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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여행 39-5 | 심라(Shimla) 여행 - 심라역에서 토이 트레인 구경 | 시티 포인트 베이커리(City Point Bakery)의 다양한 빵, 케익 구경
Olivia올리비아 2021. 12. 11. 13:18
Glen fall(글렌 폭포)에서 다시 Shimla(심라) 중심가로 돌아가는 길.
불어난 계곡 물에 겁이 났지만, 지나가는 현지인에게 "Namaste(나마스떼)." 인사를 건네니 내 마음이 스르르 풀린다. 앞으로 날 다소 이상하게 쳐다보는 인도인들 특유의 의심(?)의 눈초리에 기분 나빠하기보다.. 내가 먼저 웃고 먼저 인사를 건네기로 했다. 무심한 표정으로 날 쳐다보던 현지인도 인사를 건네면 경계를 풀고 웃는다. ^^ 또, 길을 묻고 나서 'Thank you.'라고 영어로 말하는 대신 인도어로 "단냐바드(힌디).", 또는 "shukriya(슈크리야, 무슬림 언어)." 라고 하면 인도인들이 더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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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en fall에서 다시 오르막 산길을 올랐다. Glen의 산길이 끝나고 다시 the Mall road(심라 중심가)와 이어지는 아스팔트 도로까지는 비교적 가깝다 생각하며 잘 왔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다시 the Mall road까지, 완만하지만 그래도 꾸준하게 이어지는 오르막길을 오르자니 언제 걸어갈까.. 앞이 좀 까마득 하였다. 그래서 이 지점에 있는 벽돌로 만들어진 지붕이 있는 피난처 같은 곳에서 잠시 동안 쉬어가기로 했는데, 이미 그 곳에는 나처럼 이 곳에서 쉬어가려는 것인지, 아님 놀다 가려는 것인지는 몰라도 흰 셔츠에 남색 조끼와 남색 바지의 교복을 입은 남자 청소년 몇몇이 있었다. 여행을 하면서 난 철판이 좀 두꺼워진 것 같다. 인도인들이 날 호기심을 갖고 쳐다보든, 이상하게 쳐다보든 별로 개의치 않고 그 피난처 같은 곳에 들어가 난 여유롭게 바깥 산 속 풍경을 바라보며 다른 사람들의 시선보다 내 자신의 쉼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인도 청소년들은 이런 나를 처음에는 흘끔흘끔 쳐다보며 자기네들끼리 뭐라고 하는 것 같더니, 이내 이방인에 대한 호기심을 거두고 자기네들끼리 떠들며 놀다가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렇게 잠시 쉬긴 했지만 오르막길이라 그런가.. 아스팔트 도로를 타자 역시 힘들었다. 빗줄기가 이제 약해졌긴 했지만 끊임없이 내리는 비로 산 속 물이 불어난 탓인지, 아스팔트 도로임에도 불구하고 어디에선가 위에서부터 끊임없이 흥건하게 쏟아져 내려오는 물줄기에 신발과 양말이 홀딱 젖었다.
길을 걷다가 중간에 벤치가 있는 전망대 겸 잠시 쉬어가는 곳이 있어서 이곳에서 잠시 차림을 재정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곳에도 이미 젊은 인도 남자 청년 한명이 쉬고 있었는데, 개의치 않고 들어가 벤치에 앉아 다소 민망하긴 하지만 양말을 벗어 물을 짜고, 신발을 털었다. 인도 청년은 나를 의식하긴 했지만 계속 산 쪽만 바라보며 내 쪽을 대놓고 쳐다보지 않아 비교적 편하게 차림을 정리할 수 있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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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힘들게 the Mall road 쪽, 다시 심라 중심가와 근접한 곳으로 올라왔다. 많이 걷긴 했지만 그냥 호텔로 돌아가기도 아쉽고 해서 Toy train(토이 트레인)을 볼 수 있는 Shimla(심라) 역으로 가봤다.
