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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Paul Lewis(폴 루이스) 리사이틀 감상 후기

 

4월 23일, 토요일, 오후 5시. 성남 아트 센터로 피아니스트 Paul Lewis(폴 루이스)를 만나러 갔다.

 

 

사실 이번 연주회는 학교 선생님이 '카더라' 하셔서 다녀오게 되었다. 연주회를 가고 안 가고는 내 자유 의지에 달린 일이었지만, 복학하면서 만나게 된 선생님께 추천받아 시작하게 된 F.Schubert의 piano sonata D.850을 (우리 선생님, 이 곡 정말 좋아하신다! 레슨 하시면서 아주 신나 하시는 것이 눈에 보인다^^) 무대에서 만난다는 것이 그리 흔한 일은 아닌 것 같아서 일단 검색해봤다.

 

성남아트센터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Paul Lewis란 피아니스트가 나왔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 처음 보는 인물이었다. 그런데 이 사람에 대한 설명이 왜 이리 장황한지~ 읽기도 전에 미리 지쳤다..^^;

 

그래도 일단 슈베르트 곡을 많이 안 다뤄봤는데 이번 학기 실기고사로 슈베르트를 연주해야 하는 나로썬, '슈베르트 스페셜리스트'라 하니 관심이 갔다. 그리고 슈베르트 소나타 D.850을 계속 연습하다 보니 곡도 재밌고, 슈베르트라는 인물에게도 관심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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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가면 후회할 것 같은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학기 말까지 이 곡을 연습하면서 '아.. 그때 갈걸..' 하는 마음이 계속 들면 너무 괴로울 것 같았다. 그리고 이 연주회를 보고 많이 배워와서 한층 성숙된 음악을 표현해 보고 싶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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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이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들한테 '지기 싫은 마음'(?)도 들었다. 나만 이 좋은 것을 놓치고 못 보면 정말정말 아쉬울 것 같았다. 좋은건 나도 봐야지~!! ㅎㅎ (이상하게 이런 욕심이 있단 말이야. 이런 성격이 나로 하여금 뭐든지 열심히 하게 만들지만, 한편으로는 스스로를 너무 몰아붙이게 되는 것 같아서.. 글을 쓰는 지금도.. 너무 이렇게 매여 살진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일단 가기로 결정! 그런데 좋은 자리들이 벌써 다 찼다! 연주회 하루 전이니까 당연한 사실이었겠지만.. 피아니스트의 손을 보고 싶은데 왼쪽 좌석들이 다 차서 그냥 아예 2층 맨 뒷좌석에서 무대를 내려다보며 전체적인 음향을 들을까, 그래도 1층 앞좌석에 앉아 피아니스트 호흡이라도 들을까 정말 백만번 고민하다가 과감하게 앞자리 결정! 다행히도 누가 자리를 취소했는지 아주 정중앙 좋은 자리가 비어 있어서 그걸로 예매했다^^

 


 

피아니스트 Paul Lewis(폴 루이스) 리사이틀 - 공연 정보

 

 

 

피아니스트 폴 루이스 Paul Lewis 리사이틀

2011년 04월 23일 ~ 2011년 04월 23일 

4월 23일(토) 오후 5시

관람시간 : 100분 (인터미션 15분 포함) 

주최: 성남문화재단

주관: 성남문화재단

문의: 031-783-8000 

콘서트홀

VIP10만원 / R 7만원 / S 5만원 / A 3만원

8세 이상 입장가능

 

 

 

■ Paul Lewis

숨이 멎을 듯이 아름다운 슈베르트의 소나타, 

걸작의 진미를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해석과 만나다

 

2010년 비르투오조 피아니스트 아르카디 볼로도스 최초 내한무대에 이어, 2011년 성남아트센터가 초청한 아티스트 21세기 최고의 슈베르트 스페셜리스트로 떠오른 폴 루이스이다. 슈베르트로 세계무대에 이름을 알린 그는, 올해부터 슈베르트 소나타로 전 세계 순회공연을 갖는다. 이번 첫 내한무대가 의미 있는 것은 슈베르트로 떠나는 대장정의 첫 무대가 바로 성남이라는 점이다. 

