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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여행 40-3 | 심라(Shimla) 여행 - 게이어티 극장(Gaiety Teatre) | 심라 시장 | 크라이스트 처치(Christ Church) 등 심라 풍경에 심취
Olivia올리비아 2021. 12. 11. 14:21
Shimla(심라) 중심가에서 Sanjauli(산자울리), Dhalli(달리)까지 왕복 거의 6km를 걸어갔다 왔다. 아침부터 기념품 가게를 구경한다고 the Mall road의 Himachal Emporium에.. Scandal point의 Tibetan market에 Tibetan shop이 Lower Bazaar 쪽까지 걸은 것을 합하면.. 오늘 정말 어마어마한 거리를 걸었다. 족히 10km도 넘게 걸은 것 같다.
많이 걷기도 했고, 점심도 건너 뛰었기에.. 나를 위한 보상이라고 생각하고 veg. burger가 맛있는 집, City point bakery 가는 길.
Shimla의 광장, the Ridge에는 엄청나게 큰 나무가 있었는데, 표지판을 보니 Rare tree, 'CHINAR'라고 적혀 있었다. (궁금해서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CHINAR는 Shimla보다 더 위인 인도 북서부 Kashmir 지방에서 나는 나무인데, 이 나무를 보호하기 위하여 인도 사람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 같다.)
Ashiana restaurant 근처엔 어떤 사람의 동상도 세워져 있었다. 누군지 이름은 확인했으나.. 잊어버렸다. ^^;
길 가다가 내려다 본 풍경.
구름을 이불로 덮고 있는 산과 집들. 참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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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idge(리지)에 있는 유서 깊은 Gaiety Heritage Cultural Complex 앞이다. 학생들이 깃발을 들고 행진을 하고 있다.
(여행을 한지도 벌써 1년이 넘은 지금 이 시점, 깃발 속 World Youth Day가 뭔지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youth-oriented Catholic Church event란다. 인도 북부 쪽에는 다른 지역에 비해 교회가 많은 편이라고 들었는데.. 심라에도 mission school이 있는 모양이다.)
이 건물이 바로 Gaiety complex 건물. 안에는 공연장과 박물관, 미술관, 세미나 룸 등이 있다고 한다.
1888년에 완공되었다는 이 건물은 개보수를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100년이 넘었음에도 놀라울만큼 현대적이고 깔끔하다.
여기가 입구. 안에 공연장이 있다면 혹시 그랜드 피아노도 있지 않을까.. 그럼 피아노 한번 만져 보기라도 할 수 있을까 싶어 구경하려고 했는데, 내부 관람 시간이 정해져 있다. 인도인, 외국인 모두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데 가이드 설명을 들으며 관람 하려면 돈을 지불해야 한다. 그리고 내부 사진을 찍으려 해도 돈을 내야 하는데, 인도인 요금은 엄청 싼데 외국인 요금은 인도인에 비해 '엄청' 비싸다.
게이어티 홀을 관람해 볼까 했는데 시간이 간발의 차로 맞지 않아 그냥 안 보기로 했다.
Gaiety theatre(Gaiety Heritage Cultural Complex를 그냥 쉽게 Gaiety theatre라 부르는 듯 했다.)와 나란히
Mall road에 자리잡고 있는 Shimla Municipal corportation.
날이 저문다. 역광을 받은 나무와 울타리의 실루엣과 구름, 하늘색이 참 멋져서 잠시 동안 바라보았다.
해가 진다. 아름다운 거리.
땅거미가 질 무렵엔 세상의 모든 것들이 다 아름다워 보인다. 자연도, 사람도, 사물도...
the Mall road를 따라 베이커리 가는 길. 랄랄라~~
소원대로 City Point Bakery에서 veg.burger를 먹었다. 버거 안엔 마요네즈 같은 화이트 소스, 감자 커틀릿, 약간의 상추 같은 푸른 야채와 고수 잎이 약간 들어있다. 감자 패티가 좀 작아서 아쉽지만, 많이 걸은 끝에 먹으니 꿀맛 같은 맛있는 버거였어서 금방 하나를 다 먹게 되었다. 어제는 식사 대용으로 생각하고 먹은 버거가 오늘은 그냥 간식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 오늘은 많이 걷는 내내 속이 참 편해졌고 기분이 좋았어서 그런지 음식도 술술 잘 넘어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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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를 먹었지만 허기가 져서 길거리에서 파는 구운 옥수수를 사먹을까 하다가, 베이커리에서 가까운 Middle Bazaar에 가보기로 했다.
