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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이야기 77 | 제9회 프놈펜 국제 음악제(L' Europe Galante) | 그랜드 피날레 워크숍 콘서트(Grand Finale and workshop concert) | 캄보디아 내 예술 후원 단체 및 음악 교육 기관
Olivia올리비아 2022. 1. 6. 18:55제 9회 프놈펜 국제 음악제 2012
9th International Music Festival Phnom Penh 2012
10월 26일 음악제 다섯째 날 - Grand Finale and workshop concert
Monday, 29th October
Cambodia-Japan Cooperation Center
7 pm - Grand Finale and workshop concert
The "Grand Finale" is truly a domain of the Cambodian artists. In addition the participation of musicians from the Malaysian Philharmonic Orchestra and other guest players from the SEA region is a great benefit for these Cambodian young musicians. A wonderful enrichment for the whole artistic community.
The Angkor Youth Orchestra – 60 youngsters - are representing proudly the development of music education in Cambodia.
In this final presentation you can experience the fresh and sparkling sound of Vivaldi's music as well as the musical language of the French baroque masters Marc Antoine Charpentier, and the famous German baroque composer Georg Philipp Telemann.
We are again looking forward to this artistic experiment and challenge.
program
England (St Paul's Cathedral / Royal Chapel)
Jeremiah Clarke (1674-1707)
English Suite D-major
Trumpet and basso continuo
Germany (Royal Prussian Court Orchestra)
Carl Philipp Emanuel Bach (1714-1784)
Quartet Wq 95 G-major
piano, flute, viola and violoncello
Germany("Director Musices" - Hamburg)
Georg Philipp Telemann (1681-1767)
Concerto for 2 Chalumeaux TWV 52:d1
Strings and basso continuo
Soloists: Ram Daravon & Ikead Bonsamnang clarinets
Italy (Opera and Court of Mantuna - Venice)
Antonio Vivaldi (1678 -1741)
Concerto di Parigi No 10 D-major RV121
France (Royal Chapel - Versailles)
Marc-Antoine Charpentier (1660 -1744)
Te Deum (Prelude) H146 – D-major
for trumpet and string orchestra
artists
Angkor Youth Orchestra
Workshop-Orchestra 2012
Stephan Stadtfeld – trumpet
Stephan Rahn – piano
Steve Retallick – violoncello
Ram Daravon – clarinet
Ikead Bonsamnang – clarinet
Rong Sereyvann – piano
Chan Vitharo – flute
El Leang – viola
Sim Ratha – violoncello
Special guests from the Myanmar National Symphony Orchestra
Aung Cheink - viola
Thuu Lay Phao Wai - violin
Nway Nway Moh – violin
2012 프놈펜 국제 음악제 마지막 날. 공연장에 갔는데 깜짝 놀랐다. Finale라 그런지 사람들로 객석이 가득 메워져 있었던 것. 그러나 나는 이날 동행 없이 혼자 갔던지라 최대한 앞자리 중 빈 곳을 찾아 신속하게 앉을 수 있었다.
그런데 객석에 앉아서 얼마간 있다 보니 왜 이렇게 사람들이 많은지 상황 파악이 되었다. 오늘은 캄보디아에서 서양음악을 배우고 있는 어린이 및 청소년이 Angkor Youth Orchestra의 일원으로 연주를 하는 날인데, 대기실이 없어서 그런지 대부분의 오케스트라 학생들이 악기를 들고 객석에 부모님과 함께 앉아 있었던 것.
객석에 부모님과 함께 앉아있던 학생들은 정말 한껏 치장을 한 모습이었다. 오케스트라지만 복장은 다들 제각각이었는데, 여학생들은 드레스부터 구두, 귀걸이, 머리까지 할 수 있는 최대한 꾸몄다. 누구나 연주 날은 돋보이고 싶어 하지만, 자신의 자녀들을 더 돋보이게 하려는 부모님들의 노력이 엿보이는 듯하여 이렇게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는 학생들이 부러우면서도 한편, 자녀들을 통해 자신의 지위나 능력을 세상에 알리고 뽐내고자 하는 인간의 우월감, 그 속성에 대해 'sick & tired' 함을 느꼈다.
Angkor Youth Orchestra
연주 시작 전 대기 모습이다. 캄보디아 어린이들이 서양 악기를 들고 무대에 앉아있는 것을 보니 온몸에 전율이 느껴졌다. 음악제 리플릿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음악제를 주최하고 후원하는 기관들 캄보디아의 문화. 예술 활동을 후원하고 장려하는 기관들이었다.
