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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디가르의 넥 찬드 판타지 락 가든(Neck Chand Fantasy Rock Garden) - 폐품, 버려진 물건으로 만든 정원

 

Le Corbusier(르 코르뷔지에)가 디자인한 High Court(찬디가르 대법원)를 둘러보고, 날이 어두워지기까지 시간이 촉박해 얼른 Nek Chand Fantasy Rock Garden(넥 찬드 판타지 락 가든)에 가기로 했다. 그런데 Lonely planet 지도를 보니 High Court에서 Nek Chand Garden을 가는 길이 걸어가기에는 좀 먼 듯도 하고 어쩐지 가는 길이 헷갈린다. 촉박한 시간 동안 헤매는 동안 길바닥에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곧바로 현지인들에게 Nek Chand Garden 가는 길을 물어보기로 했다.

 

나는 대법원 주차장에서 오토바이를 빼고 있는 Sikh(시크교도) 아저씨에게 다가가 정원으로 가는 위치를 묻고, 여차하면 지름길까지도 물어보려고 했는데, 아저씨가 날 drop해 주겠다며 자기 오토바이 뒤에 타라고 했다. 와.. 이런 좋은 일이..!! 사실 혼자 여행하고 있던 입장에서 이 아저씨가 혹 나쁜 마음 먹고 나를 다른 곳으로 데리고 갈 수도 있다는.. 불길한 상상도 아예 안 한 것은 아니었지만 아저씨는 말끔한 차림의.. 사무직 일을 하는 사람으로 보였고 차림 때문인지, 말투 때문인지 왠지 모를 믿음이 갔다. 그리고 때로는 현지인이 베푸는 친절을 감사하게 받을줄도 알아야 되겠다는 과감한(?) 생각이 들어서 아저씨한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오토바이 뒷자리에 앉았다.

 

확실히 오토바이에 앉으니 정말 편했다. 대법원 후문(?) 쪽에서 큰 대로까지 오토바이가 슈웅~ 내려가는데 어찌나 시원한 마음이 들던지..!! (한편 아저씨의 등 뒤에서 본 시크교의 머리 터번은 보면 볼수록 참 신기했다. ㅎㅎ 그리고 그 낯선 아저씨의 등이 그렇게 따스하게 느껴질 수가 없었다..) 아저씨의 오토바이에 타니 이 아저씨 역시 다른 현지인들과 똑같은 질문을 내게 했다. "which country?(위치 컨'뜨'리?) first time India? what do you do? you are travel alone?" 등등을 물었다. 그리고서는 "Chandigarh는 인도의 수도인 New Delhi보다도 더 좋은, 인도 'Number 1 (넘버르 원 : 현지인 발음)' city야." 라며 찬디가르에 살고 있는 시민으로써 대단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납득이 간다. 이렇게 깔끔하고 깨끗한 도시.. sector로 구획이 나눠지는 친환경적인 도시.. 아직 뉴 델리에 가보진 않았지만 이 정도의 도시라면 수도보다도 더 좋은 인도 최고의 도시라 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과연 인도의 넘버르 원 시티!!

 

시크교도 아저씨의 친절로 정말 편하게, 오래 안 걷고 순식간에 Nek Chand Fantasy Rock Garden 입구에 도착했다. 아저씨께는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기분 좋게 헤어졌다.

 

 

Lonely planet에 나와 있는 Nek Chand Fantasy Rock Garden에 대한 다음과 같은 설명 때문에 난 이 정원을 꼭 와보고 싶었다!

 

'재활용품과 생물을 활용해 만든 이 정원은 뜰과 뜰이 연결되고 길과 계단이 복잡하게 얽히다 갑자기 폭포가 쏟아지는 계곡이나 도기 조각으로 만든 형상들이 가득한 원형극장이 나타나는 놀라움으로 넘쳐나는 미로다. 구석구석 자리한 사람, 동물, 아치길, 장식 벽, 재미있는 얼굴들에는 전기 소켓부터 색색의 전선, 유리, 심지어 부러진 팔찌 조각까지 쓰다가 버려진 것이 하나도 없다. 찬디가르 상징.'