 

1973년 영국 리버풀 태생의 피아니스트 폴 루이스(Paul Lewis)는 아름다운 음색과 격조 높은 표현으로 정평이 나 있는 피아니스트 알프레드 브렌델의 수제자이다. 단순히 동시대에 살았고 브렌델에게 배웠다는 의미에서의 ‘제자’라기보다는 지적인 연주로 슈베르트, 베토벤, 쇤베르크, 리스트를 연주했던 브렌델의 음악적 행보와 많이 닮아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폴 루이스는 음악과는 전혀 무관한 가정에서 자랐다. 일반적인 피아니스트들이 피아노라는 악기로 처음 음악을 시작한 것과는 달리 폴 루이스는 첼로로 음악을 배웠다. 또한 어릴 때부터 두각을 나타낸 영재 피아니스트라기보다 음악학교에서 천천히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인물이다. 14세가 되던 1987년, 맨체스터의 체담 음악학교(Chetham’s School of Music)에 입학한 폴 루이스는 폴란드 출신의 피아니스트 바크스트(Ryszard Bakst)와 길드홀 음악학교(Guildhall School of Music and Drama)에서는 하빌(Joan Havill)로 부터 피아노를 배웠고, 졸업 후 피아니스트 알프레드 브렌델의 문하에 들어가게 된다. 

 

폴 루이스의 이름은 1994년 런던에서 열린 ‘런던 국제 피아노 콩쿨’(World Piano Competition in London)에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연주로 2위 입상하면서부터 국제적으로 알려지게 됐다. 화려한 콩쿨의 이름이나 1위 입상으로 화제가 된 것은 아니었지만 폴 루이스는 탄탄한 연주 실력으로 무대를 장악했고, 1997년, 세계적인 피아노 제작사인 스타인웨이 앤 선(Steinway & son)이 선정한 100번째 ‘스타인웨이 아티스트’로 선정된다. 

 

2000-2002년까지, 일찌감치 런던 국립음대의 피아노 교수로서 재직했던 그는, 위그모어홀의 ‘라이징 스타’ 아티스트로 발탁되면서 영국 주요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게 된다. 이후 브리티쉬 오케스트라, 비엔나 체임버 오케스트라, 콜롱 체임버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무대를 비롯해, 슈바르첸베르크의 슈베르티아데(슈베르트 친구들이 꾸민 작은 음악회), 루체른 부활절 페스티벌, 루어 페스티벌, 밴쿠버에서 열리는 체임버 뮤직 페스티벌 등 굵직굵직한 음악 축제에서 성공적인 독주회를 펼쳐보이며 음악 팬들에게 알려졌다. 또한 퀸 엘리자베스홀의 퍼셀룸, 에딘버러 퀸홀, 터너 심즈 콘서트홀 등의 공연도 빼놓을 수 없고, 2003년에는 로열 필하모닉 소사이어티 프라이즈(Royal Philharmonic Society prize)의 ‘우수 연주자’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하였다. 

 

특히 위그모어 홀과의 인연은 꾸준히 이어졌는데, ‘위그모어홀 초청’ 시리즈로 요요 마, 마이클 콜린스(Michael Collins), 언스트 코바약(Ernst Kovacic), 시네 노마인 4중주단(Sine Nomine Quartet), 레오폴드 현악 3중주단(Leopold String Trio), 하프너 윈드 앙상블(Haffner Wind Ensemble), 캐서린 고워즈(Katherine Gowers), 에드리언 브렌델(Adrian Brendel)과 공연을 가졌다.

 

애호가들을 위한 명품 음반을 출시해 온 아르모니아 문디(Harmonia Mundi)에서 10여 년간 꾸준히 발매되어 온 폴 루이스의 음반들은 슈베르트 소나타에 이어 최근에는 베토벤 소나타 전곡 녹음 음반 발매로 이어지며 또 한 번 평단의 극찬을 끌어내고 있다.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들은 베토벤의 32개 소나타 전곡과 함께 뛰어난 작품성과 아름다움을 가진 걸작으로 꼽힌다. 베토벤 소나타에 이어 최고의 완성도를 지닌 슈베르트 소나타는 신뢰할만한 해석자인 폴 루이스의 연주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이번 무대는 슈베르트로 세상에 알려진 그의 ‘슈베르트’ 연주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현 시점에서 마주하는 뛰어난 해석자의 연주로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제15번 C장조 D.840, 피아노 소나타 제17번 D장조 D.850을 만나보자. 

 

시간이 지날수록 음악적 깊이를 더해가고 존경 받는 피아니스트 폴 루이스. 그의 의미 있는 슈베르트 여정은 애호가라면 놓치기 아까운, 특별한 무대가 될 것이다. 

 

 

■ Concert Program at Seongnam Arts Center

 

거장 알프레드 브렌델의 명맥을 잇는 

세계 피아노 음악계의 미래, 

슈베르트 피아노 음악의 명장을 성남에서 만나다

 

2000년, 아르모니아 문디에서 발매한 피아니스트 폴 루이스의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앨범은 음반사에서도 귀추가 주목된 작품이었다. 신인이라고는 하지만 거장 알프레드 브렌델의 추천을 받은, 브렌델의 수제자라는 점에서 발매 전부터 화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음반평은 더욱 큰 화제를 낳았다. 브렌델의 후광 때문이 아니었다. 슈베르트의 세밀한 호흡을 끌어가는 강인한 에너지, 깊은 생각, 음악을 표현하는 명료함에서 극찬을 끌어냈다. 

