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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여행 53 | 맥레오즈 간즈(McLeod Ganj) 여행 | 티베트 문화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 - 라(Lha), 초라텐(Choraten) 등
Olivia올리비아 2021. 12. 13. 19:08인도 배낭여행 - 맥레오즈 간즈(McLeod Ganj) 여행 중
밤에 영화 <러브레터>를 보다가, Natura sound, deep sleep 틀어놓고 iPod으로 카드 게임을 했다. 게임을 하면서 드는 생각.. 어떤 카드를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게임의 승패가 바뀌는데.. 순간의 선택으로 게임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수도 생긴다. 게임이야 다시 시작할 수 있지만.. 인생의 실수.... 도 다시 시작할 수 있겠지? 게임처럼 시간이 좀 더 지연되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게임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판을 갈 수 있지만.. 인생도 과연 그럴까? 때론 신중해야 할 필요도 있는 인생.. 무슨 도박 같은 인생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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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또 속이 쓰렸다.
영화 <러브레터> 남은 부분을 보았다. 무슨 내용인지 잘 이해가 안 됐다가... 사실 아직도 이해가 잘 안 되지만.. 남자 아이가 남긴 여자의 그림이 진한 감동을 주었다. 오갱끼데쓰까 는 하도 많이 들어서 별 감동이 없었다. 그냥 그 절박함만 와 닿았을 뿐... 절박함.. 그게 포인트인가? 그럴 듯도..
deep sleep를 하고자 물소리가 흐르는 Natura sound를 틀고 잤는데.. 중간중간 정말 deep dream을 꾸었다. 결론적으로 잘 못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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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또 속이 쓰릴 것을 대비하여.. 오늘 돈 찾고 약 서스펜션(겔포스 같은 것)을 사야겠다. 자꾸 뭘 먹어서 공복감을 줄이는 것보다 약이 차라리 낫겠다.
몸이 아프고.. 어딜 산책하거나 여행할 생각이 안 드니.. 차라리 Q를 만나지 않고 혼자 여행하고 있는 것이 잘 됐다는 생각도 든다. 카메라는.. 배터리 문제로 신경이 쓰이긴 하지만.. 이것저것 사진을 많이 찍어 의미 없는 사진들을 많이 남기는 것보다..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듯.. 신중하게 의미 있는 사진들만 찍을 수 있다는 생각에.. 그렇게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다.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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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한데.. 잠이 안 온다. BBC <고대 재앙의 묵시록> 다큐를 틀어놓고 1부는 다 보고.. 2부 보다가, 영화 <500 DAYS> 영화 음악이 좋기도 하고 여주인공 섬머가 예쁘기도 하고~ 그냥 남녀관계가 저런가 싶어서.. 다시 보고 싶어 그거 틀어놓고 보다가 또 iPod 카드 게임을 했다. 그러다 사진 정리.
YJ 언니가 남긴 수많은 NGO 사진들을 정리할 겸 삭제하고 있는데.. 봉사 활동 사진을 보니.. 다시 봉사가 하고 싶고.. 내가 지금 인도에 여행하자고 온건 아니었는데.. 지금 뭘 하고 있나 싶기도 하다.. 항공료까지 포기해 가면서.. 항공료 포기한 것은 그냥 NGO 사업을 위해 내가 기부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기수 모두... 이전 기수가 처음 인도에 와서 이브닝 스쿨 활동한 사진들을 보니.. YJ 언니도.. E도.. 표정들이 참 밝다. 그들도 공동체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아이들을 만날 때만큼은.. 물론 항상 좋진 않았겠지만 저렇게 밝은 얼굴이었구나 싶어서.. 그들의 마음에 감동을 느꼈고.. 난 왜 저렇게 기쁜 마음으로 하지 못했을까.. 왜 처음부터 공동체에 실망부터 했을까 싶다. 나와 우리 기수들은 아마 기대가 컸던만큼 실망도 컸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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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사진 정리 하다가 배가 고파서 Nick's Italian kitchen 가려고 나왔다. 먼저 돈을 뽑아야겠기에 state bank of India ATM 갔는데 수리 중이어서 Nick's를 먼저 갔다. 돈이 150루피 정도밖에 안 남아서, 만약 오늘 돈을 못 뽑으면 내일 10시까지 아무것도 못 먹을수도 있어서.. 머릿속으로 뭘 어떻게 저녁 메뉴까지 정해야 하나 고민했었다.
