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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hi(델리)에 온 지 벌써 닷새째. 오늘은 이곳을 떠나 남인도 Bangalore(뱅갈로르)로 향해야 한다. 아.. 한 6일간의 짧은 배낭여행이 이렇게 끝나는구나..

 

Sonu chat house 바로 옆에 위치한 여행사 겸 parcel 해주는 곳을 찾았다. 어제 미리 이곳에서 국제 우편 배송료 상담을 받았었다.

 

사무실로 들어가서 나에게 엄청난 호감을 보이는 청년 '샤피드' 였던가..? '샤히드'..? 가 오늘 더 반갑게 인사를 해주었다.

 

사무실 옆 2층은 parcel 하는 곳이었다. 샤피드의 안내를 따라 올라가니 나이 든 남자 분이 국제 우편 parcel을 담당하고 있었다. 일단 아저씨는 국제 우편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과 요금을 설명해 주었다. 나는 내 이름과 주소를 양식 안에 기입했다. 그러고는 내가 가지고 간 각종 책과 일기장들, 화장품들 무게를 달아봤는데 무려 10kg가 넘었다. 아저씨는 능숙하게 종이 박스 안에 내 물건들을 넣고, 물건들이 흔들리지 않게 박스를 자르고 접어 나만의 맞춤식 상자를 만들어 주었다. 그러고는 인도 특유의 우편 보내는 방식인.. 흰 천으로 박스 위를 덮어 꼼꼼하게 바느질해 주겠다고 했다.

 

아저씨가 본격적으로 일을 하기 전 아저씨가 Chai(짜이) 한 잔을 대접해 주시겠다기에 잠시 앉아서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저씨는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이 높은 분이셨다. 국제 우편에 관해서는 완전 parcel 전문가인 듯했다. 지금까지 많은 외국인들이 자신의 서비스에 만족하는 포스트카드를 인도로 보내줬다면서, 서랍에서 포스트카드가 가득 모아진 뭉치를 꺼내서 보여주었다. 그것이 아저씨의 credit이라고 했다. 아저씨는 나에게도 한국에 짐이 잘 도착하면 사진과 함께 포스트카드를 보내달라고 부탁을 하셨다. 아저씨는 이 일을 한지 30년도 훌쩍 넘었다던데.. 처음엔 이 분이 샤피드의 아버지인가..? 싶었는데 그건 아니고 사촌 정도라고 애매하게 이야기했다.

 

한 청년이 이곳으로 짜이 배달을 해주어서 아저씨와 짜이를 마셨다. "인도인들은 항상 손님들에게 짜이를 대접하지요. 이것이 예의에요." "짜이가 정말 맛있어요! 이거 어떻게 만드나요?" "생강과 각종 마살라 가루를 넣고 만들어요." 짜이 만드는 법을 더 자세하게 알고 싶고 한국 가서도 이런 인도식 짜이를 만들어 먹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인도 길거리표 짜이는 정말 최고!

 

참, 아저씨에게 힌디어 교재를 파는 곳을 물어봤다. 어제 Oxford bookstore에 갔더니 힌디어 교재를 구할 수 없었다고.. 대체 힌디어 책을 어디서 살 수 있냐고 하소연을 하니, 아저씨가 Connaught place에 있는 Jain Book Depot에 가보라고 종이에 적어주었다. 여기 혹시 내가 저번에 봤던 거기 아니야?!! 이름이 낯이 익은데.. 이따 가봐야지.

 

아저씨에게 델리 대학교가 이곳에서 머냐고도 물어봤다. 델리에 오면 꼭 델리 대학교에 가서 내 나이 또래의 젊은 인도인들과 교류를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하철로 가면 한 40분..? 생각보다 거리가 꽤 되었다. 아저씨의 딸인가.. 조카인가.. 도 이번에 델리 대학교에 들어갔다나.. 다닌다고 했었나.. 아무튼 공부를 잘한다며 아저씨 자부심이 대단했다. 인도 대학생들은 아르바이트를 하는지.. 용돈은 어떻게 쓰는지 궁금해서 물어보자, 대부분의 학생들은 부모 도움으로 학교를 다닌다고 했다. 델리대 등록금 이야기도 들었는데, 나의 기준에서는 아주 싼 가격이었지만, 아저씨는 그것이 대단히 비싼 요금이라고 했다. 역시 물가는 상대적인 것. 스스로 돈을 버는 학생들도 있긴 하지만 그건 극히 일부분이라고 했다. 가난한 학생이 스스로 돈을 벌어가면서 공부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듯 했다.