역을 바라볼 수 있는 곳으로 가보니 마침 빨강 토이 트레인이 역에 서 있었다! 이곳에 토이 트레인을 타고 오던 날, 카메라 배터리가 나가 기차 사진을 찍지 못해 안타까웠었는데 이렇게 다시 기차를 만나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싶고 행복했다! 아~ 보기만 해도 설레이는 Toy train(토이 트레인)!
언덕 중턱 다리 위에 놓여 있는 철길과 토이 트레인. Darjeeling(다르질링)처럼 이곳 사람들도 아무렇지도 않게 철길을 막 걸어다니는구나.
다시 중심가로 향하는 길에 돌아본 쉼라 역. 정말 구름이 눈높이에 있고, 나무들이 이렇게 빽빽히 들어찬 고산 지대에 도시와 역이 있다니.. 인간의 도시 건설 능력이 그저 놀라울 뿐!!
중심가로 다시 걸어가는 중이다.
보이는 도로는 시내, 시외 버스가 다니는 메인 도로.
걷는 오른쪽으로는 이렇게 울창한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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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산에 다녀온 나에게 보상하는 마음으로 Subway sandwich(서브웨이 샌드위치)에 가서 veg. sandwich와 Sprite를 먹겠다고 다짐했는데, 서브웨이 샌드위치 가는 길에 City point bakery가 눈에 띄어 들어가보니 Rs.20 짜리 veg. burger를 팔고 있었다. 가격도 저렴하고 재료도 알차다 싶어 서브웨이 대신 여기서 오렌지 슬러시와 veg. burger로 점심을 해결했는데, potato cutlet과 마요네즈와 비슷한 화이트 소스가 들어간 버거가 참 맛있었다! 무엇보다도 간만에 마요네즈 비슷한 소스 맛을 보니.. 문명으로 돌아간 느낌이랄까.. 한국에서 익히 맛보던 패스트 푸드 음식 맛이 이렇게 맛있고 반갑게 느껴질줄이야~ 아무튼 저렴한 가격에 맛이 참 고급이어서 많이 놀랐다. ⊙ㅁ⊙ !!
가게 입구에 있는 팝콘과 슬러시 기계는 고소한 냄새와 매혹적인 색으로 지나가던 사람들의 발길을 잡는다. 인도에서 길거리에서 자잘한 돌 위에 중국식 웍을 올려놓고 직접 튀겨 파는 팝콘 외에 이런 팝콘 기계는 처음 봤다. 그 옆에 나란히 위치한 슬러시 기계를 보는 것도 처음! 한국서 보던 것인데도 인도에서 만나니 왠지 신기했다!
가게 내부이다. 쇼케이스 안엔 케익이나 쿠키류가 들어있고, 쇼케이스 위 상판에는 빵들을 늘어놓고 팔고 있다.
일하는 사람들도 4~5명 되고, 안쪽엔 빵이나 샌드위치, 케익류를 만드는 주방과 함께 제빵사가 있는 듯 했다.
베이커리 구석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버거를 먹으면서 바라본 풍경. 이 베이커리에서는 빵, 케익, 쿠키, Lays 등의 가공된 과자 등 여러가지 간식거리들을 팔고 있었다. 인도 스낵인 puff나 paneer pastry, sandwich 등도 팔았는데 가게 내부는 참 좁고 앉아서 먹을만한 마땅한 자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쇼케이스 앞에 서서 버거나 조각 케익, 팝콘을 즐겼다.
내가 먹은 버거는 쇼케이스 상판 위 제일 왼쪽에 위치한 veg. burger. 오른쪽으로는 Paneer burger와 Chicken burger도 보인다. 유제품의 비린 향과 맛을 싫어하고 고기를 안 먹는 나로썬 선택할 수 있는 버거가 veg. burger 하나였다.
쇼케이스 안엔 꽤 정교하게 잘 만들어진 쿠키들이 한가득 들어 있었는데, kg에 Rs.200 하는 것도 있고.. 과자류는 생각보다 가격이 비쌌다. 하지만 어떻게 만들었을까 궁금할 정도로 쿠키 만드는 기술이 있는 집인 것 같았다.
