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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여행 41-1 | 심라(Shimla) 여행 - 히마찰 프라데시 주립 박물관 (Himachal State Museum)
Olivia올리비아 2021. 12. 11. 15:02
오늘은 엄~청엄청 걸었다.
간밤에 자는데 이상하게 배가 아팠다.
자기 전에 미국 드라마 <NCIS>를 봐서 그런지 Gibbs가 꿈에 나와 함께 일을 하고 추적하는 꿈을 꿨다.
아침에 배가 별로 안 고팠지만 허전함에 바나나 하나 먹고(심라의 바나나는 엄청 크다! 보통 바나나의 2배 크기에 굵기도 굵다.) NCIS 한편 보니 9시가 넘어 Lower Bazaar(심라 시장) 가서 Paratha Aloo(알루 파라타) 1장과 Black tea(블랙티)를 먹고 박물관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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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은 지도에서 보기와는 달리 생각보다 안 멀게 느껴졌지만, 박물관 초입은 가파른 언덕이어서 가는 길이 정말 힘들게 느껴졌다. 그런데 처음에 박물관 올라갈 때 오른쪽으로 커다란 철제 문이 보이길래 그곳이 박물관인 줄 알았다. 하지만 알고 보니 사택이었고, 어린 남자 아이가 집사(?)로 보이는.. 집 안의 하인으로 보이는 할아버지가 지켜보는 가운데 정원에서 뛰어다니고 있었고.. 이 집에 누가 사는지는 모르지만 부유하고 넉넉해 보이는 것이 부러웠다. 아무튼 정문 쪽으로 들어가려 하니 집사로 보이는 아저씨가 나처럼 이렇게 박물관을 헷갈려 하는 여행자가 으레 있었던 듯, 능숙하게 박물관은 저 너머라고 가르켜 주었다.
박물관으로 이어지는 작은 길에는 Lonely planet에서 추천하는 Spars Lodge가 있었다. 밝고 깨끗하며 위층에 해가 잘 드는 식당이 있다는 이 여행자 호텔은 주인도 친절하며 카페에서 이 지역 송어를 비롯해 맛있는 음식을 낸단다. 정말 깔끔하고 밝은 갈색의 나무로 이루어진 내부 인터리어가 참 편안한 느낌을 주는 곳이어서 여유만 있다면 이 곳으로 당장 호텔을 옮기고 싶을 정도로 정말 마음에 드는 곳이었다.
그렇게 도착한 Himachal State Museum(히마찰 주립 박물관)
이 건물 역시 the Ridge에 있는 영국 식민시대에 만들어졌다는 건축물들과 비슷하게 생겼다.
박물관 정원에서는 여자, 남자 일꾼들이 흙을 갈아엎고 무엇인가 작업 중이었다. 꽃을 다시 심는 듯도 하고.. 뭘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의 옷차림으로 보아 낮은 계급의 사람들이 일하고 있는 듯 했다.
박물관을 바라보고 왼편으로 가봤다. 참 아름다운 건축물이다. 내가 건축을 공부하는 학생이었더라면 더 흥미롭게 봤을텐데.. 지식이 없음이 안타까웠다.
박물관 정원에 있던 조각품들.
타일로 만들어진 돌 조각상들이 뭘 얹고 있나 했더니 이렇게 풀바구니를 이고 지고 있었다. 한국에도 이런 조각상들이 있으면 좋겠다. 아님 내가 한번 만들어볼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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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 가니 입구에서 표를 파는 안내원이 여성이었다. 이렇게 공공기관에서 여성이 일하고 있는 것을 보아 심라가 많이 개방되고 발달된 도시구나.. 하는 인상을 받았다.