그중에 눈에 띄는 기관들은,
1. 음악제의 주최 기관인 Art+ Foundation
독일과 동남아시아 사이를 서양 고전음악으로 연결하는 독일 기관. 클래식 음악을 배우고 연주하는 동남아시아 내의 인재들을 후원. Malaysia, Indonesia, Cambodia, Singapore에 connection을 두고 있다.
2. 음악제의 후원 기관인 Goethe Institut(괴테 인스티튜트)
괴테 인스티튜트는 독일 정부가 캄보디아에 세운 것으로, 센터는 프놈펜의 Meta House(메타 하우스) 내에 위치. 독일어 교육을 주로 하지만, 캄보디아 예술 발전에 기여하고자 만들어진 Meta House의 설립 목적과 그 뜻을 함께 하고 있으며, 캄보디아 내 Music Education Project를 후원 중이라고 한다.
참고 - Meta House(메타 하우스)
Meta House는 예술의 불모지인 캄보디아에서 캄보디아의 언론과 영화제작을 지원해 준 문화센터. 2007년 1월 독일 영화감독 Nico Mesterham(니코 메스테르함)과 그의 캄보디아인 팀이 문을 연 캄보디아 최초의 예술/커뮤니케이션/미디어 센터라고 한다.
센터 내에는 미술 전시, 영화 상영, 음악회, 독일어 강좌, 댄스 등의 강좌 및 이벤트들이 화-일요일 간 열린다. (월요일마다 휴무) 캄보디아 예술인을 적극 지원하고 국내외 전시회, 워크숍, 프로젝트, 예술가 교환 프로그램 등의 개최를 통해 캄보디아 현대 예술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이곳은 특히 독립영화, 예술영화 등 의미 깊은 작품들을 많이 상영하는데, 센터의 영화 월간 스케줄표 리플릿은 프놈펜 시내 어디서든 만나볼 수 있는 무가지를 들춰보면 만날 수 있다.
Meta House나 Goethe Institut는 캄보디아 내에 위치한 '독일 문화원'으로 통용되고 있다. 캄보디아에서 문화 활동을 후원하고 장려하는 나라로는 독일과 프랑스가 제일 열심인 듯.
('뉴스 브리핑' 참고)
3. 음악제의 또 다른 후원 기관이었던 Music Arts School
이곳은 음악제가 진행되던 도중 BKK1(Beong Keng Kang 1) district를 걷다가 발견했는데, 대문에 조그맣게 'A Local NGO' 라고 적혀 있었다. 아직 더 정보를 알아봐야겠지만, 왠지 Goethe Institut가 후원한다는 Music Education Project가 일종의 음악 학원처럼 보이는 이곳에서 열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음악교육을 하고 있는 'NGO'가 있었다니... 새로 이사한 우리 센터 근처에도 바이올린을 가르치는 외국 NGO가 있다고는 들었지만, 이곳처럼 음악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NGO는 처음 알게 됨.
프놈펜 시내 내 또 다른 음악교육 기관들
* Srornos Music School
Srornos라는 캄보디아-일본계 남성이 운영하는 음악 교습소인데, 피아노, 기타, 보컬, 바이올린, 첼로, 색소폰, 플루트, 클라리넷 교실 (개인 레슨) 피아노, 재즈 피아노, 기타 (그룹 레슨) 이론 수업과 합창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 The Piano Shop
이 교습소는 교습소 바로 옆에 위치한, GTS Jazz Trio의 Gabi가 운영하는 The Piano Shop을 파트너로 하고 있다.(교습소에 있는 피아노들이 The Piano Shop에서 취급하는 피아노인 듯)
Srornos Music School 바로 옆에 The Piano Shop이 있고, 그 옆엔 또 Piano Cafe라는 곳이 있는데, 카페는 작은 음악홀처럼 꾸며져 있다. 카페 손님이라면 영업시간 내내 언제든 피아노를 연주할 수 있으며, 이곳에선 Srornos 음악 교습소 학생들의 정기 시험이나 연주회가 열린다. 얼마 전에 이 카페에 가봤는데 피아노가 일제 YAMAHA 피아노로 상태가 거의 최상급이었음.
The Piano Shop에서도 KAWAI나 YAMAHA 딱 2가지, 일제 피아노만 취급하고 있는데, 피아노 대여(US$180 for a month)가 가능, 구입 또한 가능하다.
