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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Delhi railway station 앞에서 153번 버스를 타고 Lal Qila(랄 킬라-Red Fort(레드 포트))로 바로 갈까 했다.

그래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생각해 보니 어제 다녀온 Connaught place(코넛 플레이스)가 Paharganj(파하르간즈)로부터 한 30분 거리... 그럼 Lal Qila가 있는 Old Delhi도 파하르간즈에서 별로 안 멀 것 같아서.. 어차피 181 버스만 자꾸 오길래 그냥 걷기로 결정! 버스로 공간과 공간을 순간 이동 하기보다는 골목골목 인도 풍경을 좀 더 자세히 만나고 싶기도 했고~!

 

처음에는 지도가 좀 헷갈렸으나 바로 방향을 잡고 일단 New Delhi railway station 역 위를 가로지르고 있는 고가도로인 Desh Bandhu Gupta Rd.를 따라 올드 델리 쪽으로 향했다.

 

 

 

뉴델리 역에 서 있는 화물차와 기차.

 

 

 

 

 

 

Desh Bandhu Gupta Rd.의 모습. 도로 한편에 보행자용 보도가 따로 있어 안전했다.

 

 

 

 

고가도로 위에서 바라다 본 철로.

 

 

 

 

어느 철로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방향과 목적지는 달라진다. 나의 삶도 그와 마찬가지겠지... 철로를 바라보며 잠시 나의 인생의 방향에 대해서 어렴풋이 생각해 보았다. 아, 근데 사진 찍어도 되나.. 살짝 의문이... 나라의 철도나 공항 시설 등은 나라가 위급할 시 군사기밀로 통용되기에 사진 촬영이 금지된다고 들었던 것이 얼핏 생각이 난... (실제로 인도 지하철역 안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고 있음)

 

 

 

 

Desh Bandhu Gupta Rd.와 Bhavbhuti Marg가 만나는 지점에 왔다. Lonely planet 지도를 보니 성 같이 생긴 이 붉은 벽돌 건축물이 Ajmeri Gate라고 되어 있었다. (그러나 Google map으로 찾아보니 Ajmeri가 아니라 Ajmer'e'로 되어 있다.)

 

이 길은 남쪽에서 올라오는 Bhavbhuti Marg와 Jawaharlal Nehru Marg의 큰 도로가 만나 북쪽의 Chandni Chowk(짠드니 쪼끄) 방면의 Swami Shradhanand Marg 도로가 이어지는 곳이어서 그런지 매우 혼잡했다. 이 혼잡한 가운데 Jama masjid(자마 마스지드)로 가려면 아무래도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방향을 확실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근처의 한 가게 아저씨에게 방향을 물어 Ajmeri gate를 오른쪽으로 두고 그 길로 쭉 따라 들어갔다.

 

 

 

 

Ajmere gate bazar road. 각종 Trade company와 전기. 공구 가게들이 낡고 오래된 건물 안에 꽉꽉 들어차 늘어서 있는 거리. 수레에 무거운 짐을 싣고 나르는 짐꾼들도 참 많았다.

 

 

 

 

주요 교통수단은 오토 릭샤, 자전거 릭샤, 그리고 도보. 그런데 자전거 릭샤가 압도적으로 많았음.

 

 

 

 

Ajmere gate bazar road에서 Chawri bazar road(화면 왼쪽 길)로 이어지는 삼거리. (Lonely planet INDIA 2010 지도에는 Chawri bazar가 Ch'o'wri bazar로 나와 있었음... 근데 Google mape도 그렇고 공식명을 찾아보니 역시 Ch'a'wri가 맞다. Lonely planet 바보! 은근히 허술하단 말이야... 이참에 인도 론리 플래닛 전문가가 되어 볼까나.. ㅎㅎ 아무튼 앞으로 여행기 작성할 때 정확한 지명을 Google로 한 번 더 확인해 봐야겠다.)

 

근데 난 여기서 순간 정지...

 

 

 

 

O ㅅ O !!

 

 

 

 

 

!!!

 

oh my god..... 거리의 사람들과 오토바이.. 자전거.. 차.. 하늘에는 얽히고 설킨 전깃줄들..

 

와.. 정말 파하르간즈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방금 지나온 Ajmere gate bazar 길도 복잡하긴 했지만.. Chawri bazar road는 정말... 무슨 우리나라 명동 거리 저리가라였다.

 

와.. 정말 왜 이렇게 델리는 복잡할까.. 정말 인구 10억의 나라라 할 만큼 정말 어마어마한 사람과 릭샤.. 오토릭샤.. 자전거.. 자동차들.. 그 사이를 비집고 리어카 위에 물건을 싣고 나르는 사람들.. (2012년 현재, 인도 인구는 12억, 13억까지도 거론되고 있다.)

 

 

 

 

근데 그게 복잡하고 짜증이 난다기보다 이곳이 인도구나. 정말 이곳에 있다는 것이 너무 기분이 좋아서 사진을 얼마나 많이 찍었는지 모르겠다. 물론 Chawri bazar에는 외국인이 별로 없어서 지나가는 인도인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을 수밖에 없긴 했지만 말이다.

