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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state bank of India(스테이트 뱅크 오브 인디아)에서 돈을 인출했다.

 

8월 15일날 혹시 Delhi(델리)에서 Q를 만날 수 있을까 하여... 메인 로드에 있는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가게에 가서 메일 확인. Q에게서 메일이 와 있었다. 스리랑카에서 출국할 때 공항에서 Q에게 메일을 보낸 후 처음 받는 메일. 반가웠다. Q에게 답장을 썼다. 8월 15일날 델리에서 볼 수 있냐고...

 

 

오늘은 날이 우중충.. 비가 내린다. 하지만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기 위해 Lalal bazar에 있는 Nanda devi temple(난다 데비 사원)을 구경하러 갔다. 론리 플래닛에 따르면 난다 데비 사원은 찬드 라자 시대에 세워진 것으로, 민속 예술 조각들로 덮여 있고 일부는 에로틱 하다고 했다. (참고로 알모라는 가파른 골짜기에 붙어 있는 꾸마온의 지역 수도로, 1560년 꾸마온의 짠드 라자스에 의해 여름 궁전으로 처음 지어졌단다.)

 

사원은 한차례 기도가 끝났는지 매우 고요했다. 사원 마당 한켠에는 초등학교 5~6학년쯤 된 남자 아이들이 뛰놀고 있었다. 시장 한켠에 위치한 이 사원은 부지가 그리 넓지 않았고, 신을 모신 신당, 종을 치며 들어가는 기도하는 건물, 그리고 까만색 돌탑으로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사원이었다. 다른 지역 같으면 사원을 구경하러 오는 타종교의 관광객들도 꽤 있을텐데.. 이 지역은 관광객이 많이 없어서 그런지.. 사람들은 내가 사원 안에 들어가 있는 것을 꽤나 어색해하는 눈치였다. 그래서 기도하는 건물 안은 구경할 생각도 못했다.

 

기도하는 건물을 중심으로 한바퀴 돌아 마지막으로 이 우중충한 날씨에 딱 걸맞는 까만색 석탑을 구경했다. 이 석탑은 참으로 에로틱했다. 아직 가보진 않았지만 카주라호에 있다는 에로틱 사원의 모습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돌탑에 조각되어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꽤나 에로틱했고, 하나하나 어찌나 정성을 들여서 조각했는지.. 굉장히 정교한 모습이었다. 나는 돌탑에 새겨진 코끼리와 사람들의 모습을 구경하다가 문득 하늘을 올려다봤다. 비가 왔지만 어느새 맑게 개어가고 있는 파란 하늘은 까만색 돌탑과 멋진 대조를 이루었다.

 

나는 사원 한켠에 있는 소(..인지, 코끼리인지 기억이 잘 안 남..) 조각상을 한번 휙~ 둘러보고 사원을 빠져나왔다.

 

 

안개가 물러나고 해가 환하게 비추면 산의 멋진 장관이 눈앞에 펼쳐지는.. 산 좋고 공기 맑은 이 곳, 알모라.

 

나는 이곳에서..... 동네 산책도 하고.. 시장도 구경하고.. 길거리에서 옥수수 파는 할아버지도 만나고.. Dhaba 다바에서 음식을 파는 청년도 만나고.. 동네 구멍가게 아저씨도 만나고.. 교복 입고 학교 가는 학생들도 만나고.. 여성들의 권리가 보장받는 도시인지 다른 여느 도시보다 옷차림이 세련된, 훨씬 당당한 태도의 여성들도 만나고..... (이건 왜 그럴까? 복지가 잘 되는 주(州)라서 그럴까?) 그저 사람들 사는 모습을 구경하며 그냥 편하게 지내고 있다. 그런데 아무래도 힌디어가 아닌 영어로만 소통을 하다 보니.. 현지인들의 생각이나 삶, 문화를 알아가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묵고 있는 Kailas International Hotel의 주인 할아버지는 내가 혼자 있으면 내 방문을 자주 두들기곤 한다.

 

 

 

 

카일라스의 할아버지는 이 의자에 앉아서 나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눈다. 아무래도 적적하신 모양이다.

 

할아버지는 내 랩탑을 보시고는 인터넷이 되냐고 묻더니, 곧 다가오는 independence day.. 인도 독립 기념일 특집 방송에 연설을 해야 한다며.. 연설문을 읽어줄테니 그것을 녹음해서 방송국 이메일로 보내줄 수 있냐고 물었다. 오래 해 전부터 독립 기념일마다 이렇게 연설문을 방송하곤 하셨다면서...