안내원은 두꺼운 방명록 같은 책을 펼치더니 그 곳에 내 이름과 국가, 주소 등을 쓰라고 했다. 이 박물관 역시 인도인과 외국인 요금이 다르긴 했지만, 다른 유적지나 박물관들에 비해 그 요금 차이는 적은 편이었다. 안내원은 내게 카메라가 있냐고 물으며 사진을 찍거나 비디오 촬영을 하려면 촬영비 Rs.100를 내야 한다고 했다. (인도의 유적지나 박물관에서는 촬영비를 입장료와 별도로 받는 곳이 많다.) 난 촬영비가 비싸기도 하고 사진을 찍느라 유적들을 제대로 못 보는 것보다는 눈과 마음으로 깊이 감상하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으로 그냥 입장료만 지불했다.
안내원은 내게서 돈을 받고 표를 주더니 열심히 자기 손에 헤나를 그렸다. 헤나.. 처음엔 예쁘지만 나중엔 지워지면서 희미해지는데 그게 지저분하게 보이기도 해서 별로 안 좋아하는데, 너무 예쁘게 잘 그려서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었다. 안내원 언니는 자신의 얼굴은 찍지 말라며 헤나 손을 내밀었다. 사진을 찍고 난 다음에는 찍은 사진을 보여달라고 했던 참 새침했던 언니. ㅎ 아리안족의 후손인지 피부가 나보다도 더 하얗고 외모는 서양인 같이 생겼던 언니.
Shimla State museum은 2층에 불과하지만 정말정말 최고였다. 볼 것이 너무 많아 눈을 재빠르게 굴리느라 안경을 몇 번이나 고쳐 썼는지 모른다. 어지러웠다. 기원 전의 돌, 조각, 삶의 흔적들에서부터 목각 예술, Kangra 세밀화, 목각 가면, 우리나라 장구와 똑 닮은 악기를 포함한 인도의 전통 악기.. 우표, 동전, 인도 각 부족들의 전통의상, 장신구, 비교적 현대미술, 총기, 간디의 사진과 서신 등등 정말 볼 것이 많고 incredible 했다.
특히 나의 시선을 잡아 끈 것은 세밀화였다. 세밀화라.. 평소에 관심이 없었는데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정말 세세하게 잘 그렸다. 특히 여성의 사리 장식과 카펫을 얼마나 정교하게 잘 그렸는지.. 그림 속의 투명하게 비취는 Duppata(두빠따 - Punjabi dress를 입을 때 여성들의 가슴을 가려주는 숄 같은 것)가 정말 압권이었다. 자연 염료로 색을 칠했다던데.. 그 색들 중에는 특히 금장식이 많던데, 다른 색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금색은 어떻게 칠한건지 정말 궁금했다. 정말.. 18, 19세기의 Kangra(깡그라) 세밀화들은 정말 탐이 날 정도로 멋졌다. (사람들이 왜 도굴을 하는지.. 사람들이 왜 그림들을 높은 가격을 주고 사들이는지 이해가 될 정도로...ㅎㅎ)
인도의 여성들 결혼복장도 흥미로웠다. 밀랍 인형에 옷을 입히고 장신구들도 달아놨는데 거대한 대륙 인도라서 그런지 지역별로, 종교별로 의상이 다양한 것이 흥미로웠다. 간디를 별로 안 좋아하지만 타자기로 친 듯한 간디의 서신도 흥미로웠다. 인도의 자연, 꽃, 동물, 새, 인도의 married woman 등 인도의 모습을 담은 우표도 재밌었고, TV에서만 보던 권총을 직접 보니 오금이 저리고 무서웠다.
박물관의 전시품들을 하나하나 더 자세히 둘러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너무 많이 지체될 것 같아 쓰윽 둘러보고 나오니 1시간 20분이 흘러 있었다. 꼭대기 층이었던가.. 그 곳에는 인도 현대미술도 있었는데.. 각각의 방에 한 테마로 엮어 놓은 전시 방법이 인상적이었고, 전시실 창문을 통해서 쉼라의 아름다운 전망을 감상할 수 있어서 박물관을 관람하는 내내 참 행복하고 재밌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박물관은 인도의 전 역사를 통틀어서 다루고 있는 가운데, Himachal Pradesh에서 일어났던 인도의 주요 역사(간디의 방문이라던가.. 영국 총리의 방문 등..) 유물에 초점을 맞추어 히마찰 주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to be continued...)
13 Aug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