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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이안 여행 - Hoi An | 고대 도시 호이안의 다양한 풍경들 | 호이안 명물 까오 라우(Cao Lau) | 베트남 사회적 기업 Reaching Out | 베트남 종단 여행 중단 고민

 

몸 상태가 좋지가 않았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움직여야 몸이 살아날 듯하여 호이안 시내를 억지로 억지로 걸었다. 

 

다음 여행 예정지인 Hue(회)로 이동하려면 기차를 타야 할지, 버스를 타야 할지도 알아봐야 한다고 억지로 억지로 핑계를 만들어서 일부러 많이 걸었다.

 

 

호이안의 명물이라는 Cao Lau(까오 라우)를 먹어보기로 했다.

 

속이 안 좋긴 했지만.. 도리어 뭐라도 먹어야 살겠고, 또 채소가 듬뿍 들어가 있으니 힘이 날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 까오 라우는 베트남의 호이안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으로 두툼한 면에 편육과 채소가 듬뿍 들어간, 국물은 거의 없는 일종의 국수이다.

 

호이안의 이 두툼한 면발은 호이안에 일본 상인들이 몰려오면서 일본 우동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설도 있다.

 

국수는 쫄깃쫄깃했고, 고기와 함께 먹으니 더욱더 풍미가 살았다. 

 

이 음식은 호이안을 찾는 여행자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 날이 어둑어둑해질 무렵 호이안 강가는 이 까오 라우를 파는 노점 레스토랑으로 북적북적해진다. fancy 한 레스토랑에서 실력 있는 요리사가 요리한 까오 라우도 괜찮겠지만, 진짜 호이안의 맛을 보려면 서민들이 가장 많이 찾는 노점 레스토랑을 찾는 것도 제대로 된 풍미를 느낄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길을 걷다가 주택가에서 뭔가를 말리는 것을 보았다.

 

 

 

 

 

 

알고 보니 방금 전 먹은 까오 라우 면발을 말리고 있는 것이었다.

 

이렇게 말려서 만드는 것이구나..!! 겉은 살짝 말랐고, 안은 여전히 촉촉한 그 쫄깃한 식감의 비밀은 이렇게 말리는 데서 있었구나..!! 

 

 

 

 

 

호이안 강가.

 

 

 

강가에는 다리가 있는데, 그 다리를 건너면 섬이 하나 있다.

 

 

호이안 시장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튀김 음식들.

 

바나나 튀김, 새우튀김, 콩 소가 들어간 도넛 등 종류가 다양한데, 가격은 고무줄 가격이다.

 

보통 원래 가격의 4배까지 높여 부른 뒤 나 같이 깐깐하고 신중한 외국인이 속아 넘어가지 않으면 개당 5,000 VND 정도를 받는다.

 

맛은, 배고플 때 허기를 채울 정도의 괜찮은 맛이랄까...

 

 

 

 

섬에 가보니 여행사 하나가 있었다.

 

나는 3개월 베트남 비자를 받았기에 앞으로도 여유롭게 베트남 북부까지 종단을 할 수 있었지만, 생각보다 쌀쌀한 (동남아시아에서도 나름 겨울 : 12월-1월) 베트남 지역들과 너무나도 깐깐한 베트남 여인들의 그 기질에 마음이 질려 베트남 북부까지 억지로 책임감 때문에 여행할 필요도 없이 얼른 라오스(Laos)로 넘어가서 잠시 훑은 뒤 태국(Thailand)으로 넘어가서 여행 초에 예정했던 것처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필리핀 등.. 아세안 10개국을 정말로 돌아볼지, 그렇게도 그리운 인도를 가기 위해 태국에서 얼른 인도 비자를 받아 인도로 넘어갈 것인지 많은 고민을 했다.

 

만약 베트남 북부까지 여행하지 않고 베트남 중부에서 라오스로 넘어가게 된다면, 베트남과 라오스의 국경 도시와 가까운 다음 여정지인 베트남 중부 도시 Hue(회 또는 후에)에서 베트남 일정을 마치게 될 터였다.

 

그래도 베트남 비자를 3개월씩이나 받았는데 아쉬운 마음이 없잖아 들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Ha Noi(하노이), Halong Bay(하롱 베이), 풍경이 그렇게도 아름답다는 고산 도시 Sapa(사파)까지 가는 일정을 알아보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하노이와 사파의 기후를 물어보았는데, 역시나 베트남 북부 하노이는 지금 아침, 저녁으로 많이 추워졌고 고산도시 사파는 눈이 내리고 있다고 한다.

