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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여행 37-2 | 찬디가르(Chandigarh) 여행 - 자연 친화적인 도시 찬디가르 | 찬디가르 정부 청사(Chandigarh Capital Complex) 가는 길
Olivia올리비아 2021. 12. 8. 14:10Rose garden(찬디가르 장미 정원)에 갔다가 다시 호텔 와서 짐 챙기고 12시 되기 전에 간당간당 check out.
하룻밤 동안 머물렀던 sector 18이여~ 이젠 안녕~~~
sector 18을 떠나려는데 말이 끄는 수레가 보였다. 이 현대화된 도시에 말이 끄는 수레라니.. 뭔가 부조화인 듯 싶으면서도 조화의 공존의 느낌도 드는.. 재밌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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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sector 17의 버스정류장에 갔다. cloak room에 무거운 배낭을 맡겼다. 한 짐당 Rs.5의 보관료를 받는다.
배낭을 맡기고 다시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sec.1의 Vidhan Sabha(비단 사바 : 주 의회)와 대법원 등(Capital Complex)을 보러 가는 길. 앗.. 그런데 sector 1까지 걸어가기에는 거리가 상당하다. 그래도 난 이 Chandigarh(찬디가르)라는 도시를 최대한 느끼고 싶어 사이클 릭샤를 타지 않고 걸을 생각이다.
중간에 걸어가다 배가 고프면 아무래도 낭패일 것 같아, city center인 sector 17.. 이 곳에서도 중심가에 위치한 Shindi sweets에서 뭔가를 먹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3층의 food court에 가서 어제처럼 자리에 앉아 주문을 했는데.. 딱히 뭘 먹고 싶은 생각은 안 들었는데 이상하게도 밥과 반찬 같은 것이 먹고 싶어 Thali(탈리)를 주문했다.
이곳의 탈리는 밥과 함께 무엇을 곁들여 먹을 것인가를..(소위 반찬) 정할 수 있었는데, punjab Karry(펀잡 커리)가 무엇일지 궁금해서 이걸 시켜봤다. 모름지기 Punjab 주(州)에 왔으면 Punjabi 음식을 먹어봐야겠다고도 생각했다. 그런데... 이 음식 역시.. 맛은 있는데 음식에 통째로 들어가 있는 jeera(지라, 또는 cumin(커민)) 때문에 인상이 찌푸려짐.. 한국에선 인도에 대한 향수로 이 향을 꽤나 좋아했었는데.. Nainital(나이니탈)에서 향신료 들어간 veg. pulao와 thuppa를 먹고 탈이 난 이후로는 향신료가 영 별로이다.
근데 한편 이 지역 음식엔 다른 지역보다 jeera 풍미가 더 강한 것을 보니, jeera가 Punjab의 맛인가 싶기도 하다. 거의 모든 음식에 들어가 있는 je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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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디가르는 도시 문명화의 상징인 도시로 보이지만, 도시 곳곳에 나무와 풀들이 정말 많이 심겨져 있어 자연 친화적인 도시라는 인상을 준다. 덕분에 매연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상쾌한 느낌이 들었다.
그걸 증명이라도 하듯 청솔모..? 다람쥐..? 가 곳곳에서 등장했다. ㅎㅎ 이 동물은 공기 좋은 곳에 가면 볼 수 있던데~ 도시가 이런 동물들도 살 수 있는 환경이 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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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의 sector들을 연달아 걸으니 도시의 모습이 더 명확하게 들어왔다. 네모난 하나의 sector.. 4개의 sector가 모이는 지점엔 로터리가 있고.. 그 로터리엔 사방으로 뻗은 도로와 표지판...
찬디가르는 얼핏 보기엔 sector도, 도로도 다 똑같이 생겨서 찬디가르에 처음 온 사람이라면(특히 운전자) 길을 잃기가 쉬울 듯 보였다. 그런데 너무나 능숙하게 이 미로 같은 도로들을 구분하고 자기 갈 곳을 알아서 가는 운전자들이 참 신기하게 느껴졌다.
Rose garden이 있는 sector 16, 그리고 sector 10(여기에도 sector 10을 관통하는 정원이 있었다.)을 지나
Bougainvillea Garden이 있는 sector 3에 왔다. 이 꽃이 곳곳에 많이 심겨져 있는 것을 보아, 이 꽃이 바로 부겐빌리아 꽃인 듯 했다.
(Chandigarh에는 정말 정원이 많다. Rose garden(sector 16), Bougainvillea garden(sector 3), Terraced garden(sector 33), Garden of Fragrance(sector 36) 등등등... 이 외에도 나름의 이름을 가진 정원들이 도시 곳곳에 많다.)
사실 sector 10에는 Chandigarh Architecture Museum과 Government Museum & Art Gallery가 있다. 그런데.. 오늘은 월요일..!! 월요일은 박물관들이 쉬는 날이라 안타깝게 관람할 수 없었다..ㅠ.ㅠ 박물관들이 있는 도시 방문 일정에 월요일이 끼면 참 안 좋다. 생각 같아서는 일정을 더 늘려 박물관을 보고 가고 싶었는데..... 그저 안타까울 뿐...
공원의 한 풍경.
이 공원엔 한가롭게 산책을 하는 연인들도 있었고, 공원에서 일하는 듯한 아줌마들도 있었다.
그냥.. 뭔가 한가롭고 한적한 이 느낌이 참 좋았다. 머리에 두건을 하고 사리를 입었던.. 풍채가 좋은 한 아줌마는 지나가는 여행자에게 함지박 미소를 지으며 영어가 아닌 말로 뭐라뭐라 말을 거는데.. 그냥 사람들의 이런 넉넉함과 여유로움이 참 좋았다. 혼자 여행을 해서 외롭다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누군가가 이렇게 호감을 보이고 말을 걸어오니 참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생각해보니 사람들의 이런 넉넉함과 여유로움은(물론 여기 사는 모든 사람들이 다 이런 모습은 아닐 것이다.) 도시 곳곳에 있는 크고 작은 정원들과 수많은 식물 덕분이 아닐까.. 싶다. 사람과 자연이 함께 숨쉬는 도시.. 이 도시를 걸으면 걸을수록 점점 더 이 도시의 매력에 빠져든다. 찬디가르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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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or 3의 끝에는 보초를 선 군인들이 있었다. 나는 그 곳에서 나갈 출입구를 못 찾아서 군인들 쪽으로 다가갔는데, 총을 들고 있는 위엄 있는 군인들이어서 나도 모르게 긴장이 되었다. 나가는 출구를 물으니 자기네 초소를 통과해서 나가도 된다길래 그쪽으로 나갔다. 흠.. 그런데 그렇게 잠깐 군인들의 공기를 통과하니.. 위엄 있어 보이면서도 한편 자기네들끼리 뭐라고 장난치듯 이야기 할 땐 인간적인 모습이 느껴져서 군인들도 역시 사람이야. 싶었다. ㅋㅋ
sector 3을 통과하자 sector 1을 만나게 되었다. 난 바로 직진하면 Secretariat으로 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그 앞에서 길이 막혔다. 보초를 선 사람들이 다른 쪽으로 돌아가라며 출입을 막았던 것이다.
휴.. 지금까지 1시간여 걸어왔는데.. 또 커다란 sector를 돌아서 다른 출입구로 갈 생각을 하니.. 점점 뜨거워져 오는 날씨에 좀 막막하긴 했다.. 그래도 하는 수 없이 길을 걷는데, 앞에 한 할아버지가 걷고 계셔서 왠지 모를 힘이 났다.
(to be continued...)
9 Aug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