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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KT 교육대 단기 봉사팀이 약 열흘간 일정으로 캄보디아에 다녀갔다. 일정 중 대부분의 시간은 Takeo(따께오)의 한 초등학교와 우리 센터와 협력 NGO인 Pathways to Development에서의 봉사활동이었고, 출국 직전 이틀은 Siem Reap(시엠립)에서 세계 7대 불가사의 유적 중 하나인 Angkor wat(앙코르 왓) 등을 보며 문화 탐방 시간을 가졌다.

 

나는 이 단기팀을 인솔하게 되면서 처음으로 Siem Reap(시엠립)에 가보게 되었는데, 이때 머물렀던 Somadevi Angkor Hotel(소마데비 앙코르 호텔)이 생각보다 너무 좋아서 깜짝, 황송한 느낌마저 들었다.

 

 

 

나와 동료 간사님이 함께 지낸 Twin room이다. 4성급 호텔이지만 가장 저렴한 방이 하룻밤 US$50도 채 안 한다. 물론 캄보디아까지 자원활동 온 학생들이 이 호텔에 머무르는 것은 사치라고 생각하지만. (며칠간의 봉사활동 후 학생들의 refresh.. 일종의 봉사 후 보상(?)을 위해 센터장님이 이 호텔을 예약하셨다.) 

 

 

 

 

 

TV를 틀어보니 KBS WORLD 채널은 물론, 프놈펜 우리 집에선 볼 수 없었던 ARIRANG 채널도 시청할 수 있었다.

 

 

 

 

각 방마다 발코니가 딸려 있는데, 우리는 가장 저렴한 방이라 호텔 뒤편 swimming pool view가 아닌 호텔 앞쪽 city view(사실은 호텔 정면 주차장이 보이는)였다. 참고로 수영장이 보이는 쪽 view는 SPA와 정원도 보이면서 훨씬 훌륭하다!

 

 

 

 

이곳은 호텔 로비 바로 앞이다. 호텔 앞쪽에는 꽃나무와 각종 식물들을 많이 심어 놓았다.

 

 

 

 

내가 좋아하는 아름다운 향이 나는 Champei 꽃이 분홍색도 있다는 것은 이때 처음 알았다. (이 꽃이 바로 샤넬 no.5의 향수라던데,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말들도 있다.)

 

 

 

 

이것은 쟈스민 계열의 향이 나는 꽃이었는데, 열매도 함께 맺혀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사진으로는 뚜렷하게 안 찍혔지만, 쟈스민 향이 가득 나던 화분들.

 

 

나와 다른 간사님은 단기팀을 앙코르 와트에 들여보내놓고 또 다른 단기팀을 위한 호텔, 숙소 등을 조사하는 임무를 스스로 만들어 시엠립 시내를 돌아다녔다. 단기팀을 따라서 함께 앙코르 왓을 관광할 수도 있었지만, 우리 센터에는 앞으로 수많은 단기팀들이 올 것이므로 앙코르 왓 관광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가지 않았다. 그래서 리서치 하러 이리저리 돌아다녔는데, 시엠립은 프놈펜보다 훨씬 기온이 높고 햇살도 강하게 느껴졌다.

 

그냥 돌아다니는 것도 힘든데 Tuk tuk 아저씨와의 약간의 트러블이 생겨서 실랑이를 했다. 시엠립 시내는 프놈펜 시내와는 뭔가 Tuk tuk 시스템이 다른 것 같이 느껴졌다.  (아니면 우리가 프놈펜에서 그 시스템을 아직 이용해 보지 않은 걸지도..) 여기선 뚝뚝을 하루 전세 내서 돌아다니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모양이다. 뚝뚝 아저씨들은 하루 전셋값으로 US$15~18 정도 받는 모양인데, 우리가 어느 한 가게나 식당에서 장시간 정차를 하면 아저씨들은 다른 곳에서 볼일을 보다가 우리가 전화를 걸면 다시 우리가 있는 곳으로 와준다. 그런데 우리가 처음에 고용한 아저씨는 우리가 호텔 리서치를 하는 동안 사라져 버렸고, 영문을 모른 채 서 있는 우리에게 또 다른 뚝뚝 기사가 다가와서는, 사라진 그 뚝뚝 기사가 자신한테 일을 넘겼다고 거짓말(?)을 해서 깜빡 속고.. 아저씨와의 약간 화가 나는 실랑이를 벌였다.