 

나는 그 추운 기후를 이겨낼 자신이 없어서 일단은 후에(Hue)를 거쳐 라오스로 넘어가기로 잠정적 결론을 내렸다. 베트남 북부까지 종단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지만 여행을 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기후의 혹독함은 내가 견딜 수 있는 그 한계를 넘어선 그 이상의 것이었다. 라오스를 거쳐 태국, 그리고 아세안 10개국 여행이 될지, 아니면 태국에서 인도행을 하게 될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일단은 라오스로 얼른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라오스 사람들은 베트남 사람들보다는 훨씬 더 순수하고 따뜻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자꾸만 들었다.

 

 

 

 

등 갓으로 생업 삼고 살아가는 사람들.

 

어쩌면 세계문화유산이라는 타이틀이 이 사람들은 더더욱 장인으로 만들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면에서 사람에게 부여되는 타이틀과 지위라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것 같다. 그 사람의 신분과 정체성을 명확히 하는 것은 사람이 살아갈 이유까지도 포괄하니 말이다.

 

그렇다면 나의 신분과 정체성은 무엇일까. 

 

 

 

 

섬에서는 집집마다 이렇게 쌀가루(?)로 만든 듯한 무엇인가를 많이 말리고 있었다.

 

 

 

 

깨가 가득 뿌려져 있는 이것은 단순한 rice paper 같진 않고 무슨 특별 음식 같았다.

 

이것 역시 이곳의 특산물인가..?

 

 

 

 

호이안에는 생각보다 한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많았다.

 

나는 한국인들을 사랑하지만... 단체 관광객들 특유의.. 색안경을 끼고 현지를 바라보는 그 시선이 너무나도 경계가 된다..

 

혼자서 여행을 한다면 그리 생각하지 않으실 분들이.. 다른 누군가와 함께 있게 되면 상상력이 더욱더 커지고, 현지와 맞지 않는 실제적이지도 않은 사실들이 실제처럼 부풀려지고 과장되곤 한다.

 

그렇게 여행한 사람들은 그 여행 경험이 진실인 양 한국에 돌아가 자신의 여행 경험을 그렇게 또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 한 지역과 국가에 대한 이미지를 흐트러뜨린다... 나는 그것이 너무나도 싫다.

 

어느 한 현상에 대한 다양한 시각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우리만의 독특한 편견을 만들어내는 것 역시 옳지는 않다는 생각이 든다.

 

 

 

 

강변에 정박해있는 배들.

 

 

 

 

베트남만의 독특한 풍경.

 

 

 

 

베트남 전통 모자 농을 쓴 조각.

 

 

 

 

 

배들을 자세히 보면 크고 작은 배 할 것 없이 배 앞머리 쪽에 눈 모양이 그려져 있다. 이는 풍랑이나 사고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미신, 부적 같은 것이라고 한다.

 

 

 

 

저 다리를 넘어가면 호이안 시내와 시장이다.

 

 

 

 

꽤나 마음에 드는 도시 호이안(Hoi An).

 

베트남 여행이 거의 막바지에 다다랐다고 생각하니, 이 나라를 빨리 떠나고 싶은 마음도 한가득이지만 그래도 아쉽고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이곳은 'Reaching Out(리칭 아웃)'이라는 베트남의 사회적 기업이다.

 

오늘은 문을 닫았네.

 

이 문을 열고 들어가면 신체의 일부에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공예품들을 생산하고 있다.

 

남자들은 주로 도자기 생산하고 놋판 등을 두드려서 아름다운 문양을 만들고 있고, 여자들은 주로 자수를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첫날 이곳에 와보았는데, 이곳에 과연 들어가도 되는 것인가 주저주저하는 내게 매니저로 보이는 상냥한 한 여자가 들어와서 구경을 하라고 선뜻 먼저 인사를 해주어서 아주 관심 깊이 살펴본 바 있다.

 

공방을 지나치면 공방에서 생산된 제품을 바로 판매하는 샵이 2층 규모로 붙어있는데, 1층에는 밥그릇, 접시, 컵, 티팟, 찻잔, 스트레이너 등의 kitchenware와 귀걸이, 팔찌 등의 장신구 등을 팔고 있고, 2층에는 식탁보, 베개 커버, 쿠션 커버, 이불 등을 팔고 있었다.

