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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사원(Golden Temple) = 하르만디르 사힙(Harmandir Sahib)을 구경하고 밖에 나왔다.

 

 

거리 구경 중. 파란색 저 이국적인 빈티지스러운 문과 창문에 마음에 뺏겨서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이 건물을 열심히 바라보며 사진을 찍자, 지나가던 인도인들이 '이 동양 여자애가 뭐가 이렇게 신기하다고 저런 걸 다 보고 있나?' 하는 표정으로 지나갔다. 물론 낯선 이방인에게 환한 미소를 보내는 사람들도 있었고^^

 

 

 

 

이름 모를 골목에 서서 사람들을 구경했다. 오래간만에 인도 사람들을 만나니 흐뭇 흐뭇~

 

 

 

 

이 지역엔 이렇게 오토릭샤도 있고, 저렇게 생긴 인력거도 있구나. 지역마다 있고 없고, 생김새도 모양도 다른 릭샤들.

 

 

 

 

황금사원 근처 길가에 피어있던 아름다운 꽃나무.

 

 

그냥 지도를 보지 않고 무작정 걸었다. 한 골목을 지나자 시장 같은 북적북적한 곳이 나타났다.

 

 

 

그러고는 또 이런 곳이 나타났다. Jallianwala bagh? 여기는 어디지?

 

 

 

 

 

잘리안왈라 바그. 뭐 하는 곳일까.

 

 

 

 

건물은 완벽히 있는 것도 아니고.. 뭐 이렇게 짓다가 만 것 같기도 하고...

 

 

 

 

그냥 지나칠래야 지나칠 수가 없었던 것이, 사람들이 꽤나 이곳을 많이 드나들고 있었다. 입구를 보니 Chandigarh에 있는 Nek Chand Rock Fantasy Garden이 연상되었다. 그래서 이곳이 공원인가..? 안에 들어가면 무엇인가가 넓게 펼쳐져 있을 것만 같은.. 그런 인상을 받았다.

 

 

 

 

입구를 지나 골목으로 들어왔다.

 

 

 

 

뭐지..? 공원인가..?풍선도 있고.. 학생들도 많고.. 뭔가 놀이공원.. 휴양지.. 축제 분위기.

 

 

 

 

이 notice를 보고서야 알았다. 이곳이 어떤 곳인지...

 

 

 

 

<Lonely planet INDIA 2010>에도 다음과 같이 나와 있다.

 

"황금사원 근처의 이 가슴 아픈 공원은 1919년 영국에 의해 이곳에서 죽거나 부상당한 인도인들을 기리는 곳이다. 수백 명이 총알을 피해 도망하면서 생긴 총탄 자국이 아직도 남아있다. 영원한 추모의 불꽃(24시간 가동)이 있다."

 

그리고... 이런 상자글도..


 

 

잘리안왈라 바그 대학살

 

아므리뜨사르의 불안한 정세는 소요를 일으킨 인도인 용의자들을 심리 없이 수감하는 '긴급' 권한을 영국 당국에 부여하는 롤래트 법(Rowlatt Act: 1919)으로 촉발되었다. 항거의 의미로 하르딸(Hartal: 파업)이 조직되고 소요와 약탈이 확산되었다. 인도인 시위자가 영국인의 손에 목숨을 잃자 보복 공격으로 영국인 은행가 3명이 살해당했다.

 

1919년 4월 13일 인도인 5000여 명이 높은 벽으로 둘러싸인 잘리안왈라 바그에서 평화 시위를 벌였다. 영국의 다이어(Dyer) 장군이 아무런 경고 없이 150명의 군인을 이끌고 들이닥쳐 발사를 명령했다. 6분쯤 지나자 400명 이상이 사망하고 1500여 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최종 희생자 수가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지만 많은 여성과 아이를 포함해 15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이어는 몇몇 영국인 동료들에게 지지를 받았지만 인도 내무장관 에드윈 몬터규 경(Sir Edwin Montague)은 이를 "야만적이고 부적절한 어리석은 행위"로 묘사했다. 이 사건은 인도의 민족주의를 자극했고, 간디는 "극악무도한 정부에 협조하는 어떤 형태의 행위도 죄악이다"라고 천명하여 시민 불복종 운동으로 화답했다.

 

평단의 호평을 받은 리처드 아텐보로(Richard Attenborough)의 영화 <간디>는 대학살과 그 후의 사건을 드라마틱 하게 재현했다.

 

-Lonely planet INDIA 2010-

 


 

이런 가슴 아픈 곳이 지금은 이렇게 공원으로 꾸며져 추모되고 있었구나... 갑자기 마음이 숙연해졌지만.. 공원의 분위기는 풍선에.. 학생들에.. 이런 엄청난 역사와는 달리 자유롭고 약간은 활달한 분위기였다.

 

 

 

공원을 찬찬히 둘러보기로 했다. 공원 산책 시작부터 나무 기둥이 인상적인 나무를 만나고..

 

 

 

 

Bullet marks, 그리고 Martyrs well로 향하는 길.