땅거미가 질 무렵, 불 켜진 시장. 저녁임에도 시장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아니지, 저녁이라서 더 북적거리나? 아무튼 낮과는 다른 저녁 무렵의 시장을 구경하는 것도 신나는 경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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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것 빼고 다 파는 시장. 사람들의 몸짓, 행동, 말 하나하나가 다 나에게 자극이 된다. 재밌다!!! 힌디어만 된다면 사람들이랑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텐데... 그것이 좀 안타깝다. 하지만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공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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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풍경을 구경하다가 Lower Bazaar까지 가게 되었다. 버거 하나만으로는 부족했던..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뭘 먹을지 고민을 하다가 결국 어제 아침에 갔던 Paratha가 맛있는 식당에 또 갔다. 식당에는 주인으로 보이는 듯한 배 나온 아저씨와 요리를 하는 2~3명의 사람이 있었는데, 이들과 말은 잘 통하진 않지만, 식당 사람들은 '또 왔네요. ^^' 하는 눈빛으로 나를 따뜻하게 반겨주어 기분이 좋았다.
아침 메뉴인 Paratha Aloo(파라타 알루) 가능하냐고 물으니, 가능하다고 해서 Black tea와 함께 주문해서 먹었다. 어제보다는 Jeera(Cumin)가 덜 들어간 듯한 파라타. 하루하루 맛은 일정하지 않을지라도, 소박하고도 작은 식당의 음식은 만드는 사람의 정성 때문인지 언제 먹어도 참 맛있고 정겹다. :)
함께 제공된 Achar(아차르 - 새콤, 달콤, 짠 맛의 인도 피클. 속엔 망고, 고추, 라임 등 다양한 과일과 채소가 들어있다.). 어찌 이렇게 아름다울꼬~~
피클을 먹으면서 고추도 먹었는데, 매콤한게 당겼던 오늘.. 맵긴 했지만 간만에 고추를 먹으니 좋았다. 다음번엔 식당에 가서 음식을 주문할 때 요리에 고추를 넣어 달래야겠다.
Rs.20도 채 안 되는 저렴하고도 저렴한 파라타 한 장을 시켰지만, 맛있게 먹으라고 아짜르까지 내어주는 사람의 손길도 참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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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고 나니 기분 좋은 포만감이 밀려왔다. 정말 잘 먹은 저녁이다 싶어 절로 미소가 나온다.
길었던 하루. 호텔로 다시 돌아가려는데 불 켜진 시장의 모습이 참 아름다웠다.
날씬한 초승달이 떴다. 달을 보니 더더욱 기분이 좋아진다. 낭만적인데!!
저 멀리서 이따금씩 마른 번개가 치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마저 아름다워 보이는 오늘이다.
저 멀리 언덕 위의 수많은 집들에도 불이 밝혀졌다.
the Ridge로 올라오면서 바라본 전경.
길이 갈라지는 지점. 왼쪽 길은 앞으로 쭈욱 오르막길로, 올라오면 the Ridge, 오른쪽은 평평한 길로, the Malll road이다.
시간이 저녁 8시가 다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남녀노소 모두 밖에 많이 나와 있다. 인도는 아직도 보수적인 곳이 많아 밤이 되면 여성들이 외출을 자제할 것 같은데.. 이 곳은 교육을 받은 여성 비율이 높은 곳이라 그런지 전통 복장인 Saree(사리)나 Punjabi dress(펀자비 드레스)가 아닌 티셔츠에 바지 차림을 한 여성들도 많이 보였다.
밤의 풍경도 반짝반짝 아름다운 심라.
밤의 the Ridge 전경.
the Ridge 광장에 있는 전망대, 도서관, 교회.
북인도에서 2번째로 오래 된 Christ Church(크라이스트 교회).
밤이 되니 특유의 노란빛이 더더욱 돋보이는 이 교회는 심라의 상징인 것처럼 보인다.
다시 호텔로 돌아가는 길. Christ church를 정면에 두고 오른쪽 길로 접어들면 내가 묵고 있는 호텔이 나온다.
사진은 교회 오른쪽 옆에 위치한 건물. 어떤 용도로 쓰이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점점이 반짝반짝 빛나는 것은 산 언덕들에 자리한 수많은 집과 건축물들이다.
호텔 가기 직전 가파른 언덕에 올라 쉼라 전경을 봤다. 야경이 정말로 아름답다. 아름다운 것을 보니 잠시 Q 생각이 스친다.