 

제품들은 다 수공예품으로 그 설명하고 있는 브로셔를 보아하여 장인들이 만들어 낸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제품으로 자부심이 대단해 보였고, 가게 내부의 제품들은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었다.

 

 

 

 

NGO 사업 형태로는 지속 가능한 사업을 할 수 없어 절대적으로 사회적 기업의 형태로 수익을 창출하며 기관을 운영하고 있다는 설립자의 야심찬 말은 내가 NGO에서 일하면서 느꼈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충분히 드러나는 것이었기에 상당히 공감이 가고 이 설립자를 한 번쯤 꼭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베트남의 사회적 기업 Reaching Out -> www.reachingoutvietnam.com

 

 

 

길을 걷다가 한 주택가에서 이 같은 풍경을 만났다.

 

 

 

 

불교인가.. 까오 다이교인가...

 

베트남의 종교는 중국의 유교와, 불교, 까오 다이교 등 상당히 복합적인 형태를 띠고 있는 것 같다.

 

 

 

 

종교 의식인지.. 아님 장례 의식인지.. 아리송한 가운데 베트남에 이런 문화가 있다는 것을 잘 보고 왔다.

 

 

 

 

한편...

 

짐이 너무나도 가뿐한 배낭 여행객들.

 

나도 이렇게 가뿐하게 다녀야 할 텐데... 지금 내 가방에는 책만 벌써 10권... ㅠ.ㅠ

 

책 욕심이 너무 많아 몸이 고단하긴 하다... 그래도 라오스 가기 전 second hand book shop에 가서 정리를 좀 해야겠다 싶었다. 가장 베스트는 인도 Lonely planet으로 교환하는 것이다.

 

 

 

 

 

주택가 골목에서 이같이 유서 깊은 한 사택을 만나게 되었다.

 

 

 

 

ANCIENT HOUSE... 

 

호이안의 대부분의 유적들은 입장권을 가지고서야 입장할 수 있는데 오래간만에 무료 입장할 수 있는 곳을 만나 반가운 마음에 들어가 보기로 했다.

 

 

 

 

대문에서부터 장식 하나, 식물 하나하나에서 대단한 자부심과 세월이 느껴졌다.

 

 

 

 

문 하나도 참으로 멋스럽구나...

 

 

 

 

감탄을 하면서 둘러보고 있는데 이곳의 손주라는 젊은 남자 두 명이 집 안에서 나왔다.

 

무료입장이긴 하지만 사람이 아직도 살고 있는 사택이라는 점에서 남의 집을 이렇게 그냥 들어와서 바도 되나 왠지 모를 부담감 같은 것이 있었는데, 이곳은 무료입장이니 천천히 둘러보라는 친절한 인사를 해주어서 고마웠다.

 

잠시간 그렇게 집을 구경하고 있는데 손녀라는 한 여자가 인사를 하더니 자신의 집을 안내해 주겠다면서 친히 나를 자신의 집 안쪽으로 안내해 주었다.

 

 

 

 

여자는 자신의 집이 호이안에서 몇 남지 않은 베트남 전통 집이라고 소개하며 대단한 자부심을 드러내었다.

 

호이안에는 많은 중국인들이 몰려와 상업을 했기에 중국식 가옥들도 많지만, 자신의 집만큼은 베트남 전통을 보존하고 있는 집이라고 했다.

 

집은 200년 정도 되었고, 저렇게 곧게 뻗어있는 높은 기둥은 베트남 전통 가옥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이라고 했다.

 

 

 

 

천장의 저 장식은.. 뭔가가 의미가 있는 것이었는데.. 글을 쓰는 지금은 시간이 많이 지나서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하지만 이곳에도 홍등이 달려있었다.

 

홍등은 중국에서 유래된 것일까? 아님 호이안에도 있었던 문화일까..?

 

열심히 여자의 설명을 들으면서 집 안내를 받고 있는데 호주에서 온 한 서양 남자가 나와 합류하게 되었다.

 

그는 연신, "so beautiful!"을 외치면서 여자의 설명보다는 집의 무늬와 구조를 감상하기에 바빴다.

 

 

 

 

이것은 참으로 신기한 문이었다.