 

 

 

실랑이 끝에 너무 덥고 지쳐서 도망치듯 들어온 한 카페.

 

 

 

 

앉아서 잠시 한숨을 돌렸다.

 

 

 

 

그러고는 음료수 한 잔씩을 주문해서 마셨다. 음료를 주문해서 마시는 동안 스파게티 등 맛있는 냄새가 풍겨서 출출해져 왔으나, 곧 있으면 단기팀을 다시 만나 점심 식당으로 이동할 것이기에 그냥 간단한 음료 한 잔만 마시기로 했다.

 

 

 

 

 

이 카페 이름은 'The Red Piano(더 레드 피아노)'였다.

 

 

 

 

카페이기도 하고, pub과 bar 느낌도 나는 모던한 느낌의 가게가 멋졌다.

 

 

 

 

알고 보니 이 가게는 안젤리나 졸리가 캄보디아에서 영화 툼레이더 촬영을 하는 동안 자주 들러 유명해진 카페라고 했다.

 

 

 

 

 

점심 먹고 오후. 단기팀은 한국어를 매우 잘 하는 캄보디안 가이드를 따라 앙코르 와트에 다시 갔고, 나와 동료 간사는 또다시 리서치 중.

 

 

 

이곳저곳 돌아다니다가 만난 한 골목. 대부분의 식당들이 골목 쪽으로 테이블과 의자를 내어놓았는데 마치 유럽의 한 골목 풍경을 보는 듯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곳이 'The Alley' area였다.)

 

 

 

대부분의 가게들은 문이 없이 이렇게 훤하게 뚫려 있어서 야외 레스토랑이나 다름없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런 느낌 때문인지 서양 사람들을 참 많이 만날 수 있는 골목이다.

 

 

 

 

오후. 리서치를 마치고 너무 더운 날씨에 진이 빠졌다. 단기팀과 저녁 식당에서 다시 만날 때까지 Lucky supermarket 쇼핑몰 커피샵에 잠시 앉아 있었다.

 

 

잠시 앉아 쉬었던 카페 옆 유리창을 통해서 우리가 저녁식사를 하고 공연을 볼 Koulen Restaurant Ⅱ가 보였다.

 

 

 

 

 

저녁. Koulen restaurant에 단기팀보다 먼저 도착했다.

 

 

 

이곳이 공연 스테이지. 손님들은 이 공연을 보면서 저녁식사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공연 전 저녁식사를 마치고, 공연 중에는 공연에 완전히 집중, 공연이 끝나면 일제히 모두 식당을 떠난다.)

 

 

 

 

공연 스테이지와 손님 테이블 뒤편에 있는 뷔페. 뷔페는 Cambodian, Western, Asian 등 다양한 음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대부분의 요리는 캄보디아 음식으로, 외국인들이 잘 먹을 수 있도록 맛과 모양을 'modern'하게 만든 듯했다.

 

 

 

 

뷔페 쪽에서 바라다 본 공연 스테이지와 손님 테이블.

 

 

 

 

뷔페는 6시부터 오픈하고, 공연은 7시 30분부터 시작한다.

 

 

 

 

그 유명한 캄보디아의 Apsara dance(압사라 춤)를 드디어 보게 되었다.

 

 

 

 

손의 유연성이 많이 요구되는, 손으로 많은 것을 말하는 캄보디아 전통 춤 압사라.

 

 

 

 

나는 이 동작을 볼 때마다 왜 뱀이 떠오를까...?

 

 

 

 

 

밤.

 

 

호텔 전경. 호텔 전경은 절대 내 똑딱이 카메라에 다 들어오지 않는다.

 

 

 

 

 

4성급 호텔이지만 말도 안 되게 저렴한 Somadevi Angkor Hotel & Spa이다. 시엠립엔 정말 저렴한 가격의 4성급, 5성급 호텔들이 많다. 저렴한 돈을 내고 왕 대접(?) 받기에 시엠립은 참 좋은 곳인 듯... 그래서 그런지 외국인 관광객이 이 호텔의 주요 고객인데 한국 사람들을 비롯, 중국계 단체 손님들이 정말 많았다.