소화가 너무 안 됐었으나 만두국을 먹으니 괜찮은 것도 같았다. Nick's의 만두피가 Momo cafe보다 두껍지 않으면서 크기도 작고, veg. steamed momo에 added soup 해서 만두국이 된건데 soup에 토마토, 피망, 양파, 양배추.. 각종 야채 넣어줘서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칠리 소스도 달라고 해서 간장이랑 같이 먹기도 했는데 한국 만두만큼은 아니지만 꽤 맛이 있었다.
먹으면서 식당 한켠에 Dalai Lama(달라이 라마)의 좋은 말이 씌어진 벽걸이가 있길래 가지고 간 노트에 벽걸이도 그리고 글도 썼다.
좋은 글이라 동생한테 편지로 보내주면 좋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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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리면서 꽤 천천히 밥을 먹고.. 다시 ATM 가 보니 다행히도 수리가 끝나고 열려 있었다. PIN number를 잊어서 혹시 안 맞으면 어쩌나 은근 걱정했는데 Rs.10,000 인출이 잘 되서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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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맘 먹고 자원봉사는 못할지라도 요가 수업을 신청하러 'Lha(라)'를 갔는데.. 브로셔만 있고 사람이 없어서 전단지를 잔뜩 얻어왔다.
Lha는 티벳 난민들과 현지 인도인들에게 각종 언어, 컴퓨터 수업, 요가 등의 교육을 제공하며, 지역의 환경운동 등, 사회 운동에도 앞장서는 단체이다. 요가는 믿을만한 지역 전문가가 가르치는데 1 session에 Rs.100이며 오전 7시 30분, 오후 5시 30분 하루에 두 타임이 있다. 그리고 검증된 Tibetan massage도 이곳에선 꽤 저렴한 가격에 받을 수 있다. 언어와 컴퓨터 등의 클래스는 이곳에서 살아가는 티베트 난민들의 자립을 돕는 일종의 직업 훈련 프로그램인데, 티베트 난민을 대상으로 함은 물론, 지역의 인도인들이나 여행하는 여행자들도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이곳에서 자원 활동을 하고 싶다면 위의 수업을 담당하고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능하다. 단, 최소 2주 동안 일할 수 있어야 하는데 나중에 또 가서 담당 직원에게 물어본 결과, 3개월 이상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장기 자원활동가를 선호하며 어린이 도서관 업무를 담당할 자원봉사자도 모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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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s peak espresso' 커피 가게 옆에 Norbulinka institute(노블링카 연구소) 제품을 판다길래 찾아갔는데.. 가게를 못 찾아서 그냥 그 근처 산풍경이 시원하게 보이는 전망대에 가서 모처럼 날이 참 좋은 맥레오즈 간즈의 바다(산)를 구경하고 사진도 찍었다.
맥레오드 간즈를 여행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만한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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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로 오는 길에 bettery charger 가격 알아봤는데.. 충전용 배터리 들어있는게 Rs.1200 배터리 안 들은거 4개 충전 가능한 것은 Rs.450 배터리 2개짜리 충전기는 Rs.250였다. 내일 더 가격 알아보고 사야지.. 왜 고장 났을까... 그래도 Rs.450면 생각보다 출혈이 심하진 않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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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길에 Temple rd.쪽.. main chowk에 있는 Choraten(초라텐)..도 사진으로 찍어봤다.
달라이 라마(Dalai Lama)가 인도에 티베트 망명 정부를 세웠을 초기.. 이 또한 티베트에 있는 템플 모습 그대로 세운 것이라고 한다.
참 아름답다. 색상이며, 장식이며...
간단한 사당(?) 같은 곳이 있고, 이렇게 기도 바퀴들이 있다.
