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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인도 N 마을에서의 홈스테이 두 번째 날. 

 

아침 7시, 방문팀 모든 청년들이 S,W, 그리고 내가 간밤에 잤던 이장님댁 창고 겸 곳간(?)에 모였다. 아침을 함께 시작하는 예배와 기도.. 그리고 오늘 해야 할 일들에 대하여 나누며, 지난 활동에 대한 평가를 하기 위해서였다.

 

이 마을에서 우리가 뭘 할 수 있을까?이 날 아침에 문제로 대두된 것은 마을의 쓰레기 문제였다. 이 마을 사람들은 분명 다 자기 앞마당을 쓸고 깨끗하게 청소를 하긴 하나.. 쓰레기가 마을의 한 장소에.. 밭 옆에, 물 옆에.. 아무렇게나 모여 있는 것이 문제였다. 그래서 오늘은 마을을 돌며 쓰레기 청소를 하기로 했다.

 

 

 

 

J, E의 홈스테이 식구들.

 

 

 

 

이 쪽은 D와 전도사님의 홈스테이 식구들.

 

 

 

 

 

마을의 한 여성이 자기 집 앞에 랑골리(Rangoli - 남인도에서는 Kollam(콜람)이라고 부름)를 그리고 있다. 남인도의 전형적인 모습.

 

참 신기하다.. 가루를 뿌려서 그리는 것인데.. 마치 분필로 그리고 있는양 선명하고도 줄이 반듯하다.

 

남인도 여성들이 매일 아침 자신의 미적 감각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꼴람. 이 그림에는 자신의 집에 들어오는 신과 방문자를 축복하는 의미가 있다.

 

 

 

 

 

 

 

아침의 풍경들.

 

 

 

이곳은 마을 이장님댁의 우물.. 겸 욕실. 어젯밤 우리가 손전등을 켜놓고 씻고 이 닦고, 세수하고, 발 닦고, 머리를 감았던 곳이다.

 

마을의 최고 부자 집.. 그래서인지 이렇게 다른 집에는 없는 칫솔도 있다.

 

 

 

 

마당의 한 켠에 어미닭과 병아리들이 아침볕을 받으며 뭔가를 쪼고 있다. 한가로워 보이는 풍경이지만.. 어미닭과 병아리들은 먹이 찾느라 엄청 바빴을지도..ㅎㅎ

 

 

 

 

 

이장님댁의 사촌 분과 그 분의 딸. 아빠가 카메라를 보며 웃으라고 해봐도 딸은 시큰~둥~ 졸린가보다. ㅎㅎ

 

 

 

 

 

이장님댁에 놀러온 아이들.

 

 

 

 

학교 가는 길에 만난 풍경. 농촌 풍경이 참 정겹다:)

 

 

 

 

 

학교에서 수업이 시작되기를 기다리는 아이들. 아이들이 입은 옷을 보니 우리 한복이 떠올랐다. 치마 아랫단의 무늬를 보면 볼수록 더더욱. 먼 곳에서 이렇게 비슷한 것, 비슷한 문화를 발견하면 참 신기하고 흥미롭다. 어떻게 문화와 기후, 사고방식이 다른 이 곳에서.. 멀리 떨어진 한국과 인도, 두 지역의 비슷한 점, 공통점이 존재할 수 있을까?

 

 

 

 

아침부터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 고학년들인가 보다. 아침빛 받으며 공부하는 모습을 보니.. 슬쩍 부러워지기도 했다.

 

 

 

 

 

다시 이장님댁. 이 분 이름이 아마.. 바띠였던 듯. 이장님의 형의 아내이다.

 

아침 준비하시는 중. 앞에 놓인 반죽은 이 분들이 '도새'라고 발음하는 Dosa(도사)이다. Indian pancake. 남인도식 팬케이크.

 

 

 

 

이렇게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 모습이 참 정겨웠다. 난 가스를 이용해서 지은 밥보다 이렇게 나무를 때서 훈연향 가득 담긴 음식이 더 좋더라! :)

 

 

 

 

이제 도새 만들기 시작! 팬에 기름칠을 하고... 반죽을 얇게 펼쳐 도사를 만든다. 얇아서 금방 익기 때문에 한 장 만드는 데에 2~3분 정도밖에 안 걸린다.

 

 

 

 

완성된 도새~ 이렇게 코코넛+칠리 처트니와 함께 도새로 아침식사를 했다.

