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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교육대 단기팀 인솔을 마치고 Siem Reap(시엠립)에서 이틀을 더 머문 뒤, 우리 센터 협력 기관이 있는 Battambang(바탐방)으로 바로 출장을 갔다.

 

 

시엠립에서 바탐방 가는 방향 쪽, 시엠립 외곽 지역이다. 푸르른 논과 파란 하늘을 보니 기분이 참 좋았다. :-)

 

 

 

 

동료 간사님 친구가 캄보디아를 방문하여 동행하였다. 우리는 소마데비 앙코르 호텔 프론트에 문의하여 택시를 타고 갔는데, 택시비는 편도 US$50이 안 되는 가격이었다. 사실.. 택시 요금은 매우 비싸다고 할 수 있다. 캄보디아인 누군가에게는 한 달 월급이 될 수도 있는 돈...

 

 

 

 

 

바탐방은 '캄보디아의 밥그릇'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캄보디아 내 쌀 생산량이 최고인 지역인데. 곧 있으면 만나게 될 그 바탐방을 마치 예고하기라도 하듯 가는 내내 이렇게 드넓은 벌판과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었다.

 

 

 

 

곧 시원한 소나기를 쏟아낼 듯 색이 검게 변한 구름.

 

 

바탐방 도착.

 

바탐방에 도착해서는 공군사관학교 단기팀을 위한 숙소와 식당을 알아보고 예약하느라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분주했다. 호텔과 식당 예약을 하는 일은 마치 운동을 하는 것과 같은 상당한 에너지를 소비시키는 일이었다. 좋은 호텔과 식당을 그냥 프놈펜 사무실에 앉아 전화로 예약할 수도 있긴 하지만, 주어진 예산 내에서 단기팀이 활동하기에 안전하고 좋은 곳을 일일이 물색하고 호텔.식당 주인과 가격을 협상했다. 이 일은 현지 사정에 아직 그리 밝지 않은 외국인으로서, 그리고 캄보디아 특유의 기후 아래서 쉽지는 않은 일이었지만 이 과정을 통해 묘한 성취감과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저녁.

 

바탐방 강변에 있는 피자 집에서 저녁으로 피자를 먹었다. 그 가게는 한국에서는 흔하지만 캄보디아에서는 흔치 않은 고구마. 치즈 바이트 피자와 간장 양념치킨을 팔고 있었다. 알고 보니 그곳은 직원은 크마에 사람들이지만 주인은 한국인이었다. 잡지꽂이에는 한국 패션 잡지들이 꽂혀 있었는데 연도가 2002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아 한국인 주인은 2002년도에 이곳에 와서 비즈니스를 시작하신 것 같다.

 

양념치킨에 목말라 있던 동료 간사, 그리고 그녀의 친구는 양념치킨으로 흐뭇한 저녁을 보냈다. 그러나 흥분하여 생각 없이 시킨 라지 사이즈의 고구마. 치즈 바이트 피자에는 걸러낼 수 없을 정도로 고기가 많이 들어있어서 결국 나는 베지테리언용 스몰 사이즈 피자를 주문해서 먹었다. 피자 맛이 아주 뛰어나진 않았지만 오래간만에 누구나 좋아할법한 'standard'한 맛을 느낄 수 있었던 저녁식사였다.

 

 

식사 후, 강변.

 

우리 셋은 왠지 그냥 숙소에 들어가기가 너무 아쉬워 강변을 산책했다. 산책하다가 좋은 가게를 만나면 양이 너무 많아 남겨서 포장해 온 양념치킨과 함께 맥주 한 잔을 할 요량으로.

 

 

강변에서 태권도를 하고 있는 아이들을 만났다. 와.. 우리나라 정말 대단하다. 프놈펜 시내에도 이렇게 어린아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는 캄보디아인이 있는데, 이렇게 구석진 바탐방에서도 태권도 열풍이라니... 그것도 도복까지 제대로 갖춰 입고 말이다. 동료 간사는 아마 한국인 선교사님이 이 태권도 수업을 시작하시지 않았을까.. 하고 추측하였다.

 

 

 

 

강변을 산책하다가 우연히 한 골목으로 들어갔는데, 이전 단기팀이 왔을 때 자주 이용하였던 식당인 White Rose restaurant을 만났다. 이 식당은 1층은 완전 서민식당 분위기이고, 2층은 무언가 고풍스러운.. 서양인들이 좋아할법한 분위기로 꾸며 놓았다. 음식값은 아주 비싸지 않으면서 종류도 많고 맛도 있는 추천할 만한 식당이다.

 

 

 

 

White Rose restaurant 맞은편 분위기 좋은 곳을 발견하여 쉬어가기로 했다.

 

 

 

 

 

Angkor Thom Bar. Pub과 식당 분위기가 합쳐진 곳이다. 우리는 저녁식사 후 칵테일이나 맥주 한 잔씩 할 것을 예상하였으나... 단기팀 일정이 끝난 이후 다들 몸들이 축이 나서 결국은 따뜻한 차와 연유커피로 만족해야 했다는...

 

동료 간사의 친구는 한국에서 수의사로 일하고 있는 분인데, 그분이 그러시기를.. 캄보디아는 워낙 먼지와 매연이 심해서 그런지 목을 상쾌하게 하는 약이 다른 나라의 것보다 훨씬 더 강한 것 같다고. 참 신기했다. 각자가 일하는 분야가 다르니, 다른 문화권. 다른 나라에 와서 제일 먼저 보게 되는 것, 관심 갖게 되는 것의 시각도 이렇게 다르구나.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많이 알고 지내면 그만큼 나의 지식과 경험의 폭을 넓힐 수 있고, 알게 모르게 스스로 갖고 있는 편견과 오해에 빠져들 확률이 그만큼 줄어드는 것 같다.