 

 

 

 

우리가 머물렀던 방은 솔직히 이렇게 조명을 켜 두었을 때의 분위기가 더 나았다. 4성급 호텔이라고는 하지만.. 솔직히 방 분위기가 내가 생각하는 4성급에까지는 못 미치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침구류와 toiletry, bath tub가 있다는 것은 만족스러웠다. 특히 두툼한 이불은 숙면을 취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침대 머리맡에서 이 조명을 컨트롤할 수 있다.

 

 

 

 

호텔 로비 모습. 로비에서는 free wi-fi 이용이 가능하다. 방에서 인터넷을 이용하려면 시간당 US$2를 내야 한다.

 

 

 

 

호텔에는 야외 수양장이 있는데 호텔 투숙객에 한해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왼편은 수영장 옆 BAR이다.

 

 

 

 

밤의 수영장 전경. 오른쪽에 보이는 수영장 중간에 떠 있는 곳은 pool bar인데, 이곳에서 수영을 하다가 음료수나 음식을 즐길 수 있다. 다음날 낮에 동료 간사랑 이곳에서 $2짜리 샌드위치를 먹었는데 물속에서 먹어서 그런지 더 맛있게 느껴졌다! 음식 퀄리티 참 좋은 호텔. 

 

 

 

단기팀을 한국으로 배웅한 뒤, 동료 간사님 친구가 한국에서 캄보디아에 온다고 하여 단기팀 활동 후 특별 휴가를 받아 시엠립에서 좀 더 시간을 보냈다.

 

Somadevi Angkor에서 4박을 보낸 뒤, 센터 협력 기관과의 미팅을 위해 Battambang(바탐방) 출장을 가기 직전.

동료 간사님 친구가 점심을 사준다고 하여 '평양랭면관'에 갔다. 지난 5월에도 KT 교육대 실사팀과 프놈펜에 있는 평양랭면관을 찾았었는데 이번에는 시엠립에 있는 평양랭면관이다. 과연 두 곳의 분위기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평양랭면관에는 단체 손님들이 이미 와서 거의 식사를 다 끝내 가고 있었고, 우리가 주문한 음식이 나오자 북한 아가씨들의 공연이 시작되었다. 공연이 시작되자마자, 공연에 채 집중도 하기 이전에 사람들은 카메라부터 꺼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사실.. 사진을 찍으면 찍는 행위에 정신이 팔려 무엇인가를 제대로 감상하기가 어렵다. 어쨌든 시엠립의 평양랭면관은 프놈펜과는 달리 사람들이 사진 찍는 것에 대해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방금 전까지 홀에서 서빙을 하던 평양 아가씨들이 무대에 올라가 <반갑습니다> 노래로 공연 오프닝을 한다. 반~갑~습~니다~♪동무 여~러분~

 

 

 

 

난 이 언니가 가장 예쁘더라~

 

 

 

 

다들 어찌 하나같이 예쁘고 곱고 피부도 희던지.. 같은 여자인데도 마치 아이돌을 보듯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평양 아가씨들이 이렇게 예쁜 이유는, 이곳에 뽑혀 온 아가씨들이 북한 고위층들의 자제들인 데다가 의학의 힘을 좀 빌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쨌든 평양 아가씨들은 드럼도 치고, 전자 가야금에, 장구, 아코디언, 무용까지.. 다양한 실력을 뽐냈는데, 솔직히 프놈펜 공연 퀄리티가 훨씬 더 좋은 것 같다. 낮 시간이라서 그랬나.. 시엠립 평양랭면관의 공연은 뭔가 대충대충.. 마음만 앞서고 실수가 잦았다.

 

 

 

비빔냉면을 주문했다. 아가씨들 사진 찍는 것은 제재를 가하지 않았는데, 음식 사진 찍는 것은 많이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왜일까...?

 

 

 

한 30여 분의 공연 이후 다시 <반갑습니다> 노래로 공연이 마무리되었다. 이 아가씨들은 대부분 20대 초반으로 나보다 어린 나이에 이 캄보디아에 와서 '계약직'으로 일을 하고 있다. 같은 핏줄을 타고난 한국 사람인데 38선을 경계로, 같은 언어를 쓰지만 이념과 사상이 다른 동족을 보고 잠깐 말을 섞고 있자니.. 이상하고 신기한 느낌마저 들었다. 마치 먼 타국의 다른 민족을 보는 것처럼.

 

4 Sep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