저 멀리 차들이 도로를 따라 움직이는게 보인다. 아름답다. 어딜 저렇게들 가는걸까?잠시간 서서 멋진 풍경을 탄식하듯 감탄하며 바라봤다.
기분이 좋아 호텔 가는 길에 위치한 동네 구멍가게에서 치약을 사며 가게 아저씨에게 "시믈라 아차헤." 하며 웃었다. '이런 좋은 곳에 살아서 정말 좋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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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el에 돌아오니 또 나름 아늑해 보이는 호텔이 괜찮게 느껴진다.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Chennai(첸나이)의 Naturally Auroville에서 구입한 Sandalwood oil을 온 몸에 바르니 기분이 좋다.
TV를 틀어놓고 <Top chef>와 <mr.bean>을 보며 일기를 썼다. 가계부도 썼다. 저녁을 안 먹겠다는 생각일 때 오히려 많이 먹게 되는 것 같다. 저녁을 먹으니 든든하다. 음식을 안 먹기보다 적당히 제때제때 먹고 운동을 많이 해야겠다.
내일은 summer hill 쪽에 가봐야겠다. Internet도 하고 mail 확인 뒤 Q에게 답신이 없으면 8월 15일에 Delhi(델리)로 가지 않고 어디로 갈지 결정해야겠다. Mandi(만디), Kullu(꿀루)를 거쳐서 Manali(마날리)에 가거나 Rekong Peo(레꽁 뾔), Sangla(상글라), Tabo(따보) 등의 Kinnaur Valley(낀나우르 계곡) 쪽을 거쳐 Manali(마날리)에 가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인도... Sri Lanka(스리랑카)에 있었던 시간을 제외하면 벌써 7개월째 머무르고 있다. 인도 비자가 이제 한 4개월 남았는데.. 벌써 아쉽다.
더럽고 지저분한 호텔만 아니면 인도 참 괜찮은데... 내가 호텔에 너무 돈을 아끼는 것인가?Rs.300 호텔도 비싼 것 같다. 성은, 지은과 함께 셋이 여행할 때 숙소비를 저렴하게 써서인지.. 혼자 여행할 때 Rs.200~400 숙소비 쓰는게 어쩌면 당연한건데도 혼자서 이 큰 돈을 쓰자니.. 사실 쓸만한 돈이긴 하면서도 이게 비싸게 느껴진다. 지금쯤 H 언니와 Tei는 함께 더블배드 룸을 쓰며 숙소비를 많이 절약할 수 있는 여행을 할거라 생각하니 자꾸 비교 의식 속에 내가 너무 사치하나 싶어 죄책감도 느껴진다. 또한.. H 언니, T와 함께 여행할 것을 괜히 나 혼자 여행하느라고 큰 돈을 들이고 있진 않나.. 그런 약간의 후회(?)와 아쉬움(?)의 마음도 들긴 한다.
하지만 다른 여행자들은 보통 얼마를 쓰는지 궁금하면서도, 한편으론 비교할 필요 없이 너무 사치하지 않는 내에서 적당히.. 너무 굶주리지 않으며 여행하면 되지 싶다. 여행하면서 돈을 극도로 아낄 생각이 들 때면 인도에 오기 직전 들은, "너무 돈, 돈 하지 말고 너 자신을 위해 투자해."라는 엄마의 말이 떠오른다.
여행하며 요즘 엄마가 많이 떠오른다. 지난 목요일이었던가.. Rishikesh(리시께시)의 게스트 하우스에서 외장하드에 담겨 있는 도승원의 요리 프로그램을 보는데, 요리를 보니 엄마가 생각났다. 6월 말까지 엄마의 일이 잘 정리되고, 내가 한국에 가면 엄마가 편안하고 행복한 상태였으면 좋겠다. 정말 간절히 바란다.
아, 그리고 오늘 TV에서 물고기와 바다, 배를 봤다. 바다 풍경을 보니 스리랑카가 떠올라 가슴이 '훅' 하는 느낌이 들었다. 너무 좋고 그리워서... 고향 같이 그리운 스리랑카. Negombo(네곰보) 등 스리랑카만의 바다 정취가 그립다. Curry & rice(커리 앤 라이스)도 그립다. Dhal(달-콩요리)과 Coconut sambol(코코넛 삼볼)이 그렇게 맛있었는데... 스리랑카는 또 가도 또 좋을까? 그 아이가 또 생각난다.
12 Aug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