 

 

 

 

이곳은 저 빨간 추모탑으로 향하는 길.

 

 

 

 

영국군이 총격을 가하자 당황한 인도인들 120여 명이 뛰어들어 전원 사망했다는 우물.

 

 

 

 

많은 인도인들이 이 우물에 얼마나 호기심을 보이던지.. 가까이 다가서는 데 애 좀 먹었다.

 

 

 

 

Bullet Marks. 이곳에 서자 희생자들이 얼마나 두려웠을까.. 절로 인상이 찡그려졌다.

 

 

 

 

이제는 후손들이 이곳을 찾아 희생자들의 아픔을 기억하고 있다.

 

 

 

 

아픔이 전해져 오는 듯.. 감히 상상하기도.. 상상할 수도 없는 아픔이지만...

 

 

 

 

총탄 자국을 보고 되돌아 나오며 바라본, 총탄 자국이 남아있는 건물 모습. 이렇게 예쁜 인도인들이 아무 죄 없이 Dyre의 말 한마디에 희생되었었구나... 외국인이 봐도 참 안타깝고 마음이 이렇게 아픈데 하물며 인도인들은 마음이 어떨까.

 

 

 

 

공원 중앙에 있는 붉은 탑. 학교에서 단체로 왔나 보다. 현장학습 뭐 이런 건가.. 학생들이 참 많았다.

 

 

 

 

학생들이 다 지나가고 한산해졌을 때 다시 찍었다.

 

 

 

 

 

공원에 피어있던 꽃. :)

 

 

 

 

이곳에도 총탄 자국들이...

 

 

 

 

공원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인도인들.

 

 

 

 

아까 들어오면서 봤던 여러 개의 얇은 나무 기둥으로 이루어진 독특한 나무.

 

 

 

 

나무 기둥 사이사이로 재빠르게 움직이는 것들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이 녀석들. 다람쥐..? 청설모..? 아무튼 내가 좋아하지 않는 설치류!

 

 

 

 

인도의 젊은 피들. 이 아이들이 머지않아 인도의 미래를 이끌어나가는 사람들이 되겠지.

 

 

 

 

 

공원 입구 쪽에 있었던 성화..라고 해야 하나...

 

 

(여행 당시에는 힌디어를 읽고 쓸 줄 몰랐었는데.. 글 쓰고 있는 지금 이 시점! 힌디어를 읽어보니.. Vande Mataram(반데 마타람)... 아! 이거 내가 좋아하기도 하는 인도 작곡가 A.R.Rahman(라흐만)의 노래이기도 한데! (인도 문화원에서 지난 8월 15일 인도 독립기념일 행사할 때, 한국에 거주하는 인도 아이들이 이 노래로 율동을 준비했었다.) 아~ 여행 당시 봤던 저 성화가 이런 의미가 있었던 거였구나! 아~ 힌디어를 읽을 줄 알게 되니 지식의 폭도 넓어지고~ 이렇게 무한 감동일 수가!! ㅠ.ㅠ 역시 힌디어 배우길 잘했어! ^^)

 


 

 

"Vande Mataram" from Wikipedia

 

"Vande Mataram" was the national cry for freedom from [British rule] during the freedom movement.

 

Vande Mataram (Bengali script: বন্দে মাতরম্ ; Hindi/Sanskrit: वन्दे मातरम्; Vande Mātaram "I bow to thee, Mother") is a poem from the famed novel Anandamath which was written by Bankim Chandra Chattopadhyay in 1882. It was written in Bengali and Sanskrit. It is a hymn to Goddess Durga, identified as the national personification of India. It played a vital role in the Indian independence movement, first sung in a political context by Rabindranath Tagore at the 1896 session of the Indian National Congress. In 1950 (after India's independence), the song's first two verses were given the official status of the "national song" of the Republic of India, distinct from the national anthem of India Jana Gana Mana.

 

 

 

 

활활활~~

 

성화를 열심히 카메라에 담고 있는데 갑자기 성화 주위가 어수선해졌다. 한 중학생, 고등학생쯤으로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들이 성화 주위로 우르르 몰려든 것. 이 공원 안에 외국인이라곤 나 한 사람밖에 없었다. (내가 보기론 서양 여행자들도, 다른 동양인들도 정말 한 사람도 못 봤음) 동양에서 온 여자애가 열심히 공원을 돌아다니며 인도 역사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니 그들도 신기하지 않을 수가 없었겠지. ㅎㅎ^^ 남자아이들은 나를 큰 눈망울들로 신기하게 쳐다봤다. 민망해진 내가 자리를 뜨려고 하자, 나이가 제일 많은듯한 큰 아이가 의젓하게 내게 다가와 함께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했다. 난 나의 모습이 마음에 안 들었지만 아이들의 요청이 고맙고 감사해서 OK, 나와 사진 찍으려고 또 순식간에 포즈 잡으며 모인 아이들. ㅋㅋ 그렇게 잘리안왈라 공원에서 아이들 덕분에 즐거운 추억 하나를 또 남겼다. :)

 

 

 

 

다시 공원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건물 사이에 비둘기들이 참 많았다. 나는 모습이 멋지기도 했고..

