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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도서관 사업을 통하여 본 캄보디아 도서 문화
캄보디아 도서관 사업
도서관 사업(학교 도서관/이동도서관)을 진행 중인데, 이번 주는 도서 구입 및 분류, 라벨링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요즘 이렇게 책 속에서 지낸다.
크메르 문자를 아직 잘 읽을 수는 없지만, 조금씩 배우며 익숙해져 가는 그 성취감, 그리고 책 자체가 주는 독서 분위기가 난 참 좋더라!!!
1,000여 권이 넘는 책을 일일이 체크하고 분류하고 라벨링, 커버링까지 하기란 쉬운 작업이 아니다.
현지인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며 즐기는 모습을 보이니 보기 좋다!!
새로 들어온 직원은 대학에서 국제 개발협력 전공한 학생으로 얼마 전 졸업 고사를 치렀는데, 실무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아직은 인턴 같은 수준으로 일하고 있다.
간단한 영어 의사소통은 될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아직은 이 직원에게 있어 영어가 많이 익숙하지는 않나 보다.
그래도 본인이 조금씩 말하고자 하고 업무에 있어서도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니 기특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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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도서 문화
캄보디아에는 도서 종류가 다양하지 않다.
크메르 루즈 이후 많은 서양 단체와 현지 단체가 캄보디아 교육 및 문헌 재건 작업에 힘쓰고 있지만, 유아. 학령기 아동. 청소년을 위한 도서는 그림책, 전래 동화, 성인들을 위한 실생활 가이드(가축/식물 기르기 등) 책등으로 한정되어 있다.
물론, 위인전이나 일부 인문/고전 책들이 번역되어 보급되고 있는 중이긴 하지만 그 수가 제한적이며, 대학생들을 위한 전공 서적 역시 외서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이다.
어린 세대들을 위한 역사 책은 고대 앙코르 제국의 역사 정도로 제한되고 있다.
근. 현대의 역사에 대한 역사서나 교과서는 잘 편찬되고 있지 않다. (정부 검열 및 지원 미흡)
이렇게 도서 종류가 다양하지 못하며 한계가 있는 상황 속에서 내 생각에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청소년에게 유해할 수 있는 문화의 전파이다.
이 책 역시 이번 도서관 사업의 일환으로 구입한 도서이다.
책 표지부터가 굉장히 자극적이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귀신, 공포물을 즐긴다. 극장에 가도 호러물이 인기다.
생활 속에서 미신을 믿는 문화는 당연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크메르 새해나 물 축제 등의 명절 이야기가 나오면, 지방에서 겪었던 귀신 이야기나 환생에 대한 이야기들이 화제에 오른다.
이러한 주제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어린이들을 위한 책 내용에 편입되고 있고, 이런 내용을 접하면서 자랄 어린이들에 마음에 무엇이 각인될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짐작이 간다.
나는 캄보디아에 온 한국 어린이들을 위하여 IBC, PBC 등의 서점에서 책을 사서 선물하려고 계획한 적이 있으나, 어린이 정서에 맞는 유익한 책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이 책은 캄보디아 전통에 대해 나온 책으로 그나마 유익한 종류의 책인데, 이 역시 캄보디아 문화에 기반한 많은 미신적인 내용들이 들어있다.
미신 문화 역시 그 나라 발자취 및 무형의 문화유산이라고 할 수는 있어 무조건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지만, 성장기의 어린이, 청소년들의 정서에 있어 그리 유익하지는 않은 내용도 있는 것 같다.
나는 이 그림체를 보고 또 한 번 놀라게 되었는데, 사진상으로 전달이 잘 될지 모르겠지만 얼굴에 그림자가 있고 얼굴색이 어둡다.
한마디로 그림에서 무언가 우울감이 느껴졌다.
사람의 생각과 마음이 글, 그림, 언어를 통하여 표출되기 마련인데, 힘든 세월을 겪은 사람이 그린 그림인지 삽화 자체가 영 유쾌하지가 않았다.
책이 없는 지역에 도서를 보급하고, 독서 문화가 거의 전무하다시피 한 캄보디아에서 독서 프로그램 활동을 통하여 아동의 독서 흥미 고취 및 독서습관 정착이라는 목표.. 그리고 이와 함께 사서 역량 강화 및 도서관 협의체까지 구상하고 있는 사업인데... 보급할 수 있는 책 종류가 한정적이고, 그 책의 콘텐츠가 건전하지 못한 내용들이 있으니, 건설적인 일을 하면서도 마음 한편이 무겁다.
보다 캄보디아 어린이들에게 좋은 정서의 책, 도움되는 책을 보급하기 위해서는 사업 진행에 있어 도서 구입 단계부터 책 내용을 살펴봤어야 하지는 않았나... 한번쯤 더 숙고해 봐야 하지는 않았나 싶어, 오래 전부터 으레 이렇게 진행되어온 사업의 흐름에 많은 아쉬움이 들었다.
13 Nov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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