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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여행 61-7 | 델리(Delhi) | 찬드니 초크(Chandni Chowk) - 북적북적한 달빛 거리 | 100년 전통 가게 잘레비왈라(Jelebiwala) | 영국 친구들과의 반가운 조우
Olivia올리비아 2021. 12. 22. 14:53
인도 무굴 제국 시대의 유적, Red Fort(레드 포트 =Lal Qila(랄 킬라)를 구경하고 나왔다.
Lonely planet을 보니, Lal Qila의 정면 앞으로는 Chandni Chowk(찬드니 초크), 즉 '달빛이 비취는 거리'라는 뜻의 참 낭만적인 이름을 가진 거리가 펼쳐져 있다고 했다. 그 거리는 대체 어떤 거리일까.. 이왕 Delhi(델리, 딜리)에 온 김에 하나라도 더 보고 가자는 욕심도 생겨 돌아가는 한이 있더라도 이곳을 꼭 들러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거리에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인도 간식 Jalebi(잘레비, Jilebi(질레비)라고도 한다.)를 파는 100년 전통의 가게가 있다고 하기에 기대와 흥분을 안고 찬드니 촉으로 향했다.
Red Fort(레드 포트) 바로 앞쪽으로 쭉 뻗은 Chandni Chowk(찬드니 초크).
꼭 달이 뜰 때 와야만 할 것 같은 Chandni Chowk의 원래 뜻은 moonlit square(or market)라고 한다. 무갈 제국의 영광을 주도한 Shah Jahan(샤 자한) 시대에는 인공수로가 이 길거리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흘렀다고 하며, 밤이면 수면에 반사된 달빛으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와.. 정말 이국적이랄까..? 한국인인 내가 인도를 여행하고 있으니 인도의 풍경이 이국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사진의 노란색 건물은 인도의 다른 지역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또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꼭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의 건물에 SONY, Kodak, Nikon, McDonald's, Cafe Coffee Day 등.. 고급 가게들이 입점해 있는 것이 오묘한 느낌을 주었다. 맥도날드는 아래에 상호 바로 아래에 'family restaurant' 이라고 쓰여져 있었다.
사실 맥도날드를 보니 여기 가서 veg.burger가 너무나 먹고 싶었다. 잘레비 왈라를 먹고 다시 코넛 플레이스까지 걸어가서 저녁을 베지 버거와 콜라로 시원하게 먹을까 싶었다.
꼭 불탄 것 같은 시커먼 건물에는 엄청난 에어컨 실외기들이...!! 정말 엄청나다...
'달빛 거리'는 낭만적이라기보다.. 와.. 정말 론리 플래닛에서 언급한 것처럼 ‘돌격전’ 이 따로 없었다. 사람들이 어찌나 많던지! Chandni chowk의 대동맥이라면 작은 시장 골목들은 마치 작은 혈관처럼 곳곳으로 퍼져 있다. 그 한가운데에 모스크(Digambara Jain Temple:디감바라 자이나교 사원)도 있고... 사실 시장에 모스크가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는 이야길 어떤 책인가 비디오에서 봤다. 그런 것 같다. 어떤 여행자는 가장 신성한 사원이 어찌 시장 한가운데에 있을까 의문이라 했지만.. 결국 모스크라는 것은 사람들을 위한 ‘장소’. 그러니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 한가운데에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무튼 론리 플래닛에서 본 100년 전통의 잘레비를 파는 가게, 'Jalebiwwala(잘레비왈라)'를 찾아가고 있는데, 정말 북적북적..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지도상에는 분명 그 위치가 맞는데 가게가 안 보여서 몇 번이나 같은 곳을 왕복하고 있는데, 친절한 한 인도인 여자가 내게 다가와 무엇을 찾느냐며 잘레비왈라 찾는 것을 도와주었다. 잘레비왈라는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가게인가 보다. 근데 인도에서 내가 경험하기론 보통은 남자들이 다가와 도와주겠다고 하는데, 이렇게 친절한 인도 여성도 만나니 반갑고 신기했다. 아마 그 여성은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도전 정신이 있는 사람이 아니었을까.. 깨어 있고 진보적인 여성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했다. 아무튼 인도 여성과 접촉하고 만나니 아주 반가웠음! :)
드디어 100년 전통의 잘레비 가게 도착! 알고 보니 간판이 메인 도로쪽이 아닌 시장 골목 쪽으로 나 있어서 내가 잘 찾지 못한 것이었다. 와.... Old Famous Jalebi wala. 잘레비 왈라는 돈을 많이 벌었는지, 낡은 건물에 구식 간판들이 가득한 이 북적북적한 골목에서 거의 유일하게 이렇게 깔끔한 '현대식' 간판을 달고 있었다.
