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러운 내 수제자 No.1 Student | 음악 교육은 전인격적인 교육 | 부모님 학생 선생의 삼박자와 시너지 효과

자랑스러운 내 학생, 나의 수제자 - No.1 Student

 

 

 

엄청 똑똑하고 생각도 성숙하고 말을 중학생 수준 정도로 너무너무 잘하고 음악에도, 스포츠에도 재능 있는 6살 아이.

 

Snap chat으로 같이 셀피 찍을 때 빼고는 사진 찍어준다고 하면 엄청 부끄러워함 ㅎㅎ 그래, 잘됐다. 선생님이 네 초상권은 지켜줄게😙

 

엄마가 한국인으로 미국 이민 세대, 아버지는 인도인으로 유학 세대. 미국에서 태어난 이 아이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정체성을 American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어머니, 아버지 다 미국에서 오래 사셨고 본인도 그곳에서 자랐기에 영어도 미국식 억양에 사고도 미국식이다.

 

그렇기에 나도 이 집에 가면 다른 나라 학생들을 대하는 것과 달리 자연스럽게 미국식 사고와 억양에 익숙해지게 되는데, 한국의 교육 방식과는 다른 이 아이 부모님의 교육관, 가치관, 사고방식을 경험하며 정말 많이 배우고 나 역시 많이 성장하는 느낌이다. 아.. 미국의 교육은 이런 접근법이구나. 아이를 이렇게 대하는구나. 아이에게 이렇게 해주는구나. 하고 말이다. 미국이라는 나라 자체에 대한 호감 또는 편견이라는 부분을 떠나서, 한국과는 뭔가가 다른 새로운 교육 접근법이 새롭고 내게도 많은 동기 부여가 된다.

 

이 학생이 내 제자 1호인 이유는, 학생이 그냥 잘해서가 아니라, 부모님+학생+나, 이렇게 3박자가 잘 맞아서 교육 효과가 눈에 보일만큼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피아노 레슨을 마치고는 부모님과 오늘 레슨에 대해서 학생이 어땠는지 이야기를 충분히 나누고 부모님은 자신의 자녀에 대해 알지 못했던 부분들을 알아가며 자녀 교육에 참고하신다. 부모님 역시 자신의 자녀에 대한 정보를 나에게 많이 주셔서나 역시 교육에 참고하여 반영한다. 학생에게는 레슨에서 새로운 경험을 제시하며 하나하나 극복하고 성취해나가도록 도우며 더 새로운 것으로 나갈 때엔 기존의 경험(기초)을 되새기며 그 위에 하나하나 쌓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근데 이건 기술적인 부분이고, 기본적으로는 학생과 많이 대화하며 학생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그 친구의장점은 더욱 빛나도록, 단점은 장점으로 뒤집어준다. 그러다보니 학생이 이젠 편안하게 자기 속 이야기도 하고 음악에서 자기 표현도 많이 하게 되었다. 그렇게 한 시간, 두 시간.. 시간이 흐르니 자신의 아이가 몇 달새 눈에 띄게 많이 변했다며 부모님께서 너무 기뻐하시고 뿌듯해하신다. 인도 선생님께 배울 땐 아이가 많이 혼란스러워했었는데, 이젠 제법 개념이 잡히고 표현도 잘한다고. 피아노 교육으로 아이가 변하니 학교 공부에 대한 태도도 달라졌다고 말이다. 그리고 예전에는 연습하는 것을 그렇게 싫어하고 억지로 했었는데, 이제 학교 가기 전에 피아노 앞에 앉아 먼저 연습부터 하고 간다고 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아이 스스로 학습을 한다는 것. 정말 놀라운 변화이다.

 

그렇다. 피아노를 잘 치냐 못 치냐, 기술적인 부분은 두 번째이고, 내가 생각하는 음악 교육은 결국 전인 교육이다. 학생은 음악을 통해 음악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지식, 기술 습득은 물론, 사고하는 법, 성취감, 새로운 것의 도전, 창의적 사고, 신체 한계 극복, 자기 자신과의 싸움 등 전인격적인 배움을 갖는다고 생각한다. 나는 교육 포인트를 그렇게 잡았고, 그것이 맞는 부모님과 학생을 만났고, 모두가 노력하는 가운데 학생의 성장과 성숙을 지켜보며 everybody happy한 모습을 볼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 크고 내 스스로도 뿌듯하다.

 

(그런데 한국 엄마들은 안타깝게도 '많은' 분들이 아이에게 무심하면서 진도 위주..... 정말 안타까운 부분이어서, 내가 만나는 한국 학생들에게는 진도보다도 음악 그 자체를 즐거워할 수 있도록, 또한 스스로 음악 공부가 하고 싶어지도록 많이 돕게 되었다.)

 

두 분의 부모님은 뵐 때마다 아이의 선생님으로써 나를 너무너무 깍듯하게 대해주시고 젠틀한 분들이어서 그분들께 감사한 마음도 크고 그분들의 인성에도 깊게 감명받고 많이 배우게 되었는데, 나중에서야 안 사실이지만 이 학생의 어머니는 미국과 유럽에서 누구나 다 아는 명품 브랜드의 수석 디자이너로 활약하셨던 유능한 디자이너이시고 아버지는 인도에서 내로라하는 그룹의 중요한 사람이라고 했다. 그것도 그분들이 말씀해주신 것이 아니라 다른 경로로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이다. 그런데 가정에서는 전혀 내색도 안하시고 허세나 그런 것들은 전혀 찾아볼수도 없어서 그런 점이 더욱 감동이었다. 이 분들 친구분의 자제들도 역시 가르치고 있는데, 그 친구분들 역시 구글에서 검색하면 바로 나올 정도로 사회에서 높은 지위임에도 드러내는 것 없이 너무너무 소탈하시고 겸손하셔서, 그런 분들의 삶과 인격을 경험하고 관계 맺어나가면서 성공한 위치에 앉은 사람, 소위 엘리트들의 삶과 가치관, 사고방식, 또한 인도 상류 사회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 해보게 된다.

 

13 Jul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