 

프란츠 슈베르트 (Franz Schubert) 

- 피아노 소나타 제15번 C장조 D.840 Piano Sonata No.15 C Major, D.840

- 피아노 소나타 제17번 D장조 D.850 Piano Sonata No.17 D Major, D.850

 

 

■ Recording

HMC901800 슈베르트 : 후기 피아노 소나타 D.959, 960

 

슈베르트의 그 불멸의 정신은 가곡에서보다, 마치 베토벤처럼, 후기 피아노 소나타에서 빛을 발한다는데 이의를 제기하기란 불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불멸의 정신은 곧 체념과 달관의 리리시즘을 통하여 개화하는데, 브렌델의 영향을 받은 영국의 젊은 피아니스트 폴 루이스는 슈베르트의 그 서정을 보다 뜨겁지만 차갑게 다루어놓았다. 음표의 의미를 곱씹으면서 감수성의 곡선을 유연하게, 노래를 부르는 듯 유연하게 진행하면서도 전체의 균형을 흐트러뜨리지 않는 루이스의 통찰력은 결코 즉흥적인 것이 아닌, 경험과 탐구의 아름다운 조화의 산물인 것이다. 디아파종상을 수상했던 그의 탁월한 독일적 감수성에 갈채를 보낸다.

 

HMA1951755 슈베르트 : 피아노 소나타 19번 D.958, 14번 D.784

*디아파종 황금상, 레페르트와르 만점 

 

HMC901902 베토벤 : 피아노 소나타 1권 

16번, 17번, 18번 - *그라모폰 에디터스 초이스

 

슈베르트로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던 폴 루이스의 베토벤 소나타 첫 번째 앨범으로 Op.31의 세 작품을 한 데 묶었다. 각 작품의 개별적인 조형뿐 아니라 세 편의 대비와 조화가 완성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 할 수 있다. 

루이스는 슈베르트 후기작에서 들려주었던 낭만적 품성과 리스트에서 확인된 빈틈없는 테크닉으로 청년 베토벤의 다혈질적인 기질을 명확하게 포착했다. 16번은 이탈리아적인 유머와 온화함이 넘친다. 17번 ‘템페스트’는 표제에 귀 기울이며 맹위를 숨기지 않았다. 내재된 분노가 꿈틀대는 3악장은 특별히 인상 깊다. 18번은 시적인 2악장에서부터 맹렬한 4악장까지 확고한 자신감에 넘쳐 있다. 중용의 미덕과 개성이 조화를 이룬 수작으로, 완성도 높은 전집을 예견케 한다. 

 

HMC 901903.05 베토벤 : 피아노 소나타 2권 (3CD)

8번‘비창’, 11번, 28번, 9번/ 10번, 24번, 21번‘발트슈타인’/27번, 25번 소나티나, 29번 ‘함머클라비어’ 

 

 

 

폴 루이스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싸이클의 2번째 음반이다. 소나타 1권과 카네기 센터에서의 베토벤 연주는 비평가들로부터 “루이스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와 함께 숨쉬고, 살아가고 있다”는 평과 만장일치의 찬사를 보냈다. 폴 루이스는 1997년, steinway & son이 선정한 ‘1,000번째 스타인웨이 아티스트"에 선정되었다. 2000-2002년까지 루이스는 런던 국립음대의 피아노 교수로서 재직했고 위그모어 홀의 ‘라이징 스타’ 아티스트로 발탁되었다. 2003년에는 로열 필하모닉 소사이어티 프라이즈의 ‘우수 연주자’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HMC901906.08 베토벤 : 피아노 소나타 3권 (3CD)

*음악의 세계 - 쇼크 (CHO) 선정

No.1, No.2, No.3, No.4, No.22, No.23 <열정>, No.12, No.13, No.14 <월광> 

 

32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와 함께 레코딩에 도전장을 던진 폴 루이스의 이 야심찬 기획은 등산에 비유하자면, 에베레스트나 몽블랑 산에 오르는 것과 같다고 해야할 것이다.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는 32곡 하나하나가 작곡 시기 전반에 걸쳐 그의 음악적 변화를 구조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전기 소나타 1-3번은 명랑하고 단촐한 하이든 작풍을 보여주며, 중기 소나타의 대표격인 ‘달빛(Moonlight)’ ‘열정(Appassionata)’은 기교적이며 특히 멜로디가 아름답다. 공연장에서도 한결같은 진지한 자세와 성실한 연주자로 인정받고 있는 폴 루이스의 이 음반은 또 하나의 혁명이다.