Lonely planet에는 이 가게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나와 있다. "100년 전통의 Jalebiwala는 델리, 아니 인도 최고의 잘레비(Jalebi: 바삭하게 튀긴 타래 모양 반죽)를 만든다."
와.. 인도 최고의 잘레비라.. 어떤 맛일지 정말 궁금했다.
잘레비는 minimum이 30루피, 120g이었다. 30루피어치를 달라 하니까 fresh one이 곧 나온다고 했다.
바로 옆에서 잘레비를 만들고 있길래 사진을 찍었다. 참 신기하다.. 주머니 같은 곳에 반죽을 넣어.. 뜨거운 기름 위에 그걸 원 모양으로 휘휘 돌리면 커다란 잘레비가 튀겨진다..
다른 곳보다 잘레비가 커서 좋다.
튀긴 잘레비는 뜨거울 때 곧바로 이렇게 시럽에 풍덩 담근다.
잘레비 구석구석 시럽이 묻으면 이렇게 쟁반에 옮겨 담아 무게를 재어 손님들에게 판매한다. 보통 인도 길거리에서는 파는 잘레비는 이것보다 훨씬 크기도 작고, 무게를 잰다기보다 그냥 갯수로 파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에선 무게를 재어 엄격하게 파는 모습을 보니 과연 맛과 가격에 자부심이 있는 100년 전통의 가게구나 싶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잘레비는 정말 순식간에 팔려나갔다. 낯선 이방인은 끼어들 틈도 없이 사람들이 몰려들어 어찌나 빠르게 사 가던지.. 모두들 잘레비를 사려고 난리 북새통이었다. 잘레비를 무게에 달아 파는 어린 청년은 손이 엄청 빨랐고, 손님들은 으레 이런 가게라는 것을 알고 있는 듯 재빠르게 척척 돈을 내고 잘레비를 받아 갔다. 그리고 잘레비를 만드는 사람과 잘레비 파는 청년 사이에선 주인인 듯한 배 나온 할아버지? 아저씨? 가 돈을 세고 있었다.
나도 간신히 잘레비를 구입했다. 이것이 30루피어치.. 보통 잘레비 1개당 1~2루피 받는 곳이 많은데, 이곳에선 과연 크기도 크고 비주얼도 훌륭!
Lonely planet에는, "너무 많이 먹어 다음 날 허리 둘레를 걱정해야 할 정도다. 잘레비는 모두에게 사랑받는 디저트로, 바삭하고 달콤한 시럽을 바른 잘레비를 한 입 깨무는 순간 애 그리들 열광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단물이 똑똑 떨어지는 잘레비.. 정말 바삭하면서도 달콤한 것이 오랜 전통의 잘레비라 할만했다. 다른 곳에서는 왠지 바삭한 맛은 없고.. 그저 시럽이 잘레비에 가득 쩔은.. 그런 느낌인데 여기선 갓 만들어서 갓 먹어서 그런지 정말 바삭하고 달콤하고 맛있었다. 최고예요!! :D
(다음은 Youtube에서 찾은 Jalebi wala의 Jalebi making 동영상)
잘레비를 맛있게 먹다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군고구마!!
와~ 남인도에서도 고구마를 보긴 했지만 이렇게 군고구마 장수는 처음 본다! 델리에서는 군고구마를 먹는구나!! 지역마다 다른 것이 신기신기~ +_+ !