 

아저씨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샤피드가 나를 불러서 1층 사무실로 내려갔다. 샤피드는 왠지 나와 아저씨가 친하게 이야기하는 것을 막는 눈치였다. 왠지 아저씨를 경계하는 샤피드.. 그리고 왠지 샤피드의 눈치를 보는 아저씨.. 아저씨는 이 가게가 자신의 가게인 양 말을 했었지만.. 어쩌면 샤피드 아래서 일을 하는 신분이 낮은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쳤다.

 

1층 사무실에 가서 샤피드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샤피드는 인도 최북서부에 위치한 Kashmir(카슈미르) 지역의 Srinagar(스리나가르)에서 가족들과 함께 하우스 보트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는 델리에서 여행자들을 불러 모아 스리나가르의 게스트 하우스로 안내하는 역할을 했는데, 자신의 가족이 운영하는 하우스보트에 가면 친절한 가족들이 해주는 따뜻한 밥도 먹고 멋진 스리나가르의 풍경도 감상하며 최상의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하였다. 한국 사람들도 자신의 하우스보트에 많이들 다녀갔다며.. 어떤 한국 여자는 이번 여름에 또 오겠다고 했단다. 물론.. 샤피드는 장사를 하는 사람이라 여행자를 현혹하는 말을 얼마든지 잘 할 테지만.. 그의 말을 들으니 정말 당장이라도 스리나가르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 Leh(레)에 이번년도에 홍수만 안 났었더라도 난 스리나가르에 갔었을 텐데.. 가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나의 발목을 더 잡아끌었다. 그리고 샤피드의 사무실 곳곳에 걸려있는 인도의 멋진 자연환경들을 보니 더더욱...

 

샤피드는 자신이 요가 선생님이라면서 스리나가르에 가면 내 몸을 고쳐줄 수 있다고도 이야기를 하였다. 그는 내 얼굴과 몸을 보고 몸이 많이 허약하다고, 마사지를 하여 풀어야 한다고 했는데, 샤피드가 내 손바닥의 어느 포인트를 딱 잡자 그 부분이 정말 아팠다. 오.. 말만 번지르르한 것이 아니라 정말로 전문가인가 보다! 샤피드가 얼마간 손 마사지를 해주었다. 누군가가 마사지를 해주니 정말 몸이 풀리는 듯 기분이 좋았다. 아.. 정말로 스리나가르의 멋진 자연 환경 속에서 요가와 명상을 하며 내 몸을 고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다정한 샤피드와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 주려고 항상 지갑 속에 넣고 다니던 나의 사진을 건넸다. 사진 뒤에는 나의 이메일 주소와 페이스북 주소가 적혀 있었는데, 샤피드는 계속 마른 침을 삼키며 자신과 나만이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는 이메일 주소를 원했고, 자신의 명함을 주며 회사 이메일이 아닌 자신의 개인 이메일로 연락을 하라고 했다.

 

샤피드는 갑자기 어디론가 나를 데리고 갔다. 새로운 사무실을 준비 중이라며 자신의 사무실을 보여준다는 것이었다.

 

 

 

 

 

샤피드. 나이는 모른다. 아직 결혼 안 한 청년임은 확실.

 

사무실을 오가던 샤피드 친구가 샤피드와 나의 사진도 찍어주었다. 샤피드는 여행사 일로 돈을 많이 벌었나 보다. 사무실이 무척 넓고 고급스러웠다. 역시 카슈미르 사람들은 장사에 능한 것인가.. 아무튼 아름다운 스리나가르에서 가족들과 함께 하우스 보트 숙박업을 하는 그가 문득 부럽게도 느껴졌다.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내 짐을 어디다 둘지 좀 고민이었는데, 친절한 샤피드가 자신의 사무실에 짐을 맡겨준다고 해서 샤피드를 믿고 배낭을 맡겼다. 그러고는 하루 종일 자유롭게 돌아다녔다.

 

 

 

간식으로 Aloo tikki(Rs.10 알루 띠끼), Bhela pappuri(Rs.20 벨라 파뿌리)를 먹었다.

