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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이야기 78 | 두부 아목(Amok Tofu) - 하파 레스토랑(Happa restaurant) | 프놈펜 레전드 시네마(Legend Cinema) - 심야 영화 테이큰 2 (Taken 2)
Olivia올리비아 2022. 1. 6. 19:12캄보디아 프놈펜(Phnom Penh) 생활 중.
10월 말경. 퇴근 후 동료 간사님과 Build Bright University(캄보디아 5위 대학)와 Pannāsāstra University(2위 대학)를 둘러보았다. 캄보디아 프놈펜의 대학들은 RUPP(Royal University Of Phnom Penh) 같이 큰 곳을 제외하고는 일반 건물에 대학이라는 구색만 갖춘 college가 많고, 영국이나 프랑스같이 한 대학의 단과 대학들이 도시 곳곳에 흩어져 있다.
그렇다 보니 위에 언급한 두 대학에서는 '캠퍼스의 낭만'이라는 것을 찾아보긴 어려웠지만 대학 내에서 젊은 학생들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학구열이 솟아올랐고, 대학 근처에 즐비하게 늘어선 Lucky seven과 같은 뷔페식 레스토랑 또는 분식점이나 카페 등은 대학로의 낭만을 상기시켜 주어 마음이 설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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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둘러보고는 독일 문화원의 Meta House(메타 하우스)에서 간단한 저녁을 먹으면서 환경과 관련한 예술 영화를 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 다음날이 황금 같은 휴일. 예술영화는 왠지 맥이 빠지는 것 같아서 The Flicks movie house에 가서 좀 재미난 영화를 볼까도 싶었지만 시간이 애매했고 좌석이 있을지 없을지 의문. 결국 그동안 꿈 꿔왔었던 심야 영화를 보기로 하고, 영화 시작 전 저녁을 먹으러 BKK1(Beong Keng Kang 1) distirct로 갔다.
이날은 거짓말같이 달이 동그랗고도 휘영청 밝았다. 그 아래서 간사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걸으니 어느새 Anis restaurant(아니스 레스토랑)에 다다랐다. 입구에서 한 남자가 언제나 캄보디아 전통악기를 연주하고 있는 이 레스토랑이 늘 궁금해서 이곳에 가자고 제안을 했는데, 이날따라 에어컨 작동이 안 되었던 레스토랑.
오랫동안 걸은 터라 refresh가 필요했던 우리는 결국 에어컨 나오는 식당으로 가자며 그 근처를 좀 둘러보다가 'Happa(하파)'라는 레스토랑을 찾았다. ('Happa'를 하파라고 읽어야 할지, 합파, 하빠... 잘 모르겠음)
동료 간사님 말에 따르면 이곳은 Trip Advisor(트립 어드바이저)에서 Sihanoukville(시하누크빌;캄보디아의 지방)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뽑힌 곳이라고 한다.
내가 앉은 곳에서 바라본 입구 쪽. 일본 문화를 반영한 것인지, 혼자 와서 식사하더라도 부담이 없도록 1인용 테이블도 생각보다 많이 마련되어 있었다.
메뉴판을 보니 이곳은 일본 음식 및 캄보디아 음식을 파는 곳이었다. 요즘 캄보디아에서 일본식 철판볶음요리, Teppanyaki가 유행하고 있는지 이곳에도 불판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곳도 얼마 전에 갔던 인터컨티넨탈 호텔의 Oishi Restaurant처럼 일본식 레스토랑이긴 하지만 요리사나 종업원은 다 100% 크메르인이었다. 일본인 사장이 따로 있어 가끔씩만 얼굴을 내비치는 걸까..?
종업원 언니가 웃으며 서 있는 테이블이 철판이 설치되어 있는 곳인데, 불판 볶음요리 한 번씩 할 때마다 옆에 있는 거대 선풍기를 돌려대서..ㅠ.ㅠ 고추 들어간 음식 볶을 때는 콜록콜록;; 연기는 식당 한가득;;;
요즘에는 가는 곳마다 가게 인테리어를 주의 깊게 살피게 된다. 나도 조만간 어떤 일을 하게 될지도 모르니..!!
