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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여행 8-2 | 다르질링(Darjeeling) 다섯째 날 - 티베트 난민 자활 센터(Tibetan Refugee Self Help Center) 가는 길
Olivia올리비아 2021. 12. 3. 14:07인도 배낭여행 - 다르질링에서 티베트 난민 자활 센터 가는 길 : 험난했지만 아름다웠던 길
cafe Fiesta에서 시간을 보내고 숙소에 가니 J, S 둘 다 자고 있었다. 아니, J는 누워 있었지만 깨어 있었는데.. 같이 있는 자리가 불편하여 옆방에서 책을 구경하다가 도라에몽 일본 만화책을 발견, J가 보면 좋아할 것 같아서 도라에몽 만화책을 가져다 주니, 역시나 좋아하면서 만화책 사진을 찍는다. (이때 J는 엄청 좋은 전문가급 DSLR 카메라를 가져왔었다. 인도에 오기 전 아빠에게 엄청 졸라서 아빠가 사주신 거란다. 근데 카메라 무게 때문에 정작 여행에서는 사진을 많이 못 찍었다.) 점점 J와의 어색했던 분위기가 풀어지는 듯. 그냥 J도 그렇고, S와 나도 아무렇지도 않게, 아무 일도 없었던 양 평소와 같이 서로서로 말을 붙이고 있다.
한편, J가 S 아픈 것 같다고 했다. S는 계속 콜록거리고 있는데, 자신은 어제 horse riding 하고 난 후의 말 털 알레르기라고 했지만.. 계속 콜록콜록, 표정이 바갈래두(bad).. S는 급구 가겠다고 고집을 부렸지만, 아무래도 오늘은 Happy valley Tea Estate(해피밸리 차 공장) 가는 것은 무리일 것 같아 그곳엔 가지 말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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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은 Kalden 또는 아까 아침에 Kalden에서 만난 한 한국 아저씨가 추천해 준, Momo(모모)와 Thukpa(뚝빠)가 맛있다는 Element hotel restaurant에 가서 먹기로 했는데.. 워낙 Kalden cafe & restaurant에 음식이 맛있어서 우린 자연스럽게 또 그곳에 갔다. 그리고 난 드디어 veg. Momo를 먹었다.
8개의 Momo와 veg. soup.
처음 먹어보는 Darjeeling에서의 Momo(모모).. 어떤 맛일까 기대를 많이 했건만 안에는 양배추만 있고 맛은 so so...
J가 veg. Momo 안에 뭐가 들었냐고 물어서 양배추가 들었다고 했더니, 고기 좋아하는 S와 J는 맛 없겠다면서 동시에 얼굴을 찌푸린다.
Momo와 함께 나온 soup에 고수를 좀 더 넣으면 맛있겠다 싶어 주인 아주머니한테 Coriander를 더 달라고 청했다. 그런데 아주머니가 그 단어를 끝끝내 못 알아들으셨다. 힌디어로 고수는 대체 뭘까?이럴줄 알았으면 단어 좀 알아둘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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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나와 티벳 난민 자활 센터(Tibetan Refugee Selp Help Center)로 향했다. 가이드 북을 보니 걸어서 25분 걸린다길래 지도를 보면서 걸어서 가기로 했다. horse riding finish 지점 쪽으로 걸어가서, 길을 확실히 하기 위해 어떤 아저씨한테 이 길이 Tibetan refugee self help center 가는 길 맞냐고 물어보니 다행히도 여기서 가깝단다.
아저씨는 그을 소개시켜 준다며 앞장 서시길래, 잘 아시는 곳인가 싶었는데.. 티벳 난민 자활 센터가 아니라 티벳 난민 '학교'가 가깝다는 것이었다. 그러더니 Morning health club을 다 돌고 나서야 Mayfair hotel이 보이고, 그 오른쪽으로 난 길로 쭉 내려가다 보면 zoo도 있고.. 그쪽에서 사람들한테 길을 물어보면 사람들이 센터 가는 길을 알려줄 것이란다. 얼마나 걸리냐고 물어보니 걸어가기엔 좀 먼데 한 30분 걸린다고 했다. 30분 쯤이야 뭐~ 운동 삼아서 갈만한 거리지!!
아저씨는 우리가 마음에 드셨는지, 본인의 디지털 카메라를 꺼내서 우리 사진 사진을 기념으로 찍었다. 오~ 인도에서 본인 카메라 꺼내서 사진 찍는 사람 2번째로 봤어!! (첫번째는 다질링으로 떠나기 전날 H 역에서 만난, Lepaksi 가던 가족이었다.)이 아저씨 추억의 한 자리에 우리가 들어서게 된 것이겠지:) 낯선 이방인에게 참 친절히도 길을 가르쳐 주신 아저씨. 참 기분 좋은 만남이었다.