 

HMC901909.11 베토벤 : 피아노 소나타 4권 (3CD) 

*그라모폰 에디터스 초이스

5번, 6번, 7번, 15번, 19번, 20번, 26번, 30번, 31번, 32번

 

폴 루이스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시리즈 네번째이자, 완결판이다. 이미 빌헬름 켐프, 빌헬름 박하우스, 알프레드 브렌델, 아르투르 슈나벨, 리차드 구드 등 쟁쟁한 피아니스트의 음반들이 나와 있는 가운데 폴 루이스의 베토벤 소나타 전곡 앨범은 많은 클래식 애호가들의 관심과 호응 속에 마무리 되었다. 그의 연주에는 듣는 이를 매혹시킬만한 화려한 기교나 꾸밈, 과장된 해석은 존재하지 않는다. 숭고한 베토벤의 정신세계를 기반으로 하여 작품 본연의 음악성과 해석으로 표현하고 있다. 피아노 소나타 6번, 15번, 32번에서 특히 뛰어난 연주를 들려준다. 

 

HMX290190211 베토벤 : 피아노 소나타 전곡 (10 for 5 )

 

폴 루이스는 스타인웨이의 ‘100번째 아티스트’, 위그모어홀의 ‘라이징 스타’로 선정되는 등 탄탄한 실력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쌓고 있다. 슈베르트로 시작하여 리스트,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로 음악세계를 인정받고 있는 그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판이다. 스승 알프레드 브렌델를 감히 뛰어 넘는 당대 최고의 명음반으로 꼽기에 부족함이 전혀 없는 폴 루이스의 베토벤 소나타 전곡 음반. 레코딩한 순서대로 음악을 담고 있는데, 베토벤의 작품과 관련한 상세한 해설지도 만날 수 있다.

 

HMC90205355 베토벤 : 피아노 협주곡 전곡 (3CD) 

*그라모폰 에디터스 초이스

연주 :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 이리 벨로흘라베크(지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4집으로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클래식 매거진 그라모폰 선정 ‘2008 올해의 음반’으로 선정되었던 그가 이번에는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전곡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2009년 7월부터 2010년 3월 까지 레코딩되었던 음반이 드디어 그 모습을 선보인다. 다소 학구적인 스타일의 그는 명 피아니스트 알프레드 브렌델의 애제자답게 진지하고 신뢰감이 높은 연주를 들려준다.각 작품마다 작곡가의 의도를 휼륭하게 표현하고 있는 그와 피아노를 배려하며 완벽한 호흡을 보여주고 있는 체코 출신의 최고 지휘자 이리 벨로흘라베크의 앙상블은 뛰어나다.

 

 

■ Press Comment

(중앙일보 캐나다) 

 

이 사람을 주목하라! 

영국 출신의 젊은 피아니스트 폴 루이스가 모두 32편에 이르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에 도전장을 던졌다. 북미 대륙과 유럽 전역에 걸쳐, 한 번에 네 곡씩 연주해도 무려 여덟 번이나 공연해야 하는 이 야심찬 기획은 피아니스트에게나 기획사에게나 대단한 모험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밴쿠버에서 이미 네 차례의 연주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폴 루이스는 한층 더 깊어진 눈빛으로 돌아왔다. 시인처럼 두 눈을 지그시 감은 그의 희디 흰 손가락에서 흘러 나오는 음악은, 말을 잃게 하고 복잡한 세상사를 깨끗이 잊게 한다. 

 

 

돌아온 폴 루이스 

샛별처럼 떠오르는 폴 루이스의 베토벤 오딧세이는 UBC가 자랑하는 로즈가든 바로 옆에 자리한 챈 센터에서 열린다. 늦은 아침 겸 점심을 먹고도 한참 느긋한 일요일 오후 세 시! 밴쿠버 서쪽 끝자락을 향해 10번가를 타고 달리다 보면, 길 양 옆에 아치 모양으로 늘어선 키 큰 나무들이, 마치 엄마새가 깃털을 내리고 아기새를 품듯이 다정하게 다가선다. 

 

사실 피아노 깨나 만진다는 사람 치고 베토벤 소나타 한 곡 정도 연주해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음반 녹음도 아니고 실제 연주회장에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시리즈로 연주한다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등산에 비유하자면, 에베레스트나 몽블랑 산에 오르는 것과 같다고 할까. 

 

이 전통은 전설적인 피아니스트, 아르투르 슈나벨이나 빌헬름 켐프를 시작으로 해서 클라우디오 아라우, 알프레드 브렌델, 프리드리히 굴다, 에밀 길레스, 카를 리히터, 마우리치오 폴리니, 그리고 최근 들어 안드라스 쉬프 등 이름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대가 급 정도가 섭렵한 영역이다. 그런데 새파랗게 젊은 피아니스트, 폴 루이스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의 의미 

보통 유명 작곡가의 탄생이나 죽음을 기리기 위해서 시리즈 연주회를 연다. 예를 들자면 올해 쇼스타코비치의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밴쿠버 리사이틀 소사이어티는 그의 현악사중주 전15곡 마라톤 연주회를 열었으며, 러시아 계 지휘자 게르기예프는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전곡을 레퍼토리로 올 시즌 북미 투어에 나섰다. 

