 노력한 흔적이 돋보이는 라떼 아트. 그래서 더더욱 예뻐 보이는 라떼 아트:)
22 Nov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