오늘은 Darjeeling 다질링에 온 이래로 가장 날씨가 좋고, 피부가 탈 정도로 햇빛이 참 좋다! 생일날 이렇게 좋은 날씨를 맞이하니, 하늘도 축복해 주는 것 같아서 기분이 무척 좋았다^^
Morning health club 쪽으로 가는데, 날이 밝게 개며 경치가 짱! 특히 구름이 정말 예뻤다~
가는 길에 있던 Mayfair hill resort 너머로도 경치가 참 좋았다. 빛이 엄청 좋은 오늘~♪
고급스러운 저택을 연상시키는 Mayfair hotel & resort. 그곳의 출입 문이다.
인도 학교 방학 시즌이라고 알고 있는데.. 영국식 교복을 입은 아이들이 잔뜩 어디선가 나온다. 여긴 방학이 아닌가..?그런데 교복 입은 여자 아이들은 못 봤고 남자 아이들만..
참 아름다웠던 뭉게 구름.
티베트 불교를 떠올리게 하는 깃발들. 다르질링엔 이렇게 인도와 다르다고 느껴지는.. '이국적'인 모습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건축 양식 등의 외향적인 것은 다분히 영국적이면서.. 정신적인 것들은 네팔, 티베트, 인도가 혼합되어 있는 다르질링.
티벳난민자활센터로 가는 길은 산길을 굽이굽이 따라 가는 길이었는데 자연경관도 아름답고, 그 산책함이 삼림욕을 하는 듯하여 기분이 참 좋았다:)
그리고 걸어가는 내내 왼쪽으로 난 경관은 정말 장관이었다. 어쩌면 이렇게 산을 따라 수많은 집들이 지어져 있는지... 어쩌다 사람들은 이 높은 곳까지 올라와 살게 되었을까? 영국의 차 재배와 휴양지 개발..을 위해 강제로 이주되었거나 노동에 동원되었던 사람들이 이곳에 정착한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가는 곳곳 눈에 띄었던 대 저택들.
S는 여행 초반에는 성숙한 모습을 보이다가, 갈수록 예민해지는 것 같아서 걱정이었다. 오히려 J는 그저께 울고 난 이후로 스스로 많이 정돈되고 성숙해진 느낌이 들고, 힘들지만 조금씩 우리한테 말도 걸면서.. 스스로가 마음을 강하게 먹었는지 힘들지만 함께 하는 모습.. 그 겸손한 모습에 참 기특한 마음이 들면서 나도 J의 이런 점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S는 점점 말도 빨리지고 있었고.. 내가 뭔가를 이야기 하려고 하면 낚아채서 본인이 다 이야기 해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자기가 생각하는 것, 사실이 아닌 생각과 추측, 지식을 사실인 것처럼 인지하고 스스로 믿어버리는 모습들이 너무나 자주 눈에 띄었다. 입에서 나오는 것을 그냥 다 내뱉는 언어 습관도 좋지 않았다. 이런 것들을 S에게 당장 이야기 하고 싶었지만, 어떻게 S에게 전달을 해야 기분이 덜 상하면서도 S가 그 잘못된 것들을 깨닫고 인지할 수 있게 될까.. 그게 참 고민이었다. 그리고 내 코가 석자라서.. 내가 이런 것들을 과연 아이들에게 이야기 할 입장이 되나 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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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만큼은 생일이라 아이들 때문에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아.. 자연 경관을 둘러보면서 마음을 식혔다.
한편, 동물원도 지났고 히말라야 등산학교(Himalaya Mountaineering Institute)도 지났건만.. 30분 정도면 티베트 난민 자활 센터에 도착한다더니.. 계속 가도가도 굽이굽이 산길이다. 뭔가 좀 이상하다. 그래도 왠지 가다보면 길이 끝나는 곳이 나오고 뭔가가 나타날 것 같아서 계속 걷게 되었다.
그런데 아이들이 가면 갈수록 불평이다. 특히 체력 약한 S가 힘들다며, 못 가겠다는 이야기를 계속 했다. 갈 수 있다며, 우린 길을 찾을 수 있다고 계속 용기를 불어넣어 줬는데 S 귀에는 그게 잘 안 들어왔나보다. 계속 오르막, 내리막을 걸으면서 불평불만을 계속했던 S.. 그 불평을 계속 듣고 있자니.. 참 힘들었다.
