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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N 마을에서의 홈스테이 세 번째 날 아침.
이장님댁 부엌 한켠에 이런 신기한 물건이 있었다. 바로 커드, 버터 밀크를 만드는 기계! 와.. 몽골 지역에서 이렇게 버터를 얻어내는 과정을 TV에서 본 적이 있었는데.. 여기서 이것을 보게 될 줄이야! :D
호기심 가득한 S, 당장 돌려본다.
그러나 보는 것만큼 쉽지는 않은가 보다. 줄을 몸 쪽으로 교차로 잡아당기면 통에 들어 있는 나무 막대가 돌아가면서 기름과 액체가 분리된다. 원심력을 이용한 고체와 액체의 분리 과정. 참 신기하다.
나르마다가 한 쪽에서 아침을 준비하고 있다.
수민이가 하던 것을 지켜보던 바띠. 성에 안 찼는지 자신이 돌리기 시작한다. ㅎㅎ 어제 아침에 먹은 Dosa 도사(여기 사람들의 발음은 '도새')에도 이 버터 밀크를 넣었다고 한다.
무엇인가를 열심히 준비하는 나르마다.
8시 30분. 아침을 먹기 위해 치띠 집에 다들 모였다.
이 음식은.. 이름은 잘 기억이... 아무튼 꾸스꾸스 같은 음식이었다. (이때 이 음식을 보고 인도에도 이런 음식이? 하고 신기해 했던 기억이 나는데.. 나중에 인도를 여행하다 보니 슈퍼마켓에서, 인도 요리 책에서 꾸스꾸스를 상당히 자주 발견하고선 인도인들이 이 요리를 즐겨 먹음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인도에서는 꾸스꾸스라 하지 않고.. 뭐라고 하던데.. 아무튼 세몰리나로 만든 이 음식의 이름은 안타깝게도 잊었다.)
밥 같은 음식이라 아침으로 먹어도 부담 없었던 음식. 짜파티만 먹다가 간만에 밥 같은 음식을 먹으니 꽤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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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날라 바마나 빨리에는 집집마다 화장실이 없었으므로 방문팀들이 화장실을 가려면.. '광야'에 가야 했다. 성경에도 나오는 '광야'라는 단어. 청년들은 일 보러 갈 때마다 '광야에 간다.' 라는 표현을 중의적으로 썼다. ㅎㅎ 광야에 가는 것은 신앙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중요하지요.. ㅎㅎ
나도 당연! 조금은 낯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광야에 가야 했다. 이날은 전도사님이 발견하신 전도사님표(?) 광야에 갔다.
광야 가는 길. 마을을 조금만 벗어나면 이런 곳이 있다니..
이런 사람 다닌 흔적만 없는 곳이라면 어느 사막 같은 곳에 홀로 떨어진 느낌이 들 것 같은 곳이었다.
광야엔 아무도 없는 것 같지만..
이렇게 소들이 지켜보고 있다!
ㅎㅎ 사실 소뿐만 아니라 아침 볼일 보러 광야에 나온 마을 분들이 꽤 계셨다. 그걸 어떻게 알았느냐! 바로 한 손에 물동이를 들고 있었기 때문. 광야에 익숙한 마을 분들인 것 같았지만 그분들도 사람인지라.. 일을 보기 전에는 한번 휘~ 사방을 둘러 보시더라! 국적과 문화는 달라도 우리는 결국 똑같은 생리 현상을 지닌 인간이라는 생각에.. 왠지 모를 정감이..^^
마을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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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1시에는 학교에서 예배가 있었다. 우리 센터 사람들이 다 트럭을 타고 멀고 먼 이 마을에 와서.. 마을 사람들과 함께 예배하는 시간을 가졌다.. 솔직히 말하면.. 이렇게까지 하는 예배가 마음에 안 들었지만... 뭐.. 함께 하고자 하는 그 마음만큼은.. 나쁘다 할 수 없기에.. 어떻게 토를 달수는 없었다.
학교에 모여 다 함께 예배를 드리는.. 한국인들과 인도인들.
솔직히 여전히 마음이 좋진 않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앉아 있는 인도 사람들..
전도사님의 설교 시간.
센터에서 온 자원 봉사자들을 간만에 이렇게 만나니 반가웠다. 스텝 K는 내 얼굴을 보시더니 얼굴이 밝아지고 예뻐졌단다. 다른 사람들도 내가 건강해 보인다고 했다. 마을 사람들과, 방문팀 청년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서 그런가? 역시 마음이 즐겁고 유쾌하니 얼굴이 밝아짐은 당연한 것 같다.