(참고로 인도에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감자보다 고구마가 훨씬 비쌈.)
인도 여행하면서는 처음 본 동양계 청년 2명이 군고구마를 사 먹고 있었다. (아마도 중국이나 타이완 쪽 사람들이었던 듯한데 지금 보니 사진 오른쪽에 한 청년의 손이 찍혔다.)
인도 사람들은 고구마를 과연 어떻게 해서 먹는지 유심히 봤는데, 군고구마 장수는 저렇게 구운 고구마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은박이 입혀진 종이 접시에 담아 각종 가루.. (아마 masala인 듯)를 뿌려서 주는 것을 보고.. '헉! 고구마에도 향신료를 뿌려서 먹어?!' 싶었다. 신기신기~ 인도인들은 향신료를 빼놓고서는 음식을 먹을 수 없는 모양이다^^
근데 고구마 옆에 라임? 레몬? 은 뭘까? 고구마 위에 즙을 짜서 뿌려주는 건가..? 아무튼 인도의 군고구마 맛이 궁금하긴 했지만.. 잘레비로 입이 달아졌으므로 먹지는 않았다.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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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Meena bazar(미나 바자르), Chawri bazar(차우리 바자)를 거쳐서 Paharganj(파하르간즈)로 가는 길.
Meena bazar(미나 바자)를 지나자 다시 Jama Masjid(자마 마스지드)가 나타났다. 시간은 5시. 자마 마스지드 입장하고 싶어 정문으로 다가가니 security guard가 나를 막아서며 오늘 비무슬림의 입장은 끝났다고 했다. 내일 아침 8시에 연다고 하니.. 혹시 내일이나 모레 시간이 된다면 다시 올 수 있을 것이다.
거리에 하나 둘 불이 켜지고 있다. 저녁 무렵의 이 주황색 분위기~ 날씨도 선선하고~ 뭔가 여유롭고 참 좋다! ^^
다시 Paharganj(빠하르간즈)로 왔다. 호텔 들어가는 골목에 있는 한 인터넷 가게에서, 약 4개월 전 Shimla(심라) 가는 길목인 Kalka(깔까) 역에서 만났던.. 델리 사는 소녀 Priya(프리야)에게 전화를 했다. 쁘리야의 아버지가 받았고.. 학교 다녀온 프리야와 전화 연결이 되었다. 프리야에게 나를 기억하냐고 물었더니 반가워하며 기억한다고 했다. 참 고마웠다. 그런데 전화 연결 상태가 좀 안 좋아서 서로 대화가 잘 안됐다. 내가 지금 델리에 와 있다고 만나고 싶다고 했으나.. 상대방 말이 잘 들리지 않기도 했고.. 난 내일모레 다시 남인도 Bangalore(뱅갈로르)로 가야 하는데.. 음.. 내일은 학교에 간다는 프리야.. 어쩐다.. 프리야 집에 가서 놀고 싶었는데.. 주말에 올 걸 그랬나.. 역시 평일은 프리야 학교 때문에 힘들었다.. 사실같이 Inida gate(인디아 게이트)도 가고.. 여러 유적지 소개도 받고 같이 놀고 싶었는데.... ㅠ.ㅠ 좀 아쉽지만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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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들어왔다가 저녁 먹으려고 다시 내려오는 길. 호텔 보이 중 한 남자는 나만 보면 눈이 똥그래져서 "나마스테~" 반갑게 인사를 하면서 몸을 낮춰 땅바닥과 자신의 이마에 오른손을 번갈아가면서 짚는 행위.. 낮은 신분의 사람이 높은 신분의 사람을 봤을 때 하는 행동을 하며 인사를 하는 것이다. 호의가 고맙긴 하지만 이렇게까지 자신을 낮출 필요까지는 없는데..;;;; 난 이 남자에게 또 신기한 모습의 외국인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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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Connaught place(코넛 플레이스)의 McDonald's에 가서 veg. burger를 먹을까 하다가, 너무 정크 푸드로 때우면 또 후회할 것 같고.. Cafe Coffee Day 가서 힌디 공부하며 시원한 얼음 음료를 먹고 싶었지만 그것만 먹기에는 배고플 것 같고.. 그렇게 허기가 지면 또 아무 음식이나 먹게 되고 몸에 좋지 않을 것 같았고.. Paratha(빠라따)를 좋아하긴 하지만 오늘은 안 끌리고.. 그래! 이탈리아 파스타가 좀 끌린다 해서 Sam's cafe에 갔다.