이날 우리가 먹은 음식들.
동료 간사님이 주문한 베이컨. 치즈 오코노미야키.
소스를 맛보니 정말 '일본'의 맛이었다! 양배추가 가득 들어간 이 오코노미야키는 기름지고 소스 듬뿍인 캄보디아 음식답지 않게 '건강'하다는 느낌이 드는 음식이었다. 가격은 US$4 미만.
동료 간사님이 얼마 전부터 오니기리 이야기를 자주 했었다. 맛을 보진 못했지만, 한 덩이만 먹어도 정말 든든할 것 같은 비주얼.
이 외에도 Happa(하파) 식당에는 일본식 면 요리 볶음, 돈가스 등 다양한 일본 요리가 있다.
나는 캄보디아 음식을 주문했다. 위 사진 속 음식은 Amok Tofu(아목 따후; 아목 토푸; 두부 아목).
드디어! 처음으로 두부 아목이라는 것을 맛봤다. Sugar Palm이라는 레스토랑에서 두부 아목 메뉴를 보고 참 특이하다 싶었었는데, 다양한 종류의 레스토랑이 소개되어 있는 무가지를 보니 두부를 넣은 vegeterian Amok을 팔고 있는 곳이 은근 많았다.
이곳에도 마침 두부 아목을 팔고 있길래 주문해 보았는데, 두부의 질감은 순두부같이 부드러웠고, 외국인의 입맛을 고려했는지 향신료 향이 그리 강하지 않은 부담 없는 아목이었다.
사실 고수와 카피어 라임 등의 향신 채소가 듬뿍 들어간 Jars of Clay(잘스 오브 클레이)의 Amok Trey(아목 뜨라이;생선 아목)를 좋아하는데, 그곳에서 아목을 먹으면 든든하긴 하면서도 먹고 나면 뭔가 과식했다는 느낌이 든다. 채소와 생선 등이 실하게 들어있는 데다가 코코넛 밀크와 기름 등 'rich'한 것들이 듬뿍 들어있기 때문일 터. 그러나 Happa(하파)의 두부 아목은 적당하게 잘 먹었다는 건강한 느낌이 나는 음식! 다이어트하는 분들에게도 부담 없고 참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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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 후. 동료 간사님이 친구 아기 옷을 선물하고 싶다고 하여 X PORT에서 옷을 구입한 뒤, City Mall(시티 몰)에 있는 Legend Cinema(레전드 시네마)로 향했다.
영화관 입구.
이곳은 동료 간사님 표현으로, 'CGV 뺨치는 곳'이었다. 캄보디아에서 카라멜 팝콘과 콜라를 파는 영화관을 만나고서는 우리 둘 다 감동~~ ㅠ.ㅠ 으~~ 캄보디아 온 지 8개월 만에 이런 영화관 처음 왔어!
캄보디아 대부분의 상점과 식당들은 저녁 7~8시면 문을 닫는다. 외국인이 많은 river side에는 24시간 운영하는 bar나 restaurant, 편의점이 있긴 하지만, 이는 캄보디아 사람들에게 아직까진 낯선 문화다.
그런데 이 레전드 시네마는 '심야 영화'를 상영한다. 제일 마지막 영화는 21시 50분 영화로 한국에 비해 무척이나 이른 시간이긴 하지만, 아마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는 혁신적인 시간이리...
영화 티켓을 끊었다. 심야 영화는 'late night owl'이라고 해서 심야 영화 할인 서비스까지 적용이 되었다. 영화는 3D가 아닌 2D여서, 티켓 한 장당 US$2에 끊을 수 있었다. 그리고 매표소에는 좌석 배치표를 보고 손님이 직접 좌석을 선택할 수 있는 커다란 스크린의 컴퓨터 시스템도 있어서 감동 감동! 캄보디아에는 이런 '좋은 것'들이 많은데 그동안 내가 모르고 있던 것이어서 더 감동이었던 듯...