 

모차르트와 슈베르트도 많은 아름다운 작품을 남겼다. 그러나 모차르트 교향곡 41곡이 전곡 연주된다든가, 슈베르트의 피아노소나타 전 21곡이 시리즈로 연주되지는 않는다. 모차르트 작품 상당수는 황실이나 귀족의 자제 등 아마추어를 위한 것이고, 슈베르트도 초기 작품들의 경우 슈베르트의 친구들(Schubertiade)이 하루 저녁 모여 즐기기 위해 작곡한 것이어서 작품으로서의 독창성과 완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는 32곡 하나하나가 작곡 시기 전반에 걸쳐 그의 음악적 변화를 구조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전기 소나타 1-3번은 명랑하고 단촐한 하이든 작풍을 보여주며, 중기 소나타의 대표격인 ‘달빛(Moonlight)’ ‘열정(Appassionata)’ 등은 기교적이며 특히 멜로디가 아름답다. 베토벤 후기 소나타에 이르면 색채감과 철학적인 깊이를 담고 있다. 

 

한편10곡에 이르는 바이올린 소나타는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는 물론이고, 5곡에 불과한 첼로 소나타를 시리즈로 연주하는 것보다 의미가 덜하다. 작곡 시기가 상대적으로 청년 베토벤 시대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함머 클라비어 

우리의 상상력을 베토벤 시대로 돌려보자. 당시는 엘리건트 한 가벼운 터치로 피아노를 연주하던 시기였다. 대부분의 작품은 황실이나 귀족의 자제 등 아마추어가 즐겨 연주할 수 있을 정도로 부담 없어야 했다.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점은 합시코드(손톱 모양의 스펙트럼으로 줄을 퉁겨 소리를 냅니다)보다는 진보되었지만, 여전히 약한 나무 해머로 섬세한 줄을 때려 강약을 조절하는 포르테피아노가 있었을 뿐이다. 오늘날 스틸 프레임이 든든하게 받쳐주는 스타인웨이 같은 피아노는 아직 출현하지 않았다. 

 

베토벤의 괴팍한 성격을 보여주는 일화로, 그는 허구한 날 피아노 줄을 끊어뜨리고 해머를 부쉈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날 강한 타건을 자랑하는 대부분의 피아니스트들에게 포르테피아노를 연주해 보라고 하자. 아마 줄 끊어지고 해머 부숴지는 소리가 어느 전위예술가의 파괴 퍼포먼스 못지 않을 것이다 

 

베토벤 자신은 한번도 제목을 붙이지 않았지만, 발트슈타인(Waldstein)은 백작의 후원금을 타내기 위해서, 그리고 저 유명한 열정과 달빛은 출판업자가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제목을 붙였다. 베토벤의 후기 소나타 중 하머 클라비어(Hammer Klavier)는 말 그대로 망치로 두들긴다는 뜻인데, 오늘날 피아노를 미리 예견한 듯 강하고 폭발적이다. 

 

 

모자를 벗어라! 

현재 최고 주가를 달리고 있는 테너 롤란도 비야손과 바이올리니스트 막심 벤게로프의 올 시즌 밴쿠버 공연은 적이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그들의 이름값은 벌써 천정부지로 솟아올라, 몸은 밴쿠버에 있지만 다리 하나는 벌써 시애틀이나 샌프란시스코, LA로 가는 비행기 트랙에 걸쳐진 듯했다. 이들과는 달리, 폴 루이스는 얄팍한 박수를 이끌어내는 짧은 쇼피스(show - pieces)로 승부하지 않는다. 그리고 매너리즘에 빠진 일부 스타들이 본 프로그램의 실수를 대충 마감하려고 덤으로 듬뿍 얹어주는 앙코르 연주 따위는 하지 않는다. 

 

지난 10월 15일 첫 공연에서, 그는 본 프로그램이 몹시 과중함에도 불구하고 한결같이 진지한 자세로 임했으며 매 곡마다 놀라울 정도의 안정감과 완성도를 보였다. 특히 그가 표현하는 놀라울 정도로 세분화 된 음의 폭(gradation)은, 마치 전문 디자이너들이 사용하는 색상표를 단 1초 만에 휘리릭~ 넘겨보는 느낌이었다. 

 

“신사 숙녀 여러분, 모자를 벗으세요! 여기 천재가 나타났습니다!” 