메뉴판에는 인도 특유의.. 직사각형 네모 안에 초록색과 빨간색 점으로 veg., non veg.를 표시해 놓아서 메뉴 고르기가 쉬웠다. 1층에서 Arabiatta spaghetti랑 Lemon soda를 주문했다. roof top 가서 먹고 싶어서 이용해도 되냐고 물으니 레몬 소다 가지고 올라가라 해서 많은 계단을 올라 루프 탑 도착! 역시 밤 분위기가 조명도 있는 것이 좋았다. 가든도 있었고.
어디 앉을까 탐색하면서.. 아.. 역시 서양인 외국인이 많구나.. 싶었는데, 갑자기 저기서 누군가가 손을 흔들었다. 어라!! Alex 아니야!! 알렉스!!!!!!!! ^^ ^^ ^^ McLeod Ganj(맥레오드 간즈)에서 알렉스 못 만나고 떠나와서 너무나 아쉬웠었는데 이렇게 다시 만나다니!! ^^ 너무너무 신기했다. 파스타가 끌려서 이곳에 왔을 뿐인데 알렉스를 다 만나다니! 맥레오드 간즈와 델리는 거리가 참 먼데.. 넓고 넓은 델리의... 그것도 파하르간즈의.. 그것도 sam's cafe에서.. 그것도 roof top에서 알렉스를 만나다니! 인도가 아무리 크다고는 해도 세상 참 좁다, 좋아!! David의 절친 Alex가 정말 반가웠다.
사실 알렉스 만난 것은 반갑지만 혼자 밥 먹고 싶었는데.. 알렉스가 자기 옆의 의자를 끌어다 나를 앉게 해서 알렉스와 알렉스 친구들과 합석을 했다. 와.. 알렉스.. 알렉스는 몇 주 전부터 산토스.. 라는 라자스탄 사는 인도인의 집에서 머물고 있었다고 했다. 맥레오드 간즈 계속 있었던 것이 아니라 라자스탄에 가 있었구나~ 알렉스는 그 집에 머물면서.. (무슨 홈스테이 형식인 듯..) 라자스탄 여행을 하는 듯.
알렉스와 합석한 친구들 중엔 Kapil 이라는 인도인도 있었다. 이 친구는 맥레오드 간즈에서 본 것 같은 낯이 익은 청년인데.. 네팔에서 왔단다. (인도인인지 네팔인인지는 모르겠다. 생긴 것은 피부가 검은 인도인..) 아무튼 Kapil과 Alex는 나를 보자마자 Rogpa에서 만들어 팔던 내 케이크 이야기를 했다. 독일 여자 Julia가 만드는 케이크는 설탕이 씹혀서 안 좋고 맛이 없고 안 좋고, 내가 만든 것이 최고라며 내 칭찬 일색! ㅎㅎ 앞으로 일정이 어떻게 되냐고 해서 내일 모레 Bangalore에 Volunteering work를 위해 또 떠난다고 하니 Kapil 이 넌 어디서나 볼런티어를 한다면서 좋은 일을 한다고 했다. ('좋은' 일이라는 말은 좀 불편한 말이지만, 어쨌든 좋은 이미지이니! 좋다!)
친구들과의 시간
Alex에게 책 언제 출판하냐고 물으니 내년에 낸다고 했다. Kapil이 내 주소를 Alex에게 알려주면 Alex가 책을 보내줄 거라고 push(?) 했다. ㅋㅋ Alex가 나랑 David facebook 친구 아니냐면서 나를 찾아 등록하겠다고 했다. 고마웠다. 정말 알렉스의 어린이 소설책을 받아볼 수 있을까!!