BKK1에 위치하고 있음.
* Simphony Music School
이곳은 타이완 출신의 여성이 운영하는 음악 교습소로써,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기타, 우쿨렐레(Ukulele), 타악, 색소폰, 만돌린(Mandolin), 보컬 및 Little Mozart (음악 그룹레슨),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미술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홈페이지를 가끔씩 들락날락해보니 이곳에선 가끔씩 유명 강사를 초청하여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하거나, 홍콩이나 타이완 등에서 음악을 공부하는 학생들과 캄보디아 학생들의 교류, 학원생들의 정기시험 및 음악회 소식이 들려오는데 얼마 전에는 이곳에 음악치료 전문가가 와서 강연을 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정말 깜짝..! ⊙ _ ⊙ !!! 아직은 예술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캄보디아에서 음악치료 세션이 열린다는 것은 정말 엄청나게 사고가 진보되어 있지 않으면 거의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고로, 이곳은 내가 아직까지 알고 있는 한 캄보디아에서 최고의 음악교육을 하는 기관으로 인정!
(레슨비 : Srornos Music School과 Simphony Music School 두 기관 다 레슨비가 한국 정도 수준이거나 그를 웃도는 수준으로 꽤 비싼 편인데, 캄보디아 사람과 외국인 레슨비에 차별을 두고 있다. 당연히 expat이 더 비쌈.)
사진 중앙에 흰색드레스를 입은 어린이(발이 땅에 닿지 않아 의자 중간에 붕 떠 있는..)가 보이시는가. 이런 어린아이도 바이올린을 들고 무대에 앉아 있다니... 참 보는 것만으로도 대리만족, 가슴 뿌듯해지는 순간이었다. 이렇게 먼저 '선진' 교육을 받은 아이들, elite들이 이 나라를 이끌어 나가야 할 텐데... '좋은' 교육을 앞서 받은 자들이 그 교육의 혜택을 자기네만 누리는 불상사가 있어서는 안되어야 할 텐데...
어쨌든, 리플릿을 찬찬히 읽어 내려가면서 발견한 Music Education Project 는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캄보디아 내에서 음악교육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었다니..!! 이건 뭐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만난 듯한 느낌이었다. 캄보디아에서 한 8개월 지내면서 마음속으로 막연하게만, '클래식 음악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했으면...' '센터에서 직접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면 캄보디아 어린이들에게 클래식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면 참 좋겠다!' '그렇게 되면 베를린 필 홈 콘서트 시스템을 당장 신청해야지!'라는 생각을 해왔었는데, 이미 누군가는 내가 생각만 하고 있던 것을 실천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두근..!! 나도 거기에 참여하고 일조하는 사람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나는 캄보디아 어린이들을 위한 음악교육기관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나서는 흥분된 마음으로 우리 센터 현지인 스텝인 Veasna에게 음악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열의를 토했는데, Veasna는 지식인층, 꽤 상류층의 신분임에도 불굴하고 음악교육기관이 있는지조차 잘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음악제에서 만난 기관 목록을 Veasna에게 메일로 보내주었더니 아주 좋아했음! Veasna에게 도움이 되어 기쁘면서도 언제나 나의 생각을 지지해 주는 Veasna가 요즘 참 고맙다. ㅎㅎ)
연주 1부.
Angkor Youth Orchestra(AYO)는 Ram Daravon의 지휘로 Pachelbel(파헬벨)의 Canon(캐논) 등 우리 귀에 꽤 익숙한 곡들을 연주했다. 연습을 얼마 동안 했는지 짐작이 가진 않았지만, 실력이 꽤 수준급. 특히 오케스트라 악장과 첼로 악장의 실력이 놀라웠음.
캄보디아에 와서 오랫동안 생활하고 있는 한 외국인 가정의 남자아이도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추어 기타 솔로를 연주했다. 많이 긴장했는지 실수가 있어서 안타까웠지만, 캄보디아 어린이들에 의해 연주되는 서양음악에, 서양 어린이가 기타 솔로를 연주하니 그 감동이 더 진했던 것 같다.
AYO의 악장이기도 한 이 남자가 피아노 반주에 맞춰 바이올린 독주를 했다. (좀 특이했던 것은 AYO의 지휘자가 피아노 옆에 앉아 page turner(한국에서는 자칭 '넘순이' - 악보 넘겨주는 사람) 역할을 했다는 것. 한국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일 듯...)