기도 바퀴들(Prayer Wheel)이 파르르륵- 하고 돌아가는 모습은 정말 아름답다. 이곳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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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raten 근처, 서양인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예쁜 원피스를 파는 가게에 들어가봤다. 나도 예쁜 옷을 입고 여행하고 싶어 드레스를 고르는데 가격이 평균 Rs.1,200 정도.. 역시 예쁘고 눈을 사로 잡는 것은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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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3송이 Rs.10에 사고.. 그저께였던가.. Himachal Tourism office를 지나서 있는 Himachal Pradesh(히마찰 프라데시)가 운영하는 숙소 담벼락의 풀들이 예뻤던 것이 기억나서 모처럼 사진 찍으러 그쪽에 가서 사진을 예쁘게 찍었다.
담벼락에 가득 자라고 있는 이끼와 풀들.
어쩜 이렇게 식물의 모양이 다양한지... 보이는 것마다 아름답게 보였다.
어떻게 이렇게 바위 틈에서 자라고 있는 것일까? 정말 놀라운 생명력.
돌 담벼락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는 식물.
이곳에 오래 앉아 식물 그림을 하고도 싶고, 식물 채집을 해서 식물 공부도 해보고도 싶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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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숙소로 돌아오는 길. Choraten이 보인다.
Choraten 옆 좁은 도로 양 옆으로는 여행사, PC방, 음식점, 서점 등이 빼곡히 들어서 있고, 그 가게들 앞에 노점상들도(대부분의 상인들이 티벳탄들) 줄지어 늘어서 있다.
Choraten 앞에 천막을 쳐놓고 shawl을 파는 티벳 상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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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agsu road의 수입제품 많이 파는 슈퍼마켓에 가서 Slice mango juice랑 과자.. 초코칩 과자를 먹을까 이것저것 고민하다가 아이비 비슷한 과자를 샀다. 크림 치즈 발라먹기에도 좋구! 이 가게는 수많은 종류와 잼, 스프레드, 소스가 있어서 언제나 서양인들을 만날 수 있는.. 뭔가 국제적인 'standard'한 제품들을 팔아서 마음이 이상하게 편안한(?) 참 좋은 가게이다.
참, 어제 봤던 한국 라면 가격을 보니 육개장 컵라면이 150루피던가.. 120루피짜리도 있었고.. 너무 비싸서 깜짝! 질소 충전이 빠진 김 빠진 한국 '새우깡'도 봤다.ㅋ 암튼 재밌어~
Bhagsu road에서 main chowk으로 향하는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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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가 있는 Tipa road다.
왼쪽은 인도인들이 운영하는 채소, 야채 가게.
길이 참 좁은 것이 이 지역 특색이다.
하늘이 맑고 청명했다.
참 특이한 모양의 나무. 인도를 여행하면서 이런 나무를 맥레오드 간즈 와서 처음 봤다.
나무의 잎들이 하트 모양을 만들었다. :)
한 티베트인 가정집 모습. 꼭 시골 모습 같아 정겹다. :)
Tipa road에 특히 많은 기도 깃발들. 대부분 티베트 사람들이 사는 골목인 듯...
숙소 근처에 있는 어떤 한 건물. 티벳 사람들 사는 아파트 정도인가..? 어쨌든 여행자 숙소 같진 않고 가정집이 있는 곳 같은데, 수많은 빨래들.. 하늘의 기도 깃발이 또 하나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냈다.
이 지역에서 많이 만날 수 있는 붉은색 복장을 입은 Lama 라마.. 그리고 티벳 전통 의상을 입은 여인. 의도적으로 찍은 것은 아니고, 길거리 모습을 찍다가 그들이 화면에 들어왔는데, 이색적인 티벳풍의 복장에 많은 관심이 간다. 특히 전통복을 입은 할머니들의 모습.. 손에 들고 다니는 기도 바퀴를 끊임 없이 돌리면서, 기도를 외는 모습이 참 아름답고 이국적으로 보였다.
