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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영화 - Hotel Salvation (known in India as 'Mukti Bhawan' (2016) - 한국에서는 '바라나시' 로 개봉)

 


영화 초반의 바라나시(Varanasi)를 포함한 인도 풍경들이 나오는데 그 풍경들이 나의 마음을 설레이게 했다. 인도에 있어도 나는 왜 인도앓이인가... 내 고향도 아닌데 왠지 모를 푸근함이랄까. 10년 전 인도에서의 첫 경험이 난 그렇게도 좋았나보다. 이 풍경과 사람들이 그저 좋다. 이유를 설명하라면... 설명하기 힘들다.

 

 

 


할아버지가 죽음을 준비하기 위해 바라나시로 떠나고 나서부터는 사실 좀 집중이 안됐다. 뭔가 극적인 긴장감 없이 죽음을 담담하게 준비하면서 잔잔한 흐름들이 계속된다. 그러면서 과거를 회상하고,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그런 일들이 과연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졌다. 사실 그렇다. 사람들은 아마도 대부분 자신이 나이가 들어 백발이 될 때까지의 인생을 기대하겠지만, 정말 우리네 인생은 아무도 모른다. 젊은 나이의 내가 어느날 갑자기 떠나버릴지 누가 예측할 수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죽음이란 부분은 어쩌면 늘 준비해야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는 크리스천이고 하나님을 믿기에 내 안의 명확한 믿음이 있지만 말이다.

 

 

 


영화에서 아들 Rajiv의 상사가 던지는 예리한 질문이 있는데 그것이 무척 마음에 와닿았다.

Is the Ganges holy because of Varanasi? or is Varanasi holy because of the Ganges?

I don't know, sir. why?

If Ganges is the reason... then it flows through the country. So, why go all the way to Varanasi?

But sir, that's where you get salvation.

You could achieve salvation anywhere. It's a matter of faith. Do you have a faith?

당연히 인도인들의 마음 속에 죽음을 준비하는 성스러운 장소인 바라나시의 강가(갠지스)에 대해서 한 번 더 질문을 던지는 이 부분이 참 인상적이었다.

 

 

 


할아버지가 바라나시에서 투숙 등록을 하며, 죽음을 맞이할 준비가 되었다며 자신의 이름을 적고 싸인을 하는 장면의 상징성도 인상적이었고, 바라나시에서 만난 한 할머니가 갠지스의 품에 먼저 잠들고 난 뒤 할아버지가 멍하니 앉아있는 장면, 이후 정말로 죽음에 대한 준비가 된 할아버지가 아들을 먼저 고향으로 돌려보내는 그 뒷모습에 마음이 참 먹먹해졌다.

 

 


친구가 이야기 해준대로 영화를 통틀어 힌두교인들의 세계관, 윤회관(사자, 캥거루로 태어날거야 하는 대사에서 엿볼 수 있는), 바라나시에서의 죽음을 인생 성공이라고 생각하는, 바라나시의 강가(갠지스)에서 잠들고 싶어하는 인도인들의 염원이 잘 담겨져 있는 영화였다.

 

 

 


정말로 슬퍼서가 아니라.. 그냥 마음이 짠하여 어찌할 줄 모르겠는 그 먹먹함이 가슴에 다가오는 영화였다. 원래 영화를 볼 때면 늘 closing credit를 끝까지 보는 편인데, 오늘의 이 영화만큼은 너무 가슴이 먹먹하여 그 크레디트와 음악을 끝까지 보고 들을수가 없었다.

 

 

 


어찌 보면 단순한 plot의 영화 같지만, 배우들의 연기와 대사 하나하나에 참 많은 의미와 상징성이 담겨있는 좋은 영화였다.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써 많은 호평을 받은 영화인데, 감독이 Shubhashish Bhutiani 로 1991년생, 올해 나이 26살밖에 안 된 감독인데 어떻게 이런 영화를 만들었나 싶다. 정말 감독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은 인도 영화.

15 Jun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