예배 끝나고 자원 봉사자들이 센터로 다시 돌아가기 전, 단체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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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점심은 방문팀 전도사님 홈스테이 하는 집 음식이 맛있다고 하여 그 곳에서 먹으려고 했으나.. 그냥 콩 튀긴 것 간식만 주시더라^^ 그래서 다시 치띠네 집에서 라이스랑 레몬을 상큼하게 발효 시킨 음식과 삼바(Sambar)를 먹었다. 레몬 발효시킨 음식이 뭐냐고 물어보니 레몬과 라임 피클이란다! 와~ 피클이 다 있구나~ 밥과 삼바가 솔직히 입에 안 맞았는데 상큼한 피클 덕분에 입맛이 돌아 밥을 즐겁게 먹을 수 있었다. 항상 끼니 때마다 밥을 챙겨 주시는 이장님댁 가족들 정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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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엔 다시 학교. 오늘도 청년 방문팀의 특별 클래스가 있는 날이다.
어제 배웠던 '싹 트네' 노래와 율동으로 몸을 풀고,
오늘은 퍼즐 맞추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이 생각보다 퍼즐을 잘 맞추더라^^
그리고 오늘도 역시 미술 교실. 색색의 물감을 빨대 끝에 찍어 후-후- 불어 자신만의 부채를 완성하는 시간.
아이들이 혹 어려워하면 어쩌나.. 싶었는데 이해력도 빠르고 흡수력도 빠른 아이들이다. 게다가 창의력까지 좋은 아이들~
^^
오늘은 스케일 크~게 놀아보자! 북문교회 팀이 워터 슬라이드를 꺼냈다.
워터 슬라이드에 물을 채우고.. 물놀이 시작! 물이 풍부한 지역이기에 가능했던 놀이.
젖고, 적시고.. 아이들 신났다!
처음에는 어떻게 놀지 몰라 하더니.. 나중에는 선생님 없어도 아이들끼리 잘만 놀았다. ㅎㅎ
워터 슬라이드 안에 안 들어가고 물만 서로에게 끼얹던 아이들이 어느새 슬라이드 안에 들어가서 놀고 있다. 한 낮의 열기를 피해갈 수 있었던 즐거웠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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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학교에서 놀고 와서 좀 쉬었다.
그러다 해가 뉘엿뉘엿 지려고 해서 노을을 감상하기 위해 밖에 나왔다. 내가 지는 해도 볼 겸 산책하러 간다니까 J도 보고 싶다고 해서 함께 나왔다.
사진으로는 담을 수 없었던 아름다운 하늘.
산책하러 가려는데 호숫가에 앉아 계시던 마을 분들이 우리를 보자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해 주셨다. 참 고마웠다. 낯선 이방인을 경계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 마을 분들은 이렇게 환한 미소로 언제나 우리를 환영해 주셨다:)
그런데 산책하러 가려고 하는데 한 아이가 우리를 계속 쫓아왔다. 해는 지려고 하고.. 이 멋진 풍경은 놓치고 싶지 않고..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아이에게 말하지 않으면 끝까지 쫓아올 기세라서 J가 아이를 설득(?)하여 돌려 보냈다^^;
그렇게 해서 걸은 길.
정말 아름다웠다. 하늘.. 구름에 투영된 지는 해.. 논.. 호수.. 나무.. 그리고 길...
걸으며 J와 이런저런 대화를 했다. J의 학교 생활, 한국 돌아가서의 계획.. 여러가지 이야기들..
순간을 함께 했던 멋진 풍경. 내가 사진을 찍자 J가 자신에게도 이 풍경 사진을 보내달라며 이메일 주소를 가르쳐 줬다. 꼭! 보내겠노라고 대답하고선... 미안하게도 아직도 못 보내줬다.. 사실 보내려고 여러 번 시도 했었는데 메일로 파일을 보내려고 하면 왜 이렇게 설치하라는 것이 많던지.. (한국 Naver는 로딩 속도가 당시 정말 느렸다. 그래서 오죽하면 해외에서 원활한 사용이 가능하도록 사진을 가능한 많이 배제한 심플한 버전의 Naver도 나중에 생겼었다.) 설치 하는 데 한참, 업로드 하는 데 한참.. 보내는 데 계속 에러... 휴.. 그래도 마음만 있었다면 보낼 수 있었을텐데.. 인터넷이 느리다고 탓하며 내가 게을렀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가 잘못했다. 미안해! J야!! 이렇게 글을 쓰고 있으니 방문팀 청년들도 그립고.. 한국 잘 왔다고 인사도 할 겸 안부 연락 좀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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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전도사님이 머무르는 집의 옥상에 올라가서 청년들과 함께 밤하늘의 달을 봤다. 호수에 비친 달이 참 인상적이었다. (사진 왼편에 보인다.) 아름답다는 말 밖에는...
정말 신세계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인도의 시골 마을.. 호수와 달...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했던 꿈만 같았던 시간.
31 Jan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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