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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 키아우 여행 Nong Khiaw | 사람이 그리워 도미토리 숙소로 이동 | 인도 식당에서 인도 향수 달래기 | 아름다운 카르스트(Karst) 지형

 

 

나는 도미토리가 있는 게스트 하우스로 옮겼다.

 

나는 뜨거운 물이 잘 안 나오는 화장실이 딸린 작은 방 한 칸에서 외롭게 지내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지낼 수 있는 온기 있는 곳이 그리웠던 것 같다.

 

 

 

 

뭔가 빈티지스럽기도 하면서 그렇다고 멋이 없지도 않은 이곳은 역시나 알고보니 뉴질랜드 출신의 서양 남자가 운영하는 곳이었다. 

 

 

 

 

 

문 색상이 참으로 마음에 들었다.

 

 

 

 

숙소를 옮기고 나서 Chennai restaurant 근처에 있는 또 다른 인도 식당을 찾았다.

 

이곳은 인도인 주방장과 인도인 종업원이 일하고 있는 곳이었다.

 

 

 

 

인도인을 만난 것 자체가 너무나도 반가웠는데 인도 잡지까지 구비하고 있으니 더더욱 반가웠다.

 

 

 

 

그리운 인도...ㅠ.ㅠ

 

인도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쳐왔다. 내가 이렇게나 인도를 좋아하는데... 나는 굳이 계속 아세안 10개국을 다 여행해야 하는 것일까? 

 

그 10개국을 다 여행하고자 함은 무엇인가 성취감을 맛보려는 나의 욕심인 것일까? 아니면 그 아세안 국가들은 캄보디아에서 2년 넘게 일하고 생활한 사람으로써 당연히 봐야만 하는, 내 인생에 꼭 필요한 현장인 것일까?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힌디어를 배웠던 때가 벌써 3년 전...

 

그런데 신기하게도 내 뇌는 힌디어를 잊고 있지 않았다! 글자가 술술 읽히는 것이 너무나도 신기했다.

 

인도.....ㅠ.ㅠ

 

 

 

 

오늘은 알루(감자)와 찬나(병아리콩)가 들어간 커리를 주문했다.

 

인도 현지에서 먹는다면 좀 더 저렴하고 맛깔스러운 모양일텐데.. 여기서는 왠지 양도 적고 별로 spicy 하지도 않고 덜 맛있는 것 같다...

 

 

 

 

그래도 인도 잡지를 벗 삼아 열심히 인도 생각하며 즐겁게 맛있게 먹었다.

 

 

 

 

 

아직 가보지 못한 Jammu & Kashmir (잠무&카슈미르)

 

인도에 다시 간다면 꼭 가보고 싶다.

 

그 아름답다는 Srinagar(스리나가르)의 Dal Lake와 floating market도 무척이나 궁금하다고!

 

식사를 다 마치고 나서는 인도인 종업원과 잠시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는 몇 년 전에 라오스에 인도 식당 비즈니스를 하러 왔다고 했다. 나는 반가운 마음에 그 사람에게 말을 걸고, 인도에 대한 이야기도 하길 바랬는데 그의 대답은 짧았고, 그는 뭔가에 상처를 받은 사람인 것처럼 인도에 대한 이야기를 길게 하길 원하지 않는 듯 했다.

 

나는 사실 왜 이런 산골 깊은 곳에서 인도인들이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것인지가 너무나도 궁금했다. 그런데 그 인도인과 잠시 대화를 나눠보니 더러 누군가는 현실을 피해, 상처를 가지고 이곳에 와 있을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농 키아우의 상징인 메콩강 다리.

 

 

 

 

안개가 걷히자 웅장한 카르스트 지형이 그 당당한 위엄을 뽐낸다.

 

 

 

 

배도 부르겠다, 운동이 필요한 나는 이 산길을 따라서 얼마간 걸어보기로 했다. 

 

산길은 메콩강 물줄기를 거슬러 올라가는 방향으로 나 있었는데, 조금 걷다 보면 또 다른 마을이 나타나지 않을까 싶기도 하였다.

 

지도에는 없는 새로운 길을 가보는 즐거움이 있을 것 같아 여행자들의 인적은 드물어 보이지만 아직 환한 대낮이기도 하니 한번 가보기로 하였다.

 

 

 

 

 

식물의 푸르름이 참으로 아름다워 보인다.

 

 

 

 

 

 

한걸음 한걸음 흥얼흥얼거리면서 한 30분 여 걸었는데 다음 마을까지는 거리가 한참 되는 것 같았다.