 

 

 

New Delhi(뉴델리) 기차을 찾았다. McLeod Ganj(맥레오드 간즈)의 한 여행사에서 커미션을 주고 구입한 기차표가 confirm ticket 인지를 확인하고자, 그리고 인터넷으로 뽑은 표라서 혹시 티켓을 교환받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도 궁금하여 뉴델리 기차역 옆에 있는 reservation center의 inquiry에 가서 내 기차표가 confirm ticket 인지 알아보려 했으나, 기차역 직원이 외국인 사무실로 찾아가 보라고 해서 이곳에 왔다.

 

 

 

 

 

보안 검색대를 지나쳐서 델리 역 안으로 들어왔다.

 

기차역을 헤매다가 간신히 찾은 외국인 사무실은 완전 럭셔리~ 번호표 뽑는 곳도 있었고.. 무슨 은행 분위기였는데 푹신푹신한 소파도 있고 정말 좋았다. 에어컨도 기본.

 

얼마간 순서를 기다려 내 차례가 되었다. 신기하게도 나의 일을 봐준 사람은 흰머리가 희끗희끗 보이는 나이 든 여성이었다. 와.. 인도에서 여성이 일하는 모습을 보니 왠지 신기... 계급이 높은 사람인가 보다. 영어도 엄청 잘하고.. 완전 쉬크.. 내 기차표는 다행히도 confirm ticket 이었다. 오늘 밤 기차 타는 것에 아무 문제 없었다!

 

 

아까 parcel 아저씨가 알려준 local bookstore.. 힌디어 책을 사려고 Connaught place(꼰노뜨 플레이스)의 K 구역에 있는 Jain Book Depot에 갔다. 한국에 가면 과연 힌디어 교재가 있을까..? 의문이었기 때문이다. 있더라도 정보가 풍부할 것 같지 않아서 인도에서 아무래도 책을 사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아~ 역시 서점은 이런 분위기여야지~' 싶었다. Oxford bookstore보다 현지인들이 북적북적한 이런 로컬 서점이 역시 정겹고 반가웠다.

 

2층으로 안내를 받아서 올라갔더니, 서점의 남자 직원이 힌디어 책을 추천해 주었다. 테이프가 들어있어 발음도 들을 수 있는 무슨 교재를 추천해 주었는데.. 서양인 여성처럼 생긴 힌디어와 영어를 잘하는 한 여성이 내게 다가와서 "이런 테이프 들은 책은 별 쓸모가 없어요.  'SPEAK HINDI' 이 책이 최고예요.  나도 이 책으로 공부를 시작했어요.  이 책의 저자가 힌디어권이 아닌 사람들에게 힌디어 잘 가르치기로 아주 유명해요."라고 했다.

 

 

 

난 잠시 갈등을 했다. 난 힌디어 발음을 잘 모르는데.. 그냥 테이프 있는 걸 살까..? 하다가.. 그냥 여성의 설득력 있는 말을 믿어보기로 했다. 외국인인 나에게 친절하게 책을 안내해 준 여성에게 완전 감사! :) Rs.395 거금을 내고 이 책을 샀다. (이 책은 한국 와서도 열심히 공부 중인데, 완전 보물 같은 책이다. 공부하다 보니 부족한 부분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다른 책과 함께 공부하면 서로 보충되는 부분이 있어 정말 좋다!)

 

 

오늘은 날이 더웠다. 책을 사고는 Connaught place C 구역에 있는 Cafe Coffee Day에 가서 Cold coffee(Rs.84)를 마시면서 잠시 휴식을 취하였다. 방금 전 산 힌디어 책도 보고... 델리에서의 느낌과 생각들을 그림 일기식으로 정리하는 시간도 가졌다.

 

 

Lonely planet에서 본 Khadi Gramodyog Bhavan도 찾았다. 정부 직영으로 운영되고 있는 이곳은 각종 herbal cosmetics와 Khadi, Saree, Punjabi dress 등의 기성복을 구입할 수 있는 가게였다. 가격대가 좀 있긴 하지만 정부 운영이라 그런지 믿을만한 품질에 reasonable 한 가격의 물건들을 팔고 있는 곳이었다. 많은 물건들에 욕심이 났지만.. 아쉬운 마음에 Rs.45짜리 herbal soap 하나를 구입하였다. 더 샀다간 무거운 배낭에 내가 지쳐 쓰러질지도 모르는 노릇이었다.

