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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이야기 82 |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캄보디아 방문 - 캄보디아 훈 센 총리와의 만남 | 아세안 서밋 2012 (ASEAN SUMMIT 2012)
Olivia올리비아 2022. 1. 7. 13:03캄보디아를 방문한 미국 오바마 대통령 - 아세안 서밋 2012 (ASEAN SUMMIT 2012)
지난 18일~20일, 사흘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ASEAN SUMMIT(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 회의)이 열렸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 역시 캄보디아를 방문, 동아시아 정상 회의(EAS)에 참석하고 동남아국가연합(ASEAN) 회원국 정상들과의 만남을 가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한 이후 첫 번째 외교 일정으로 태국. 미얀마. 캄보디아의 아시아 3개국 순방을 선택하였다. 태국, 미얀마에 이어 19일 캄보디아에 도착한 오바마는 이날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오랫동안 권좌를 지키고 있는 캄보디아 훈센(Hun Sen) 총리와의 짧은 정상회담을 가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캄보디아의 인권 상황에 우려를 표시하고 인권 개선, 민주화, 정치범 석방, 자유 및 공정선거의 정치개혁을 촉구했다. 그러나 훈센 총리는 캄보디아의 인권 문제는 알려져 있는 것보다 나쁘지 않다며 과장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나라의 특수한 상황을 이해하며, 나라마다 서로 다른 문제들에 직면해 있지만 인권과 같은 보편적 원칙은 있다.", "이런 보편적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나라 간 통합에 문제가 생기며, 미국과의 관계에도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훈센 총리를 압박했다.
오바마는 정상회담 대부분의 시간을 인권 문제를 거론하는 데 힘썼지만, 훈센 총리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희망하면서도 인권. 민주주의에 대한 오바마의 지적을 적극 방어했다.
두 사람은 회담이 시작되기 전 굳은 얼굴로 악수를 나누었고, 미국 언론들은 이날 "양국 정상이 짧고 긴장감 넘치는 대화를 가졌다."라고 회담 분위기를 전했으며 이런 분위기는 태국과 버마에서의 회담 분위기와 상반된 것이었다. 19일 저녁 만찬 자리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은 연신 웃고 있는 훈센 총리 앞에서 굳은 표정을 유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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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의 캄보디아 방문, 태국. 미얀마와는 상반된 분위기
캄보디아 역시 버마와 마찬가지로 미국 대통령의 방문이 처음이지만 두 나라의 분위기는 매우 달랐다.
태국을 방문한 오바마는 태국 왕 및 종교 지도자를 만났고, 잉락 친나왓(Yingluck Shinawatra) 총리와 만찬의 시간을 가졌다.
미얀마에서는 오바마가 도착하던 날 수천 명의 사람들이 거리에 서서 오바마의 방문을 환영하였고, 오바마는 미얀마의 대통령인 떼인 세인(Thein Sein) 대통령 및 반대파 지도자인 아웅산 수 치(Aung San Suu Kyi) 여사와의 만남 및
Rangoon University 대학 강연의 일정을 소화하면서 미얀마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을 표현했다.
그러나 캄보디아에서는 오바마가 도착 및 떠나던 날, 거리는 사람 하나 없이 썰렁했다. 대부분의 회사와 가게들은 문을 닫았고, 프놈펜 시내의 주요 4개의 간선도로ㅡ러시아로(路)(Confederation de la Russie), 노로돔로(Norodom Blvd.), 모니봉로(Monivong Blvd.), 마오쩌뚱로(Mao Tse Toung Blvd.)는 정상들의 이동 시 경찰들에 의해 통제가 되었다. 거리의 걸인들 및 Tuk tuk(뚝뚝; 삼륜 대중교통수단) 및 오토바이 기사들 역시 주요 도로에서 사라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태국과 미얀마에서는 나라의 종교적 장소를 방문하여 종교 지도자 및 국민들을 만나 정치적인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과 대조적으로, 캄보디아에서는 정상회담 장소 이외 어느 곳도 방문하지 않고 떠났다. 훈센 총리와의 만남 내내 굳은 표정을 유지했던 오바마는 캄보디아를 떠나던 날도 별다른 작별 인사 없이 그냥 훌쩍 비행기에 올라 떠났다고 한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에 희망을 걸었었다. 정치적으로 이야기가 잘 풀리더라도, 그저 'pretend'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었지만, 정치적 혁명을 일으킬 힘이 없는 이 나라 사람들은 세계를 이끄는 한 지도자가 자신의 나라를 구원해 주길 바랐었다. 그러나 오바마의 굳은 얼굴 표정이 회담의 결과가 어떠한지를 알려주었고, 빛을 바라던 캄보디아 사람들은 그저 다시 체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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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인 문제로 형을 선고받아 해외에서 12년 동안 망명생활을 해야 하는 야당 대표(제1야당 삼랑시당)인 삼랑시(Sam Rainsy)는 지난 31일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지난 1985년부터 총리직을 맡아온 훈센 현 총리를 맹비난하고 "현직 미 대통령의 캄보디아 방문은 훈센 정권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꼴이 될 것"이라며 반대했다.
삼랑시는 또 제1야당과 제2야당의 연합체인 국가구명당(NSP)은 캄보디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NEC)가 집권 여당에 편파적이라는 이유를 들어 내년 7월 총선에 불참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삼랑시당은 NEC 위원 임명을 야당과 합의·처리하지 않을 경우 총선을 보이콧하겠다고 경고했음에도, 국회는 10월 초 여당 주도로 NEC 위원 임명을 정부안대로 가결․처리했다.
국제적인 인권단체인 휴먼라이트워치(HRW)는 13일 성명을 통해 “(캄보디아 왕국 총리로서) 훈센 총리가 재직한 동안 300명이 넘는 각계 인사들이 살해됐음에도 가해자는 처벌되기는커녕 오히려 승진했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훈센 총리에게 이 같은 면책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을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22 Nov 2012
(참고 : 경향신문/ VOA / 주간 캄푸치아)
사담 - 오바마 대통령과 마이크 버거 하우스(Mike's Burger house)
오바마 대통령이 캄보디아에 오기 몇 주 전, 오바마 밑에서 일하는 분이 프놈펜의 Mike's Burger house를 찾았다고 한다. 오바마 대통령이 회담 후 캄보디아를 떠나기 전 혹 미국식 버거를 먹을 수 있을까 하여 미리 주문을 하러 온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최근 심각해진 중동 문제(중동 가자 지역 교전) 때문에 오바마가 급하게 캄보디아를 떠나야 해서 차마 이곳에 들를 수 없었다고. (캄보디아에서의 좋지 않았던 회담 분위기도 한몫했을 듯)
Mike's Burger house의 owner인 Chenda Im(Khmer-American)은 자신의 가게에 오바마가 방문하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며 가슴 떨리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방문이 취소되어 실망스럽다고 전했다.
Mike's Burger house는 프놈펜 국제 음악제를 보러 감을 계기로 알게 된 곳이고, 그 이후 몇 번 더 방문을 했던 곳인데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할 뻔했었다니! 신문을 보면서 참 신기했다... ㅎㅎ
(참고 : The Cambodia Daily(캄보디아 데일리) 신문)