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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와 헤어져 New Manali(뉴 마날리) 쪽으로 가는 길.
일부러 큰 길이 아닌 골목으로 들어가 마날리를 느껴보기로 했다. 흙과 나무로 지은 가옥.. 돌지붕이 참 멋스럽다.
엄마 소와 새끼 소^^ 근데 갈비뼈가 드러나 있다..
대부분 생활공간은 높은 곳에 있고 낮은 곳엔 이렇게 가축을 기르고 있다. 전통적인 농가 마을인 것 같아서 참 정겨운 마음이 들었다.
땔감인지 집집마다 장작을 많이 가져다 놓았는데, 그 나무 사이에서 핀 버섯을 발견하여 반가운 마음에 찍었다! ^^
Himachal Pradesh(히마찰 프라데시) 주(州)는 사과 산지로 유명한데, 마날리 역시 사과 수확이 한창이었다. 마당 위에 사과들을 늘어놓고 혹시 비가 올까 천막을 씌워 놓은 것이 인상적이다.
가정집이긴 하지만 가옥과 생활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어서 실례를 무릅쓰고 눈으로 동의를 구해 사진을 찍어봤다. 아저씨인지.. 할아버지가 궤짝 뒤에서 작업을 하고 계셨다. 집안 곳곳 사과 궤짝이 가득하다. 나무 사과 궤짝과 아래로 갈수록 좁아지는 원통형의 사과 바구니가 정겹다. ^^
다시 내려가는 길.
이 건물은 한 가정집의 창고로 사용되는 건물인 듯 하다. 1층이 좁고 2층이 넓은 것이 인상적인데, 어쩌다가 이런 건축 구조가 발달하게 되었을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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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Manali(뉴 마날리) 쪽으로 내려가면서 엄청나게 많은 여러 공예품 가게들을 봤다. 낙타 가죽, 펠트, 목각 등을 구경하는데, 낙타가죽 가게에서 낙타 가죽은 만지는 것조차 꺼려졌다. 동물의 가죽이라니.. 싫었다. 그러다 가죽이 아닌 다른 간편한 가방으로 좋은 것을 발견하고 '박물관 다녀오는 길에 사야지~' 하면서 나왔는데, 비슷한 낙타가죽 가게가 또 있어서 가격도 확인할 겸 들어갔는데, 주인인 청년 남자가 안 쪽에 더 많은 가방이 있다길래 구경했다.
가게 안쪽에서 그 남자가 내게 관심을 보이고 많은 이야기들을 건넸다. 남자는 여자친구들을 여러번 사귀었지만 계속 실패했다면서.. 나를 인도인 특유의 크고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자신의 여자친구가 되어 달라고 했다. 하하.. 내 모습이 예쁘다나? 내 모습이 아름답다고.. 자신의 여자친구가 되어 달란다.
화제를 돌렸다. 마날리에서 이렇게 공예품 가게를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벌이가 궁금해졌다. 한달에 얼마를 버냐고 조심스레 물어보니 Rs.80,000를 번다면서.. 자신은 돈에 대한 걱정이 없다고 했다. 예전엔 가난한 상태여서 대학에 갈수가 없어 일을 시작했다는데.. 여동생은 대학에 다닌단다. 와.. 한 달에 8만루피라.. 완전 부자네!! 보통의 서민 인도인들에 비하면 정말정말 월급이 많다! 내 나이 또래의 남자는 이렇게 많은 돈을 벌어서.. 돈 걱정은 없다고 했지만.. 정작 본인은 배움의 기회를 놓쳐 이렇게 일을 하면서.. 여동생의 공부를 위해서는 학비를 대어 준다고 하길래, 배움에는 때가 있는 법이라고.. 하루 빨리 대학에 갔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해주니 알았다고 했다. 당장 대학에 갈 생각이 없는 눈빛이었지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가게에 목각 반지가 있길래 구경도 하고 이야기도 하는 사이 상당 시간이 흘렀다. 12시에 호텔에서 나왔는데 거의 3시가 된 듯.. 물론 직물 공장도 들르고 아유르베딕 치료자 할아버지와 한국 남자도 만나고.. 다른 가게에도 들르느라 시간이 소비된 것도 있지만.. 자꾸만 나한테 대쉬를 하는 청년의 가게에서 보낸 시간이... 너무나도 아깝게 느껴졌다.
(to be continued...)
16 Aug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