작곡가이자 저명 음악 비평가였던 슈만이 혜성처럼 나타난 젊은 피아니스트 브람스를 처음 소개하면서 음악전문지 표지를 장식한 멋진 문장이다. 이 명언은 그로부터 150여 년 동안 각종 유머와 패러디가 난무할 정도로 클래식 음악계를 들썩였다. 진지한 음악가 상을 보여주는 폴 루이스를 향해 오늘 나는 모자를 벗는다. 

 

 

"Paul Lewis started his Proms Beethoven Cycle in impressive style…Lewis never ceases to amaze in the way he probes this music and so fascinatingly defines its character."

Geoffrey Norris, The Daily Telegraph, 22 July 2010

 

"Lewis, a protege of Alfred Brendel, plays the music of the classical era more than any other. His Beethoven is a classy fellow, with considerable stature and depth, but meeting him can be a more soothing experience than one imagines this fiery, cantankerous composer was in real life. In the Piano Concerto No.1 Lewis’s judgment as to how strongly to project in this hall was perfect. The playing exhibited an exemplary sense of balance and finesse but lit up with a bright-eyed wit that made the music sparkle. Belohlavek’s light, crisp accompaniment suited him well. 

In the Piano Concerto No.4 they turned to softer colours. Lewis’s warm sound might have been designed with this lyrical concerto in mind, and his performance sang with distinction, if from time to time leaving the impression that it was rolling along on autopilot."

Richard Fairman, The Financial Times, 23 July 2010

 

"The First Concerto…Lewis’ fingerwork was immaculate and Belohlavek’s accompanying as well defined as the orchestra’s tone was warm. The more intimate and uniquely individual Fourth Concerto was on another level. There was total unanimity between conductor and soloists, and the subtle, varied character of Beethoven’s inimitable ideas was presented with absolute authority."

George Hall, The Guardian, 23 July 2010

 

"Lewis was refreshingly direct, keenly articulate, at all times…if the relationship with the other orchestras and conductors in the remaining concertos is half as subtle and as accomplished then this cycle could put Lewis into a different orbit on the world’s stages."

Edward Seckerson, The Independent, 24 July 2010

 

"…No. 1 suited him…he was superb in the sometimes comically overlong, look-at-moi cadenza."

Peter Reed, The Sunday Telegraph, 01 August 2010

 

 

 

Prom 16 – Concerto No. 2:

 

"Lewis’ spry and transparent way with the finale found its perfect foil, too, in the perfectly attuned and buoyant accompaniment."

Richard Landau, Classical Source, 29 July 2010

 

"Paul Lewis…could not have asked for more responsive or inspirationalcolleagues, for [the CBSO] matched his pinpoint delicacy, arching lyricism and command of rhetoric at every turn."

Barry Millington, The Evening Standard, 30 July 2010

 

"A pianist must be true to [Beethoven’s] elegance and nascent volcanic spirit. Lewis did that to near-perfection…time and again this light touch was galvanised by a cat-like pounce on Beethoven’s syncopated rhythms."

Richard Morrison, The Times, 31 July 2010

 

 

 

Prom 27 – Concerto No. 3:

 

"…a powerful and concentrated account of the Third…Lewis was not afraid to let rip at times, especially in the composer’s own candenzas."

Ben Hogwood, Classical Source, 06 August 2010

 

"…a trenchant performance of the Third. Tonal colour was deftly matched to musical character; Lewis’playing had sinew and imagination, and the surreptitious start to the finale identified a nice touch of Beethovian wit."

Geoffrey Norris, The Daily Telegraph, 09 August 2010

 

 

"…played in his usual, immaculate style…"

Andrew Clements, The Guardian, 09 August 2010

 

 

 

Prom 69 – Concerto No. 5:

 

"…a diamantine ‘Emperor’…"

David Nice, The Arts Desk, 07 September 2010

 

"Tackling the ‘Emperor’ Concerto with the RSNO, under Stepehane Deneve, Lewis scored most effectively in those sections ofthe work wehre a refined allusiveness is called for: he spun out the first movement development with graceful poise, and his cadenza was exquisite."

Edward Seckerson, The Independent, 07 September 2010

 

"…a commanding interpretation of the ‘Emperor’…in his performances of the other four concertos, with different orchestras, Lewis has fulfilled expectations in revealing his insight and stylistic affinity with the music, identifying the traits that lend each concerto its individuality."

Geoffrey Norris, The Daily Telegraph, 07 September 2010

 

"His playing was integrated with the orchestra in a way that spoke of the place of the piece in the history and development of all music as well as with precision and musicality. As he reached the end of his commitment to this year’s programme, this fine pianist was rightly treated to a lengthy ovation."