한편, 뒤에서부터 달려오고 있는 릭샤.. 그리고 티베트 라마와 여인.. 인도와 티베트.. 뭔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인 듯.. 이국적인 것과 이국적인 요소가 만난 생경한 풍경을 이루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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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사진을 찍고.. 기도 깃발들도 찍는데.. 많은 서양인들과 한국인들? 이 내가 묵고 있는 Kalsang guest house 옆 Loseling guest house로 드나드는 것을 계속 봐 왔다. 서양인이 꽤 많은 것을 보니 저 곳이 좋은 곳인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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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와서 씻는데.. 여기서도 외국인 목소리가 가끔 들리긴 하지만.. 방만 확인하고 그냥 여기에 숙소를 안 잡는 분위기라고 생각 되었다. Lonely planet을 보니 Loseling guest house도 공동욕실이 100루피라고 되어 있던데.. 굳이 여기서 더 머물 필요 없이 옆 숙소 Loseling을 내일 오전 중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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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M에서 돈 잘 뽑아서 너무 감사하다! pin code, pin number가 안 맞았더라면.. 돈이 없어서 여행도 못하고 쫄쫄 굶을 뻔 했다. 150루피만 남겨 놓은 상태에서, 만약 돈을 못 뽑아 밥을 못 먹게 된다면..? 이라고 상상해보니 돈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했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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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오다가 벽보를 보니깐 이 게스트 하우스에서도 100루피에 요가 초급 수업 하던데... 왜 여기서는 요가 수업 들으라니.. 홍보를 안 할까? Ayurvedic massage(아유르베딕 마사지)와 아유르베딕 음식도 한다던데... 이 숙소에선 오후 12시에서 1시, 오후 8시 정도면 밥을 짓는지.. 압력 밥솥 밥 짓는 것 같은 소리가 나기도 한다. 가족들이 먹나보다.. 했는데 손님들한테도 주는걸까? 많은 것들이 궁금해지는 이곳... 아무튼 내일은 Loseling guest house 가 봐야지~ 여기랑 시설 비슷하고 깨끗하고 가격 똑같으면 그곳으로 옮겨서 즐겁게 생활하면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여기서 지낸 것을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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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여기 약국에서 liquid suspension을 안 팔더라.. 다 타블렛만 있었다. Manali(마날리)만 해도 살 수 있었는데... 마날리 하니.. 또 내일 당장 요가 수업이랑 여러 가지만 아니면 Amritsar(암리차르)나 마날리 갈까? 또 그런 생각이 든다. 몸이 좀 아침보다 살만 하니까 또 이런 생각이 드는구나.. 사람의 마음과 몸 상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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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화요일날 Manali의 Dhungri Van Vihar park(둥그리 반 비하르 공원)에서 넘어졌었는데.. 그때 충격 받은 골반 쪽이 아직도 아프다. 마사지로 풀어야 할까? 내일 Lha 또 가봐야지^^ 그리고 돈 아껴서 정말 잘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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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커에 크림 치즈 발라 먹으니까 양파 향도 물씬 나는 것이~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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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레오드 간즈에는 이상하게 아기, 어린이들을 데리고 온 엄마.아빠 서양인들이 많다. 여기로 비행기로 바로 왔을까? 맥간.. 이 지역은 버스로 장시간 이동해야 해서 힘든 곳인데... 어떻게 저렇게 아기들을 데리고 인도 여행을 할 수 있는지 정말 신기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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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J 언니의 인도 사진 정리하며 삭제하는데.. 작년 남인도에서, 인도 독립기념일 행사 당시의 사진들이 있다. 어쩜~ 인도 아이들 의상이나 춤이나.. 어린데도 귀걸이에.. 골반이 왜 이렇게 유연한지~
인도는 참 신기하다. 남자며, 여자며 춤을 참 잘 춘다. 인도 티비를 봐도 뮤직비디오에서 참 유연하게 춤 잘 추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그들의 몸놀림에 정말 놀라게 된다. 사진들을 보니.. 맥레오드 간즈에서 티벳인들을 보며 정신적 쉼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지랖 넓고 남의 일, 특히 외국인들에게 관심이 많은 인도인들로부터 벗어나..) 인도인들이 다시 좋아진다..ㅎㅎ 근데 누가 사진을 찍었는지.. 워낙 사진을 자세하고도 많이 찍어.. 거의 연사 촬영한 것처럼 많이 찍어서.. 빨리 사진을 돌려보면 꼭 동영상을 보는 듯 하다. 사진양이 많아서 기가 질릴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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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에 가보지 않아서 티베트 분위기를 잘은 모르겠지만.. 길거리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붉은색 옷의 스님들.. 전통 의상을 입은 티베트 여인들.. 하늘에 펄럭이는 기도 깃발들을 보니, 이곳이 과연 티베트 아닌 티베트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25 Aug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