Alex와 Alex 친구들과 있으면서 행복한 마음에 내내 웃었더니, Kapil이 "you are always smile." 하며 내 눈 밑 보조개가 참으로 cute 하다고 했다. ㅎㅎ 한국에서는 내가 귀엽다거나, 예쁘다거나.. 나의 장점들에 대한 이야기를 잘 못 듣고 살았었는데, 외국인 친구들과 있으니 완전히 내가 제일 잘나가~ㅋㅋㅋ ^^ 나의 장점들을 부각시켜주고 칭찬해 주는 친구들이 참 좋았다.
Alex와 합석한 친구들 중 한 이스라엘 청년인 듯한 남자는 내가 피아노를 공부하고 있다고 하자 관심을 보였다. 그는 12년 동안 바이올린을 켰다고 했는데.. 고급 교육을 받고 잘 자란 청년 같았다. 레스토랑에 피아노가 있었다면 당장이라도 연주도 하고 음악 이야기도 하고 싶었다. 그런데 이곳에 있는 동안만이라도 기회가 되면 또 만나고 싶었지만 오늘 밤 SL 칸 타고 다르질링에 간다고 해서 아쉬웠다. 아무튼 이 남자도 내가 south Korea에 사냐고 물었는데.. 내가 Korea에서 왔냐고 하면 외국인 친구들은 north Korea, south Korea 어느 곳이냐고 꼭 물어본다. Korea 정세가 지금 불안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내가 Korea에 산다고 하니 흥미롭고도 신기한가 보다. Kapil은 제임스 본드가 감옥에 나왔다 탈출하는 것을 영화에서 봤다고 하면서 아마 코리아의 지금 모습이 그런 것 아니겠냐고 했다.
Kapil은 네팔에서 알렉스와 만나.. 알렉스와 함께 여행을 하며 돈을 좀 모았고 이걸 토대로 이쪽 일을 시작한 것 같다. 알렉스의 여행 가이드 역할을 한 것 같다. Kapil은 3~4년 전엔 영어를 못 해서 다른 사람들이 웃으면 그저 자기도 웃기만 했었다는데, 지금은 영어가 수준급이었고 알렉스도 Kapil의 영어 실력이 많이 는 것을 인정했다. Kapil은 나보다 더 듣기와 말하기 실력이 좋았다. 난 정말 영어 쓰는 외국인들을 좀 덜 만났다고.. 금방 영어 수준이 저하되어서는,.. 간단한 것조차 어떻게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간단한 영어도 잘 못 알아들을 지경이었다. 슬펐다. 아무튼 난 알렉스를 다시 보게 되었다. 알렉스는 부유한 영국인들이 인도인들에게 그저 팁 주고.. 그들을 하인 부리듯 하는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고 어려운 이들이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도우면서 여행을 하는 듯했다. 정말 멋져!!
아무튼 Kapil과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인도의 카스트 제도,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좀 나누었다. Kapil은 사원에서 cow pee(소 오줌)를 마신 적도 있단다. 사제인가.. 아무튼 높은 사람이 소 오줌을 마시고 얼굴에 바르고 머리에 바르라고 하면.. 그것을 곧이곧대로 따라야 했다나.. 아무튼 Kapil이 어릴 때라 그냥 물인 줄 알고 그랬다고 하던데.. 새삼 인도의 카스트를 인도인을 통해 들으니 새삼스러웠고 이것이 그들의 삶이구나.. 왠지 슬픈 것이라기보다.. 뭐랄까.. 그냥 이런 삶이 있구나.. 신기하고... 새로운 느낌이었다.