 

 

다시 Paharganj로 돌아왔다. 내가 사랑하는 인도의 인센스 향들을 구입하기 위해 world prayer incense라는 가게를 찾았다. 한국 가면 인도의 인센스가 많이 그리워질 것 같았다...

 

 

(사진 출처 : http://goindia.about.com/od/shopping/ss/paharganjshop_5.htm)

(Google에서 검색해 보니 위의 가게였던 듯 하다.)

 

다양한 인센스를 Rs.148어치 구입했다.

 

그 밖에 인도 공예품 가게에도 몇 군데 들러서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기념할 만한 물건이 없을까..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남인도 NGO로 다시 돌아가면 과연 이렇게 기념품을 살 수 있는 시간이 있을까..  이번 델리에서의 시간이 이렇게 쇼핑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 열심히 돌아다녔다. 그러나 결국 열쇠고리 등 하찮은 기념품들은 하나도 안 샀다. 당장 보기에는 예뻐 보이고 다 훌륭해 보이지만, 집에 가면 계륵인 물건들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지인들에게 인도의 차를 선물하고 싶은 생각에 Tea India 가게를 찾았다. 가게에서 일하는 소년의 도움을 받아 이것저것 차를 구입했다. 가방이 터질 지경이었으므로 더 욕심이 나긴 했지만.. Rs.210 밖에 구입을 못했다. 하지만 한국에 가서도 Chai를 만들어 먹고자 하는 일념으로 masala tea를 구입했다. 내가 사랑하는 향신료인 초록색 Cardamom(카르다몸) 향신료도 이곳에서 판매하고 있어 1kg쯤 구입할까 싶었는데.. 가격 듣고 완전 놀람... kg당 Rs.21,000라는 것이었다!!! 나는 소년이 장난치는 것이 아닌가 싶어 여러 번 물어봤지만.. 아무리 들어도 Rs.21,000였다. 카다몸이 정말 비싼 향신료였구나.. (나중에 남인도로 돌아가서 인도 친구 Sunitha에게도 가격을 물어보니.. 그 시골 동네에서도 Rs.18,000로 비싸다고 했다.)

 

 

 

Tea India(티 인디아)의 주인 아저씨. 터번 두른 Sikh(시크교) 아저씨였는데, 완전 깔끔. 인상 좋고 정직해 보이는 아저씨^^

 

난 초록. 빨강. 파랑 등이 있는 tea package를 구입했다. Green tea, Nigiri tea, Masala tea, Assam tea로 구성된 패키지였는데.. 같은 차 종류라 할지라도 어떤 포장 용기에 담겼느냐에 따라서 가격은 천차만별이었다. 그 패키지랑.. 코끼리가 조각되어 있는 목각 상자 안에 든 차들도 선물용으로 구입했다.

 

 

 

Tea India 대각선 맞은편에 있는 parcel 사무실에 다시 왔다. 아저씨는 parcel을 다 마치고 기다리고 계셨고, 꼼꼼히 잘 쌌다며 자부심이 대단! 아저씨는 내일 오전에 우체국으로 보낼 것이라고 하셨다. 중앙 우체국을 통하므로 안전할 거라고, 불안해하는 내게 몇 번이나 안심을 시켜주셨다.

 

 

 

 

 

아저씨와 기념으로 같이 사진 찍었다. 아저씨~ 한국에 잘 도착하면 기념으로 사진 찍어서 포스트카드 보내줄게요:)

 

인도에서 한국으로 짐 부치는 비용 - Parcel to South Korea (parcel total weight 12kg) -  insurance(Rs.100),  register(Rs.20),  parcel fee(Rs.150)... 총 Rs.2,740 (당시 환율 기준으로 7만원 미만) 들었다. 10만 원 넘을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는 적게 나왔다.