 

한 쪽은 밖이 안 보이고, 다른 한쪽에서는 안이 보이는..? 그런 신기한 구조의 창틀이었다.

 

 

 

 

 

굉장히 오래된 물건들이지만 이들은 잘 보존을 하면서 사용하고 있었다.

 

 

 

 

이건 뭐였더라... 서양 남자는 딱 보고 단번에 알아보던데.. 뭔가 굉장히 신기한 것이었는데.. 잊어버렸다... ㅠ.ㅠ

 

 

 

 

 

이곳은 은을 자르고 펴서 은공예를 하는 작업 공간이다.

 

 

 

 

서양 남자는 이걸 보자 무척 반가워했다.

 

알고 보니 그는 귀금속 공예 디자이너였다.

 

 

 

 

 

 

여자의 아버지가 나타나서 직접 작업 과정을 재현해 보여주었다.

 

이러고서는 뭔가가 느낌이 이상했다..

 

서양 남자는 친구가 기다린다고 하면서 미안하다고 하고 헐레벌떡 나갔고, 여자의 아버지는 내 손에 은 팔찌를 채우면서 무척 아름답다고, 가격을 말하기 시작했다.

 

아... 결국 이런 것이었구나. 그럴 법도 하면서 기분이 상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내가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자 그들은 자신의 집을 보전하고 수리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식장에 걸어놓은 수많은 목걸이와 팔찌, 귀걸이로 나의 관심을 끌고 한 푼이라도 더 벌어보고자 하는 그 눈빛은, 이 집의 아름다운 유산들을 자부심을 가지고 설명해 주던 그 반짝이는 눈빛과는 분명 달랐다.

 

나는 미안하다는 의사 표시를 하고 서둘러서 이 집을 나왔다. 기분 좋게 들어갔던 집이었는데.. 나올 때의 마음은 영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오늘은 일요일이라 그런지 강변에 많은 젊은이들이 나와서 베트남 특유의 단 디저트도 사 먹고 산책도 하는 모습이었다.

 

 

그림 그리는 젊은이들도 있었고...

 

 

 

 

캄보디아 시엠립(Siem Reap)까지 건너간 팝업 카드를 파는 상인들도 있었다.

 

 

 

 

이 무게 중심 잘 잡는 잠자리는 내가 초등학생 때 아빠가 해외에서 한 번 사다 주셔서 TV 근처 장식장에서 하늘하늘거리던 기억이 난다. 아무리 흔들어도 무게 중심을 유지하던 잠자리.

 

 

 

 

호이안에는 꽤 괜찮은 홈스테이 형식, 가정집의 게스트 룸 같은 호텔들이 많이 있었다.

 

고풍스럽지만 현대의 편리함이 적절히 조화를 잘 이룬 이 홈스테이 호텔을 보자 나는 호이안에 한 달 정도 머무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실제로 호이안의 아름답고 환상적인 모습에 반한 서양인들이 이곳에 장기 체류하는 경우가 많고, 단기간이지만 1달 정도 체류 뒤 호이안에 대한 자신의 감상을 그림과 함께 엮어 책으로 낸 서양 여자도 있다.

 

하지만.. 호이안의 실상은 화려해 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뭔가가 텅 비고 공허한 듯한 느낌... 시장에서 현지인들을 만나면 더욱더 그런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뭔가가 세고, 빡빡하고, 녹록하지 않은 그런 느낌 말이다.

 

 

 

 

 

그런 나의 느낌에 항변이라도 하듯, 호이안의 메인 거리에서는 여행객들을 유혹하는 디자인으로 말끔하게 모양을 뺀 레스토랑들이 즐비하였다.

 

그리고 레스토랑들은 cooking class를 경쟁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메인 로드에는 갤러리들도 참 많았다.

 

 

 

 

호이안의 상징이 된 등 공예.

 

 

 

 

이 수많은 사이클 릭샤꾼들이 외국인 손님들을 상대하고 있다.

 

 

 

 

어! 캄보디아에서 즐겨먹었던, 내가 좋아하는 동그란 감자빵이 베트남에도 있구나...!!

 

 

 

 

날이 어둑어둑해지자 강변에 상인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기 시작한다. 

 

초등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어린아이들도 나와서 무엇인가를 팔고 있는데.. 어린아이 눈빛이라 하기에는 너무나도 단단해져버린 그네들의 눈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먹먹해졌다.

 

11 Jan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