 

 

 

 

왜 인도에는 아직도 자전거 릭샤도 있고.. 왜 옛 전통을 못 버리고 그런대로 계속 살아가고 있을까.. 나름 생각해 보고 추측해 보니.. 그것은 아마도 카스트 제도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릭샤 왈라들.. 인도에는 카스트 제도가 있기 때문에 그 사람들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자전거 릭샤도 필요하고.. 음.. 한마디로 모든 계급의 사람들이 한데 어울려 살아가기 위해서.. 다 같이 ‘공존’하기 위해서는 옛 전통 방식이나 낡은 것들이나.. 이런 것들을 쉽게 뜯어 고칠 수 없는 것이 아닐까..?라는 가정도 해보았다. (카스트 제도에 동조하는 것은 절대 아님.)

 

 

 

 

Chawri bazar(차우리 바자르)를 거닐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에서 얼마 전에 G20 회의를 할 때.. 사람들 출근 시간도 늦어지고.. 삼성역은 지하철이 그냥 지나쳤다고 하며.. 이런저런 도시의 나쁜 모습들을 감추기 위해서 많은 것들을 금지했다고 들었는데.. 과연 인도는..? 인도는 정말 날 것 그대로의 인도라는 느낌이다. 인도도 물론 공공장소에서의 모습들은.. 이를테면 변기를 서양식으로 바꿨다거나.. 이런 것들은 분명 바뀌고 있는데.. 다른 것들은 그냥 거침없이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이다. 길거리의 노점상들.. 길거리를 배회하는 소.. 개.. 각종 동물들의 배설물과 생활 쓰레기들.... 음.. 이런 것들이 위생상 좋다고 말할 수는 분명히 없다. 글쎄.. 내가 잘 몰라서, 인도 정부가 이런 도시의 청결치 못한 모습에 대해서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서민들의 일상, 낮은 자들의 삶이 그대로 꾸밈없이 솔직하게 드러나고 있는 인도의 모습에 무한 애정을 느끼고 있는 나로선... 인도의 이런 모습들이 그냥 좋다. 델리에는 서양식.. 말 그대로 정말 깔끔하고 최신식의 것들이 존재하는가 하면.. 정말 복잡한 바자르의 모습처럼 날 것 그대로의.. 꾸밈없는 그들이 있다. 

 

 

 

 

과연 전통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이들이 사는 모습은 전통이랄 것도 없는 것 같다. 전통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 

낡은 방식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예부터 쭉 이어져 내려오는 것을 그대로 물려받고 그대로 살아가고 있는 것뿐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이 동네엔 왜 이렇게 전깃줄이 이렇게 복잡하게 위험하게 노출되어 이렇게 얽혀 있을까...를 생각하며 걷다 보니....

 

 

 

 

어느새 인도에서 가장 큰 사원이라는 이슬람 사원, Jama masjid(자마 마스지드)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복잡한 바자르의 길이 끝나고 숨통이 확 트였다. 하~~

 

하지만 자마 마스지드는 방문하는 사람도 많고.. 관광객도 많은 곳이어서 그런지, 거리에는 항시 대기 중인 듯한 오토릭샤와 사이클 릭샤왈라들이 쭉 늘어서 있었다.

 

 

 

 

요 앞에서 일하시던 분들에게 main gate no.3의 위치를 물었더니, 이 길을 따라 쭉 돌면 오른쪽에 있다고 했다. 친절한 아저씨들 덕에 기분 좋아졌고! :)

 

 

 

 

탑이 참 인상적이었다.

 

 

 

 

 

인도 최대의 모스크 자마 마스지드의 중앙 출입구인 Gate No.3. 2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인도 최대의 이 '금요일 모스크'는 Shah Jahan(샤 자한)의 마지막 건축으로 1644-58년에 지어졌단다. 게이트 앞에는 사람들의 출입을 관리하는 총으로 무장한 security guard가 있었다.

 

 

 

 

비무슬림은 입장할 수 있는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다. 들어가서 볼까.. 하다가 시간은 어느덧 3시를 향해가고 있었고.. Lal Qila 보는 데 아무래도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 자마 마스지드는 돌아오는 길에 볼 수 있으면 보기로.

 

 

 

 

그냥 겉모습만 훑어봤다.

 

Rs50를 내면 경치가 뛰어난 남쪽 첨탑에서 아름다운 델리의 모습을 굽어볼 수 있다던데... 그 모습이 궁금하긴 했다. 가이드북에는 첨탑에 올라가려면 '여성은 반드시 남성을 동반'이라고 씌어져 있는데.. 아.. 이럴 땐 혼자 배낭여행하고 있는 것이 좀 아쉽다.

 

 

 

나는 붉은 성.. 레드 포트... Lal Qila(랄 킬라)를 보기 위해 다시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겼다.

 

(to be continued...)

 

7 Dec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