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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여행 3-1 | 호치민 골목 산책 | 골목 카페 베트남 커피 | 신 투어리스트 카페(Sinh Tourist Cafe) | 벤탄 시장 점심
Olivia올리비아 2022. 1. 30. 16:02호치민 골목 산책 | 골목 카페 베트남 커피 | 신 투어리스트 카페(Sinh Tourist Cafe) | 벤탄 시장 점심
오늘도 역시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식사를 했다. 오늘은 어떻게 움직일까? 기대하며 호텔을 나서려는데, 오늘 호텔 예약이 꽉 차서 이곳에서 더 머무를 수가 없단다. 자유롭게 돌아다닐 생각을 했었는데 갑자기 막막해졌다. 호텔 매니저는 똑같은 시설의 자매 호텔이 멀지 않은 곳에 있으니 그곳 예약을 해주겠다고 했다. 일단 예약 신청을 하고 12시 체크아웃 시간 전에 돌아오겠노라고 하고 밖에 나왔다.
나는 나름대로 11시까지는 호치민 도시를 즐겨야지 싶었는데 아무래도 여행을 하다보면 머무를 곳이 가장 큰 문제라서 나의 관심사를 자동으로 호텔을 알아보는 데에 있었다. 매니저가 말한 자매 호텔이 어디일까, 아까 보여준 약도를 기억해보며 그곳 인근을 둘러보고 Chợ Thai Binh 시장도 구경하였다. 자매 호텔은 어디 있는 것인지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는데 덕분에 근처에는 도미토리를 갖춘 수많은 호스텔들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대부분의 호스텔들은 여행사 또한 겸하고 있었는데, 이 Pham Ngu Lao 거리에만 이렇게 많은 여행사들이 있다면 이들은 도대체 어떻게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일까 궁금할 정도였다. 나는 몇몇 호텔과 호스텔을 둘러보았는데 내가 묵던 호스텔만한 곳이 없었다. 내가 묵던 곳이 시설 대비 가격이 가장 좋았다.
그러다가 여행자 거리에서 한 호텔에 들어가게 되었다. 젊은 베트남 아가씨가 리셉션에 있었는데 싱글룸이 US$18이라고 했다. 내 예산보다 높은 가격이므로 할인이 가능하냐고 물었다. 1달러를 할인해 주겠다고 했다. 일단 방이나 보자 싶어서 안내를 받아 올라갔는데 그럭저럭 괜찮은 방이었다. 큰 방도 보여주었는데 처음 안내받은 방이 더 지낼만한 곳인 것 같았다. 다시 프론트 데스크로 내려왔는데 내가 비싸다는 표현을 하자 내가 첫 손님이고 여러 날을 묵을 것이니까 가격을 US$12에 해주겠다고 했다. 사실 10달러면 내게 더 좋아서 안되면 말지 하는 심정으로 대담하게 물어보긴 했으나 안된다는 표현을 했다. 그래.12달러에 이 정도 방이면 이 여행자 거리에서 상당히 괜찮은 편이라고 판단하여 하룻밤 숙박비를 선불하고 영수증을 받아 나왔다.
나는 일단 짐을 옮기고 시내 투어를 하는 것이 움직이기 편할 것 같아서 묵던 호스텔에 들어가 짐을 쌌다. 어차피 다시 풀 짐들이었으므로 대충 정리해서 나왔다. 호텔의 매니저는 자신의 자매 호텔로 갈 것을 권유했고, 싱글룸도 할인해주겠다고 했으나 다음에 다시 이용하겠다는 기약 없는 약속을 한 채 호텔을 나섰다.
새로운 호텔은 아직 방 청소 중이고 체크인 시간 전이었으므로 나는 배낭을 맡겨놓고 최대한 가벼운 차림으로 나왔다. 숙소 문제가 해결하니 마음이 가뿐했고 어디든지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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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골목을 들어가보기로 했다. 겉으로는 번화가이지만, 여행자 거리 골목골목은 서민들이 살아가고 있는 아담하고 소박한 집들이 있는 주택가여서 나는 베트남 사람들의 일상을 들여다보고자 골목으로 들어섰다. 이곳의 골목골목마다는 구역을 알리는 듯한 파란색 간판이 꼭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베트남 전역이 다 그런 것인지는 아직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간판을 보니 굉장히 뭔가가 사회주의 국가답게(?) 체계적이고, 통제적이라는 느낌도 받았다.
숙소를 정해서 긴장도 풀렸겠다, 나는 달디 단 연유커피 생각이 났다. 길거리에서 맛보는 커피 맛은 또 어떨까 궁금해하며 길을 걷던 중 한 커피 가게를 만났다.
이 가게 아주머니는 굉장히 친절했다. 나는 베트남어를 할 줄 모르고, 이 아주머니는 영어를 할 줄 모르시니.. 나는 완전히 말 못하는 벙어리가 된 느낌이었다. 우리는 그저 얼굴 표정과 손 제스쳐로 서로의 말을 알아들을 수밖에 없었다.
진하디 진한 색깔의 연유커피. 다른 여느 곳과는 달리 커피 컵에 빨대와 함께 숟가락을 꽂아준 것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함께 내 준 쟈스민 티에서 아주머니의 배려심이 보여 더욱 감동이었다.
커다란 카페 핀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는 것을 보니 이 가게는 커피 장사가 잘 되는 집인가보다 싶었다. 나는 이 풍경을 기억하고 싶었다.