 

 

다음날 아침.

 

하룻밤 묵었던 호텔 식당에서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은 US$3 짜리 아침식사를 마치고 협력기관 방문을 위해 아침 일찍 나섰다. 아침식사도 만족스럽지 않고 날도 더워서 그런지 식후 단 것이 너무 당겼던 우리는 Tuk tuk 타고 가던 길에 잠시 내려 연유커피를 사 먹기로 했다.

 

 

 

이 타운에서 아마 가장 'modern'할 것 같은 카페. 중국인이 운영하는 곳인지 참 독특한 분위기의 카페였다. 아주 중국풍이라 하기에는 뭐 하고, 그렇다고 캄보디아 풍도 아닌 것이.

 

이런 깔끔한 분위기답게 이 가게의 take away 커피컵은 서민 식당에서 쓰는 쉽게 찢어지는 플라스틱 컵과는 질이 다른, 단단하고 튼튼한 것이었다. 서민 식당 연유커피의 3배 가격에 달하는 만큼.. 커피 맛 또한 good!

 

서민식당 가격의 음식이 아닌 'luxury'한 음식을 먹는다는 것에 자주 죄책감이 느껴진다. 그러나.. 'luxury' 또한 캄보디아의 한 부분이고.. 정도가 지나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이런 것들 역시 경험해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덜덜거리는 Tuk tuk으로 약 1시간을 달려 우리 협력 NGO 기관에 도착했다. 우리는 전날, 프놈펜으로 가는 오전 11시 버스를 예약했었는데, Tuk tuk 타고 오는 시간이 예상 밖으로 너무 오래 걸려 협력 기관에서 오래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빨리 단기팀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다시 바탐방 시내로 돌아가야 했는데.. 협력 기관에서는 우리가 온다고 아침 일찍 학교 간 자원봉사자들도 불러들이고 하여 많이 미안했다는...

 

 

 

단기팀이 오면 이렇게 야자나무 잎으로 지붕 만드는 작업을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야자나무 잎은 기관 주변 어디에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었다.

 

 

 

 

자연 친화적인 건축 방법. 난 이런 것이 참 좋다. :-)

 

 

 

 

 

바탐방 협력기관 NGO는 이곳 Director의 사유지 안에 위치하고 있다. 기관장님이 자신의 땅 일부를 내어 NGO를 만들어 마을 개발협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위 사진 왼쪽에 보이는 것이 Director의 집.

 

 

 

 

사진이 작아 잘 안 보이긴 하지만, 이 야자나무 뿌리 주변에 둥글게 돌처럼 있는 것은 바로 야자열매이다. 야자 즙과 과육 등 속을 다 활용하고 난 빈 야자 껍질을 gardening 하는 데에 잘 활용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것은 작년에 D 대학교가 와서 만든 도서관 건물. D대 학생들은 하계/동계, 2번 이곳에 와서 활동을 했다.

 

 

 

 

단기팀 협력 방안을 기관에 묻자 road repair를 제안했다.

 

 

 

 

비가 와서 이렇게 패어진 길 때문에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

 

 

 

 

공군 사관 학교 팀이 올 테니까 노동력과 체력에는 문제가 없긴 하겠다.

 

 

 

 

지나가다가 본 한 가옥. 캄보디아의 전통가옥은 비가 많이 오는 캄보디아 기후에 따라 이렇게 고상식 가옥의 구조를 취하고 있다.

 

 

 

 

 

사진상으로 보기엔 도로가 그냥 simple simple... 별다른 문제점은 없어 보이는데, 정말 중간중간 패인 구덩이들이 있어서 바나나를 실은 수레가 지나다니기엔 불편해 보였다.

 

 

 

 

참 평화로워 보이는 모습에 절로 미소 지어지고. :-)

 

 

 

 

캄보디아 전통 건축은 자연과 조화가 참 잘 되는 것 같다.

 

 

 

 

지금은 도로 수리가 필요한 또 다른 곳을 보여준다고 해서 가고 있는 길.

 

 

 

 

마을 이장님 댁에 도착했다.

 

 

 

 

이곳은 도로가 그냥 simple simple... 별다른 수리의 필요성은 없어 보이지만, 비가 많이 오면 학생들이 학교를 못 갈 정도로 심하게 침수되는 지역이라 공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차량이나 자전거가 잘 다닐 수 있도록 도로 중앙을 높이는 공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하필이면 이장님 댁 앞 도로다.. 슬프지만 역시 이런 일에는 마을 유지와 잘 협력해야 하는 법이다. 이장님 댁 주변 환경이 아마 마을에서 가장 나은 환경일 것이다. 이장님 댁과 먼 곳에 사는 마을 사람들도 혜택을 받아야 할 텐데...

 

 

단시간의 기관 미팅을 끝내고 프놈펜으로 떠나려 다시 바탐방 시내로 돌아가는 길.

 

 

 

역시 캄보디아 쌀 생산량 1위 지역답게 어딜 가나 푸르른 논이 펼쳐져 있었다.

 

 

 

 

바탐방은 정말 땅이 비옥해 보이는 지역이었다. 그리고 다른 지역에 비해 물이 참 풍부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수의사로 일하고 있는 동료 간사의 친구분이, 소들이 마르긴 했지만 피부병도 없고 상태가 참 좋아 보인다고 했다.

 

물 풍부하고 땅도 비옥한 캄보디아의 밥그릇 바탐방. 그래서 그런지 이 지역에 사는 아이들은 다른 지역의 아이들보다 볼에 살도 많이 올라있고 비교적 통통한 모습이었다.

 

현재 프놈펜 시내에 살고 있는 부자들의 대부분이 지방에서 쌀농사로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라던데... 상당수의 사람들이 바탐방 출신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21 Jul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