 

난 이 도새가 참 맛있었는데 S는 아무래도 입맛에 안 맞는 듯.. 잘 못 먹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는데, 그 모습을 보고 바띠가 설탕을 줬다. 도새에 설탕이라니! 새로운 궁합인걸~ 설탕을 받은 S, 그 맛이 괜찮다며 도새를 다 먹었다^^

 

 

 

 

아침을 먹은 W와 나는 화장실에 가고 싶어졌다. 이 마을에 화장실이 없는 것은 알았지만.. 분명 현지 사람들이 가는 장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치띠에게 화장실이 어디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치띠.. 우리 말을 잘 못 알아 들었는지.. 자꾸만 논으로 깊숙이 들어간다..ㅠ.ㅠ 영어를 잘 하는 듯 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 이렇게 의사소통이 안 된다^^;

 

 

 

 

가다가 치띠가 연꽃(?)을 꺾어 주었다. 향기를 맡아보라며~ 예쁘지 않냐며 우리에게 선물해 주었다. 치띠~ 고마워^^

 

 

 

 

이제 아침에 회의한대로 마을 쓰레기 청소를 할 시간이다. 우리가 청소를 시작하자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우리의 하는 행동을 보고 아이들도 똑같이 따라한다. 역시 아이들에게 몸소 보이는 것만큼 좋은 교육은 없다. 우리가 떠난 뒤에도 아이들이 혹 우리와의 추억을 생각하며.. 자기네들끼리 청소해 보지는 않을까.. 그 모습을 잠시 그려본다.

 

 

 

 

청소가 끝나고 다시 이장님댁 거실. 이렇게 인도 시골 깊숙한 곳에 SAMSUNG TV가 있다. 인도에서 삼성 가전제품은 꽤 신뢰받는 제품이다. 휴대전화도 삼성, TV도 삼성.. 에어컨은 거의 LG 제품.

 

 

 

 

힌디를 상징하는 문양이 거실에 그려져 있다. 저 문양 자체가 신을 있음을 먼저 인정한 뒤 신을 만나러 들어가는 의미라고 한다. 신을 만났기 때문에 신이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신이 있기 때문에 신을 만날 수 있는 것.

 

 

 

 

노란색으로 그려진 것은 언뜻 보면 가면 같기도 하고.. 꽃 같기도 하다.. 네 곳에 빨강, 노랑, 주황, 흰색으로 그려진 것은 물고기 문양 같다. 마을 초입에 호수가 있던데.. 그 곳에서 고기가 잡히나? REDDY는 이장님 이름이다.

 

 

 

 

이곳은 간밤에 우리가 잤던 곳 바로 옆에 있는 곡식 창고. 밤에는 잘 안 보여서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곳에 닭도 있었다.. 닭과 동침했다는 것을 알고 식겁했던 우리....ㅎㅎ;;

 

농기구들과 곡식들을 보니 또 정겹다. 아~ 왜 이렇게 농촌 풍경이 좋을까?농촌에서의 모든 것들에 다 관심이 간다.

 

 

 

 

 

물을 깊는 치띠와 바띠. 이곳에선 이렇게 항상 물이 쏟아져 나온다.

 

언제나 물이 이렇게 멈추지 않고 쏟아져 나오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저 물이 나오는 입구를 평상시에는 나무 같은 것으로 막는 듯..?

 

이렇게 기른 물은 집 안의 우물(?) 같은 곳에 보관한다. 이 물은 가족들이 씻고, 설거지 하는 등.. 여러가지 용도로 유용하게 사용된다.

 

가끔은 이렇게 물장난도 치는 치띠와 바띠^^ 확실히 사막과는 달리 물이 풍부한 곳..

 

 

 

 

점심 무렵, 바띠, 나르마다, 치띠랑 부엌에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영어를 좀 잘 하는 이장님의 아내 나르마다가 영어를 잘 못하는 바띠와 치띠에게 내가 말하는 것을 Telugu(텔루구)어로 통역해 주었다.

 

인도의 독립 기념일은 8월 15일, 우리나라도 8월 15일. 예전에 인도와 우리나라의 독립 기념이 같다는 이야기를 인도인들에게 해 주면 그들이 매우 반가워 한다는 이야기가 기억나, 우리의 정서적 거리를 좁히고 더 유대감을 갖고자 인도와 한국의 독립 기념일 이야기도 꺼냈지만.. 별 반응은 없었다..^^; 

 

우린 한국에서 인도 오는 비행기 값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고.. 한국에서의 치약 가격.. 등 한국과 인도의 상대적 물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내가 관심 있어하는 인도 음식에 관한 이야기도.. :) 세 여자가 친근함이 참 좋았던 시간^^

 

 

 

 

Chai(짜이), 간식과 함께 했던 대화 시간. 왼쪽은 Borugulu(보루굴라), 오른쪽은 Chekili(체낄리). 보루굴라는 향신료 맛만 아니면 완전히 우리나라 쌀튀밥과 똑같았다.

 

 

 

오후에는 청년 방문팀이 학교에서 특별 클래스를 진행하였다.

 

 

 

 

먼저 아이들과의 서먹함을 줄이고자 '싹 트네' 율동과 노래부터 시작하였다. 싹 트네~ 싹 터요~ 내 마음에 사랑이~♬

 

 

 

 

진지하게 듣는 아이들.

 

 

 

 

다 같이 일어나서 노래와 율동을~!

 

학교 선생님도, 아이들도 모두가 즐거운 시간~ 노래가 간단하고 쉬워서인지 아이들이 금방 한국말 노래를 잘 따라한다. 

 

자신 있는 사람! 나와서 친구들 앞에서 한번 해볼까?

 

 

 

 

내 마음에 사랑이~♪ 사랑이 점점 커져요!