영화 티켓을 끊고는 커피 마시러 스낵 바로 직행. 정말 한국의 CGV와 비슷한 팝콘 팔고 콜라 파는 스낵 바여서 또 한 번 감동 감동! ㅠ.ㅠ
그런데 카페는 안 팔아서 결국 카라멜 팝콘을 먹자! 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sold out... ㅠ.ㅠ 결국 'sweet' popcorn이라는 것을 먹었는데, 이는 연유에 버무린 팝콘이었다.
하여간 '연유'가 무척이나 중요한 나라. 커피에도 들어가고, 빵에도 발라먹고, 팝콘에도 넣고, 달디 단 후식인 '벙아엠' 에도 넣고....
할로윈데이가 주간이라 영화관도 이렇게 꾸며 놓았고, 카페에서도 할로윈데이를 주제로 한 쿠키나 커피를 만들고 '2 buy get 1 free' 등의 promotion 행사도 진행하였다.
이곳에 앉아서 영화 시작 전까지 팝콘을 먹으면서 기다렸다. 스크린에 나오는 영화 예고편들을 쭉 보았는데, 헐리웃 무비가 광고될 때면 가슴이 두근두근..!! 한국에서 이런 것들을 즐기던 마음, 그 습성이 내게 남아있어 마음이 막 흥분되었다! "와~ 재밌겠다!!!
한편, 캄보디아 사람들은 왜 이렇게 'horror' movie를 좋아하는지... 잔인하고 끔찍한 중국풍의 영화가 예고될 때는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대부분 귀신을 믿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미신적인 이야기, 환생, 귀신.... 이를 믿고 즐기는 이야기를 우리 센터 현지인 스텝들도 자주 한다. 실제로 삶에서 맞닥뜨릴 때에는 공포스럽긴 하지만, 이런 유의 영화를 즐긴다고 했다.
영화관 입장. 사람들이 정말 없었다. 우리 제외하고는 한 3~4커플 정도와 혼자서 팝콘을 먹고 있는 한 명의 서양인 남자가 있었을 뿐. 이래도 영화관 비즈니스가 될까? 싶을 정도로 영화관이 한산했다. (아참! 그런데 우리 입장 직전에 끝난 영화관에서는 사람들이 꽤 많이 빠져나오긴 했었다.)
주로 이곳을 찾는 이들은 부유한 캄보디아 사람들(아마도 '부모님이 부자'인 캄보디아 youth)과 서양인들, 아니면 (서양인 남자+캄보디아 여자) 커플이 대부분이었다. (서양인 남자+캄보디아 여자) 커플은 볼 때마다 왜 이렇게 마음이 좋지 않은지... 물론 진정한 사랑을 하는 사람들도 있긴 하겠지만.. 가난한 캄보디아의 현실에 비추어 봤을 때 서양인 남자는 돈이 많은 남자일 것이 분명하다.
한편, 이 날 본 영화는 Taken 2. 동료 간사님이 Taken 1은 재밌었다고 했는데, 2는 어떨지 모르겠다고 했었다.
그런데 워낙 대사가 적고 액션과 사건 위주의 영화였던 터라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었고, 내용 역시 약간 흥미진진. 볼 만은 했다.
그러나 보고 난 뒤에는 기분이 별로였다. 터키 수도 한복판에서 이슬람들과의 추격전 끝에 미 대사관으로 안전하게 입성(?) 하고서는 안도하는 미국인들(주인공)을 보고서는 이건 뭥미 -_ -;; 결국 미국=안전, 이슬람=위험하다는 식의 논리는 펼치는 격밖에 안 되었던 영화의 결론.... 영화가 very 정치적일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한번. 새삼. 깨달았다.
14 Nov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