 

하지만 내 랩탑 성능은 최저... 나는 꽤 자주 버벅대는 컴퓨터가 혹시 한번에 훅 갈까봐 염려스러워.. 컴퓨터의 불필요한 모든 기능들을 다 끄고 최소 프로그램, 최소 기능만 돌리고 있었던터라.. 녹음 프로그램은 이미 지운지 오래였다. 혹시 외장 하드에 녹음프로그램을 넣어놨을까 싶어 찾아도 봤지만.. 역시 없었다. 나는 할아버지를 어떻게든 돕고 싶어서 인터넷 카페에 가서 녹음 프로그램을 다운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겠다고 했다.

 

 

main road의 한 인터넷 가게에 가서 그곳에서 내 랩탑을 wi-fi로 이용할 수 있는지 물었다. 그런데 불가능하단다.. 어쩌지.. 할아버지의 연설문을 꼭 녹음해 드리고 싶은데... 가게에 있는 데스크 탑으로도 녹음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보려 했지만.. 인터넷 속도가 그렇게 빠르지 않아 프로그램 다운은 아무래도 무리였다. 할아버지께는 죄송하지만 도와드릴 수 없게 되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있는데.. 할아버지가 또 방문을 두들기셨다. 할아버지께 죄송하지만 연설문 녹음을 도와드릴 수 없겠다고 말씀드렸다. 이런저런 방법들을 알아봤지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고.. 할아버지는 다른 방법을 알아보시겠다며 괜찮다고 하셨다. 할아버지의 연설문은 아마 방송국에 서신으로 전달될 것 같다. 

 

한편, 할아버지는 알모라에서 델리까지 가는 버스가 있다면서 Delhi(델리)에 자주 간다고 하셨다. 직행 버스를 타면 12시간쯤 걸린다고 했다. 흠.. 8월 15일 델리에 가야 할지도 모르는데... 알모라에서 델리까지 직행 버스가 있구나..

 

 

할아버지가 돌아가고 나서 또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있는데.. 할아버지가 또 방문을 두들기셨다. 아... 정말 혼자 있고 싶은데.. 계속 오시니 좀 신경이 쓰인다. 사실.. 정말 혼자 있고 싶을 땐.. 어쩔 땐 좀 귀찮기도 하다.

 

애써 싫은 기색을 숨기며 방문을 열었는데.. 내가 피아노를 공부한다는 사실을 안 할아버지가 오래된 창고에서 찾았다며.. 아이들이 가지고 놀법한 장난감 피아노를 가져다 주셨다. ^^

 

그런데 건전지가 없어서 건반 소리가 나지 않았다. 할아버지는 건전지를 넣어 주겠다며 다시 피아노를 가져가셨다.

 

 

밤이다. 산 속이라 그런지 이 곳의 분위기는 적적하다. 그러나 오늘은 이따금씩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카일라스 할아버지의 조카들이 대거 놀러왔기 때문이다. 오며가며 얼핏 보니 초등학교 저학년인 듯한 어린 꼬마 아이들도 있고, 중.고등학생쯤 되어보이는 꽤 큰 아이들도 있다.

 

가까운 곳에는 다른 숙소가 또 있는지, 밤잠을 못 이루는 청년들의 수다 소리도 들려온다. 카일라스 숙소의 주변으로는 가정집들도 있어 이따금씩 설거지 소리, 말소리도 들려온다.

 

그냥.. 정겹다. 이 고즈넉한 분위기가 좋다. 나는 이런저런 소리들을 들으면서 책도 읽고, 영화도 본다.

 

이렇게 또 하루가 지나간다.

 

31 Jul 2010


 

아침마다 카일라스 호텔 정원(?)에서 할아버지와 마주친다. 할아버지는 "Good morning~" 하고 기분 좋게 인사를 해주신다.

 

할아버지는 가끔씩 아주 가벼운 아침을 들고 계시거나, 할아버지보다 좀 나이가 어려보이는 다른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고 계신다.

 

참, 할아버지는 자신의 몸을 살피고 제어하는 데에 훈련이 잘 되어 있는 듯 했다. 할아버지는 평소에 많은 양을 드시지 않는다고 했다. 많이 먹으면 몸이 힘들고 건강에 좋지 않다고 했다. 흠... 체력이 정말 많이 떨어졌다고 느끼는 요즈음인데.. 할아버지께 음식 섭취나 요가, 마사지 등을 배워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한편, 할아버지는 트러블 있는 내 얼굴을 볼 때마다 언제나 걱정을 해주신다. 그러더니 시장에 좋은 Ayurvedic herbal medicine이 있다면서 추천을 해주시겠다고 했다. 한 일주일 동안 바르면 얼굴의 여드름이 싹 없어진다면서...

 

 

 

 

city heart restaurant에 와서 오늘도 veg. burger를 먹었다. 이 버거는 Aloo tikki(알루 띠끼 - 감자 패티)와 치즈, 채소가 들어가 있고 빵도 부드러워 참 맛있는 버거이다. masala 맛이나 향도 안 나서 속 안 좋아 고생하는 지금의 입맛엔 딱이다. 가격도 Rs.15로 착하다.