길을 가던 도중 J의 어머니인 스텝 K(J 어머니)에게 전화가 왔다. J는 엄마랑 통화를 하면서 어젯밤에 웃긴 일 있었다고, 지금은 말할 수 없고 나중에 이야기 해주겠다면서 까르르 웃었는데, 우리와의 불편했던 관계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J가 그런 말을 했던 것 같다. 어쨌든 J는 엄마한테 고맙다는 이야기를 했다. '혼자'라는 생각에 마음이 많이 힘들었는데, 엄마랑 통화를 하면서 그래도 많은 힘과 용기를 얻은 모양이었다. 그러면서 J는, "지금 혼자가 아니라 다 같이 가고 있어." 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소냐 마담은 얼마나 안도의 한숨을 내 쉬셨을까... J 어머니가 J 문제로 걱정을 많이 하신 듯 싶었다.
어쨌든 드는 생각은, J는 참 대단하고 강한 존재라는 생각이었다. 나 같았으면 계속 관계 문제로 힘들어하고 더 움츠러 들었을텐데.. J는 이제 극복하면서 자신의 내면에서 밖으로 나오고 있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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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을 다 내려와 또 다른 마을을 만났다. 그런데도 티베트 난민 자활 센터는 도통 보이지가 않는다. 센터 가는 길을 물을 때마다 사람들이 30분만 더 가면 된다고 했는데.. 벌써 거의 1시간째 걷고 있었던 우리.
어떤 유니폼을 입은 여자 분한테 길을 물어보니.. 이 곳에서 30분을 걸어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또 들었다.. 여자 분 잘못은 아닌데 계속 30분 이야기만 들으니.. 괜히 부아가 난다. 여자 분께, 초우라스타 광장에서 센터까지 30분이면 된다고 했는데 벌써 이렇게 오래 걷고 있다면서 하소연을 했다. 여자 분은 우리에게 조금만 더 가면 된다면서 멀리 산 쪽을 가리켰다.
계속 길을 걸으며 생각해보니... 이건 아무래도 이상해. 뭔가 돌아온 느낌이 든다. 초조했다. 티베트 센터는 5시면 문을 닫는데.. 우리의 시계는 벌써 4시 20분쯤을 가리키고 있었던 것이다. 난민 자활 센터 가서 티베트인들도 만나고.. 이것저것 찬찬히 구경을 하고 싶었는데.. 애초부터 너무 느긋하게 출발했던 것이 한이 된다. 이렇게 힘들게 산길을 걷고 또 걸어서 다른 마을로까지 돌아왔는데... 센터에 도착해서 문만 쳐다보고 돌아오는 것은 아닌가 싶어 마음이 참 조급해졌다.
드디어 조금은 다른 풍경이 나타났다. 정말로 조금만 더 가면 센터가 나타날 것만 같았다.
그나저나 풍경이 참 멋지고나! 자연이 살아 숨쉬는.. 그 호흡하는 '공기'가 느껴졌던 이 곳.
나는 걷고 또 걷는다.
옆에서 S는 계속 불평을 한다.
굽이길을 돌자 저 앞에 뭔가가 나타났다. 얘들아, 혹시 저 앞의 빨간 건물이 티베트 난민 센터 아닐까?
왠지 맞는 것 같다. 아니, 맞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길을 가는데, 길가에 위치한 집 앞에 앉아있던 어떤 엄마와 딸(?) 둘이 우리에게 "hello~" 하고 인사를 하면서 손을 흔들었다. 그게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인사하는 김에 티베트 센터 가는 길을 물었는데 그 분들은 영어를 못했다. 그래서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었는데..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나 혼자 여행하고 있었다면, 그냥 그 분들 옆에 앉아서 언어는 안 통하더라도 사진도 찍고.. 이야기도 나누었을텐데...
다르질링 여행을 계획하면서 꿈꾸고 생각했던 것 중 하나는 '현지인들과의 소통' 이었다. 인도 사람들의 삶이 정말 궁금했고, 그들과 어울리고 소통하고 싶었다. 난 소통하는 여행을 꿈 꿨다. 차 밭에 가서 아주머니들과 함께 차도 따고.. 그 분들 집도 구경해 보고.. 그 분들의 삶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할수만 있다면 홈스테이도... 난 정말 흥분된 마음으로 이런 이야기들을 아이들에게 했는데.. 아이들은 no thanks라며 몸서리를 쳤다.
어둡던 날에 한줄기 빛이 비취기 시작했다. 과연 이대로 우리의 여정에도 희망이 보일 것인가!!!
(to be continued....)
3 May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