알렉스 여자친구 베로넷(영국에서 유명한 드라마 작가)이 내일 아일랜드로 돌아간다고.. 여자친구를 바래기 위해 잠깐 델리에 왔다는 알렉스. 알렉스가 줄곧 라자스탄에 있다가 잠깐 델리에 들른 것인데 여기서 딱 만나니 정말 우연의 일치 치곤 신기한 인연이다. 내일은 다시 라자스탄으로 돌아간단다. 아마 몇 주 후에 알렉스도 아일랜드로 돌아간다고 했다. 전에 맥레오드 간즈에서 듣기론 크리스마스 보내기 위해 아일랜드로 간다고 했으니까.. 아마 크리스마스 전엔 돌아가겠지? 솔직히 알렉스를 위해 준비했지만 맥레오드 간즈에서 미처 전해주지 못했던 편지, 사진, 직접 만든 팔찌를 숙소에 들러 가져다주고 싶었는데.. 여자친구 베로넷이 왔고.. 맥주도 거의 다 마셨겠다, 사람들이 떠날 분위기라서.. 그냥 말았다.
베로넷은 맥레오드 간즈에서 먹었던 내 케이크가 참 맛있었다고 했다. 그녀는 banana flapjack(플랩잭)을 먹고서는 "이것이 내 삶을 바꿨어!"라고 말하기도 했었다. ㅎㅎ 케이크 이야기가 나오니 Kapil이 또, "Julia에게 'Korean girl이 만드는 케이크가 더 맛있어.'라고 말했어."라며 거들며 내 케이크가 그립다고 거듭 이야기를 했다. 아~ 정말 케이크가 매개가 되어 이렇게 친구들과 즐거운 이야기도 나누고 하나가 될 수 있다니! 정말 행복하고 고마웠다. 케이크를 만드는 재능이 없었다면 난 그저 한순간 스쳐 지나갔던 한국 소녀로 쉽게 잊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새삼 제과제빵 기술이 있다는 것 자체가 참 축복이고 감사함으로 다가왔다. 꼭 무엇인가 재능이 있어야만 사람들과 깊은 관계 맺음을 할 수 있는 것만은 아니지만 말이다.
우연히 만난 정말 보석 같은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이야기도 나누고 맛있는 스파게티도 먹으면서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배가 불러서 스파게티를 다 못 먹자 알렉스는 연신 내가 많이 먹어야 한다며 포크에 스파게티를 돌돌 말아 내 입에 넣어주려고 했다. 베로넷이 말려서 그냥 빠져나올 수 있었는데ㅋㅋ 혼자 여행하면서 누군가에게 이렇게 돌봄을 받지 못했는데 알렉스의 이런 소소한 행동 하나가 참 감동과 고마움으로 다가왔다.
헤어질 때 Kapil과 베로넷의 사진을 찍었다. Kapil은 지금 알렉스와 함께 호텔에 머물고 있다던데.. (물론 방은 따로였다.) 알렉스가 인도에 있는 동안 함께 할 모양이다.
내일 아일랜드로 돌아간다는 베로넷. 그녀는 인도 문화에 거리를 두고 고급 여행을 하는 서양인 여행자들과는 달리, 인도 문화에 대해 우호적이었고 무엇이든 배우려는 자세를 취하는 사람이었다. 영국에서 인기가 있다는 그녀의 드라마가 참 궁금하다.
알렉스에게도 사진을 요청하자 웃긴 포즈를 지었다.
알렉스는 담배와 술(맥주에 레몬즙을 짜서 마시더라.)을 엄청 많이 먹었다. 이걸 못 즐기는 지방에 계속 있었다면 아마 자긴 곧바로 집에 갔을 것이란다.
알렉스의 재담과 포즈 때문에 우린 많이 웃었다. 카페의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런 그의 자유로운 영혼이 새삼 부러워졌다. 나도 이렇게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다면...
알렉스가 사진 찍은 직후 나와 포옹을 하며 내 등을 아주 많이 쓰다듬어 주었다. 참 고마웠고 따뜻했다. 알렉스 역시 데이빗처럼 참 따뜻한 남자인 것 같다. 알렉스는 거듭 오늘 찍은 자신의 사진을 보내 달라고, 데이빗 메일로 보내라고 했다. 잘 있겠거니 싶지만 그래도 궁금한 데이빗.. 데이빗이 어디 있는지 아냐고 했더니 베로넷도 알렉스도 모른단다.