 

시티 하트 식당은 대체로 사람이 없고 한산하다. 이따금씩 나처럼 혼자인 한 서양 여자가 와서 밥을 먹곤 한다. 가격이 저렴하고 맛있는 곳이라서 그런지 사람이 많을 땐 많긴 하지만.. 아무래도 내가 한가한 시간에만 식당을 찾는 것도 같다.

 

이 식당의 직원들은 모두 남자로 참 참한(?!) 이미지이다. 그런데 생김새가.. 꼭 Darjeeling(다르질링)에서 본.. 네팔 사람들 같은 인상도 풍긴다. 직원들은 꽤 위생적인 시설에서 위생적으로 요리를 한다.

 

식당 주인인 듯한 사람은 프론트의 전형적인 '사장 의자'에 앉아서 항상 TV를 보고 있다. 주인은 직원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거나 손님들로부터 돈을 받는 일만 하는 듯 했다.

 

이 식당을 제법 다녀갔다고 어느새 난 주인과 안면이 텄다. 주인이 어느 호텔에서 묵고 있냐고 내게 묻길래 Kailas International Hotel에서 묵고 있다고... 혹시 거기 주인 할아버지를 아냐고 물어봤더니, 그 할아버지를 잘 안다면서 이 동네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노인이라고 했다. (할아버지의 나이는 93세..)

 

 

고대 힌두 조각들을 전시 중이라는.. Mall rd. 중심에 있는 Pt GB Pant 박물관에 가봤다. 사실 박물관을 찾을 생각은 별로 없었는데.. 박물관 전시를 볼 기회는 오늘 뿐이라 아쉬운 마음에 가게 되었다. 화요일엔 알모라를 떠날 생각인데.. 월요일인 내일은 박물관이 휴일이기 때문이다.

 

박물관은 굉장히 작은 규모였지만 전시품들은 알찼다. 정교하게 조각된.. 꾸마온 지역의 고대 환조, 부조의 힌두 조각상들을 보면서는 인도인들의 종교세계가 느껴졌고, 요즘 그림그리기가 고픈 나는, 인도인들 특유의 감성으로 그려낸.. 나뭇잎과 꽃 등 자연을 모티브로 한 기하학적인 무늬들을 보면서.. 나름 그림 공부도 할 수 있었다. 또 이 지역을 통치했던 정치인들의 사진을 보면서 얕게나마 알모라의 지나온 역사를 느낄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박물관 전시품들을 나름 자세하게 들여다 보면서 인도인들의 문화와 정신을 느낄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오후에는 Lalal bazar에 있는 Bansal cafe에 놀러가서 Aloo tikki(알루 띠끼)를 먹으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냈다. 반살 카페는 호텔과 레스토랑을 겸하고 있었는데, 서양인 여자 둘이 며칠간 이곳에서 머물렀었는지, 카페 카운터에서 그간의 방값을 계산하고 있었다. 카페 주인과 서양 여자들은 그간 꽤 많이 친해졌는지 이런저런 수다를 떨며 하하호호 하는 모습이었다.

 

음식을 서빙하는 종업원이 내게 어디서 묵고 있냐며 말을 걸어왔다. Kailas hotel에서 머물고 있다고 하자, 자기네도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위로 올라가서 보라고 했다. 나는 Lonely planet에서 이곳 방값이 좀 비싸게 나와 있길래 이곳은 와볼 생각도 안했었는데, 이 기회에 한번 구경이나 하자 싶었다.

 

카페의 좁은 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시원하게 뚫린 복도를 따라 꽤 넓은 방들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그중에서는 난 꼭대기 층인 4층 방을 구경했다. 방은 더블 배드에 깨끗한 수세식 화장실이 딸려 있는 브라운 톤의 아늑한 분위기였다. 종업원은 자기네 화장실을 가리키며 "정말 깨끗하지 않아요? 우리는 화장실을 정말 깨끗하게 청소해요." 하고 자부심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여느 값싼 인도 호텔에서는 볼 수 없었던 반짝반짝 최신식의 새하얀 변기.. 정말 화장실이 깨끗한 것이 인상적이긴 했다. 하룻밤 room charge가 얼마냐고 물어보니, 지금은 비성수기라 Rs.200~250를 받는다고 했다. 뭐야! 비성수기 가격을 받으니 정말 저렴하잖아!