 

Keith Bruce, The Herald Scotland, 08 September 2010

 

 

(출처 : 성남아트센터 홈페이지)

 

 


 

피아니스트 Paul Lewis(폴 루이스) 리사이틀 - 감상 후기

 

연주회 가기 전엔 예술의 전당 대한음악사를 들려야 해서 성남아트센터에는 연주 시작 5분 전에 아주 가까스로 도착했다. (예술의 전당도 그렇고 성남아트센터도 그렇고, 왜 이렇게 콘서트홀들이 다 구석진 곳에, 높은 곳에 위치하는지..ㅠ.ㅠ)

 

자리 잡고 앉아 숨을 고르니 곧 이어 Paul Lewis가 등장했다. 폴 루이스의 모습을 사진을 통해 미리 보고 갔지만, 등장하는 그의 모습은 사진 속 모습 그대로였다. 왠지 반가운 느낌^^

 

 

그는 자리에 앉더니 바로 연주를 시작했다. 먼저 Schubert piano sonata D.840.

 

손에 무게감이 느껴지고.. 음악을 정말 즐긴다는 느낌. 연주회장에서 난 이런 느낌의 피아니스트는 처음 만나봤다. '연주' 하면 긴장과 불안 등으로 연주회장에서 본인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거의 대부분이 긴장된 모습을 보이고 음악 표현이 경직되어 있다. 정말 교과서적으로 연주하는 사람들이 많고, '계산'된 음악만이 보여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피아니스트는 정말 자신의 음악을 '들으며, 즐기며' 연주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음악에서도 그게 느껴지고 표정에서도 느껴졌다. 무대가 정말 온전히 이 사람 것 같았다. 무대가 긴장과 떨림이 아니라 정말 자신의 음악을 즐기러 나온 무대 같았다. 그냥 편안한 자기 방에서 연주하는 그런 느낌... 이런 모습을 보니 나도 '연주자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문헌이나 음악사 등을 연구하면서 살고 싶었는데, 연주를 업으로 삼고 사는 것도 정말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피아노 열심히 쳐 왔는데 연주자 안 하면 너무 아까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연주를 듣는데 'Schubert sonata가 이렇게 격정적이었다니!'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음악이 재밌게 들렸다. 음 하나하나 즐기면서도 집중하는 모습.. 정말 예술적인 무대였다. 응축된 소리, 무게감, 수정 같이 맑은 소리와 선율... 화성 변화를 느끼고 있는 저 표정.. 단단하고 정말 견고한 테크닉과 유려한 선율.. 막 슈베르트가 느껴지는 느낌.. 곡을 듣는 내내 슈베르트의 삶과 그 시대의 풍경이 그려지고 상상 되었다. 예술!! ㅠ.ㅠ 폴 루이스의 인터뷰 말처럼 정말 음반으로 음악을 듣는 것과 실황으로 만나는 음악은 정말 달랐다! 연주자의 숨소리, 호흡까지 느낄 수 있었던 무대.

 

연주를 보면서 여러가지 연주 스킬에 대한 것도 많이 배웠다. 큰 소리를 낼 때는 어깨를 내리고 몸을 높이는구나.. 페달은 반페달도 사용하고 왼쪽 페달도 적극 사용하는구나.. 그런데 슈베르트 곡들은 선율적이라 페달이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드는데.. 19세기 때에는 그 시절의 피아노로 페달을 어떻게 연주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무엇보다도 연주 보는 내내 자리가 가운데 정면이어서 정말 그의 손과 페달까지 모두 볼 수 있어 너무나 행복했다.

 

 

두번째 곡, Drei Kalvierstucke D.946 예의상 한번 무대 뒤로 들어갔다가 바로 나와서 바로 연주했다.

 

정말 낭만적인 선율이었다. 소리를 내는 기법이.. 과연 슈베르트 스페셜리스트다웠다. 저렇게 다양하게 소리를 낼 수 있구나.. 싶었다. 폴 루이스 바로 옆에 앉아서 손의 각도나 터치 등을 더 자세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폴 루이스는 본인이 음악을 만들어 내는 연주자였다. 음악에 끌려가지 않고, 음악에 충실하되 본인이 그 흐름을 이끄는 음악을 만들어 낸다. 때로는 피아노를 깊게 눌러 주어 무게감 있는 소리를 연출하기도 하고 발랄한 부분은 정말 피아노와 '놀고' 있는 듯한 느낌도 들고...

 

원래 슈베르트의 코드적인 소리들이 정서에 안 맞아서 슈베르트의 곡들을 안 좋아했었는데, 지금 공부하고 있는 곡도 그렇고, 폴 루이스의 연주를 들으면 들을수록 선율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슈베르트가 점점 좋아진다.

 

폴 루이스의 연주를 들으니 정말 professional한 연주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나도 전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피아니스트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꼭 그렇게까지 유명세를 탈 필요가 있을까 싶은 생각도 동시에 든다. 그냥 하루하루 집에서 내 나름대로 음악을 공부하고 즐기고.. 친구들을 불러 모아 어느 날 하우스 콘서트를 하고.. 그렇게 소박하게 사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한편 든다.