 

 

 

 

이렇게 앉아있는 모습도 예뻤다. 한국에선 비둘기를 싫어하는데.. 인도에서는 왠지 예쁘고나~ :) 

 

 

 

 

입구로 나가는 길 왼쪽 모습인데, 이 건물은 누군가가 사는 아파트 같은 곳인가..? 사무실은 분명 아닌 것이.. 사람 사는 분위기가 풍겼다.

 

 

 

 

공원에 대한 힌디어 설명을 읽고 있는 인도 어린이. 

 

우리나라도 1919년 독립운동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었는데.. 인도 역시 1919년, 이 잘리안왈라 대학살 사건으로 독립운동 열기가 더욱 거세졌다고 한다. 영국으로부터 자치냐, 독립이냐를 두고 갈등하던 인도가 이 사건 이후로 독립운동 진영으로 들어선 것. 인도도 우리나라와 똑같은 아픔을 겪은 나라구나.. 동질감이 느껴졌다.

 

아무튼 정처 없이 걷지 않았더라면 발견할 수 없었을 Jallianwala Bagh. 정말 여행하면서 좋은 공부, 좋은 경험을 했다.

 

(to be continued...)

 

4 Dec 2010

 


 

 

Jallianwala 사건이 나오는, 인도영화 Rang De Bassanti(랑그 데 바산티, 2006)

 

지난 인도 여행 추억을 정리하다가 생각나는 것 한 가지.

 

바로 인도 영화 Rang De Basanti(랑그 데 바산티, 2006). 이 영화 속에 잘리안왈라 대학살 사건이 나오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면서 '어? 어? 저기 내가 다녀왔던 곳인데? Amritsar(암리차르)에 있던 그 공원 아니야?' 했었는데 역시나, Jallianwala(잘리안왈라) 그 사건이 맞았다. 인도에서 여행했던 곳을 영화에서 만나니 감회가 정말 새롭고 감동이었다.

 

난 인도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뒤... 지난 2011년 10월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2009년작 인도 영화 3 idiots(세 얼간이)에 나온 세 명의 배우 - Aamir Khan, R. Madhavan, Sharman Joshi가 2006년작 Rang De Basanti(랑그 데 바산티)라는 영화도 함께 찍었었다길래.. 세 명의 배우가 다른 영화에서 어떤 모습으로 호흡을 맞췄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또 내가 좋아하는 Aamir Khan(아미르 칸)이 출연한 영화를 찾다 보니 이 영화를 고르게 된 것이었다. 하지만 뭔가 우중충한 주황빛의 영화 포스터였던가... Aamir Khan이 아무리 좋아도 영화 포스터를 보고서는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이 그리 내키지는 않았었다.. 그러나 사람들이 하도 추천을 하길래 궁금한 마음에 보게 되었던 것이다.

 

 

 

이 포스터는 Wikipedia에서 본 포스터. 이 포스터는 참 좋은데.. 내가 제일 처음 봤던 포스터는 왜 그렇게 영화를 보고자 하는 욕구를 확 떨어트렸었는지...

 

그런데 아무튼 이 영화! 아직 안 본 사람들이 있다면 정말 적극 추천해 주고 싶을 만큼 좋은 내용! 인도의 젊은 대학생들이 영국에서 온 영화 제작자 여인과 함께, 그녀의 할아버지가 다이어리에 남긴 기록을 토대로 인도 독립운동 당시의 혁명적인 인물들을 연기하게 되면서, 그들이 점차 다이어리 속 캐릭터와 동일시되는.. 애국심, 정의, 용기를 갖춘 사람으로 변화되는 내용을 그린 영화... Rang De Basanti(랑그 데 바산티)는 '노란색으로 칠해라.'라는 뜻인데, 인도에서 노란색은 애국심과 용기..를 상징하는 의미의 색이라고 한다.

 

아무튼.. 이건 사담인데, 내가 지금까지 봤던 아미르 칸이 출연하는 영화들은 한결같이 시사적인 메시지가 있는 교훈적인 영화여서.. 영화 감상 후에 자연스럽게 영화에 관련된 이슈들을 검색해 보게 되었고.. 아미르 칸과 관련된 여러 신문기사들을 보다 보니, 아미르 칸은 꽤 의식 있는, 자기중심과 주장이 확고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마디로 이 사람에게 반했다.

 

 

 

Jallianwala Bagh Massacre (잘리안왈라 바그 대학살 사건)

Dyre의 "fire!"라는 말 한마디에 이렇게 많은 인도인들이 희생되었구나... 밉다, 미워.

 

한편 A.R.Rahman(라흐만)은 진정 생각 있는 작곡가인 것 같다. L.v.Beethoven(베토벤)이 인류애를 표현한 곡인 '환희의 송가'를 Vande Mataram(반데 마타람) 곡 중간에 집어넣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