 

종업원은 옥상도 보여주었는데, 옥상에 올라간 순간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와... 눈높이로 보이는 히말라야의 푸른 산맥들.. 시간이 시간인지라(오후 4시) 서서히 서산으로 자취를 감추려고 준비중인 해.. 그리고 그 해가 푸른 하늘에 물들인 붉은 색깔.. 난 이곳을 보자마자 반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이 호텔은 랄랄 바자르에 자리를 잡고 있어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그대로 시장골목이 보였고, 그곳에서 장사하는 상인들과 이곳저곳을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아...ㅠ.ㅠ 카일라스 호텔도 좋긴 하지만.. 왜 진작 이곳에서 보내지 못했는지.. 못내 아쉬운 마음이........... 하루 Rs.50만 더 냈다면 이 멋진 곳에서 지낼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하지만 뭐.. 아쉬워해봤자 어쩔소냐.. 알모라에 오래 머무를 계획이라면 당장 이곳으로 옮겼겠지만, 이제 곧 떠날 계획이니.. 아쉬움은 접어두자고!!

 

 

할아버지가 내 방문을 두들기셨다. 또 무슨 일인가 하여 방문을 열어보니 할아버지가 트러블 피부, 상처난 피부에 좋은 herbal medicine을 알려 주시겠단다. 이것은 천연재료로 만들어진 크림이라 몸에 해도 없고, 효과가 정말 좋아서 많은 사람들이 쓰고 있는 크림이라고 했다. 할아버지는 친절하게도 종이에 약의 이름을 적어주셨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고 시장의 general merchandise shop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을거라고 했다.

 

그래서 감사하다고.. 다음에 시장에 가서 사려고 하는데.. 할아버지가 나를 부추기셨다. 솔직히 좀 피곤해서 오늘은 쉬고 싶었는데.. 할아버지가 내일은 휴일이라 시장 문을 안 여니 오늘 시장에 가야 한다고 하셨다.

 

할아버지가 자꾸만 꼭 오늘 가서 사야 한다고 하셔서... 어쩔 수 없이 무거운 몸을 일으켜서 Lalal bazar에 갔다.

 

 

 

 

시장의 한 잡화점에 갔다. VICCO turmeric cream이 있냐고 물으니 아저씨가 너무나 쉽게 크림을 꺼내서 내게 보여주었다. 크림은 작은 용량도 있고 큰 용량도 있었는데, 그냥 50g 용량, Rs.110를 주고 샀다.

 

크림을 사면서 보니 VICCO 이름으로 화장품도 있고, 치약도 있었다. VICCO는 현지인들 사이에서 꽤 유명한 Aurvedic medicine 브랜드인 듯 했다.

 

Ayurvedic 아유르베딕은 인도에서 유명한 자연 약초 치료법이라고 해서 진작에 이 치료를 받아보고 싶었는데.. 스리랑카에서도, 첸나이에서도 받아볼 기회를 놓쳤었다. 그런데 이렇게 먼저 화장품으로 만나게 될줄이야~ 

 

 

시장에 다녀오고.. 해가 져서 사방이 어슴푸레.. 땅거미가 져서 사방이 푸른 빛으로 감돌 무렵.. 할아버지가 또 내 방문을 두들기셨다. 아.. 정말 혼자 있고 싶은데.. ㅠ.ㅠ

 

그런데 할아버지가 피아노를 내미셨다. 건전지를 사서 넣었으니 소리가 날거라면서... 순간.. 할아버지가 계속 나를 방해한다고.. 마음 속으로 불평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우면서 할아버지에게 죄송스러워졌다.

 

나는 할아버지 보시는 앞에서 피아노를 띵똥띵똥 쳐봤다. 이게 얼마만이야~ 아무리 장난감 피아노이긴 하지만.. 건반 만져본지 꽤 됐었는데... 할아버지 덕분에 간단한 멜로디나마 쳐볼 수 있게 되니 감회가 정말 새로웠다. 할아버지는 피아노 연습해서 자신에게도 들려달라는 말씀을 남기시고.. 더는 다른 말씀을 안 하시고 가셨다.

 

 

저녁이 되었다. 나는 시장에서 사 온 VICCO turmeric cream을 얼굴에 발랐다. 노란 색의 비코 터메릭 크림은 sandalwood oil이 들어가 있어서 그런지 향이 참 좋았다.

 

나는 잠깐 마당을 산책하다가 할아버지와 마주쳤다. 할아버지는 내게 비코 크림을 발랐냐고 물어보셨다. 발랐다고 했더니.. "조금 발라서는 안돼. 얼굴에 완전히 페인트칠을 해야 돼. 얼른 들어가서 더 발라." 라고 하셨다. 페인트 칠이라.. ㅎㅎ 할아버지는 비코 크림을 아끼지 말고 듬뿍듬뿍 바르라고 하셨다.

 

나는 할아버지의 조언대로 비코 크림을 얼굴에 조금 더 두껍게 펴발랐다. 내일이면 정말 얼굴의 트러블들이 사라질까? 정말 인도에서 내 몸과 얼굴이 깨끗하게 치유되었으면 좋겠다.

 

1 Aug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