버거를 먹고 있는데 Porter(포터)로 보이는 사람이 커다란 짐꾸러미를 들고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포터는 짐꾸러미를 열어 쇼케이스 너머 점원에게 하나하나 물건을 전달했는데, 박스 안을 보니 Amul butter(인도에서 고급 버터), 모짜렐라 치즈, 슬라이스 치즈 등 꽤 고급 치즈가 들어 있었다. 이걸 보아하니 이 가게는 고급 재료를 쓰는 정직한 가게임이 반가웠고, 몽블랑 깍지를 쓴 케익도 있고 한걸 보니 꽤 발전된 베이커리 기술을 구사하고 있는 가게임에 매료되어 점원들에게 동의를 구하고 사진 찍었다. 사진을 찍으며 인도 베이커리의 다양한 빵과 케익도 공부할 겸.
가게에서 들어오면 바로 오른쪽으로 보이는 이 쇼케이스에는 초콜릿 맛이 나는 케익들을 모아놓은 쇼케이스이다. 가격대가 있는 고급 케익들이다.
쇼케이스가 ㄱ자로 있었던 가게에는 케익 종류가 정말 많았고, 가게 점원들은 한 쇼케이스씩 담당하고 서서 케익을 판매하고 있었다. 케익들은 꽤 고급인데, 대부분 조각 케익이다. 가게 안 손님들을 보니 사람들이 조각 케익을 그냥 서서 평범한 빵 먹듯 먹고 있었다. 인도에서는 케익을 특별한 날에 먹기도 하지만, 출출한 배를 달래기 위해 간식으로 길에 서서 sweet 같이 아주 간단하게 먹는 모양이다. 조각 케익의 가격은 보통 Rs.20, 30 초코나 럼이 들어간 비싼 조각 케익은 Rs.40~50 정도였다.
케익 위에 얹는 초콜릿과 장식이 인상적이다. 크림은 뭘로 만든걸까? 남인도 NGO에서 일할 땐 'fresh cream'이라는 것밖에 없었는데... 베이킹용 또 다른 크림이 있는걸까?
이쪽은 좀 저렴한 조각케익 종류. 하지만 내겐 이것이 아무리 저렴하게 보여도, 보통 인도 서민 식당에서 Rs.20~30로 얼마든지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을 감안하면.. 케익 한 조각은 비싼 편이다. 인도에 오면 인도 루피에 25~30원을 곱하여 한국식 물가로 계산하지 말고 인도 물가로 생각해야 한다!
다양한 맛과 모양의 케익들. 위에 올린 장식이나 쓰여진 재료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공부가 된다.
그런데 남인도에 함께 있었던 동료들이 그랬다. 인도 케익은 한국보다 퍽퍽하고 위에 올려진 크림 색은 너무나 인위적이라고. 이 베이커리는 좀 덜한 편이지만, 정말로 어떤 베이커리에 가보면 크림 색이 너무나 인공적이다. 아마 food color라는 것을 사용하여 색을 낼 것이다.
인도인들이 좋아하는 Milk badam 케익도 있고.. 중간엔 한국에선 비싼 black current를 이용한 cake도 보인다!
초코 트러플도 보이고.. 정말 다양한 케익이 있는 곳이다. 가게엔 케익 종류가 정말 다양했고, 케익 맛이 괜찮은지 손님들이 항상 끊이지 않았다.
인도 사람들은 어떻게 케익을 만들까? 뭐.. 어딜 가나 케익은 비슷한 방법으로 만들긴 하겠지만.. 어떤 방법과 노하우로 케익을 만드는지 정말 궁금하다. 한국과 재료가 어떻게 다를까.. 버터를 쓸까? 식물성 마가린을 쓸까? 하나 하나.. 모든 것이 다 궁금...
아무튼 저렴하면서도 알찬, 인기 있는 가게 발견!! 이곳에서 케익 만드는 모습을 잠시나마 보고 배울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아쉬운 마음으로 가게를 나왔다.
(to be continued...)
11 Aug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