 

나는 그냥 메콩강이 바라다보이는 바위에 앉아서 사진도 찍고, 가이드북을 꺼내 라오스 역사 공부도 하며 즐거운 오후 시간을 보냈다.

 

 

 

 

다시 농 키아우 중심가로 돌아가는 길. 

 

 

 

 

빵이 먹고 싶은데 농 키아우에는 베이커리도 없고, 빵을 파는 곳은 있긴 한데 비싼 가격에 팔고 있어 아쉬움이 컸었다.

 

그러던 차에 이 작은 잡화점에서 빵을 발견하고는 반가운 마음에 다가갔다.

 

 

 

 

일반 가정집의 한 공간을 활용하여 만든 잡화점.

 

이곳에는 어른들이 어디 나갔는지 어린 아이들이 가게를 지키고 있었다.

 

 

 

 

내가 발견한 빵.

 

아이들은 영어를 하지 못했으므로 라오스어로 "타오 다이(How much)?" 라고 가격을 물어보았다.

 

오른쪽의 길다란 빵 2개가 1,000 Kip. 매우매우 저렴한 가격이었다.

 

나는 어리지만 야무진 아이들이 너무나 예뻐 또 들르겠노라고 인사하고 다시 가던 길을 갔다.

 

 

 

 

사실 농 키아우에 동굴이 있다고 하여 그곳까지 가려다가 몸이 갑자기 피곤해져서 다시 숙소에 돌아왔다.

 

아무도 없는 방에 앉아 있으려는데 뭔가 부스럭 소리가 들려 뭔가 하고 봤더니 고양이 두 마리가 방을 왔다갔다 하고 있었다.

 

 

 

 

귀여운 고양이~~

 

고양이를 보자 캄보디아에서 함께 일하며 생활했던 동료 간사 생각이 났다.

 

고양이를 좋아하고 아꼈던 동료 간사 덕분에 나는 난생 처음 고양이를 만져보기도 하고 안아보기도 하고, 또 좋아하게 되었다.

 

이 사진을 동료 간사 카톡으로 보내주면 엄청 반가워하겠지! 싶었는데... 연락한지도 너무 오래 되었고.. 막상 사진을 보내지는 못했다.

 

 

 

 

 

귀여운 듯 잽싸고 약삭 빠른 고양이!

 

나는 그렇게 고양이와 놀면서 컴퓨터 작업도 하며 얼마간 있다 보니 같은 도미토리 룸에서 묵는 서양 남자 한 명이 들어왔다. 그는 내 얼굴을 딱 보니 한국인인 줄 알겠다며 내게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으레 여행자들이 만나면 그렇듯 우리는 언제 여행을 시작하여 어떤 루트를 통하여 이곳까지 오게 되었는지를 서로 나누었다. 그는 프랑스 출신 청년으로 거의 1년 째 여행을 하고 있었고, 앞으로도 쭉 세계 여행을 할 것이라고 했다.

 

영어도 잘 통하고 대화함에 있어서 어색함도 안 느껴지는 그 프랑스 청년이 친근하게 느껴졌다. 이 새로운 만남이 기분 좋았다. 

 

 

 

 

숙소의 작은 발코니에서 보이는 풍경.

 

캬~ 날씨 진짜 좋다!

 

 

 

 

이 게스트 하우스에서는 Tiger trail이라는 여행사를 겸하고 있었다. 

 

 

 

 

불발탄과 lao beer 술 상자로 만들어진 의자가 인상적. 

 

 

 

 

이곳의 ground floor에는 이렇게 좌식 카페 공간이 있고, 문 밖에도 몇몇 테이블을 놓고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확실히 사람들이 편안하게 만나 대화하기 좋은 공간이다. 

 

 

 

 

쿠킹 클래스, 영화 상영 등 다양한 행사도 진행되는 모양이다.

 

 

 

 

Tiger trail의 광고지.

 

 

 

 

 

오늘도 이 아름다운 농 키아우의 석양을 놓칠 수 없지!

 

 

 

 

농 키아우의 아름다운 실루엣. 

 

게스트 하우스의 도미토리 룸은 first floor에 있는데 내 침대는 ground floor가 내려다보이는 곳으로 손님들이 말하고 기타치고 노래하고 술 마시는 소리가 가깝게 들렸다.

 

카페에 오는 손님들은 대부분이 서양 여행자들이었으며, 이 게스트 하우스에서 일하는 뉴질랜드 출신 주인과 두 명의 라오스인 청년들은 손님들과 더불어 밤마다 술을 마시고 기타치고 노래하는 것이 인생의 낙인 듯 싶었다.

 

그렇게 이들의 대화 소리와 음악 소리를 들으며 잠들었던 날. 

 

22 Jan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