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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델리(Delhi)가 최악의 도시라고..? 나는 좋기만 하더라!

 

Paharganj(파하르간즈)의 깔끔하고 깨끗한 호텔에 둥지를 틀고.. 샤워하고.. 빨래하고.. 간밤에 기차에서 너~무! 춥기도 했고, 사이코 같은 Punjab 남성 때문에 잠을 설쳤던지라.. 부족했던 잠을 좀 보충했다.

 

오늘 먹은 것은 이른 아침 기차역에서 먹었던 커피 1잔과 사모사 1개. 뭘 좀 먹어야겠다 싶어서 밖에 나갔다.

 

 

밖에 나갔더니 빠하르간즈 풍경을 눈에 담기도 채 전에 내게 말을 걸어오는 인도인 청년. 청년의 말투는 장사꾼의 말투가 아니었다. 그 사람은 나에게 무엇인가를 팔기 위해 다가온 것이 아니라 나와 대화를 하기를 원했다.

 

청년과 잠시 짧은 대화를 나눴다. 청년은 Delhi(델리)의 한 대학에서 미술 공부를 하는 대학생이었고.. (지금은 잠시 휴학? 휴가? 중이랬다.) 그 청년은 아버지가 운영하는 무슨.. 그림을 파는 가게에서 일을 하며, 길거리에 나가 사람들을 자신의 가게에 불러 모으는 일을 하고 있었다.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사람을 대하면 딱 느낌이 오는 법. 청년의 말투나 표정이나 생김새를 보아하여 청년은 참 정직하고 성실하며 공부도 잘할 것 같은 사람이었다. 안 그래도 델리에 오면 델리대나.. 델리에 있는 대학교들을 방문하여, 내 또래의 인도 친구들이 어떻게 공부하고,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꿈을 가지고, 생활은 어떻게 하며 살아가는지 알아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거리에 나서자마자 델리의 대학생을 만나니 참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청년과 대화를 더 나누고.. 청년의 대학 생활에 들어봐도 참 좋았겠지만.. 난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다. 청년에게 양해를 구하고 다시 빠하르간즈를 구경하기 위해 나섰다. 청년과는 연락처를 주고받지도 않고 그냥 그렇게 헤어졌다. 어차피 이곳에 며칠 머무른다면.. 그 청년은 언제든지 또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걸으면서 도시의 모습을 스캔하는 중. 와~ 왼쪽 사진처럼 완전 세련된 차도 보이고~ 오토 릭샤에.. 자전거 릭샤에.. 여행자들이 그렇게 많이 와서 머무른다는 빠하르간즈는 이런 모습이구나!

 

 

 

 

오~ 건물에 널어놓은 저 천들~ 인상적인데!

 

 

 

 

자전거 릭샤가 쉬어가는 곳인가..

 

 

 

 

 

오토바이.. 릭샤.. 사람들.. 북적북적~

 

 

 

 

 

요런 의자! Manali(마날리)에서도 보고 참 인상적이었는데..!! Rogpa cafe에도 이런 의자가 있었는데 실제로 앉아보니 정말 편했던!

 

 

 

 

 

나도 자전거 타고 싶다~~ 근데 다리가 긴 인도인들이라서 그런가.. 남인도 NGO에서 아침마다 시장에 가서 빵 살 때, 자전거 타고 가서 사 오는 것이 하나의 로망이었는데 안장이 너무 높아 타기에 무섭기도 했거니와..  그런 불안정한 상태에서 인도의 차, 오토바이, 오트 릭샤를 길에서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

 

 

 

 

아.. 자전거 릭샤.. 이런 골목 풍경.. 와.. 완전 동화나라에 온 것 같아 +_+ !! 

 

 

 

 

 

델리를 여행했다는.. 그리고 부서진 건물에.. 복잡 복잡.. 델리에 대한 인상이 참 안 좋았다는 그 사람의 말을 듣고.. 델리.. 좀 무서운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물론 빠하르간즈만 보고 이것이 델리의 전부 모습이라고 일반화의 오류를 저지르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긴 해도.. 빠하르간즈는 전혀 무섭지도 않았고, 친절한 사람들이 많더라.  어떤 이들은 사기 치려고 다가오기도 하지만..  정말 진심으로 대해주는 미소 좋은 사람들이 있어서 이 도시에 대한 사전 편견과 경계를 허물 수 있었다.

 

다른 이들은.. 많은 이들이 델리를 최악의 도시라고 했지만, 난 델리가 참 좋더라. 인도에 온 지 거의 1년이 다 되어가지만.. 델리의 빠하르간즈를 걸으니 '진짜' 인도에 왔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  내가 내 무의식 속에서 상상했던 인도가 이런 모습이었을까..? 왠지 마음이 정말 기뻤다. 이제서야 내가 정말 인도에 있구나. 가 실감 나는 순간이었다.

 

복잡하지만 인정 많은 사람들이 있는 도시. 오토릭샤, 자전거 릭샤, 짐꾼들, 사리 입은 여성들, 아이들, 채소 시장, 흙먼지 날리는 길.. 난 왜 인도가 좋을까? 인도를 보기만 해도 마음이 흐뭇하고 기분이 좋아진다. 더 많이 인도를 알고 싶고, 인도에 자주 오고 싶어진다.

 

(to be continued...)

 

5 Dec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