알렉스와 베로넷, Kapil은 'Star view' 호텔에 머문다고 했다. 어제 빠하르간즈 산책하다가 3성급 호텔이면서 저렴하다는 문구가 쓰여진.. 통유리로 된 리셉션이 있는 건물을 봤었는데 거기 머무르는구나! 여기 오면 항상 거기에만 머문다던데 궁금궁금~ 나도 나중에 한번 거기 가봐야지!
참, Pronoy의 행방을 물으니 Kapil이 그는 north Delhi에 있는 사촌 집에 머무르다가 조만간 어디로 갈 거라고 했는데.. 발음을 잘 못 알아들었다. 아무튼 Pronoy 있는 곳은 Paharganj에서 1시간 거리라고 했다. Pronoy가 델리에서 만나자고.. 메일 보낸다고 했는데.. 메일이 와 있을지 모르겠다.
Sam's cafe 1층까지 함께 내려왔다. 헤어질 때가 되자 알렉스가 하이파이브를 요청했다. 베로넷과 알렉스가 "have a safety journey."라며 인사를 고했다. Kapil도 친절하게 여행 잘 하라고 격려해 주었다. 참 고마운 그들... ㅠ.ㅠ 그냥 저녁 먹고.. 힌디 공부하면서 좀 쉬다가 숙소 와서 TV 보면서 블로그 글이나 작성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정말 그들을 놀랍게 만나서 즐겁게 웃고.. 좋은 시간을 보내고.. 사실 맥레오드 간즈에서 알렉스와 작별의 인사를 못하고 떠나와서 참 아쉬웠는데.. 델리에서 이렇게 다시 만나고.. 정말 모든 것들이 감격스럽고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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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다시 왔다.
불이 꺼져 깜깜한 방.. 불을 켜자 바퀴벌레들이 놀라서 달아난다. 바퀴벌레.. 솔직히 숙소는 깔끔한 편인데.. 바퀴벌레쯤이야 여기서 애교겠지.. 그냥 이해하기로 한다. 좀 찝찝한 것은 사실이지만.. 솔직히 어둡고 습하고 안 좋은 델리의 방을 기대하고 많이 두려워했었는데, 핫 샤워에 티비에.. 깔끔한 침대와 가구.. 이 정도만 정말 만족스러운 저렴한 방이다. 감사하자. 다만 룸서비스 시켰을 때 레몬 허니티에 바퀴벌레가 들어 있었던 것은.. 내가 많이 내성이 생겨서 그런대로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겼지만.. 그것은 아무래도 좀 끔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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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TV에서 'Master chef India(마스터 셰프 인디아)' 한다. Amul(아물)이라는 버터, 우유 회사 프로젝트라던데.. Master chef 자체는 원래 서양 프로그램이다. 아마 미국 프로그램인가 그런데.. 호주에서도 이걸 카피했었던 것으로 기억. 신기하다. 나라마다 재료도 다르고 먹는 것도 다르니.. 마스터 셰프 인디아는 서바이벌 형식의.. 키친.. 모든 것이 외국 것과 비슷하지만, 음식과 재료, 스타일이 다르다는 것이 신기하다.
(사진 출처 : http://starplus.startv.in/masterchef/showhome.aspx?sid=40)
인도 TV를 보다 보니 느껴지는 것이 좀 교육을 받은 사람들일수록 힌디어와 영어를 섞어 쓰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근데 그들도 힌디 발음에 영어 발음이라.. 힌글리쉬이긴 하다. 딱딱한 영어 발음.. 영국식 발음이겠지 싶으나.. 아일랜드에서 온 알렉스의 발음은 또 그리 딱딱하지만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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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 한 1주일 있었으면 좋을걸.. 내일 모레 이곳을 떠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아쉽다.
7 Dec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