골목골목을 탐방하는 것도 즐거운데 기분 좋은 커피 아주머니도 만나니 더더욱 발걸음에 힘이 실렸다. 그리고 보는 풍경마다 다 눈에 담고 마음에 담고 싶었다.
호치민의 대로변 집들은 가로 폭이 좁고 위로 높고 지상층은 셔터로 여닫게 되어있다. 그런데 골목 안에 있는 집들은 집 앞에 좁은 앞마당과 함께 여닫이 문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이것이 없는 집들도 있는데 빈부의 정도에 따라 좁은 앞마당 공감의 유무가 결정는 듯도 싶다.
베트남 사람들이 먹고 사는 모습이 궁금하다.
마치 미로와도 같은 좁디 좁은 골목길. 나는 이렇게 좁은 곳을 볼 때마다 만약 화재가 날 경우 어떻게 대피할까라는 생각이 늘 든다.
잠시 잠깐 머무르다 가는 여행자들이 오가는 골목에는 이곳에 삶의 터전을 잡은 사람들의 일상이 섞여있다.
자신의 집을 호스텔이나 게스트하우스로 개조하여 장사를 하는 사람들도 여럿 되는 것 같다. 사람은 역시 사회, 문화적, 경제적 환경에 따라 살게 되어있는 존재임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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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을 벗어나 큰 대로로 나왔다. 나는 이 경제도시 호치민에서 무엇을 볼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여행할 수 있을지 궁금하여 <론리 플래닛(Lonely Planet)> 여행서적을 뒤적이다가 이곳에서 유명한 Sinh Tourist Cafe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곳에는 영어, 중국어, 한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 여행 itinerary가 준비되어 있고, 직원과의 상담을 통해서 자신만의 여행 스케줄을 예약할 수 있다.
베트남은 도시 간 버스 네트워크가 잘 되어 있어 특히 budget traveler에게 유용한 open tour ticket이 있다. 베트남 남부부터 북부까지 쭉 여행할 예정인 내게 있어 이 티켓은 무척 유용할 것 같다. 일정을 고민해 본 뒤에 티켓을 예약해야겠다.
나는 책만 보지 말고 도시를 둘러봐야겠다는 생각에 여행사를 나섰다. 그런데 여행사 바로 옆에 gingko라는 design shop이 있어 궁금한 마음에 들어가봤다. 이곳은 각종 악세서리, 게임용품, 수첩, 지갑, 옷 등에 베트남의 감성 디자인을 더한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나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베트남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일러스트 책이었다. 특히 <Saigon sketch book>은 호치민에 대해 아직 잘 알지 못하는 내게 호치민에 대해 더 생각해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었다. 스케치도 훌륭하고 글도 좋아서 나는 단숨에 이 책을 읽었다. 마음 같아서는 책을 구매하고 싶었지만 앞으로 여행할 곳이 한 두곳이 아닌데 벌써부터 배낭 짐을 늘릴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이공을 떠나기 전 이 책의 구매여부는 한번 더 생각해보게 될 것 같다.
이 가게에는 어린이들의 영어, 수학 교육을 돕는 일러스트 책도 팔고 있어서 참 흥미롭게 잘 봤는데, 베트남 정부에서 운영하는 FAHASA bookstore에도 혹시 이 책들이 있을지 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곳에 가면 왠지 더 많은 다양한 책들이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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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호치민 시내 박물관을 중심으로 투어하기로 결정한 날이다. 그런데 나는 자꾸만 허기가 졌다. 항상 위가 안 좋고 소화가 안 되기를 어느덧 10년째. 그런데 베트남에 와서는 자꾸만 배고프고 속이 안 아픈걸 보니 어느새 몸이 다 나았나 싶기도 하였다. 몸도 정상적인 생리 작용을 시작한 듯 하다.
그래서 나는 박물관을 가기 전 밥 먹을 곳을 찾다가 Bến Thanh Market에 가게 되었다. 지난번 이 벤탄마켓 안에서 볶음국수를 먹었던 적이 있는데 가격만 비싸고 별로 맛이 없었던터라 웬만하면 이곳에서는 다시 밥을 먹지 않기로 하였었는데 시장도 구경할 겸, 또 다른 먹거리가 있나 싶어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러나 이런저런 것들을 둘러보기 이전에 나는 배가 더 고파졌다. 그래서 대충 시장을 둘러보다가 시장 안 식당가 쪽으로 가보았는데,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데에 아주 열정적인 몇몇 시장 상인들을 제치고 한 아주머니가 건넨 메뉴판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었는데 마침 먹고 싶었던 밥+반찬 메뉴가 보였고 가격도 저렴했다.
밥과 고기냐, 밥과 생선이냐, 밥과 해물이냐를 고민하다가 나는 생선요리를 골랐다. 내가 요리를 고르고 앉자 아주머니는 안도하는 듯한 표정으로 재빨리 요리 공간으로 들어가 음식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아주머니가 밥을 준비하는 동안 유리 진열장 속 준비되어 있는 음식들을 구경한다. 다들 어떤 맛일지, 베트남을 여행하는 동안 하나하나 맛보고 싶어진다.
생선조림과 함께 밥 위에 볶은 모닝글로리(미나리 같이 물에서 자라는 채소)가 얹혀서 나왔다. 가격은 40,000d(약 US$2).
생선 조림의 국물은 의외로 짠 맛과 함께 단 맛이 있었다. 파 때문인가 싶기도 했는데 달디 단 파가 정말 맛있었다.
to be continued...
27 Nov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