 

그렇게 여러가지 생각을 하면서 곡을 감상했고 1부 연주가 끝났다. 그런데 연주는 열심히 멋지게 잘 해놓고 인사를 왜 저렇게 수줍은지~ㅎㅎㅎ

 

 

두근두근! 2부에는 내가 공부하고 있는 Schubert piano sonata D.850을 연주한다.

 

시작된 연주. 노래하듯 부드럽다. 절대 경직된 모습이 아니다. U.C와 오른쪽 페달을 자주 갈아준다. 슈베르트의 선율적인 부분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정말 연구를 많이 하고 공부를 많이 한 모습이 연주에서 보였다. 1부의 곡들보다 더 심혈을 기울인 듯한 연주.

 

그런데 그의 연주에서 페달이나 테크닉, 선율 등 배울 것이 너무 많아서 아무것도 적을 수가 없었다.

 

감동적이었다. 정말 많이 배웠다.

 

끝나고 나서 연주때 본 페달을 악보에 그려야지.. 했는데 생각이 잘 안 났다..ㅠ.ㅠ 그래도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다. 

 

 

연주 끝나고 싸인회가 있다는 안내는 봤는데, 그냥 갈까 싶었다. 그런데 화장실 갔다 나오는데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그 줄이 길지 않아서 싸인을 받기로 하고 줄을 섰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내 차례가 돌아왔다.

 

난 폴 루이스와 반갑게 인사한 후, 그가 오늘 2부때 연주하기도 했던, 오늘 산 Schubert의 악보 D.850을 꺼내 보여주며 이 곡을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도 이 곡이 꽤 어려웠나 보다. 다른 곡들보다 심혈을 기울였다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는 악보를 보자마자 오~ 이거 정말 어려운 곡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난 이 곡을 기말 시험으로 연주해야 한다고 하자 그는 내게 Good Luck을 빌어주었다^^ 그래서 난 그렇게 새로 산 악보에 그의 싸인을 받았는데, 옆에 서 있던 관계자 분이 너무 rush 하셔서.. 그와 더 이야기 나눌 수도 있을 것도 같았고, 그의 연주에 대한 느낌을 많이 전달하고 싶었었는데... 어쩔 수 없이 그냥 아쉽게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정말 좋았다. 폴 루이스와 잠깐 동안 눈을 마주치며 정면으로 대화할 수 있었다는 사실. 그 사실만으로도 피아니스트의 기를 많이 받은 것 같아서 이번 기말 시험을 정말 잘 치룰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마구마구 생겼다. 공연장을 나오는 내내 기분이 좋아 얼마나 많이 웃었는지^^ 연주 후에도 그가 내 가슴에 남긴 아름다운 선율에 마음이 벅차 계속 내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아름다운 음악이 사람을 이렇게 행복하게 하는구나.

 

돌아오는 길에 선생님께 문자를 보냈다. 좋은 연주회 알려 주셔서 덕분에 좋은 연주 잘 감상하고 많이 배웠다고, 행복하다고, 감사하다고^^ 그랬더니 선생님은 연주 한번이 레슨 백배 효과를 내니까 이제 혼자해도 되겠다며 열심히 하라고 하셨다.

 

 

 

 

룰루랄라~♬ 그를 알게 되서 너무나 기분이 좋다. 그에게 피아노를 배운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번 첫 내한공연으로 알게 된 피아니스트 폴 루이스. 그가 너무나 좋아져 버렸다. ♡

 

피아니스트 랑랑(Lang Lang)도 직접 만나 보았지만, 폴 루이스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었다. 랑랑은 아직 어리고 상상력 풍부하고 재밌다는 생각이 드는 반면, 폴 루이스는 매우 인간적이고 솔직하고 진실한 느낌의 사람. 싸인을 안 받고 그냥 올까 했는데 역시 연주자를 1:1로 잠깐이나마 만나볼 수 있었던 팬 싸인회를 놓치지 않아서 다행이다.

 

음악 가문이 아닌 집안에서 태어나 비교적 늦은 나이에 피아노를 시작했지만 피아니스트 바렌보임의 눈에 띄어 피아니스트로써의 길을 꾸준하게 걸어온 그. 앞으로의 그의 행보가 더욱 더 기대가 된다. 이번 한국 리사이틀이 그의 슈베르트 연주 세계 대장정의 첫 무대였다고 하던데.. 가능하다면 다른 나라에 찾아가기라도 해서 그의 연주를 또 만나고 싶다.

 

아래 동영상은 내가 연주회에서 만났던 폴 루이스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서 한번 붙여본다.

 

https://youtu.be/YL1U2UhUil0

 

정말 'smart' 하다는 말 밖에는...!!! touch와 소리가 정말 인상적이다.

 

29 Apr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