 

재활용품으로 만들어진 공원이라니! 두근두근! Nek Chand Fantasy Rock Garden(넥 찬드 판타지 락 가든). 과연 어떤 곳일까!

 

 

 

 

정원 매표소 쪽으로 가는 길이다. 매표소가 이 돌 틈에 숨어 있다. 매표소부터 참 재밌는.. ㅎㅎ

 

 

 

 

돌담 위에 있는 타일로 만들어진 새 조각상들.

 

 

 

 

공원 입구 쪽에 있던 비석.

 

 

 

 

 

표를 끊고 입구로 들어갔다. 정원은 놀라우리만큼 자연 친화적이었다.

 

 

 

 

정말 미로 같은 굽이굽이 길을 지나면..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지는.. 말 그대로 'fantasy' garden이었다.

 

 

 

 

 

 

공원 곳곳에는 이렇게 이국적인 식물들도 많이 있었다.

 

 

 

 

워낙 미로 같이 되어 있는 길이다 보니 혼자 갔던 나는 혹 길을 잃을까 살짝 염려도 되었으나.. 사람들이 가는 쪽으로 은근히 따라가며 방향 감각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ㅋ;;

 

 

 

 

근데 정말 신기한 것은 어떻게 이렇게 돌들을 쌓았는지... 이 수많은 바위들과 식물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리고 Chandigarh라는 도시가 워낙 깨끗한 도시이긴 하지만.. 정원 입구 대로변에는 차들이 씽-씽- 달리고 있는데, 정원 안에 들어오면 이렇게 고요하고 자연친화적인 세계가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다른 나라에 온 듯한 느낌도 들었다. ㅎㅎ

 

 

 

 

약간 형태는 다르지만 딱 보는 순간 고대 그리스 원형극장을 연상시키는 돌계단. 여기서 실제로 공연도 하면 정말 재밌겠다! 야간에 조명 켜놓고 은은~하게~ 울림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ㅎㅎ

 

 

 

 

네크 짠드 판타지 락 가든은 생각보다 생긴지 오래 된 정원이었다!!

 

 

 

 

뿌리가 밖으로 노출되어 있는 독특한 나무. '판타지' 가든이라는 컨셉에 맞춰서 일부러 이렇게 괴기스러운 느낌의 나무를 심은걸까..?

 

 

 

 

미로 같은 곳을 벗어나면 탁 트인 곳에 이렇게 시원하게 쏟아지는 물줄기도 만날 수 있다.

 

 

 

 

동화 나라에 들어온 듯한 느낌. 이곳에 들어온 사람들은 어른이든, 아이든 모두가 정말 어린 아이 같은 해맑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

 

 

 

 

 

 

중세의 집들을 연상시키는 조각품들...

 

 

 

 

 

정말 다른 세상에 들어온 것만 같은 흥미로운 정원! 아름다웠다.

 

 

 

 

어떻게 난간 하나까지 이렇게 장식을 해 놓았는지.. 이 정원을 디자인 한 Nek Chand는 정말 천재임이 틀림 없다!

 

 

 

 

꼭 로미오와 줄리엣이 나타날 것만 같은 풍경.. ㅎㅎ

 

 

 

 

나무 하나까지 다 치밀하게 계산되어 설계된 정원 같았다.

 

 

 

 

여긴 뭐하는 곳일까...

 

 

 

 

회색의 돌 천지인 이곳이 초록색 식물로 생명력을 얻는다.

 

 

 

 

깨진 사기 그릇들로 만들어진 곳. 멋스럽다.

 

 

 

 

미로 같은 느낌을 주는 좁은 통로와 길들..

 

 

 

 

미로를 벗어나면 또 이렇게 탁 트인 공간들이 나타난다.

 

 

 

 

 

 

 

항아리를 이렇게 거꾸로 얹어 놓음이 참 익살스럽다. Nek Chand는 분명 유머러스한 사람일 것 같다.

 

 

 

 

자세히 들어다 보면 폐품들로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

 

 

 

 

미로 같은 이 정원은 허리를 굽혀야 통과할 수 있는 작은 통로들이 많고, 이런 좁은 통로를 지나가면 시원하게 탁 트인 공간, 폐품을 활용한 예술품들이 있는 테마가 있는 공간들이 나타난다.