 

 

 

이렇게 재밌는 시간을 보내고 그 다음을 미술 시간. 핸드 프린팅을 하기 위해 여러가지 색 물감을 짜고.. 조별로 둘러앉아서.. 선생님의 시범을 보고...

 

 

손바닥과 함께 자신의 꿈과 이름을 적어봐요~ 영어에 약한 학생들은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영어로 자신의 이름을 남깁니다.

 

 

 

 

간단한 작업이었지만 종이에 찍힌 자신의 손바닥이 신기한 듯 연신 자신의 것을 들여다보고 있는 아이들이네요~

 

 

 

 

얘들아~ 우리 저 나무에 우리의 꿈을 담은 손바닥을 걸어보자~! 

 

 

 

 

우리들의 꿈과 희망.

 

 

 

 

부디 아이들이 꿈 꾸는 그대로가 이루어질 수 있는 사회가 도래하기를.. 희망나무 앞에서 모두가 찰~칵! :D 짜빠~띠~!!

 

 

 

 

그렇게 좀 쉬고.. 마당에서 아이들과 공놀이 좀 하다가 다시 이장님댁 앞으로 가 보니 어떤 아저씨가 이걸 손질하고 있었다. 이장님의 형이 gentle한 미소로 우리에게 이것을 건네셨다^^

 

 

 

 

앗, 이것은! 말로만 듣던 sugar cane(사탕 수수)!!

 

 

 

 

난 이걸 먹고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정~말정말정말 진짜진짜진짜 맛있다! Super~!! ⊙ o ⊙ 모두가 사탕수수 하나에 즐거웠던 시간:)

 

 

 

이장님 부부^^ 나르마다와 레디. 이때 나르마다는 임신 중이었다:)

 

인도에서 부부가 이렇게 손 잡고 있는 것을 본 적이 없었던 나는.. 이런 친밀한 부부의 모습을 보고.. 이 사람들이 참 진보적(?)이라고 느꼈다. 인도 사회에서.. 그것도 이런 깊디 깊은 시골에서 부부간의 애정을 만인 앞에 드러낸다는 것이 일반적인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뭐, 내 편견이었을수도 있지만 어쨌든 인도에서 처음 보는 모습에 살짝 충격..이랄까.. 그렇지만 서로간의 애정을 부끄러운 듯 당당하게 보이는 이 부부의 모습이 예뻐서 참 부러웠었다.

 

 

 

 

이장님댁 마당에서 또 한바탕 놀이가 펼쳐졌다.

 

와~ 인도에서 땅따먹기 게임이 있구나! 신기신기~~ 마을 사람들과 한바탕 뛰어 놀았다!

 

 

 

 

푸드득- 새들이 날아간다. 어느새 날이 저물고 있다.

 

 

 

 

짜잔~ 이건 무엇?

 

바로 한국 라면! 인도 음식이 입맛에 잘 안 맞아 힘들어 하고 있던 청년들이 나르마다에게 뜨거운 물을 얻어 봉지 라면을 끓였는데 관심을 보이는 인도인이 있어 조금 드려봤다.

 

인도인들의 라면에 대한 반응은 50:50 아주 좋아하거나, 싫어하거나.

 

사진 속 이 아저씨는 라면을 아주 맛있어 하시면서 끝까지 다 드셨다!

 

 

저녁 먹기 전, 골목을 거닐다가 어둠 속에서 환하게 불빛이 비취는 집에 나도 모르게 발걸음이 닿았다. 선뜻 자신들의 보금자리로 들어와 밥을 먹으라고 손짓하는 사람들이 그곳에 있었다.

 

저녁은 이장님댁에서 먹어야 하기 때문에 저녁 먹고 가라는 그들의 청을 미안하게도 거절할 수밖에 없었지만.. 마당에 자리를 깔고 앉아 엄마와 아이들과 함께 앉았다.

 

달빛.. 그리고 별.. 우린 그 아래서 통하지 않는 언어로 이야기를 나눴다. 참 신기한 경험이었다. 언어가 분명 다른데도 우린 이야기가 통하고 있었다. 대화가 가능했다.

 

와.. 인도 사람들과의 이런 만남.. 그리고 대화.. 정말 감동이었다.. 내가 이런 순간들을 만나려고 인도에 다시 온건데.... 믿겨지지 않는 순간이었다.

 

달빛 아래에서 함께 했던 그 가족과의 시간은.. 정말 내가 살아 있는 것이 맞나, 내가 정말 인도에 있는 것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해야 하나...? 행복한 느낌에 내 몸이 잠시 멍..하니 붕 뜨는 것을 느꼈다.

 

 

 

 

저녁 시간. 치띠 하우스에서 밥 먹는 중이다.

 

Chapati, Rice, fried vegetable로 풍요로웠던 저녁시간:)

 

 

 

 

이곳은 전도사님이 잠을 자는 공간이었다. 우리는 간밤에 곡식, 닭과 함께 잤었는데.. 이곳 사정도 비슷하구나.. 오토바이에.. 곡식에...ㅎㅎ

 

나는 이장님댁 창고에 돌아가서 J,S,D,W와 함께 잤다. 모두가 다 피곤했는지 금방 잠에 빠져든 밤이었다.

 

30 Jan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