Paganini(파가니니) 곡 중 우리에게 익숙한 곡을 연주했는데 연주곡이 갑자기 기억이 안 남.. ㅠ.ㅠ 어쨌든 처음에는 긴장했는지 소리도, 음악도 별로였다가 중간에 빠른 템포 한번 당겨준 이후부터 테크닉과 음악이 정말 살아남! 특히 hamonics(하모닉스 : 왼 손가락 운지의 강약과 미세한 활 털을 사용해 2옥타브 위의 음을 냄)가 예술이었다! 서양인 관객들도 이 사람의 연주를 보고 놀란 듯. 나도 놀랐고. 이 연주자가 오케스트라의 악장을 하는 이유가 다 있었다.
위 사진 팀은 모두 다 캄보디아 사람들로 구성된, C.P.E.Bach의 Quartet을 연주한 실내악 팀이었는데, 피아노를 제외하고는 모두 다 실력이 so so... 피아노는 어찌나 터치와 소리가 좋던지.... 당장이라도 무대 뒤로 달려가 지도해 준 선생님이 누구시냐, 나도 그 테크닉 한번 배워보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소리가 아주 영롱 영롱, 가벼움 가벼움.... C.P.E.Bach의 곡의 특징을 아주 잘 반영한 피아노 소리였던 것 같다.
인터미션(Intermission)
음악제 진행 5일간, 특별한 이벤트가 진행되었다. 한 장의 promotion ticket에 'M' 'U' 'S' 'I' 'C'이라는 도장을 하루하루 다 찍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lucky draw 행사를 했던 것. 여기에 뽑히면 Sihanoukville(시하누크빌)로의 free 'eco-tour'를 갈 수 있는 것이어서 혹 동료 간사님이랑 시하누크빌 가나? 하고 은근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행운을 뽑는 날이었던 이 날. '5일간이나 음악회에 참석한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라고 생각하며 마지막 'C' 도장을 찍고 티켓을 냈는데, 경쟁자 수가 무려 88명이나 되었다! 설마.. 10명은 뽑겠지 했었는데.. 설마가 결국...
단 한 명이 뽑혔는데, 그 한 명은 바로 사진 속 빨간 옷을 입은 어린아이였다. ^^; 그래서 모두가 자신이 뽑히지 않았어도 더더욱 happy 했던 듯!!!
2부 연주.
2부 연주는 캄보디아 본토 사람, 미얀마, 서양세계 등에서 초청된 실력 있는 젊은 연주자들의 솔로나 실내악, 협연으로 이루어졌다.
Vivaldi(비발디)의 Concerto di Parigi는 실내악의 정수를 보여주었고, 우리 귀에 익숙한 Marc-Antoine Charpentier의 Te Deum(Prelude)은 음악회의 마지막, 대미를 장식하였다.
미얀마에서 온 바이올리니스트(악장), 독일에서 온 여자 첼리스트, 영국에서 온 남자 첼리스트, 독일에서 온 트럼페터 등 출중한 실력을 갖춘 자들로 구성된 체임버 오케스트라, 그리고 Art plus foundation의 director 이자, 프놈펜 국제 음악제의 director인 Anton Isselhardt의 지휘는 음악제의 마지막 무대를 훌륭하게 장식했다.
이날은 방송국에서도 촬영을 왔고, 음악제에 참가하는 어린이 및 청소년들의 부모, 가족, 친지들 등으로 매우 붐비고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재능 있는 캄보디아의 젊은 청소년들의 연주를 듣고선 어둡고 암울해 보이기만 했던 캄보디아에서 조금씩 피어오르고 있는 희망의 빛을 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런 음악교육의 기회가 Elite들에게만 돌아가고 있다는 현실이 아직은 안타깝지만, 캄보디아는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교육의 기회는 누구에게나 균등하게 주어져야 함이 마땅하고, 가난한 자에게도 기회가 돌아가야 함이 마땅하지만, 만약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감안해 봤을 때에는 생각 있는 올바른 엘리트들이 후대를 가르치고, 후대는 middle class에게 영향을, middle class는 또 lower class에게 점차 그 영향력과 파급 효과를 넓혀 나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지역과 나라를 살릴 정말 제대로 된 지도자. 어두운 문화를 빛으로 이끌어 줄 중심이 바로 선 교육자가 절실한 캄보디아다.
13 Nov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