 

 

델리에 저녁이 찾아왔다. 이제 이곳을 떠나야 할 시간... 내가 기차를 탈 곳은 New Delhi station이 아닌 저~쪽 남부의 또 다른 기차역인 Nizamuddin station 이었다. 샤피드는 오토릭샤를 타면 그곳까지 50루피? 100루피면 갈 수 있다고 했으나.. 그것은 현지인 요금일 터.. 델리에 도착하던 날 Nizamuddin에서 New Delhi station까지 버스로 25루피나 했고 거리도 꽤 되었는데..  릭샤왈라들은 200루피는 거뜬히 요구할 것 같았다. 버스 타고 가면 25루피면 갈 텐데 괜한 돈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샤피드와 인사를 하고.. 난 버스를 타러 뉴델리 역 앞으로 갔다. 잠시 정차해 있는 버스로 달려가 버스 기사 아저씨에게 Nizamuddin(니자무딘) 역까지 가는 버스 번호를 물어보니 정확하게 가르쳐 주셨다. 역시 버스 기사 아저씨만큼 정확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내가 탈 버스가 왔고.. 버스에 올라 자리를 잡고 앉았다. 저녁 시간이라 그런지 버스는 북새통.. 아주머니들은 세계 어디를 가나 똑같나 보다. 어디든 앉을 자리를 마련하여 비집고 앉는 아주머니들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다.

 

생각보다 Nizamuddin(니자무딘) 기차역은 멀었다. 돌아가서 그런가..? 아무튼 옆에 앉은 인도인 아주머니에게 Nizamuddin 아직 안 왔냐고 물어보니 본인도 그곳에 가신다며 걱정 말라고 친절하게 영어로 답해주셨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델리의 역사가 느껴지는 멋진 건물들.. 유적지들... 그리고 자신이 탈 버스를 기다리는.. 학교나 직장이 파하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는 듯한 시민들.. 다소 찬 델리의 밤공기.. 그냥 북적북적한 버스 속 분위기와 차창 밖의 분위기가 너무나 좋았다.

 

 

드디어 Nizamuddin railway station에 도착. 무거운 배낭.. 카메라 가방을 메고 씩씩하게 역 안으로 들어갔다.

 

내가 탈 기차는 8시 50분 기차. 아무래도 저녁을 먹어두는 것이 좋겠다 싶어서 IRCTC(인도 철도관광 주식회사)에서 운영하는 카페테리아에 들어갔다.

 

 

 

고급스러워 보이긴 하지만 가격에 비해 맛은 떨어지는 veg. Fried rice with Manchurian(Rs.72)을 먹었다.

 

밥을 먹고 나와서는 플랫폼 벤치에 앉아 기차 시간을 기다리며 캐나다에 있는 Hidy에게 편지를 썼다.

 

 

드디어 내가 탈 기차가 플랫폼에 도착했다.

 

 

 

12월 9일 H Nizamuddin 역에서 20:50에 출발한 기차는 12월 11일 아침 06:40에 Bangalore Cy Jn에서 나를 내려줄 것이다. 총 여행거리는 2382 km.

 

나는 2박 3일이나 기차를 타야 했으므로.. 편하게 3AC를 선택했다. 요금은 Rs.2,100로 같은 목적지로 가는 다른 시간대의 기차보다 훨씬 비쌌다. 한 Rs.500 정도로 큰 차이가 났지만 이 기차를 타야지만 갈 수 있었으므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berth가 6개 있는 쪽에 앉게 되었다. 같이 앉게 된 인도인 가족들과 인사를 하고...

 

근데 기차가 달리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IRCTC 직원들이 음식을 나눠주었다. tomato soup과 bread stick with butter가 나왔을 땐 그냥 기차에서 간식을 제공해 주나보다.. 싶었는데..

 

 

 

 

근데 본격적으로 밥도 나오는 것이 아닌가! 돈을 내고 사 먹어야 되는 건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공짜 밥이었다! 아니, 밥값이 기차표 요금에 이미 다 포함되어 있었던 것.. 그렇다, 나는 완전 PREMIUM 기차를 탄 것이었다.

 

아.. 저녁을 이미 든든히 먹어두고 탔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먹지 말걸!!!

 

 

 

이렇게 Delhi(델리)에서 남인도 Bangalore(뱅갈로르)를 향한 나의 2박 3일간의 기차여행은 시작되었다. 이제 인도 여행 끝. Bangalore에서도 한 3시간여 버스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남인도 시골 마을에 있는 NGO를 다시 찾아.. 아름답게 활동 마무리를 하고 마음을 정리하고 한국에 들어갈 일만 남았다.

 

이제 인도 비자 기한이 한 달 남짓밖에 안 남았다.

 

9 Dec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