 

 

 

 

깨진 사기 그릇들을 돌에 붙여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릇 상표까지 그대로 보인다.

 

 

 

 

돌에 타일을 붙여 만든 익살스러운 군상들이 한 데 서 있었던 곳.

 

 

 


 

뱅글로 만들어진 사람 조각품들.

 

 

 

 

 

에일리언이다!! ㅎㅎ 공원 끝쪽으로 갈수록 이렇게 유머러스한 조각품들이 많아 웃음을 자아냈다.

 

네크 짠드 아저씨는 밤마다 폐품들로 이런 재미난 조각품들을 만들었다고 한다. 시에서는 아저씨에게 폐품도 모아다 주었다는데... 아무튼 네크 짠드 아저씨는 대단한 예술가인 것 같다! 이 락 가든이 찬디가르의 상징이라고도 하니... 예술이 도시의 명성을 더한 좋은 본보기인 것 같다.

 

 

시간에 쫓겨 빠른 속도로 훑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 굉장히 아쉬웠지만 미로 같은 네크 짠드 판타지 락 가든이 참 재밌었다. 어떻게 폐물들로 도심 한복판에 이렇게 전혀 다른, 자연이 숨쉬는 세계를 만들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폐 콘센트, 뱅글, 깨진 그릇, 깨진 변기 등으로 벽과 모형들을 꾸몄는데.. 정말 말 그대로 'Fantasy'였다. 더 멋진 것들이 많았는데 중간에 카메라 배터리가 나가는 바람에.. 더 못 찍은 것이 못내 아쉬운...

 

다음에 또 와서 좀 더 찬찬히 둘러보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Q가 떠올랐다. laughing mirror(일그러진 내 모습을 볼 수 있는 거울!)로 내 자신을 보며 현지인들과 함께 웃고, 그네를 타는 내 모습을 찍는 외국인들 등 사람들의 각별한(?) 관심을 받으며.. 이 정원에서 행복함을 느꼈다.

 

9 Aug 2010

 


 

쓰레기 예술의 천재 - Nek Chand (from Lonely Planet INDIA 2010)

 

독립 이후 파키스탄 국경을 넘은 피난민들과 새롭게 탄생한 인도가 짠디가르라는 대도시 건설에 나서면서 도로 조사관이자 파키스탄에서 온 작은 남자 넥 찬드(Nek Chand)는 도시 건설로 인해 생겨난 막대한 양의 고물들과 맞닥뜨렸다. 짠드는 쓰레기들을 정글 같은 집으로 가져와 조각 재료로 사용하면서 제2의 생명을 불어넣었다.

 

결국 그는 도시화와 산업화가 배출한 쓰레기, 그리고 지역의 바위들을 모아 자기 손과 자연의 힘을 빌려 수많은 작품을 탄생시켰다. 물 속의 여인들, 피리 부는 소년, 차를 마시는 사람, 원숭이, 찻잔 모자를 쓴 막대 같은 남자 등의 형상이 비밀 공가네 차곡차곡 쌓여갔다.

 

짠드의 노력은 15년이 지나도록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 1973년 정부 조사관이 우연히 작품들을 발견했다. 불법으로 정부 소유의 토지를 차지한 무허가 정원은 철거되어야만 했다. 다행히 시민단체에서 문하적 가치를 인지했고, 짠드는 50명의 일꾼들과 함께 정기적으로 보수를 받으며 작업에 매진할 수 있게 되었다..

 

하루 평균 5,000명의 방문객이 찾는 이 정원은 아시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재활용 프로그램 중 하나다. 또한 네크 찬드 재단(Nek Chand Foundation: www.nekchand.com)설립되어 기금을 모으고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 현재 80대 중반인 찬드 씨에게 이 정원이 따즈 마할 다음으로 인도에서 관광객이 많은지 물으니 "그렇다고 하더군요: 하며 겸손하게 답한다.

 

네크 찬드 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정규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다. "제가 어릴 때는 진흙으로 집을 짓거나 다른 장난감을 만들면서 놀았죠." 그는 르 꼬르뷔제나 가우디 같은 모더니즘의 거장들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작품의 주된 원천은 '신에게 받은 선물'인 아이디어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